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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어느새 냉철한 전략가로 성장한 박지성 지난 한일전 2-0 통쾌한 승리로 모두의 관심은 박지성에게 쏠려있습니다. 경기 내내 두 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처럼 지칠 줄 모르는 활동량을 선보이며 공수의 징검다리를 역할을 하던 모습은 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그가 필요한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출전선수 명단을 알릴 때 울려퍼지던 일본 서포터들의 야유를 들으면서 한국 밖에서도 모두가 주목하는 키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기도 했고요, 박지성의 세레모니 또한 연일 화제였죠. 전반 선제골을 터뜨린 후 무심한 표정으로 관중석을 바라보던 박지성의 세레모니는 언론에서도 많이 궁금해했는데요, 저 역시 어떤 대답이 나올까 무척 궁금했답니다. 사실 그간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동료 선수들과 주로 얼싸안으며 세레모니를 하곤 했는데요, 가끔.. 더보기
일상이 을용타인 이을용, 그러나 진실은... 2003년 12월 7일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축구대회 중국과의 경기. 전반 종료 직전 이을용 선수의 도움을 받은 유상철 선수의 선제골로 한국이 1-0으로 앞서나가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후반 14분에 발생했습니다. 볼을 받은 이을용 선수가 바로 동료에게 패스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리이 선수가 오른쪽 발목을 뒤에서 걷어찬 거죠. 볼의 소유와 상관없이 거칠게 들어온 비신사적인 행위였죠. 한데 문제는 그 부위가 마침 오랫동안 부상으로 힘들어하다 막 회복된 부위였다는 사실에 있었습니다. 부상악몽의 재현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부상의 위험까지 느꼈던, 다분히 의도성이 느껴졌던 중국 선수의 과격한 태클에 이을용 선수는 중국 선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응징했죠. 당시.. 더보기
축구선수들의 지독한 체중관리에 대하여 지난 1월. 강원FC 선수단 저녁식사 자리. 선수들은 훈련 후 허기를 채우려는 바쁘게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지만 골키퍼 유현은 일찌감치 수저를 놓은 채 식사 중인 선수들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휴가 기간 중 체중이 2kg 늘었거든요. 감독님께서 겨울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전까지 원래 몸무게를 만들라고 하셔서 식사량을 줄이고 있는 중이에요.” 배가 불러도 앞에 음식이 놓여 있으면 절로 젓가락이 가는 저에게, 고픈 배를 잡고서도 꿋꿋이 버티고 있던 유현 선수는 인간의 경지를 넘어 신의 영역에 도달한 ‘탈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수면욕’ 만큼이나 참기 힘든 게 ‘식탐’ 아니던가요. 하지만 유현 선수는, 적정체중을 만들기 위하여 참고 버티었고, 결국 2주일 만에 원래 몸무게로 복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더보기
현장에서 본 세네갈전, 해외파들 빛났다 10월 4일 오후 8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세네갈 국가대표와의 친선경기는 이청용, 오범석의 연속골을 앞세운 대한민국의 2-0 승리로 끝났습니다. 평일(수)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는 3만 명이 넘은 관중들이 운집해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요, 선수들은 시원한 플레이로 주중에 어려운 시간을 마련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화답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청용, 박지성, 박주영, 그리고 돌아온 차두리의 플레이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이들 모두는 볼튼, 맨체스터Utd, AS모나코, 크라이부르크에 적을 두고 있는 ‘해외파’들입니다. 이날 이근호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비록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힘과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던 가나 수비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더군요. 예전 바.. 더보기
국대 형님보다 나았던 아우 청소년대표팀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알찬 성과들을 거둔 ‘아이들’이 있다. 아시아선수권 및 세계대회에 출전한 각급 청소년대표팀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파주트레이닝센터 청운구장과 새싹구장을 오가며 푸른 꿈을 꾸었던 떡잎들은, 봄과 여름내 흘린 땀방울이 부끄럽지 않는 결과들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 어린 선수들이 지난 가을 맺은 열매들을 되돌아본다. 내용도 알찼다 지난 10월 U-16남자대표팀을 시작으로 U-19남자대표팀 U-17여자대표팀 U-19여자대표팀 등이 연달아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U-16대표팀과 U-19대표팀은 각각 4강과 준우승의 성적을 거둬 내년 열리게 되는 세계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어린 태극낭자들 역시 낭보를 전해왔다. U-18여자대표팀은 U-19.. 더보기
현장에서 본 K리그 챔프전, 뜨겁고 흥미로웠다 챔피언결정전은 늘 빅매치일 수밖에 없겠지만 근래 들어 이보다 더 큰 빅매치는 없을 듯 합니다. 12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FC서울과 수원삼성과의 경기가 바로 그랬죠.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최다 관중인 3만9011명이 몰렸으니 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방증이겠죠.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잔뜩 몰려들어 푸드코드에서 식사하는 데만 40분의 시간이 걸렸답니다. 경기 초반만 해도 상대적으로 빅매치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이 수원에 다소 밀리는 듯한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골이 모든 것을 말하죠. 전반 21분 기성용 선수가 왼쪽 코너킥 라인에서 찬 공을 아디가 솟구쳐 골대 오.. 더보기
박주영 존재가치 드러낸 르망전 11월24일 프랑스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르망과의 2008-09시즌 1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한 박주영이 시즌 2호 도움에 성공하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데뷔전이었던 9월14일 로리앙전 이후 정규리그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었다. 이날 모나코는 최근 들어 절묘한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리카타와 박주영을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했고 이들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으로 르망의 골문을 압박했다. 그러나 전반은 양 팀 득점 없이 0-0으로 마감했다. 박주영의 발 끝에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은 후반전부터였다. 후반 3분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킬패스를 받은 알론소는 왼발슛으로 르망의 골망을 갈랐다. 프랑스 무대 데뷔전이었던 9월14일 로리앙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후 10경기 만에 .. 더보기
축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물었다. "도대체 축구의 매력이 뭐야? 도대체 왜 축구를 좋아하는건데?" 도대체, 왜...? 나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치열함. 그렇다. 난 그저 잔디 위의 그 치열함이 좋다. 얼마 전 조원희 선수를 만났는데 그가 그러더라. "어떻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거죠?" 그의 질문에 내가 답했다. "어떻게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거죠?" 2004년 11월 쯤으로 기억하낟. 추계대학연맹전 취재 때문에 남해에 내려갔다. 그날 나비연습구장은 각 대학 축구선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 100여명 쯤 있었으려나. 남해의 햇볕을 받으며, 따뜻해서 참 좋다, 라고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고대 축구부 골키퍼 후배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누나, 축구선수들 참 많지? 안 보이는 곳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더보기
박주영 2호골, 진짜승부는 리용전부터다 기다렸던 박주영의 프랑스리그1 2호골이 터졌다. AS모나코 입단 후 첫 경기였던 9월14일 로리앙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펼쳤던 박주영은 르하브르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4분 2호골을 터뜨렸다. 데뷔전부터 8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박주영에겐 그간 계속됐던 골침묵의 부담을 말끔히 씻어낸 경기였다. 4-4-2포메이션에서 리카타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상당히 날랬고 또 AS모나코의 전체적인 공격을 주도할만큼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12분과 13분에는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23분과 25분에는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이에 탄력받은 AS모나코는 쿠프레(전반20분)와 리카타(전반40분)의 연속골로 2-0으로 전반을 마감했다. 그러나 후반 3분 .. 더보기
FC서울 슈퍼조커 이상협을 아시나요? 잊을 수 없던 그 미소 2007년 7월20일 저녁 8시 상암월드컵경기장. 63,000 여명의 관중들이 모였기 때문일까요? 피부와 폐에 닿는 공기들은 무척이나 끈적거렸습니다. 양손으로 열심히 손부채질을 했지만서도 더위는 좀처럼 가시지 않더군요. 이미 땅거미는 짙게 깔렸는데도 말이죠. 그때 갑자기 “와~”하는 함성이 들렸습니다. 전광판에 선수들의 모습이 잡혔기 때문이죠. 에스코트 어린이의 손을 잡은 FC서울과 맨체스터Utd.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제 시선은 유독 한 선수에게만 쏠렸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만 하고 끝낸다면 대부분 ‘맨유 선수 중 하나겠지’라고 추측할지 모릅니다. 맨유 선수들이야말로 평소 보기 힘든 세계적인 선수들이니까요. 저와 친한 지인들은 “혹시 비디치 아니.. 더보기
박주영 뛰는 프랑스리그1, 알면 더 재밌다! 빅리그로 가는 ‘징검다리’ 프랑스 리그1이 유럽리그 중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출발 총성소리가 아직 가시지 않았으나 벌써부터 관심은 리용의 8연패 달성 여부에 쏠리고 있다. 그만큼 프랑스 리그1에서 리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강하다는 방증이겠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지 않던가. 이미 여름 이적시장에서 만반의 준비를 마친 팀들은 판세를 뒤흔들 복병으로 등장, 절대권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천상천하 리용독존 정녕 대적할 자는 없는 것일까. 2007-08시즌 리용은 보르도를 4점 차로 따돌리며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1-02시즌 우승컵을 거머쥔 이래 벌써 7시즌째 왕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이 세운 ‘7연패’의 위업은 1932년 프랑스 리그 개막이래 그 어떤 클럽도 해내지 못.. 더보기
국가대표 꿈꾸는 고아축구소년의 감동스토리 베트남의 여름 날씨는 질퍽하게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을 만졌을 때의 느낌과 많이 닮았다. 기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습기까지 심해 그늘에 앉아 있어도 끈적끈적한 기분은 여전하다. 2004년 8월28일 베트남 호치민 탄 롱 스포츠센터 경기장 내 날씨는 더 했다.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곳에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운집했기 때문이다. 2004LG컵국제친선대회 베트남국가대표팀과 한국대학선발팀 간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모인 사람들이었다. 후반45분 전광판에 적힌 숫자는 3-4. 베트남이 앞서고 있었으니 경기장은 한바탕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PA중앙으로 돌파하던 배기종(前광운대)을 막으려던 수비수의 태클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결국 염기훈(前호남대)이 왼발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 더보기
전문가들이 진단한 축구대표팀의 문제점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한국대표팀은 일찌감치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3차예선을 통과했다. 물론 최종티켓을 따낸 공은 인정하나 3차예선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다소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에게 쓴소리도 좋다며 전반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이제 막 장도에 오른 대표팀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김호 일단 월드컵을 향한 고개 하나를 통과했다는 사실에 축하 인사말을 건넨다. 3차예선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누구보다 허정무 감독이 잘 알 것이다. 그동안 노출된 문제점들을 잘 분석해 최종예선에 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물론 난관도 있을 것이다.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해 배치할텐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 더보기
박주영에겐 너무 특별한 '중국' 박주영 선수에게 중국은 여러모로 특별한 나라입니다. 그가 청소년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첫 득점을 기록했던 나라가 바로 중국이죠. 당시 그는 2004년 2월 중국 후베이에서 열린 스타스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1-0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이라는 건 늘 그렇듯 언제나 특별합니다. 박주영 선수는 아마 잊었겠지만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학교 앞 PC방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제게 스타스컵 일본전 당시 결승골이 터지던 장면을 보여줬죠. 미니홈피 게시판에 있던 동영상이었습니다. 당시 무척 작은 프레임 탓에 제대로 움직임이 다 보이진 않았으나 길게, 그림처럼, 또 시원하게 골문을 향해 들어가던 그 골의 궤적만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2004년 5월 어느 봄날이었.. 더보기
축구대표팀 김정우 "성공한 와일드카드가 되겠다" 4년 전, 그러니까 2004년 9월 중순의 어느 날쯤 됐겠다. K리그 경기가 없던 주말, 잠시 시간을 내 서울에 올라온 김정우를 만났다. 인터뷰를 위한 자리였다. 익숙한 곳이 편하다 하여 고대 앞 노천카페에 만났는데, 삽시간에 웅성웅성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조별예선 멕시코전에서 터진 김정우의 중거리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었다. 하기야 첫 승을 안겨준 골이었으니 더욱 잊을 수 없었겠다. 덕분에 길고 빠른 동선을 그리며 멕시코 네트를 흔들었던 김정우의 슈팅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선연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오늘, 강렬했던 결승골로 2004아테네올림픽 8강신화를 쏘아올린 김정우가 다시금 신화재현에 나선다고 한다. 이번엔 2008베이징올림픽이다. 선택받은 남자 “와일드카드로 뽑힐 .. 더보기
부상경계령 떨어진 올림픽대표팀 지난 27일 코트디부아르전 도중 상대 수비수와 충돌, 교체아웃된 김승용 선수의 최종진단이 나왔습니다. 오른쪽 7∼8번 갈비뼈 사이의 연골이 골절됐다는군요. 박성화 감독은 대체선수로 교체하는 대신 '집중치료'를 통해 김승용 선수를 올림픽 본선무대에 데리고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4-4-2포메이션을 쓰고 있는 현 올림픽대표팀에서 왼쪽 윙 미드로 뛰고 있는 김승용 선수는 '주전'이자 전력의 '핵'이었습니다. 최전방 투톱인 박주영-이근호 선수와는 일찍이 고교시절부터 호흡을 맞췄죠. 이근호 선수와는 부평고 시절 동기로 당시 전국대회 3관왕에 오르며 '부평고 돌풍' 주역으로 빛난바 있습니다. 박주영 선수와는 2004년 U-19대표팀에서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아시아청소년대회 우승컵을 거머줬고 이듬해 U-20월.. 더보기
아픈 가정사 딛고 우뚝 선 GK 정성룡 코트니부아르와의 친선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전반 40분 정성룡이 찬 롱 킥이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에 떨어져 한 차례 튀더니 그대로 골키퍼를 머리 위를 지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그마치 85m나 되는 행운의 선제골이자 대표팀 사상 첫 GK골이었다. 동료 선수들이 달려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해주는데도 정성룡은 겸연쩍은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 모습이 지극지 정성룡스러워 지켜보던 나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정성룡은 참 무던한 사람이다. 쉬이 기뻐하지도, 또 슬퍼하지도 않는다. 감정의 기복 따윈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경기 중에 수비수들을 향해 시종일관 지시를 내리지만 보통의 골키퍼들이 보여주는, ‘화’나 ‘성질을 좀체 제어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은 아니다. 끊임없이 목에 .. 더보기
협회도 예측못한 서동현의 올림픽대표팀 탈락 오랜만에 축구협회에 방문했습니다. 협회 자료실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였던 것은 엘리베이터 안에 부착돼 있던 포스터였습니다. 7월27일 저녁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코트니부아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는 내용의 홍보 포스터였죠. 포스터 안에 새겨진 선수들의 얼굴을 확인하던 순간, 저도 모르게 “이런”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말았습니다. 40명의 예비명단에는 포함됐지만 결국 18명 최종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서동현이 코트니부아르와의 친선경기 홍보 포스터에는 있었습니다. 최종멤버에서 탈락된 선수가 홍보 포스터에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물론 스스로는 더했겠지만요. 어쨌거나 축구협회에서는 그의 능력을 믿었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당연히 최종멤버에도 .. 더보기
관중들이 놓친 온두라스전 뒷풍경은? 2골을 터뜨린 라돈치치의 ‘원맨쇼’로 인천Utd.가 온두라스 올림픽대표팀에게 2-1로 승리했습니다. 온드라스와의 친선경기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에게 아주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온드라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과 조에 묶여 있습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전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죠. 인천Utd.는 3-4-3 전형으로 나섰습니다. 라돈치치를 중심으로 방승환과 보로코과 날개공격수로 뒤를 받쳤습니다. 스피드가 좋은 전재호(왼쪽)와 파워 넘치는 이준영(오른쪽)은 윙미드로 중앙에는 박창현과 주장 노종건이 나왔고요, 안현식-안재준-김영빈 젊은 수비수들이 플랫3를 구성했습니다. 온드라스는 4-4-2 전형으로 맞섰습니다. 사무엘 카바예로(Samuel Caballero)와 퀴아롤 아르주(Quia.. 더보기
장대비속에서도 올림픽대표팀 훈련은 계속된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지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동안 주로 경기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100~300mm 가량 내렸다고 하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비가 많이 내린 곳은 파주로, 자그마치 280mm의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합숙훈련 중인 파주NFC에는 훈련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주 내내 불볕더위 속에서 훈련을 했던 선수들인지라 오히려 비를 반기는 눈치더군요. 가볍게 러닝을 한 뒤 ‘5대 2’라고 부르는 미니게임을 했는데요, 선수들의 얼굴에선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더군요. 즐겁게 훈련에 임하는 그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올림픽이 가까워지고 있는 상태라 부담이 적잖았을텐데도 이를 극복하여, 마치 레크레이션처럼 훈련을 .. 더보기
폭염과 싸우는 올림픽축구대표팀 전국에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훈련 중인 파주트레이닝센터도 예외일 수는 없었죠. 파주트레이닝센터 입구에 있던 온도계가 가리키던 숫자는 자그마치 33. 33도 찜통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오전(10시30분~11시30분)과 오후(5시~6시), 2번에 걸쳐 훈련에 임했습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기자들은 천막 아래 그늘 속에 피신(?)해 있었는데요,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도 땀은 계속 주르륵, 흐르더군요. 온몸은 끈적끈적하고 급기야 입고 있던 티셔츠가 조금씩 젖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은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채우고자 30분에 한번 씩 물을 마시더군요. 먹던 물을 그대로 얼굴에 끼얹는 선수도 보였습니다. 그래도 더위는 가시지 않았겠죠. 부상 때.. 더보기
박주영 대학원 입학, 과연 '군입대 연기' 아닌 '학업' 때문인가? “선배, 저 대학원 또 떨어졌어요.” 오랜만에 후배에게서 걸려온 전화. 수화기 너머 속 후배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또 떨어졌다고. 작년만 해도 “괜찮아요. 내년이 있잖아요”라며 웃던 후배였는데. 그런데 후배는 “그거 알아요?”라며 이내 말을 이었다. “주영이는 붙었더라고요.” 주영이? 그 말에 “설마, 축구선수 박주영?”하며 되묻자 “네, 박주영이요”라고 대답한다. 누군가에서 ‘주영이’라고 친근하게 듣기는 오랜만이라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다. 후배는 여전히 그를 ‘박주영’이 아닌 ‘주영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비록 축구부에서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만 함께 생활했지만 그래도 후배는 후배니까, 그에게 ‘주영이’는 여전히 ‘주영이’였다. 월요일 오후, 정기 브리핑을 듣고자 오랜만에 협회 건물을 방문했다.. 더보기
경기종료 후 북한선수들의 모습은 이랬다 2010월드컵 3차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북한전은 0-0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조 1,2위를 기록하며 최종예선에 동반진출하게 됐죠. 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북한 선수들을 기다리는데, 솔직히 긴장도 되고 또 기대도 컸습니다. 저로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 북한 선수들이었으니까요. 첫 테이프는 정대세 선수가 끊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역시나 소문대로 한국 취재진들이 던진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했죠. “플레이가 단조롭지 않나”는 질문에 “단조롭다”는 말의 뜻을 몰라 갸우뚱 거리기도 했고 “생명 걸고 시합하려고 했는데”라는 2% 어색한 한국어로 모두를 웃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 텔레비전에 많이 나오고 싶다”는 엉뚱한 말에 이번에는 취재진이 갸우뚱 거리며 되묻자 “한국은 .. 더보기
김두현 해트트릭 비결은 '초심'에 있었다 K-리그에서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전 김두현 선수가 좋았습니다. 경기 중 관중석을 바라보며 간간히 보여주던 환한 눈웃음과 그때마다 가지런히 빛나는 하얀 치아가 좋았습니다. 팬들 때문에 정신없는 와중에도 먼저 인사해주던 그의 성품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김두현만의 자신감이었습니다. 2006년 초 다음과 같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올해도 K-리그 베스트11에 뽑힐 수 있겠어요?”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죠. “올해도 작년처럼 열심히 하면 3년 연속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열심히 뛰는 것만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그렇게 그저 '열심히'만 뛰던 이 사람은 결국 해냈죠. 2006 K-리그 MVP의 최종 주인공은 우리들의 영원한 꾀돌이 김두현 선수였습니다. 다시 1년의.. 더보기
요르단전에서 만난 희망, 이청용 선수 2010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요르단과의 경기 전날 우리 대표팀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연습훈련을 가졌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이청용 선수에게 “내일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그는 “저도 좋은 일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화답했습니다. 여기서 좋은 일이란 바로 ‘요르단전 출격명령’을 뜻합니다. 그간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날개는 프리미어리거 설기현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소집훈련 전부터 언론에서는 설기현 선수의 경기력 저하에 의문을 던져왔습니다. 지난 1월 이후로 설기현 선수가 소속팀 풀럼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소집 첫날 가진 국민은행과의 연습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설기현 선수는 2퀴터와 3쿼터 연이어 뛰었지만 움직임은.. 더보기
기뻐 날뛰던 요르단 선수들, 요르단전 뒷풍경 속으로 박지성 선수의 선제골과 박주영 선수의 PK골로 전반 2-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에 내리 2골을 내주며 결국 2-2 무승부로 경기는 끝이 났습니다. 동점골이 터지자 하산 압델 파타는 유니폼까지 벗어 던지며 기쁨을 표현하더군요. 2골 모두 자신의 발끝에서 터졌으니 그럴 수밖에요. 때문에 경고 카드를 받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 듯 했습니다. 믹스트존에서 우리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요르단 선수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들렸습니다. 요르단 선수들은 일부러 보란 듯이 믹스트존에 있던 문을 활짝 연 다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더군요. -.-; 그리고 잠시 후 나타난 우리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 고개를 푹 숙인 채 갔고 기자들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하는지라 꼭 멘트가 필요한 선수들에게만 가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마지막에.. 더보기
'여자 박주영' 박은선의 부활을 기다리며 2003년 10월15일 전국체전 여고부 축구 결승전이 열린 정읍공설운동장. 사람들의 눈동자는 한곳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 소실점의 끝에는 박은선이 있었다. 열일곱 어린 나이로 아시아선수권과 여자월드컵을 접수한 여고생 골잡이의 움직임에 사람들은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5동아시아선수권. 박은선은 감각적인 힐킥으로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던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며 원년대회 우승 트로피를 한국에 안겼다. 박은선이 가장 화려하게 빛나던 시절이었다. 당시 세상은 그녀에게 ‘천재’, ‘여자 박주영’이라는 호칭을 쉬이 허락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나 그게 마지막이었다. 우리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던 박은선과 만난 순간은. 무엇이 그녀를 힘들게 했을까 박은선의 A매치 출전이 또 무산됐다.. 더보기
대학축구의 희망, U리그 요즘 K-리그를 뜨겁게 만드는 겁없는 신인들이 있습니다. K-리그 출범 26년 만에 신인 최초로 개막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서상민(경남)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한 성남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조동건(성남) 안영학 백지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장신 미드필더 박현범(수원) 개막한지 채 2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1골3도움을 기록한 조용태(수원).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고교졸업 후 바로 프로행을 선택한 선수가 아닌, 대학을 거친 뒤 프로로 적을 옮긴 선수라는 사실입니다. 이 선수들은 대학에서 프로로 오게 되며 가장 기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은 관중 앞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 우선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겠죠. 대학 시절, 매년 많은 전국대회에 출전.. 더보기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 데얀을 아십니까? 2007시즌 초입에 박이천 당시 인천 감독 대행은 10번 선수를 가리키며 “저 친구가 6개월 후 모두를 놀라게 만들 것”이라 자신했다. 그가 바로 데얀이다. 데얀은 2006시즌 인천에서 활약했던 바조가 향수병 증세를 호소하며 마케도니아로 돌아간 후 그 대안으로 영입됐다. 등번호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김치우와 최효진이 이적해 측면 공백을 메우는 게 시급한 일인데, ‘왜 하필 스트라이커를 뽑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잇달아 제기됐다. 이는 인천의 내부 사정을 간과한 주장이라는 게 머잖아 밝혀졌다. 인천은 당시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2005K리그 준우승 멤버 방승환 라돈치치의 위력이 반감되는 징후가 나타나 주력 킬러를 새로 들이지 않고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천의 선.. 더보기
박주영 선생님 등장에 동북고는 들썩들썩 교생실습 확인서를 떼러 모교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인근 동북고등학교에 박주영 선수가 교생실습을 하러 왔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제가 동북고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아직 박주영 선수가 도착하지 않았더군요. 그러다 갑자기 붕, 하는 소리와 함께 폭스바겐 차가 등장했습니다. 박주영 선수가 학교에 도착했죠. 박주영 선수는 가장 먼저 교무실로 가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침 그곳에 있던 학생들은 “박주영 봤다!”면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몰카’를 찍는 아이들도 보였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학생들이 부르는 ‘호칭’에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박주영 선생님’보다 ‘박주영 선수’, 혹은 ‘박주영’이라는 이름에 더 익숙하더군요. 교생 선생님 이름을 대놓고 부르는 신기한(?) 풍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