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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축구가 있는 풍경

박주영 선생님 등장에 동북고는 들썩들썩

교생실습 확인서를 떼러 모교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인근 동북고등학교에 박주영 선수가 교생실습을 하러 왔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제가 동북고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아직 박주영 선수가 도착하지 않았더군요. 그러다 갑자기 붕, 하는 소리와 함께 폭스바겐 차가 등장했습니다. 박주영 선수가 학교에 도착했죠.



박주영 선수는 가장 먼저 교무실로 가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침 그곳에 있던 학생들은 “박주영 봤다!”면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몰카’를 찍는 아이들도 보였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학생들이 부르는 ‘호칭’에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박주영 선생님’보다 ‘박주영 선수’, 혹은 ‘박주영’이라는 이름에 더 익숙하더군요. 교생 선생님 이름을 대놓고 부르는 신기한(?) 풍경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평소 좋아하던, 또 국가대표 경기에서만 볼 수 있던 ‘대스타’가 교생 선생님으로 왔다는 사실에, 또 앞으로 2주 후에는 직접 수업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모두들 들떠있는 듯 했습니다.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같은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던, 한때 제가 가르쳤던 옛 제자들이 떠오르더군요. 

4주간의 실습기간은 분명 짧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할 추억을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진짜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진짜 선생님의 마음으로 학생들과 만난 그 시간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박주영 선수도 필경 그러하겠지요.



실습 첫날, 아직 학생들에게 그는 ‘박주영 선수’로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4주 뒤에는 분명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박주영 선생님’으로 불릴 거라 믿습니다. 박주영 선생님의 ‘참교육’을 기대해보렵니다.



덧붙여서) 박주영 선수가 수업에 안 나오고 '생'으로 교생실습을 받는다고 오해하시는 것 같아 수업이 끝나고 같이 찍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2005년 2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찍은 사진입니다. 저 역시 취재 중에 박주영 선수가 대놓고 "인터뷰 하기 싫어요!"라고 말하며 훡 돌아설 때마다 서운하기도 했고 또 밉다는 생각도 종종했더랬죠. 그렇지만 선수이자 학생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했다는 점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저는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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