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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축구가 있는 풍경

축구선수들의 아름다운 선행, '추캥'을 아시나요? 제가 소나무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건 2006년입니다. 당시 저와 친한 후배 한명은 오장은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습니다. 후배는 오장은과 통화 중에 늘 이렇게 묻곤 했죠. “이번에 휴가 받으면 또 산에가요?” 여기서 산이란,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 산골을 말하는 거구요 소나무 선생님은 그곳에 계신 선생님을 가리킵니다. 정확하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는 모르겠어요. 그 분은 민간요법에도 능하시고 기치료에도 정통하고 순수의학이 아닌 대체의학을 통해 선수들의 심신을 맑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선생님이십니다. 오장은의 경우 발가락 2개가 어린시절 사고로 마디가 절단된 상태라 발란스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무게중심이 양 발바닥에 고루 퍼지지 못해 피로가 쌓이고 그러다보면 부상도 많이 당하곤 하죠. 그때.. 더보기
대통령과 셀카발언 지소연 악플은 가혹하다 지난달 독일에서 U-20여자월드컵에서 여자청소년대표팀은 3위에 오르며 남녀 축구를 통들어 FIF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중에서 팀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지소연은 FIFA 주관대회에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6경기 8골을 터뜨리며 실버부트와 실버볼을 동시에 차지했습니다. 남자축구 같은 지원도 대우도 받지 못하여 운동선수로서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처우가 좋은 여자배구나 여자농구를 선택하고 있을 때, 그래도 축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공을 차던 몇 안되는 소녀들은 눈물 나는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헝그리정신이니, 투혼이니, 그런 말들을 쓰고 싶지 않지만 작금의 여자축구 환경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소연을 더 대견하고.. 더보기
지소연의 눈물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U-20여자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며, 여자청소년대표팀은 남녀 축구를 통틀어 FIF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이 이런저런 잡음들로 시끄러웠고 그 때문에 다수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기도 했으나 U-20여자대표팀의 금위환향을 넘어갈 수는 없겠죠. 최인철 감독이 이끈 U-20여자대표팀은 조별예선에서 스위스(4-0)와 가나(4-2)를 대파하고 조 2위로 8강에 진출해 멕시코(3-1)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마지막 고지 하나만 넘으면 결승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지만 개최국 독일에 1-5로 패하며 4강진출에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3-4위전에서 콜롬비아(1-0)를 꺾으며 언니, 오빠 선수들이 해내지 못했던 3.. 더보기
여성축구인이 바라본 김석류 아나운서 결혼은... 어제 오늘 김별명 김태균 선수와 여신 김석류 아나운서의 결혼발표가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네요. 저는 축구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쪽 축구 쪽 관계자들도 굉장히 놀랐고 또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본 결혼 소식입니다. 사실, 저는 김석류 아나운서가 스포츠 쪽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할 거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어요. 이쪽 일이 워낙에 바쁘고, 주말에도 경기가 있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야하니까. 그렇다 보면 일반 사람과의 연애는 굉장히 힘들어요. 한마디로 먼나라 이야기죠. 라이프 스케쥴이 전혀 맞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 역시 여전히 솔로랍니다. 솔로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소개팅도 몇 번 해봤는데요., 안되더라고요. 일반 회사원들은 주말에 쉬는데 저는 주말에 축구경기가 있고 일하기 위해서.. 더보기
최진철코치, 한 학생이 황선홍밴드 CF 장면을 흉내내자 황선홍 밴드로 요즘 인기몰이 중이신 최진철 코치. 무뚝뚝한 인상과 말 없는, 그러나 화가 날 때는 확 달아올라 그 화를 쉽게 잘 참지 못하는 다혈질 성격 때문에 제게는 늘 어려운 코치님이십니다. 그래서 처음 황선홍 밴드 CF가 나왔을 때, 헤드폰을 끼고 “오 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첫 번째 CF를 봤을 때만해도 평소 코치님 모습 그대로인 듯하여 제게는 큰 감흥이 오지 않은 그런 CF였습니다. 그런데 2탄이 곧 나왔어요. 발로 손을 두 번 올렸다 내린 뒤, 큰 박수를 치는 동작이 나오는 CF였는데요, 그 CF가 나온 뒤에 코치님과 단둘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코치님께서 “음치인 줄 알았는데 박치에다 몸치였다”며 CF를 찍던 당시의 고통을 몸소 재연하시더라고요. 처음에 그 동작을.. 더보기
은행에서 대출 거절당한 K-리그 연습생 이야기 어제 강원FC 1년차 신인선수가 재직증명서와 소득증빙 서류를 떼달라고 부탁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전 웃으면서 그럼 있다 오후까지 처리해서 보내주겠다고 원본을 받으러 사무실로 오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지금 급하게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가는 길이라면서 은행에서 전화를 다시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사무실에 들릴 시간이 없다면서 은행에 도착해서 은행 팩스 번호를 알려줄테니 팩스로 바로 넣어달라하면서요. 집안이 어려운 그 선수는 가계에 빚도 많았고 오늘 오전까지 갚아야할 돈이 있었나봐요. 갑작스레 돈을 마련할 길이 없었던 그의 부모님은 고민하다가 아들에게 부탁을 한 거였죠. 사실 부모된 입장으로서 아들에게 어려운 모습을 보이며 손을 벌린다는 거...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도움을.. 더보기
축구소년들의 감동 스토리, 드림풋볼 시즌2 지난해 많은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렸던 드림풋볼 캠페인. 축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SK텔레콤의 지원활동을 통해 리더스 유나이티드의 존재가 알려졌고 연변FC 선수들은 처음으로 조국의 땅을 밟았습니다. 시골 삼례여중 선수들은 우상과도 같았던 K-리그 선수들을 만나 축구를 배우는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보냈고, 그날은 앞으로도 소녀들에게 꿈만 같던 날로 그려질 것입니다. 또 크리스마스마다 열리는 홍명보 자선축구를 후원해 더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었고 그렇게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행렬에 축구팬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축구가 사랑이 될 수 있고,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될 수 있고,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걸 저는 SK텔레콤의 드림풋볼 캠페인을 통해 배.. 더보기
축구팬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기다림의 미학 성남일화와의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4라운드 포항전까지, 4경기 동안 강원FC가 거둔 성적은 1무 3패. 지난해 이맘 때 쯤 거둔, 참으로 찬란했던 성적 2승 1무와는 사뭇 대조되는 행보였다. 추가시간까지 계속되던 끈끈한 압박,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던 공격의 간결함, 투터치 안에 패스를 전개하면서도 볼을 내주지 않던 정확성 등을 볼 수 없다며 강원FC만의 특유의 색을 잃어버렸다는 혹평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지난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래도 강릉에 닥친 때 아닌 폭설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날들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고 싶다. 잔디가 깔린 훈련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야했으니 제대로 된 미니패스 훈련, 전술훈련, 세트피스 훈련 등을 할리가 만무했다. 맞춤형.. 더보기
삼례여중 여자축구부의 아주 특별한 나들이 더보기
정읍의 문제아들, 축구로 희망을 쏘다 사실, 축구계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도대체 왜 축구가 좋냐는 물음이었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보다 더 솔직한 스포츠는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나의 대답은 같았다. 하긴, 그 누군가도 그랬었지. 땀보다 솔직한 건 없다, 라고. 성장 호르몬에 문제가 있어 키가 안자라던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도 있던 것도, 거리의 부랑아로 지내던 앙리가 희망의 전도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170cm 밖에 되지 않은 열 아홉 민우가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3골이나 터뜨리며 U-20월드컵의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가 축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여기, 축구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과, 내일에 대한 희망과, 사람을 향한 믿음을 얻은 아이들이 있다... 더보기
축구선수와 결혼한 축구선수 이야기 베컴은 그룹 출신 빅토리아를, 애슐리 콜은 의 멤버 셰릴을 아내로 맞았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시절 방송인 최미나와 결혼했으며 안정환과 김남일은 미스코리아 출신 이혜원, 아나운서 김보민과 각각 웨딩마치를 올렸다. 옛말에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했는데, 능력있는 축구선수는 미인이 따르는 모양이다. 이런 논리가 참이라면, 인천Utd.의 이준영도 능력있는 선수다. 마음까지 예쁜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니까. 그러나 이준영의 여자친구에겐 여느 축구선수들의 ‘그녀’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이준영의 아내가 될 오수정씨는 바로 전직 축구선수 출신으로, b11이 오늘 들려줄 두 사람의 이야기는 ‘축구선수가 축구선수를 만났다’는 문장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롤로그 “제 여자친구가 축구선수 출신이라 하면 다들.. 더보기
대학생이 말하는 U리그는 이랬다 신록의 빛이 캠퍼스 곳곳에서 반짝이던 지난 5월 첫 출항했던 U리그가 6개월의 대장정 끝에 경희대의 우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시범리그였지만 U리그 ‘원년의 해’라는 대의 아래 서울·경기 지역 10개교(광운대 고려대 경희대 건국대 명지대 수원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가 참가, 대학축구 부흥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애쓴 이들은 선수 뿐이 아니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바지런히 뛰어다닌 ‘벌꿀’들이 있었다. 바로 U리그 명예기자단이다. 어느새 낙엽은 졌지만 그들이 기억하는 U리그는 여전히 봄날 한가운데 있었다. U리그 명예기자단들을 만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알콩달콩 U리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명예기자가 말하는 U리그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그런데 제가 군대를 다녀와 선수들보.. 더보기
정성룡 선수 결혼식에서 만난 스타들 4년 전, 그러니까 정성룡 선수가 스무살 때 처음 만났습니다. 2004아시아청소년대회 결승전 취재 때 알게된 정 선수는 그때만해도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존재감 없는 선수에 불과했습니다. 짐을 찾으러 가던 중에 이야기를 나누는데, 말수는 적었지만 참 속깊은 청년 같았고 그 뒤부터 관심있게 지켜보게 됐지요. 지금은 후보 골키퍼이지만 언젠가는 주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요. 아니나다를까 어느새 올림픽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팀에 입성한 그는 이운재 선수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팀의 수문장으로 착실히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정성룡 선수가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제가 청첩장을 보냈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축하하러 간 축하자리. 어떤 사람들이 와서 함께 축하해줬는지 살펴볼까요? 글/헬레나 사진.. 더보기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 가능할까? 이제 막 수염이 거뭇거뭇 돋기 시작한 열여섯 남짓 소년들은 잔디 위에 엎드린 채 엉엉 울었다. 2007년 8월21일 수원종합운동장. U-17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은 코스타리카에 0-2로 패했다. 페루전(0-1)에 이은 2연패로 16강 진출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이날의 실패가 선수들에게는 스스로 깨뜨려야할 껍질로 남았고, 유소년축구 행정 관계자들에게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겼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 중등축구연맹은 과연 어떤 비전을 제시할까. 김석한 중등축구연맹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로운 출발, 새로운 시도 2004년 대한축구협회는 중고축구연맹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중‧고교 축구팀의 증가 및 리그제 도입으로 연령별 특성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더보기
2008년 축구계 Top10은? 1. 봉주르, 박주영 박주영이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에 진출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서정원(前스트라스부르), 이상윤(前로리앙) 안정환(前FC메스)에 이은 4번째 리그1 도전이다. 9월13일 로리앙과의 데뷔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박주영은 히카르도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붙박이 공격수로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고 있다. 11월2일 르하브르전에서는 50일 만에 시즌 2호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의 프랑스 진출은 팬들이 선정한 ‘2008년 축구계 최대 이슈’로도 뽑히며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2. 수원의 2008년은 화려했네 컵대회 정상에 오른 수원이 정규리그에서도 1위에 오르며 2004년 이후 4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2005년 A3챔피언스컵과 슈퍼컵 우승 이후 한동안 ‘무관의 .. 더보기
한국여자축구의 ‘맨유’ 대교 캥거루스 2003미국월드컵 출전 이후 한국여자축구는 2004올림픽 본선탈락, 2006아시안게임 노메달, 2008올림픽 본선탈락, 2008동아시아연맹선수권 3전전패 등 국제대회에서 거푸 쓴잔을 들이키며 한동안 정체기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2008아시안컵에서의 선전을 발판삼아 여자축구는 다시금 새로운 반전을 꿈꾸고 있다. 물론 한국의 여자축구는 여전히 척박한 땅 위에 놓여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비옥한 대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들이 있기에 ‘그래도 발전과 희망를 엿볼 수 있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바로 여자축구 실업팀 ‘대교 캥거루스’의 이야기다. 최강의 전력 여자축구계에 최근 불어오는 대교 캥거루스의 바람이 매섭다. 대교 캥거루스는 올 시즌 첫 대회였던 춘계연맹전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한데 .. 더보기
K리그만 있냐, WK리그도 있다! 여자축구연맹이 주관한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중간에 WK리그 홍보 영상이 소개됐는데 그때 찍은 영상입니다. 재밌답니다. ^^ 도약. 2008년 이 땅의 여자축구를 한 단어로 표현할 때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을까. 각급 대표팀의 선전, 신생 실업팀의 창단, 여기에 ‘예쁘고 똑똑한 선수 만들기’를 통한 저변 확대의 노력까지. 도약을 위한 노력들로 점철됐던 2008년을 뒤로 하고, 2009년 한국 여자축구에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시범 리그 형식으로 진행됐던 ‘WK리그’가 드디어 공식 출범하게 된 것이다. 체계를 갖추다 여자축구 발전 세미나와 여자축구연맹대의원총회가 지난 12월27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 후 열린 총회에서는 두 가지 중대한 사안이 발표됐는데, .. 더보기
17세 여자대표팀 "아직은 소녀에요" 더보기
축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물었다. "도대체 축구의 매력이 뭐야? 도대체 왜 축구를 좋아하는건데?" 도대체, 왜...? 나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치열함. 그렇다. 난 그저 잔디 위의 그 치열함이 좋다. 얼마 전 조원희 선수를 만났는데 그가 그러더라. "어떻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거죠?" 그의 질문에 내가 답했다. "어떻게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거죠?" 2004년 11월 쯤으로 기억하낟. 추계대학연맹전 취재 때문에 남해에 내려갔다. 그날 나비연습구장은 각 대학 축구선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 100여명 쯤 있었으려나. 남해의 햇볕을 받으며, 따뜻해서 참 좋다, 라고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고대 축구부 골키퍼 후배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누나, 축구선수들 참 많지? 안 보이는 곳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더보기
이청용 태클, 비판은 하되 마녀사냥은 그만하자 어제 경기에서 제가 한 일은 팬여러분에게 보이지 말았어야 할 그런 행동이었습니다. 어제 게임 끝나고 후회도 많이 했고 혼자 무척 괴로웠습니다… 저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시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 같아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골도 내주고 상대 선수들이 거칠게 나오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랬던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고 더 성숙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축구 실력, 성숙한 매너를 갖춘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팬 여러분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이청용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실망하셨을 팬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드리며 경기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F.. 더보기
뜨거웠던 한일OB올스타 맞대결 누구나 마음 속에는 히어로는 있는 법입니다. 어린 시절, 저를 축구의 세계로 이끌었던 선수들은 모두 제 마음속의 히어로였습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 그들을 다시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지만, 정지된 시간처럼 그들의 선수시절 모습들은 늘 마음과 머릿속에 자리잡아 있었죠. 한데 이번 가을, 저는 거짓말처럼 그들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창립75주년을 맞아 한일OB축구스타들을 불러 친선경기를 갖는 행사를 가졌기 때문이죠. 하석주-유상철-홍명보-신홍기 선수로 이뤄진 포백라인과 고정운-윤정환-노정윤-정재권 선수가 포진한 미드필드 라인, 그리고 98프랑스월드컵 이후 10년만에 다시 선보인 최용수-서정원 선수의 투톱까지. 보는 내내 옛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후반에는 4-2-1-3 포.. 더보기
올림픽출전 실패했지만 여자축구에도 관심을 실로 아쉬운 결말이었다. 2008여자아시안컵에서 안익수 감독이 이끈 한국 여자대표팀은 일본과 호주에 밀려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5년 만에 일본을 상대로 낚은 짜릿한 역전승과 신흥 강호 호주와의 대등한 경기에서 알 수 있듯 나쁘지 않은 내용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희망이라는 뒷맛이 더 컸기에 여자대표팀의 내일 날씨는 현재, ‘맑음’이다. 세대교체의 절정 이번 여자아시안컵에 나선 안익수 사단의 평균 연령은 22세로, 선수단의 약 80%가 19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젊은 피’로 이뤄졌다. 대표팀에서 1970년대 생은 1979년에 태어난 주장 김유미(대교)가 유일하다. 물론 지난 2월 동아시아축구대회 당시까지만 해도 안익수 감독은 ‘맏언니’ 삼총사 유영실 송주희.. 더보기
모델이 된 여자축구 선수들 "너무 예뻐요!" 2008슈퍼모델들과 여자축구선수들이 함께 뷰티 클래스와 미니패션쇼를 갖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헤어와 메이크업 및 스타일링 특강을 받는데 이어 패션쇼도 가졌죠. 그런데 화장과 머리를 막 끝낸 선수들의 모습, 정말 너무 예쁘더군요. 처음엔 누가 모델이고 선수인지 잘 분간을 하지 못해 “선수세요?”라고 직접 물어보고 다녔죠. 그런데 제가 분간해낼 수 있었던 방법이 하나 있었습니다. 조금 어색하게 걷는 모양새로 모델과 선수를 구별해냈던 거죠. ^^ 하이힐이 익숙하지 않은 터라 다들 똑바로 걷지 못했기 때문이죠. 축구화와 운동화만 신던 선수들이라 더 그랬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죠? 우리 여자 선수들, 처음엔 다소 쩔뚝거리며 걸었지만 어느새 익숙해져 제법 맵시나게 걸었답니다. 그리고 다들 .. 더보기
광주광산FC가 쏘아올린 작은 꿈 지난 3월22일 ‘풀뿌리 축구’의 서막을 알리는 2008K3리그 개막전이 8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그중 가장 많은 관중과 관심이 쏠린 곳은 시범리그로 치러진 지난 시즌 챔피언 서울Utd.의 경기가 열린 잠실종합운동장이었다. 신생팀 광주광산FC를 만난 서울Utd.는 제용삼 정재권 우제원 등 K리그 출신 선수들을 앞세워 수차례 골문을 위협했지만, 의외로 후반 중반이 넘어갈 때까지 골은 터지지 않았다. 이대로 무득점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겠다는 생각이 모두의 머릿속에 새겨질 찰나, 대반전이 일어났다. 후반39분과 45분, 오히려 광주광산FC의 연속골이 터진 것이다. 2-0 승리를 거두며 ‘파란’을 연출한 광주광산FC는 이렇듯 강렬한 신고식으로 K3리그에 첫인사를 올렸다. 광주광산FC, 모두의 꿈을 이뤄주.. 더보기
최윤겸 감독님 아들은 샤이니 민호 최윤겸 감독님께서 멀리, 터키로 떠나셨습니다. 터키 2부리그에 있는 “카이크루 리제스포르”라는 이름마저 생소한 클럽에서, 앞으로 코치로 계실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부터 외국에 떠날 채비를 하신다길래 저는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으로 떠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먼 나라로 가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작년 이맘 때 쯤, 대전 숙소를 방문했던 그날 저녁이 생각나는군요. 저녁 식사 후 감독님은 저를 숙소 뒤편으로 데려 가셨죠. 숙소 뒷편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는 찰나에 선생님의 보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 감독님께서는 이걸 보여주시기 위해 저를 여기까지 데리고 가신 거였더군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감독님을 올려다보며 웃었습니다. “저게 그 비바 K-리그에 나왔던 그 토끼들이군요.. 더보기
내셔널리그, 관중은 적지만 정은 넘쳤다 내셔널리그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인천문학경기장 보조구장에 다녀왔습니다. 인천 코레일과 울산 현대미포조선과의 경기였죠. 미포조선 주전공격수 김영후 선수의 선제골에 힘입어 이날 미포조선은 3-1 대승을 거뒀습니다. 또한 ‘전기리그 무패 행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함과 동시에 우승컵을 거머쥐는 영광까지 누렸죠. 처음 가본 내셔널리그 경기장은 ‘적막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썰렁하고 또 휑했습니다. 관중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또 보조구장에서 치른 경기였기에 전광판조차 없었습니다. 때문에 골이 들어갈 때면 관계자들이 손수 숫자판을 바꿔 가는 ‘수고’를 들여야 했죠. 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통제하는 안전요원조차 없어 동네꼬마들이 트랙 위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바로 옆에서 선수들이 뛰고 있었음에도 .. 더보기
박주영 대학원 입학, 과연 '군입대 연기' 아닌 '학업' 때문인가? “선배, 저 대학원 또 떨어졌어요.” 오랜만에 후배에게서 걸려온 전화. 수화기 너머 속 후배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또 떨어졌다고. 작년만 해도 “괜찮아요. 내년이 있잖아요”라며 웃던 후배였는데. 그런데 후배는 “그거 알아요?”라며 이내 말을 이었다. “주영이는 붙었더라고요.” 주영이? 그 말에 “설마, 축구선수 박주영?”하며 되묻자 “네, 박주영이요”라고 대답한다. 누군가에서 ‘주영이’라고 친근하게 듣기는 오랜만이라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다. 후배는 여전히 그를 ‘박주영’이 아닌 ‘주영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비록 축구부에서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만 함께 생활했지만 그래도 후배는 후배니까, 그에게 ‘주영이’는 여전히 ‘주영이’였다. 월요일 오후, 정기 브리핑을 듣고자 오랜만에 협회 건물을 방문했다.. 더보기
여자대표팀, 희망을 향해 쏴라. 지난 2월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선수권에서 한국여자대표팀은 ‘3전 전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귀국했다. 그러나 이어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3경기 22골’의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본선진출에 성공, 다시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그녀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5월2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2008아시안컵과 6월14일 킥오프하는 2008피스퀸컵 수원국제여자축구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아픈 기억들 오는 5월과 6월 말레이시아와 한국에서 각각 열리는 아시안컵과 피스퀸컵은 2년전 여자대표팀에 아픔을 남겼던 대회다. 2006아시안컵에서 호주 북한 미얀마 태국과 한조에 속한 한국은 미얀마(3-1)와 태국(14-0)을 이겼지만 호주(0-4)와 북한(0-2)에 .. 더보기
에스코트 어린이 기다리는 어버이 마음 더보기
미래의 박지성 희망하는 어느 볼보이의 꿈 시작은 우연이었습니다. 이호진 선수를 인터뷰 하고 돌아오던 길, 눈으로 덮인 문학경기장에서 낯선 얼굴과 만났습니다. 인천에 입단한 신인선수냐고 묻자 고등학생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죠. U-15대표팀 순조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하여 시작됐습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U-17 월드컵이 열렸잖아요. 형들이 16강 진출에 실패해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지난 해 못다 이룬 꿈을 제가 꼭 이뤄볼려고요. 큰 무대에 나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 사실 그간 한국 축구, 그중에서 16세 이하 대표팀은 유난히 세계 대회와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간 세계 대회 진출에 성공한 것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한 차례는 2007년 개최국 자격으로 한 자동 출전뿐이죠. 그 이유를 묻자 한참 동안 고민한 뒤 답하더군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