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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World Football

현장에서 본 세네갈전, 해외파들 빛났다

10월 4일 오후 8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세네갈 국가대표와의 친선경기는 이청용, 오범석의 연속골을 앞세운 대한민국의 2-0 승리로 끝났습니다.

평일(수)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는 3만 명이 넘은 관중들이 운집해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요, 선수들은 시원한 플레이로 주중에 어려운 시간을 마련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화답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청용, 박지성, 박주영, 그리고 돌아온 차두리의 플레이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이들 모두는 볼튼, 맨체스터Utd, AS모나코, 크라이부르크에 적을 두고 있는 ‘해외파’들입니다.


이날 이근호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비록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힘과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던 가나 수비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더군요. 예전 바람에 불면 날아갈 것만 같던 본 프레레 감독이 이를 보면 어찌 생각할까, 하는 재미난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확실히 프랑스 리그 앙에서의 경험은 그를 한층 더 강한 공격수로 키워준 듯 했습니다. 프리킥 감각은 여전했고요. 전반 27분 아깝게 골포스트를 맞았지만 명실 공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전담프리키커로서 자리를 꿰찬 모양세였습니다.

세네갈전 MVP에 뽑힌 이청용은 볼튼의 신성으로 떠오른 최근의 상승세가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듯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대표팀의 부동의 오른쪽 날개로 ‘굳히기’한 이청용은 이날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의 물꼬를 텄는데요, 세네갈의 수비수들이 겹겹이 붙어도 빠르게 치고 달리며 볼을 살려내는데, 이청용 특유의 드리블과 키핑력은 대한민국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전반 내내 단짝 기성용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초반에는 최근 심적으로 겪은 부침이 컸던 까닭인지 기성용의 몸은 무거웠고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는 바람에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전반 42분 오른쪽 측면을 가뿐히 돌파하던 이청용이 왼쪽에서 따라 달려오던 기성용에게 패스했고 기성용은 그 짧은 순간에 정확하게 볼을 잡은 뒤 왼발로 슈팅,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늘 청용이와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던 기성용의 말처럼, 완벽한 호흡이 만들어낸 선제골이었습니다.

그리고 차두리. 근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언제나 차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로서는 이번 평가전이 꽤나 걱정스러웠을 법도 합니다. 대표팀 복귀전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여야 재차 부름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 결론은 차두리의 복귀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입니다. 스피드 말고는 볼 것이 없다던 냉혹한 비판에서도 자유로워진 모습이었고 공격 일선까지 올라갔다 재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는 오버래핑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반에 오범석 대신 교체되어 나갈 때 관중들은 차두리를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쳤는데요, 그런 관중들에게 더 많은 박수를 유도하며 인사하며 나가는 차두리의 모습을 보며 모두들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답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 공격포인트 없이 세네갈전을 마감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박지성의 헌신적 플레이는 여전히 현 대표팀의 구심점이었습니다. 전반에는 왼쪽 날개로, 후반에는 중앙MF로 변신하였는데요, 박지성을 비롯한 세네갈전에 출장한 해외파들은 끝까지 볼을 살려내는 집중력과 키핑력의 수준이 상당해 한층 높아진 대한민국의 축구 수준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에 오지 못한 분들을 위하여 현장의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세요. ^^


기성용의 첫골이 터지고 난 후...


경기 중 허정무 감독의 모습.


박주영이 나가고 염기훈이 들어갑니다.


오범석이 들어가고 차두리가 교체로 나갈 때,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쳐줬답니다. 차두리 역시 이에 화답하며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박수를 치며 인사드렸죠.


이청용의 도움을 받은 오범석의 팀 2번째 골이 터지고...


FC서울 시절 절친이었던 고요한-이청용 라인. 이청용 대신 투입된 고요한은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경기 종료 후 모습. MVP 탄 이청용. 관중들에게 공인구를 던져주는 선수들 등... 흥겨웠던 A매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