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밴드로 요즘 인기몰이 중이신 최진철 코치. 무뚝뚝한 인상과 말 없는, 그러나 화가 날 때는 확 달아올라 그 화를 쉽게 잘 참지 못하는 다혈질 성격 때문에 제게는 늘 어려운 코치님이십니다.
그래서 처음 황선홍 밴드 CF가 나왔을 때, 헤드폰을 끼고 “오 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첫 번째 CF를 봤을 때만해도 평소 코치님 모습 그대로인 듯하여 제게는 큰 감흥이 오지 않은 그런 CF였습니다.
그런데 2탄이 곧 나왔어요. 발로 손을 두 번 올렸다 내린 뒤, 큰 박수를 치는 동작이 나오는 CF였는데요, 그 CF가 나온 뒤에 코치님과 단둘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코치님께서 “음치인 줄 알았는데 박치에다 몸치였다”며 CF를 찍던 당시의 고통을 몸소 재연하시더라고요. 처음에 그 동작을 배우는데 너무 어려웠다면서 계속해서 엉거주춤하는 자세로 배웠다고 하시는데, 그 모습이 절로 상상해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동작을 익힌 다음에는 CF촬영에 들어갔는데 반나절 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찍었다고 하네요. 찍고 난 코치님의 소감은...?
“팔이랑 다리가 아고고 너무 아파 죽는 줄 알았어.”
아무래도 다리를 들어 올리고 큰 박수를 반복해서 치는 동작이다 보니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컸죠. 축구를 할 때 쓰는 근육과는 다른 근육을 쓰다 보니 힘들었나봅니다.
그러나 코치님은 이내 씩 웃으면서 “그래도 축구만 하다 보니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재미있게 찍었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로부터 며칠 뒤 강원FC 선수단은 K-리그 심판 가이드라인 교육을 받았습니다. K-리그 경기 영상을 심판들과 같이 보고 파울과 반칙, 경고 및 퇴장에 대한 심판들의 지침과 선수들이 지켜야할 룰에 대해 배웠는데, 교육이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있었죠.
한데 선수들은 저녁 늦게까지 심판 교육을 받은 터라 꽤나 피곤했어요. 빨리 숙소로 돌아가 쉬고 싶은데 코치님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끝났겠지, 하는데 최진철 코치님이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질문도 길었는데요, 마침 그때 앞자리에 앉아있던 어린 선수가 앉은 자리에서 다리와 손을 올렸다 내렸다하면서 CF 속 최진철 코치님을 흉내내더라고요. 그때 와, 하며 선수들이 웃었는데 코치님은 왜 선수들이 웃는지 그 이유를 아마도 몰랐을 겁니다. 물론 저도 웃음을 참지 못한 1인이었죠. ^^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사건이 터졌습니다.
프로축구 2군리그인 R리그 경기가 열린 강릉축구공원. 오후 3시에 열리는 경기라 꽤나 더웠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 나와 준비를 한 터라 더위에 지쳤고, 짜증도 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볼보이 자원봉사를 하게 된 한 학생이 최진철 코치님이 지나가자 CF속 춤 동작을 흉내내더라고요. 경기가 나가기 위해 웜업을 하는 시간은 다소 진지한 시간인데, 그 모습을 보고 선수들이 순간 웃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최진철 코치님이 “학생, 이리와 봐!”하며 버럭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순간 큭큭 웃던 선수들의 얼굴에선 긴장이 감돌았고, 문제의 그 학생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 자리에 얼음처럼 서있었습니다.
“이리와 보라는 소리 안 들려!”
최진철 코치님이 다시 고함을 치셨습니다.
그 학생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표정으로 코치님 앞에 쭈뼛쭈뼛 걸어갔죠.
“아까 한 거 뭐야? 엉? 내가 보는 앞에서 다시 해봐!”
학생이 가만히 있자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내 말 안 들려? 다시 해보라고!”하셨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코치님의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는지 학생은 천천히 아까 했던 동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를 살짝 올렸다 내렸고 그때마다 손도 함께 올라갔다 내려갔죠.
한참동안 그 동작을 보시던 최진철 코치님은 여전히 화가 난 표정을 말씀하셨습니다.
“동작이 그게 아니잖아. 마지막에 큰 박수를 딱딱 쳐줘야한다고. 이렇게.”
그러시더니 큰 박수를 치시며 “알겠어? 이렇게!하시더라고요.
이번에도 웃음이 나왔지만 이대로 큰 소리로 웃었다간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이게 뭐냐며 야단을 맞을 것 같아 입을 가린 채 힘들게, 아주 힘들게 웃음을 참았답니다.
그날 경기가 끝나고 저와 선수들은 말했죠.
역시 최진철 코치님은 국가대표 출신이라 그런지 달라. 대인배야, 라고요.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은퇴 뒤에도 여전히 멋진 최진철 코치였습니다. ^^
그래서 처음 황선홍 밴드 CF가 나왔을 때, 헤드폰을 끼고 “오 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첫 번째 CF를 봤을 때만해도 평소 코치님 모습 그대로인 듯하여 제게는 큰 감흥이 오지 않은 그런 CF였습니다.
그런데 2탄이 곧 나왔어요. 발로 손을 두 번 올렸다 내린 뒤, 큰 박수를 치는 동작이 나오는 CF였는데요, 그 CF가 나온 뒤에 코치님과 단둘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코치님께서 “음치인 줄 알았는데 박치에다 몸치였다”며 CF를 찍던 당시의 고통을 몸소 재연하시더라고요. 처음에 그 동작을 배우는데 너무 어려웠다면서 계속해서 엉거주춤하는 자세로 배웠다고 하시는데, 그 모습이 절로 상상해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동작을 익힌 다음에는 CF촬영에 들어갔는데 반나절 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찍었다고 하네요. 찍고 난 코치님의 소감은...?
“팔이랑 다리가 아고고 너무 아파 죽는 줄 알았어.”
아무래도 다리를 들어 올리고 큰 박수를 반복해서 치는 동작이다 보니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컸죠. 축구를 할 때 쓰는 근육과는 다른 근육을 쓰다 보니 힘들었나봅니다.
그러나 코치님은 이내 씩 웃으면서 “그래도 축구만 하다 보니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재미있게 찍었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로부터 며칠 뒤 강원FC 선수단은 K-리그 심판 가이드라인 교육을 받았습니다. K-리그 경기 영상을 심판들과 같이 보고 파울과 반칙, 경고 및 퇴장에 대한 심판들의 지침과 선수들이 지켜야할 룰에 대해 배웠는데, 교육이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있었죠.
한데 선수들은 저녁 늦게까지 심판 교육을 받은 터라 꽤나 피곤했어요. 빨리 숙소로 돌아가 쉬고 싶은데 코치님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끝났겠지, 하는데 최진철 코치님이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질문도 길었는데요, 마침 그때 앞자리에 앉아있던 어린 선수가 앉은 자리에서 다리와 손을 올렸다 내렸다하면서 CF 속 최진철 코치님을 흉내내더라고요. 그때 와, 하며 선수들이 웃었는데 코치님은 왜 선수들이 웃는지 그 이유를 아마도 몰랐을 겁니다. 물론 저도 웃음을 참지 못한 1인이었죠. ^^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사건이 터졌습니다.
프로축구 2군리그인 R리그 경기가 열린 강릉축구공원. 오후 3시에 열리는 경기라 꽤나 더웠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 나와 준비를 한 터라 더위에 지쳤고, 짜증도 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볼보이 자원봉사를 하게 된 한 학생이 최진철 코치님이 지나가자 CF속 춤 동작을 흉내내더라고요. 경기가 나가기 위해 웜업을 하는 시간은 다소 진지한 시간인데, 그 모습을 보고 선수들이 순간 웃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최진철 코치님이 “학생, 이리와 봐!”하며 버럭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순간 큭큭 웃던 선수들의 얼굴에선 긴장이 감돌았고, 문제의 그 학생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 자리에 얼음처럼 서있었습니다.
“이리와 보라는 소리 안 들려!”
최진철 코치님이 다시 고함을 치셨습니다.
그 학생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표정으로 코치님 앞에 쭈뼛쭈뼛 걸어갔죠.
“아까 한 거 뭐야? 엉? 내가 보는 앞에서 다시 해봐!”
학생이 가만히 있자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내 말 안 들려? 다시 해보라고!”하셨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코치님의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는지 학생은 천천히 아까 했던 동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를 살짝 올렸다 내렸고 그때마다 손도 함께 올라갔다 내려갔죠.
한참동안 그 동작을 보시던 최진철 코치님은 여전히 화가 난 표정을 말씀하셨습니다.
“동작이 그게 아니잖아. 마지막에 큰 박수를 딱딱 쳐줘야한다고. 이렇게.”
그러시더니 큰 박수를 치시며 “알겠어? 이렇게!하시더라고요.
이번에도 웃음이 나왔지만 이대로 큰 소리로 웃었다간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이게 뭐냐며 야단을 맞을 것 같아 입을 가린 채 힘들게, 아주 힘들게 웃음을 참았답니다.
그날 경기가 끝나고 저와 선수들은 말했죠.
역시 최진철 코치님은 국가대표 출신이라 그런지 달라. 대인배야, 라고요.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은퇴 뒤에도 여전히 멋진 최진철 코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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