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알고 계시나요? 현재 태백 정선 영월 등 강원 남부 지역 주민들이 극심한 식수난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가뭄 때문이라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부터는 하루 3시간 제한 급수를 실시하는 바람에 생활용수는 물론 먹을 물까지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하네요. 관련해 어제 기상청은 “1973년 관측 이례 최저 강수량”이라며 “오는 5월까지 강원도 내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강원 남부 지역 주민들을 위해 현재 각계각층에서 구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점심을 먹기 위해 멀리 나갔다가 강원도청 앞에 줄지어 선 트럭들을 발견했습니다. 태백 정선 지역으로 보낼 식수들이 실려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날 밤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을용 선수가 부친을 통해 가뭄난에 시달리고 있는 태백시에 성금을 전달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시즌을 앞둔 마지막 훈련, 그것도 쿤밍이라는 고지대에서 계속되는 극기 동계훈련인지라 자신의 몸상태만 신경쓰기에도 바쁘고 부족한 시간이건만 이 마음 착한 이을용 선수는 멀리 쿤밍에서 사랑의 손길을 보내왔네요.

이 이야기를 안 전할 수가 없겠죠. 실례를 무릅쓰고 쿤밍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좋은 일은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하지 않겠냐고 하자 이을용 선수는 어쩔 줄 몰라하며, 또 무척이나 구수한 사투리로 “에이,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었는데...”라더군요. “작은 정성이지만 가뭄에 지친 도민들의 마음을 적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요.

이을용 선수는 “얼마 전 강원도민들이 가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뉴스를 보게 됐어요. 그때만 해도 가뭄이 이토록 심각할 줄은 몰랐어요. 한데 쿤밍에서 인터넷으로 뉴스를 체크하던 중 가뭄이 더욱 심해져, 특히 고향 태백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어요. 태백 출신으로서 돕지 않을 수 없었죠”라며 운을 뗐습니다.

이을용 선수는 “쿤밍서 전진훈련 중이라 아버님을 통해 전했습니다. 직접 전달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네요”라며 덧붙이더군요. “작은 정성이지만 고향 주민들에게는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던 그의 말을 들으며 후배 선수들에게 참으로 귀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화를 끊기 전 이을용 선수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잊어서는 안됩니다”며 “올 시즌부터 고향인 강원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는데, 제 플레이가 강원도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습니다”는 바람 또한 함께 전했습니다.

짧은 통화였지만 이을용 선수의 따뜻한 마음씨에 반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모쪼록 그의 소망대로 하루 빨리 강원 남부 지역의 가뭄이 해갈되길 두손 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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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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