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타워호텔에서 하이트만 국제심판강사와 함께하는 ‘K-리그 심판 판정 강습회’ 를 열었다. 시작에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원동 사무총장은 “심판 역시 경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라며 “심판 판정에 대한 이해를 높여 리그 수준을 올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고 이번 강습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강의를 맡은 하이트만(63세) 씨는 1961년 처음 심판 자격증을 딴 이후 46년 째 심판 현장에서 활동하는 살아있는 전설로서, 현재는 ▲국제축구연맹(FIFA)심판 강사 ▲북독일축구연맹 심판위원회 회장 ▲유럽축구연맹 1급심판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74년부터 1990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1급 심판으로 뛰었으며 한때 중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이번 강습회와 관련해 “심판 발전을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노력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 며 “K-리그와 좋은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고 소감을 밝혔다.
심판의 자질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자 하이트만 씨는 우선 심판이 갖춰야할 자질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강조한 자질은 다음과 같다. ▲인간애가 있어야 한다 ▲경기장에서는 용기와 결단력을 갖춰야한다 ▲스스로 모범이 돼야한다.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과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알아야한다. ▲경기 중 일어나는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줄 알아야한다 ▲구단, 선수, 코칭스텝의 상황에 대해 알아야한다. ▲의사소통 방법을 알아야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한다 ▲진실해야한다 ▲주심, 부심, 대기심 사이에 신뢰와 대화가 있어야한다.
Elbowing(팔꿈치 가격)
여러 반칙상황에 대한 판정 중 우선 팔꿈치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시작했다. 하이트만 씨는 팔꿈치 가격의 경우 “카드를 줄 수 있는 것” 이 아니라 “무조건 카드를 줘야한다” 고 설명했다. 이때 “경고와 퇴장의 경계선은 선수의 몸짓이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가에 달렸다” 며 “일련의 움직임 속에서 일어난 장면인지 일부러 위협을 가하는 행동인지 빨리 파악한 뒤 판정을 내려야한다” 고 했다.
Serious foul play(무모한 태클)
아울러 심판은 "언제나 선수의 안전에 신경써야한다” 며 “공이 아닌 상대의 신체에 발을 대는(또는 드는) 보복성 태클은 무조건 퇴장” 고 말했다. 그는 “심판이 이런 상황에서 선수를 퇴장시키지 않는 것은 기본 규칙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 이라며 “이것은 판정에 있어 굉장히 큰 실수를 하는 것” 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Handball(핸드볼)
또한 하이트만 씨는 “K-리그 심판들은 핸드볼 상황에서 경고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며 “그러나 국제적으로는 의도한 것이 아닐 경우 경고를 주지 않는다” 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선수의 의도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 이라며 “손이 공 쪽으로 가는 경우와 공이 손 쪽으로 와서 맞는 경우를 생각해봐라” 고 설명했다. 즉 ‘일부러 팔을 뻗어 공에 손을 대는 경우’ 가 아니면 ‘카드를 주지 않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 라는 이야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의 동작에 숨긴 의도를 읽어내는 것” 이라며 “물론 이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이것이 바로 심판의 몫이자 능력” 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6 독일월드컵 조별예선 프랑스와 스위스와의 경기 장면을 보여주며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앙리(프랑스)의 슈팅이 뮐러(스위스)의 팔에 맞았지만 페널티킥을 주지 않은 판정은 맞았다” 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상황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일어났는지 밖에서 일어났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고 덧붙였다.
오프사이드(Off side)
오프사이드 판정은 이번 강습회에서 가장 많은 토론이 오갔던 것 중 하나였다. 하이트만 씨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다하더라도 직접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오프사이드 아니다” 며 “스위스와의 경기 당시 프라이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지 않았다” 고 엘리손도 주심의 손을 들어줬다. 참석자들이 강습 도중 미리 준비한 오프사이드 영상들을 반복해서 보여 달라고 요청하자 “심판들은 한번만 보고 판정을 내리니 이제 얼마나 힘든지 알겠냐” 며 “이번만 특별히 한 번 더 보여주는 것이다” 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렇게 하여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강습회는 약 4시간 가량 진행된 뒤 끝났다. 강습을 마치며 하이트만 씨는 “심판들이 쏟는 노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며 “이번 교육을 통해 심판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월이 흐르면서 선수들의 기량과 기술은 놀랄 만큼 발전했다” 며 “심판들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프로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 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