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헬레나의 꿈의 구장/강원도의 힘, 강원FC

K리그의 롯데자이언츠, 강원FC


강원FC의 첫 개막전이 열린 지난 일요일. 2만 2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좌석이 가득 찬 것으로 모자라 관중석 계단 사이로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강원도민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K리그의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특별히 서포터스가 나서 응원을 선동하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야유를 일제히 보내고, 와! 혹은 에이~ 같은 감탄사를 동시에 뱉는 팬들을 보며 세상에나, 얼마나 축구팀을 기다렸을까, 그동안 축구팀 없이 어떻게 이 세월을 버텼을까, 하는 생각이 90분 내내 들었다.

경기 중간 흥에 겨워 파도타기를 시작했는데, 파도가 4번을 돌았음에도 끊기지 않음에, 마치 A매치라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윤준하의 한골을 고이 지켜 개막전에서 첫승을 거두게 되자 울려퍼지는 함성은 마치 산시로나 캄프누에 온 듯한 울림으로 바꿔 나를 황홀경에 빠뜨리고 말았다. WBC에서 한국대표팀이 일본에 역전승을 거두며 진출했다는 소식이 도배되는 바람에 강원FC의 열광적인 인 팬들 이야기는 묻혔지만 그래도 K리그에 롯데자이언츠 못지 않은 열성적인 축구팬들로 가득찬 강원FC를 생각하면 그냥 웃음만 나올 뿐이다. 그 정도로 흐뭇하고 기분 좋아서 말이다. ^^


아직 경기 시작 30분 전에도 벌써부터 사람들로 가득 찬 강릉종합운동장. 저 점점이 박힌 형체가 모두 사람이랍니다.


선수들도 관중들을 바라보며 깜짝 놀랐었죠. "진짜 저 사람들이 다 우리 경기 보러 온거야?" 하면서 말이죠.
흥에 겨운 관중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멋진 파도타기를 보여줬답니다. 4바퀴를 쉬지 않고 돌더군요. ^^


한국인 아내를 둔 일본인 선수 마사히로의 데뷔전.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보고 신임이 참 두텁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준하의 첫골을 고이 지켜 1-0 승리를 거둔 강원FC 선수들. 가장 먼저 서포터스쪽으로 달려가더군요.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참 예뻤습니다.


서포터스들에게 인사드리는 강원FC 선수들. 들썩들썩 관중석이 춤을 춥니다. 보고 있던 제 어깨도 함께 들썩였습니다.

아름답게 빛난 시작만큼 그 끝 역시 환할 것이라는 믿음을 준 강원FC의 창단 첫 경기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