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2006년 11월이 생각납니다. 성남과의 결승 2차전. 당시 수원은 1차전 0-1 패배를 극복하지 못한 채 홈에서도 패하며 안방인 '빅버드'에서 성남의 우승 세레모니를 지켜봐야했습니다. 수원 선수들에게는 지금도 잊고 싶은, 꽤나 아픈 기억이죠. 그러나 절치부심했던 시간들 덕분이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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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의 선제골, 정조국의 PK 만회골에 이어 수원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옵니다. 키커는 수원의 주장 송종국 선수. 그러나 송종국 선수의 킥은 골키퍼 김호준 선수에 막히고 마네요. 그러나, 결자해지라고 송종국 선수는 튕겨 나온 볼을 향해 재차 슈팅을 시도했고 결국 역전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수원 선수들은 중원에서부터 확실하게 서울을 봉쇄했고 경기는 2-1 수원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2004년 이후 4년 만에 만난 우승컵 아래서 수원 선수들과 차범근 감독은 활짝 웃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죠. 다음은 결승 2차전이 끝나는 순간까지 관중석에 앉아 찍은 영상입니다.
경기 종료 후 수원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송종국 선수는 중원에서 키맨으로서 제 역할 이상을 해줬죠. 조원희 선수의 투지가 빛났던 것은 중원에서 볼 배급을 원활히 해줬던 송종국 선수의 존재 덕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물론 조원희 선수 역시 기성용 선수와의 1대 1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비단 기성용 선수 뿐 아니라 서울의 패스를 바로 바로 커트하는 등 1차 저지선으로서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에두 선수는 또 어떻고요. 서울의 데얀 선수가 마토-곽희주 두 센터백에 연방 밀리며 아무런 힘도 보여주지 못할 때, 에두 선수는 측면에서 중앙을 향해 폭넓게 움직이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것이 에두 선수과 데얀 선수의 차이였죠.
노장 김대의 선수는 효과적으로 공격 시발점이었던 이청용 선수를 막아냈고 홍순학 선수 역시 1차전에서의 부진을 거울삼아 횡으로 활발히 움직이던 아디 선수의 오버래핑을 막는데 주력했습니다. 마토-곽희주 콤비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겠죠. K리그 최고의 수비수들이라는 걸요. 저는 풀백으로 나섰던 이정수 선수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부상 때문에 근 몇달을 결장했던 그는 사실 정규리그 말미에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몸이 돼있었답니다. 그러나 혹시 또다시 부상이 재발해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할 일이 발생할까봐 벤치를 지켰고 결국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복귀하며 모두를 깜짝 놀래켰죠. 최성환 선수가 이정수 선수의 공백을 잘 메웠다고 생각하나 그래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측면에서 돌아들어가며 공격을 노리던 서울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마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이정수 선수가 세우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과 실력이 더해져 수원은 결국 2008 K리그 우승팀의 영광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이 모든 공을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에게 돌리던 선수들의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09년 아시아의 챔피언 수원삼성을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1년 동안 2008시즌만 생각하며 뛰었던 K리그 모든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그동안 멋진 경기를 보여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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