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헬레나의 꿈의 구장/함께해요 K-리그

현장에서 본 K리그 챔프전, 뜨겁고 흥미로웠다

챔피언결정전은 늘 빅매치일 수밖에 없겠지만 근래 들어 이보다 더 큰 빅매치는 없을 듯 합니다. 12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FC서울과 수원삼성과의 경기가 바로 그랬죠.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최다 관중인 3만9011명이 몰렸으니 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방증이겠죠.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잔뜩 몰려들어 푸드코드에서 식사하는 데만 40분의 시간이 걸렸답니다.

 

경기 초반만 해도 상대적으로 빅매치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이 수원에 다소 밀리는 듯한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골이 모든 것을 말하죠. 전반 21분 기성용 선수가 왼쪽 코너킥 라인에서 찬 공을 아디가 솟구쳐 골대 오른쪽을 향해 밀어 넣었습니다. 수원 수비수들과 이운재 선수 모두 손 놓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손써볼 틈도 없이 선제골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승기는 서울이 잡은 듯 했죠. 중앙에선 조원희 선수가 전방에선 에두가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중원에서 패스미스가 계속 됐고 볼배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에두-신영록 투톱이 할 수 있는 건 없었죠. 에두는 계속해서 움직이며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듯 했지만 신영록 선수는 안타깝게도 의욕만 앞서는 듯 하더군요.

한골을 헌납한 뒤 수원은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고 전반 내내 수원의 플랫4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해 오랜만에 출전한 이정수 선수는 다행히 시간이 지날 수록 안정된 수비력을 펼치더군요. 옆에 있던 전남 송정현 선수는 이정수 선수를 가리키며 후반전에는 더욱 나아진 움직임을 선보일 것이라 평하더군요.

후반 들어 서울은 데얀을 뺀 뒤 이을용 선수를 투입하며 4-4-2에서 4-5-1로 전형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수원은 배기종, 이관우, 최성현을 차례로 투입시키며 적극적으로 ‘공격 앞으로’을 외쳤죠. 그 덕분이었을까요. 후반 34분 마토의 헤딩슛을 서울 김호준 골키퍼가 쳐냅니다. 그리고 튀어 나온 공을 곽희주가 재차 넣어 극적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리하여 1-1 무승부로 챔피언결정전 1차전 혈투는 끝이 났죠.

경기 종료 후 양팀 감독과 양팀 수훈선수인 곽희주 선수와 기성용 선수의 공식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이날 기성용 선수가 제일 마지막에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요, 많이 힘들었는지 벽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앉아 있더군요. 옆에 있던 구단 프론트는 열심히 부채질을 해주고 있었고요. 남은 마지막 힘을 쏟아내며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니 기운이 없을 수 밖에요. 괜히 안쓰럽더군요. 그런데 그 와중에 차범근 감독은 “이청용은 전반 잠깐 반짝했지만 기성용은 나중에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죠.

잠시 후 기성용 선수에게 차범근 감독의 혹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담담히 오늘 몸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더군요. 하나 속은 꽤나 쓰렸을 듯합니다. 후반 89분  자신이 시도했던 중거리슛이 그대로 결승골로 연결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자, 이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는 일요일 2차전에서 우승 트로피의 향방이 갈리게 되는군요. 어느 팀이 마지막 순간 웃을지 무척 궁금하고 또 기대가 큽니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오늘 현장에서 건진 따끈따끈한 영상, 편집해서 올려드립니다. ^^






경기장에 3시간 동안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리털 파카와 목도리, 장갑을 챙겨가지고 왔지요.

기자들에게는 치킨과 라면이 제공됐답니다.

그런데 기자들에게 나눠준게 또 하나 더 있었어요. 뭘까요?

바로 바로 소녀시대 포스터! 이걸 왜 나눠줬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ㅋ 후배는 완전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ㅋ

K리그 우승컵입니다. 작년부터 이 모델을 사용하죠. K리그 엠블럼을 상징해서 만든 우승컵입니다.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관중이 참 많이 왔어요.

건너편에도 관중이 정말 많더라고요.

줌 기능을 이용해서 찍어보니... 역시 많군요.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도 많았어요. 정신없이 깃발 흔들며 응원 중입니다.

중무장한 꼬마도 보였어요. 어찌나 FC서울을 열심히 응원하던지요.

이렇게 아들과 같이 온 어머니도 보였습니다. 유니폼을 나란히 입고 응원하는 모자의 모습이란. ^^ 저도 부럽더군요.

FC서울 구단에서 팬들에게 빳빳한 종이를 나눠줬는데 이렇게 접으면 부채가 되더군요. 잡고 흔들면 소리가 났어요. 아이디어 굿~

나눠준 종이를 펴면 요렇습니다.

출전선수 명단. 정규리그와 컵대회 멤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이었죠.

FC서울에서 깃발섹션을 펼쳐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종이가 아니고 깃발임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수원 그랑블루는 역시나 언제나처럼 멋진 카드섹션을. ^^

그랑블루가 '패륜송'을 부르자 '메롱'이라 적힌 판넬을 들더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