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원정 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강원은 17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치러진 경남FC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한골씩 주고 받은 끝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강원은 창단 후 지금까지 경남과의 4차례 맞대결을 펼쳤지만 모두 패하며 4전 4패를 기록했었다. 다섯번째 맞대결인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강원 선수들의 승리 의지는 그 어느 때 보다 강했다. 경남전 첫승을 향한 강원 선수단의 의지는 경기 초반 그대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원정팀 강원은 경기 초반 부터 홈팀 경남을 거세게 몰아 붙였다. 윤빛가람을 앞세운 경남 미드필드진이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자 강원은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빠르게 전방으로 연결하는 공격패턴을 앞세웠다.

강원의 경남 맞춤 공격 패턴은 전반 7분만에 효과를 나타냈다. 수비진영에서 한번에 전방으로 연결된 공을 서동현이 경남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받아 그대로 김영후에게 연결했다. 패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김영후는 반대편을 향해 패스를 시도했지만 경남 수비 발에 맞으며 뒤로 흘렀다. 이를 놓치지 않고 서동현이 달려들며 침착한 왼발 슛으로 연결했고 그대로 경남의 골망을 출렁였다.


1-0 리드를 잡은 강원은 무리한 공격을 펼치기 보다는 경남 미드필더진들의 매서운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후 김영후, 서동현, 이창훈, 정경호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 작전을 펼쳤다. 홈팀 경남은 용병 공격수 루시오를 앞세워 강원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라피치의 벽에 막히며 쉽사리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크로아티아 출신 용병 수비수인 라피치는 90분 내내 루시오를 완벽하게 봉쇄하며 경남 공격의 한 축을 붕괴시켰다.

라피치를 앞세운 안정적인 수비로 전반을 1-0으로 앞선 체 마무리한 강원은 후반 들어서도 계속되는 경남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경남전 첫 승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러나 쉽사리 열릴 것 같지 않던 강원의 골문이 후반 15분 서상민에 의해 열리고 말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용래가 올린 크로스를 루시오가 강원 골문 정면에서 옆으로 흘려주자 서상민이 골문 왼쪽에서 오른발로 차 넣으며 1-1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동점골을 허용한 강원은 후반 18분 백종환과 이창훈을 빼고 부상에서 복귀한 이을용과 오원종을 투입하며 미드필드와 공격진에 변화를 주며 결승골을 노리는 선수 교체를 시도했다.

교체 2분 뒤인 후반 20분 강원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역습 상황에서 정경호와 서동현이 경남 수비수 1명을 앞에두고 골문을 향해 달려갔다. 정경호는 수비수의 시선을 끈 후 자유로운 서동현에게 패스하며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냈고, 서동현은 공을 받은 후 한 차례 접은 후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각도를 좁히기 위해 달려나온 김병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강원은 이후 미드필드진을 앞세운 경남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빠른 역습을 통해 경남 골문을 두드렸지만 경기는 아쉽게도 추가 득점 없이 1-1 무승부로 끝났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강원FC가 창단 후 경남FC전 첫 승 도전에 나선다. 강원은 오는 17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을 상대로 쏘나타 K리그 2010 26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강원은 지난해 창단 후 강원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면 4전 4패를 기록중이다. 이에 최순호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러진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작은 목표 중 한가지로 경남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최순호 감독과 강원 선수단은 올 시즌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목표 달성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두 차례 모두 1-2로 아쉽게 패하며 경남전 첫 승 달성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경남이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리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된 후 시즌 초창기의 막강한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특히 최근 제주, 서울과의 경기에서 연속 2-3 역전패를 당하는 등 침체된 분위기다.

올 시즌 경남과의 마지막 맞대결.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경남전 첫 승 달성이라는 목표는 내년으로 미뤄야만 하기에 강원 선수단은 그 어느 때 보다 강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영후, 너 자신을 넘어서라
강원FC의 대표 스트라이커 김영후가 자신 스스로를 넘어서기 위해 경남의 골문을 정조준한다. 김영후는 지난해 K리그 신인으로서 30경기에 나서 13골을 기록하며 당당히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영후는 지난해 기록한 13골 보다 많은 골을 터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시즌 초반 득점포가 침묵하며 자칫 2년차 징크스에 빠지지 않나 주위의 우려를 샀지만 김영후는 3월 28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K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골 침묵을 해소했다. 이후 지난해 못지 않은 골 감각을 자랑하던 김영후는 지난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45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며 시즌 13호 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13골과 동률이다. 한골만 더 기록하게 되면 자신이 지난해 기록한 K리그 골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김영후는 경남전을 앞두고 지난해 기록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며 골 욕심을 내기 보다는 팀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김영후는 4도움을 기록하며 팀내 도움순위 1위를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는 8도움이나 기록하기도 했었다. 골만 넣는 스트라이커가 아닌 동료들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만능형 스트라이커다.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 팀 승리를 위해 김영후는 경남 골문을 출렁여야 한다. 김영후의 골과 멋진 도움을 통해 강원이 창단 후 첫 경남전 승리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해본다.

돌아온 이을용
강원FC의 맏형 이을용이 돌아온다. 강원 미드필드진의 핵심 플레이어인 이을용은 발바닥 부상 등으로 지난 9월 10일 전북 현대와의 원정 경기 이후로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약 한달여동안 재활에 힘써 온 이을용은 오는 경남과의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다수 K리그 1~2년차의 새내기들로 구성된 강원에 있어 백전노장 이을용의 존재는 단순한 미드필더 1명 그 이상이다.

올 시즌 강원의 주력 미드필드 조합은 이을용과 권순형 카드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10일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이을용-권순형 조합은 전북과의 중원 싸움에서 완벽히 승리하며 팀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이을용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드필드에서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하는 역할은 물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정확하고 빠른 패스플레이로 강원의 정교한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이을용 한명의 가세로 강원은 수비진의 안정감과 공격진의 정교함이라는 두 가지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어린 선수들이 의외의 상황에 당황할 시 이을용은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동료들을 다독이며 그라운드위의 작은 사령탑 역할도 소화한다.

한달여만에 돌아온 이을용. 팀의 맏형으로서 강원의 경남전 첫 승 도전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초등학교 시절, 신동엽이 나왔던 프로가 기억납니다. 제목은 이제 잊혀졌지만 신동엽이 작곡가와 출연해 주인공을 위한 곡을 만들어주는 프로였는데요, 한번은 김병지 선수가 출연을 한적이 있었죠. 꽁지머리 김병지~ 하면서 다소 촐싹스럽게 노래부르던 신동엽이 생각납니다. 지금 부인되시는 분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그 프로에 출연했던 거였는데요, 지나가던 시민들이 김병지 선수 부인에게 장미꽃을 한송이, 두송이 씩 주던 그 장면은 이제 15년도 더 지났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김병지 선수와 관련된 최초의 기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뒤 기억하는 건 1998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의 0-5 대패 속에서도 빛났던 선방입니다. 그리고 2002월드컵을 앞두고 무리한 드리블로 국가대표 제1골키퍼에서 2순위로 추락했지만 그래도 4강 신화를 이뤄낸 빛났던 태극전사로서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2006년 겨울 FC서울 입단발표 하루 전에 FC서울 구리 훈련장에서 만났던 날이에요. 그날 김승용 선수와의 인터뷰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는데 제가 앉아있던 방에 들어왔죠. 혼자 커피를 마시기가 미안했던지 제게도 커피를 권했고 제가 직접 타먹는다고 했음에도 끝까지 자신이 타주겠다며 곱게 스푼까지 저은 뒤 커피를 건네주더군요.

어린시절 제게는 태극전사는 ‘내게 너무 먼 당신들’이었고 김병지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골키퍼 스타였고, 그래서 그런 선수가 제게 커피를 손수 타서 준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집에 가서 부모님께 자랑해야겠다, 는 다소 유치한 생각도 했고요. ^^

FC서울에서 다시 한번 축구인생의 꽃을 피우는 듯 했지만 2008년 뒤늦은 태극마크 감격 속에서도 결국 부상으로 낙마, 눈물을 삼켜야만 했고 FC서울에서도 설 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아직은 더 뛸 수 있다며 K-리그 500경기 출장을 목표로 삼았던 김병지였지만 그를 불러주는 팀은 없었고 타의에 의해 은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염려 속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랬던 김병지를 알아보고 손을 내민 사람이 바로 지금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광래 감독입니다. 당시에는 경남FC를 맡고 있었죠. 경남에서 김병지는 주전 골키퍼로서 활약하게 됐고, 제3의 전성기 쯤으로 봐도 좋을 것 같네요.

지난해 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며 대업을 이뤘지만 여전히 경남의 주전으로 뛰고 있는 한 매 경기가 신기록의 연속일 것입니다. 526경기 출장 중이니까요. 500경기 출장기록을 기념하며 유니폼 배번을 500으로 했던 게 얼마 전인데 벌써 500경기를 훌쩍 넘었네요.

그만큼 뛰어나게, 혹은 독하게 자기관리를 했다는 증거겠지요.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될 선수가 분명합니다. K-리그 역사와 함께하는 산증인이니까요.

그래서일까요. 김병지가 얼마 전 스포탈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참으로 멋진 말을 했습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경남이 1위를 달릴 줄 알았냐고. 그런데 그건 지극히 편견이다. 관계자들도 언론들도 편견을 가지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뉴욕 양키스만 항상 우승하나? 아니다. 그런 게 스포츠다. 경남 FC는 지금 스포츠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조광래 감독이 경남의 사령탑으로 있을 당시 팀이 1위에 오른 뒤 가진 인터뷰였습니다.

김병지 선수는 예산이 적은 팀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며 지금 경남은 그러한 편견들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과거’가 이런 생각을 갖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대표와 명문구단에서 활약하다 부상과 세대교체로 자리를 내준 이후, 많은 사람들은 축구선수로서 이제 전성기는 끝났다고 생각했죠.

나이가 많은 축구선수는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하기 어렵다. 모두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김병지 선수는 아직 더 뛸 수 있는 체력과 실력과 경기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말이죠. 그러한 편견과 고독히 싸웠고 결국엔 승리하였습니다. 매 경기가 K-리그에선 신기록의 연속이니까요. 이쯤하면 신기록 제조기라고 봐도 되겠죠.

그러한 편견과 이미 한차례 맞서봤기 때문에 그는 경남의 1위 등극을 향한 놀라움을 편견이라고 일갈한 것입니다. 열심히 준비했다면 누구나 1위를 할 수 있다면서 지금 경남은 편견과 싸우고 있다고 말이죠.

뭐 여기까지는 고참 선수로서 이 정도는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죠. 김병지 선수가 갖고 있던 생각의 깊이는 다음 대목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지금 K-리그의 대세는 기업형 구단이 아닌 시도민구단이다. 최근 창단된 팀들과 앞으로 생겨나게 될 팀들이 모두 시도민구단이다. 기업형 구단 역시 법인화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일단 경남이 스폰서 유치 등에 용이할 것이고, 지역민에 대한 관심과 선수들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다. 이는 창단됐거나, 창단될 시도민구단에게도 마찬가지다.”

저는 이 대목에서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우승을 하면 보통의 선수들은 팀 인지도, 우승 보너스 등까지만 생각하고 그치거든요. 그런데 그걸 넘어 스폰서 유치까지 떠올리는 것을 보며 이 사람은 단순히 경기에 나서는 것만 생각한게 아니구나, 리그 전체의 판을 보며 K-리그 발전에 대해서도 늘 고민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척이나 놀랐고, 감탄했고, 그리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우승을 하게 된다면 구단의 가치는 올라가겠죠. 높아진 구단 인지도와 가치 덕분에 스폰서 유치는 분명 전보다 쉬울 것입니다. 사실 다들 아시겠지만 시도민구단은 늘 스폰서 유치에 끙끙앓이입니다. 모기업이라도 있다면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말이죠. 구단에서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70억~80억은 기본적으로 쓰게 됩니다. 인건비와 경기운영비, 선수단전지훈련비 등이 쌓이면 허리띠를 졸라매도 그만큼은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선수의 입장에서 구단의 내년예산까지 생각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당장 자신의 경기력과 팀 성적에만 신경쓰기에도 버겁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전체의 큰 판을 아우르는 김병지 선수의 시각에 존경스럽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겠더군요.

김병지 선수가 언제 은퇴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는 언제나 모두가 규정지었던 한계를 뛰어넘었던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은퇴 후 김병지 선수가 보통의 은퇴 선수들처럼 지도자의 길을 걷는 대신 축구행정가로서 제 2의 인생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드네요.

K-리그는 아직도 더 많이 성장해야합니다. 이런 식견을 가진 김병지 선수라면 K-리그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훌륭한 축구행정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정과 망치로도 도통 깰 수 없는 얼음장을 보는 듯하다. 전 세계를 엄습한 경제 한파가 K리그에도 닥쳤다. 이적시장 문이 열린지 여러 날이 흘렀으나 현재 K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굳을 데로 굳어버린 얼음장 밑으로도 강물은 쉼 없이 흐르는 법. ‘큰 손’의 움직임은 확실히 줄어들었으나 와중에도 이적 소식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이번 겨울 ‘난 자’와 ‘든 자’의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감의 특성상 모든 기준이 ‘1월15일까지’라는 점을 미리 밝히겠다. 따라서 이 시간에도 시나브로 진행 중일 겨울 이적시장의 중간동향 정리 정도로 보면 무난할 듯싶다.


여느 때보다 조용한
2009시즌을 대비한 K리그 이적시장은 지난해 12월24일 프로축구연맹이 자유계약(FA) 자격 취득선수 140명의 명단을 발표함과 동시에 실질적인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보통 각 구단들의 동계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월 중순 쯤이면 이적시장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조용한 발걸음만 보일 뿐이다.

일단 K리그에서 대표적으로 알아주는 ‘큰 손’들이 이렇다 할 영입 없이 동면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겠다. 지난 시즌 챔피언 수원과 준우승팀 서울이 대표적인 예다. 경제 한파로 구단 예산이 줄어든 수원은 아직까진 ‘고요한 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수원은 마토(오미야)를 시작으로 이정수(교토) 박주성(센다이) 안효연(전남) 안영학(재계약포기) 등 주전 및 준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여기에 재계약을 천명했던 신영록, 조원희 등도 FA자격을 획득을 무기로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1군 선수들의 무더기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를 잠자코 보고만 있을 수원이 아니다. 물론 4년 만에 우승컵을 든 차범근 감독 마저 자신의 연봉을 자진 삭감했을 정도로 구단의 씀씀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에 대어급 선수들의 영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주전급 선수들을 활용한 트레이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 AFC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챔스와 K리그 제패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욕심 많은 수원이다. 따라서 이적시장 문이 닫히기 전까지는 성급히 결론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이 조용한 이유는 다소 다르다. 최원권을 광주로, 이을용을 강원으로 각각 떠나보냈지만 부상과 군 입대 등을 이유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선수들이 상당수 복귀하며 선수보강이 충분히 이뤄진 까닭이다. 심우연, 고명진, 이종민 등 부상으로 지난 시즌 많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선수들이 회복했고 김승용, 한태유, 여효진, 박동석 등 입대 전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상무에서 전역하며 팀에 합류했다. 여기에 이청용, 기성용 등 꾸준히 성장 중인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 지금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침묵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고요속의 분주함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가운데도 판을 벌인 팀들도 있다. 감독 교체 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성남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명실 공히 팀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신태용을 새 감독으로 앉힌 성남은 대대적인 방출과 영입 과정을 통해 개편작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브라질 듀오 두두와 모따의 방출을 확정지었고 김상식, 김영철, 박진섭 등 베테랑들과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이동국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동국, 김상식을 내주는 조건으로 전북으로부터 문대성과 홍진섭을, 인천으로 손대호를 보내는 대신 라돈치치를, 마지막으로 제니트로부터 이호를 영입해 세대교체와 누수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최근 2년 간 선수단에 역동적인 변화를 줬던 전북은 올 시즌에도 이적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공격의 재구성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재진(감바 오사카) 정경호(강원) 홍진섭, 문대성(이상 성남)을 떠나보낸 전북은 이동국(前성남)을 영입한데 이어 에닝요(대구)에도 손을 잡으며 공격진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하고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K리그에 뛰어드는 강원FC 역시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미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23명의 선수들을 영입한 강원은 이을용(前서울) 정경호(前전북) 등 연고지역 출신의 스타 선수들은 물론 문주원(前대구) 김진일(前부산교통공사) 오하시 마사히로(前가와사키 프론탈레) 등 주전급으로 활용 가능한 선수들까지 팀에 합류시키며 다가오는 첫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그간 골키퍼 포지션이 다소 취약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던 경남과 대구는 각각 김병지(前서울)와 조준호(前제주)를,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렸던 전남은 정윤성(前경남) 안효연(前수원)을 영입하며 부족한 2%를 채웠다. 부산 역시 팀의 ‘아이콘’ 안정환의 이적에 대비해 공격수 보강에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 양동현(前울산)과 호물로(前제주) 영입에 성공했다. 인천 역시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라돈치치(現성남)와 방승환(現제주)을 떠나보냈지만 국가대표 출신의 미드필더 손대호(前성남)와 호주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제이드 노스(現뉴캐슬 제트)를 영입하여 중원과 수비라인 강화를 꾀했다.

아시아 쿼터제 후폭풍
이번 이적시장 최고 키워드는 단연 ‘아시아쿼터제’다. 기존 용병 한도 3명에 AFC 회원국 선수를 별도로 1명 더 둘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가 적용되는 원년인 만큼 아시아쿼터제 승차권을 이용한 선수들이 꽤나 많았다. 특히나 K리거들의 J리그 대이동이 현실로 나타난 겨울 이적시장이었다. 박동혁, 조재진(이상 감바 오사카) 이정수(교토) 박원재(오미야) 박주성(센다이) 조성환(삿포로) 등이 일본행을 택했다. 비단 K리거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U-20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U리그에서의 활약으로 대학 유망주로 손꼽히던 정정현(쇼난 벨마레) 포르투갈리그에서 뛰었던 김병석(야마가타)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의 유효진(요코하마FC) 등 많은 선수들이 대한해협을 건넜다. 특히 주목할 것은 1·2부에 상관없이 일본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J2리그는 유망주들의 진출 무대쯤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이적시장에선 박주성과 조성환처럼 K리그에서 준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의 진출 또한 이뤄졌다는 특징을 보였다.

물론 K리그 내에서도 아시아쿼터제 시행으로 인한 ‘진출’ 못지않게 이를 대비한 ‘영입’도 활발히 전개됐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팀이 바로 인천이다. 인천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호주 대표로 활약했던 수비수 제이드 노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27세인 노스는 1998년 데뷔 이후 10년 간 호주 A리그에서만 202경기에 출장했던 잔뼈 굵은 선수다. 노스의 합류는 세대교체 이후 젊어졌지만 경험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던 인천의 수비라인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FC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들 가운데서는 수원이 가장 빨리 움직였다. 이정수, 마토 등 주축 수비수들의 이탈에 대비해 ‘중국의 홍명보’로 통하는 리 웨이펑을 영입한 것이다. 차범근 감독이 선전 핑안에서 지휘봉을 잡던 시절 선수와 감독으로 만난 인연이 이적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은 애들레이드에서 베테랑 수비수 사사 오그네노프스키를 데려와 김상식과 김영철의 공백을 메웠으며 신생팀 강원 역시 가와사키의 주전 미드필더 오하시 마사히로를 영입, 스쿼드에 노련함을 가미했다.


이들의 합류는 그간 브라질 선수들이 대세를 이루던 K리그 외인 선수 판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올 시즌 새롭게 팀 내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름 앞에 놓이던 ‘만년 유망주’ ‘벤치멤버’ 혹은 ‘No.2’라는 수식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간 주전 경쟁에서 밀려 ‘2인자의 그늘’ 아래 뛰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쏟은 땀은 결국 배반하지 아니했고 올 시즌 저마다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 내 ‘옥석’으로 거듭났다. K리그도 어느덧 끝을 향해 다다른 지금, 지난해까지는 마냥 평범한 ‘돌’로만 여겼던 이들 중 비로소 ‘옥돌’로 인정받은 선수들이 여럿 눈에 보인다. 노력으로 갈고 닦아 스스로 빛을 내는 이들로는 과연 누가 있을까.

새로운 공격 선봉대
2008시즌 수원의 ‘독주 체제’를 예견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일단,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로 지난 시즌 고비를 넘지 못했다는 내부적 평가 속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시즌에 임했다.

올 초 수원은 안정환 박성배 나드손을 보냈지만 그 빈자리를 메울 대체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 2007K리그 신인왕 하태균의 복귀 시기는 자꾸만 늦어졌다.

차범근 감독이 에두의 새로운 투톱 파트너를 찾는 노력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이때 두 젊은 공격수 서동현과 신영록에게 시선을 보낸 이는 거의 없었다.



수원FW 신영록

특히 지난해 3경기 출장에 그친 신영록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신영록은 현재(6월20일 기준) 13경기 출장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2003년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최다 관중(44,239명)이 몰린 4월13일 서울전에서는 홀로 2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년간 31경기에 출장했지만 선발 출전은 단 ‘2경기’에 불과했던 신영록으로서는 벤치 설움을 한 번에 날린 순간이었다.

수원FW 서동현

물론 반짝이기로는 서동현 역시 부족함이 없었다. 시즌 초반 서동현에게 주어진 역할은 후반 반전용 ‘조커’. 그런데 벌써 9골이나 터뜨리며 에두(10골)에 이어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다. 덕분에 벤치의 신임을 두둑히 얻었는데 12경기 중 7경기 교체 출전, 4골에 그쳤던 지난 시즌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서동현과 신영록, 두 젊은 주포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은 올 시즌 리그 1위에 오를 뿐 아니라 무패행진(13승2무) 기록 또한 이어나가고 있다.

경남FW 김동찬

경남에서는 중고신인 김동찬의 ‘조용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김동찬은 2006년 경남 창단 멤버로 팀에 합류했지만 그간 주로 2군 경기에만 나섰다. 그러나 올 시즌 신임 조광래 감독 눈에 띄며 1군으로 승격했고 4월26일 서울전에서 인디오 대신 교체출장하며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찬스도 놓치지 않았다. 김동찬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대전전(5월4일)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2-1 역전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를 시작으로 이후 5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경기에 나서며 조광래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젊은 공격수들 중 김동찬이 특히 잘해주고 있다”며 기여도를 높이 평가했다. 실질적으로 최전방 뿐 아니라 측면 공격수 및 공격형MF로도 활용이 가능해 최근 경남이 원톱에서 스리톱을 오가며 다양한 공격 옵션을 실험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확하고 강한 오른발 프리킥을 지닌 덕분에 전담 프리키커로 활약, 올 시즌 프리킥으로만 2골을 성공시키며 뽀뽀의 공백을 무난히 메우고 있다는 평이다.

그 이름, ‘믿을필더’

포항MF 황진성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미드필더 자원들 중 가장 도드라진 활약을 드러낸 이는 두말없이 포항의 황진성이다. 시즌 초 포항은 따바레즈의 이적 후 생긴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해 난항을 겪어야만 했다. 이적생 김재성에게 중원을 맡겼지만 만족스럽지 못했고 적재적소로 찔러주는 패스와 골과 다름없는 프리킥으로 ‘공격의 절반’으로 불리던 따바레즈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만 느껴졌다. 중원에서 볼을 배급하던 핵심이 사라졌으니 공격수들이 골 가뭄에 허덕인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이때 등장한 해결사가 바로 황진성이다.

황진성의 진가는 AFC챔피언스리그 장춘 야타이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황진성은 코뼈 부상으로 안면 보호대를 쓴 채 출장, 시야각이 좁고 호흡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최전방에 포진한 데닐손과 남궁도에게 시종일관 순도 높은 패스를 배급했다. 이날 포항이 얻은 2골 모두 황진성의 발끝에서 시작했다는(1골1도움)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겠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황진성의 등장과 포항의 상승세가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이다.

황진성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 3월과 4월 초반 포항이 세운 기록은 1승2무2패. 그러나 황진성이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4월19일 대구전 이후 그와 함께한 5경기에서 5연승 행진을 이어 나갔고 결국 수원(10승1무/승점31)과 성남(6승4무/승점22)에 이어 3위(6승2무3패/승점20)로 뛰어 올랐다.

황진성의 지원에 힘입어 포항 공격수들의 창끝은 더욱 예리해질 수 있었고 특히 3월과 4월 단 ‘1골’에 그쳤던 데닐손은 5월11일 광주전과 5월17일 경남전에서 2경기 연속 2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득점랭킹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근성’과 ‘세대교체’로 빛을 보다

포항DF 김광석

포항의 중원에서 황진성이 빛났다면 후방에서는 김광석이 돋보였다. ‘늦깎이’ 김광석에게는 남모를 아픔이 있다. 2003년 포항 입단한 첫해, 9경기에 출장하며 도약을 꿈꿨지만 이듬해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며 ‘눈물의 상무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곧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고 김광석은 광주에서 2시즌(2005시즌 10경기/2006시즌 14경기)을 보내며 실전감각을 쌓을 수 있었다. 2007년 포항 복귀 후에는 주로 교체멤버로 경기에 투입됐지만 올 시즌 김성근이 전북으로 이적한 이후부턴 ‘붙박이’로 거듭났다. 게다 앞으로 김광석이 맡을 책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성환이 5월24일 수원전에서 보여준 ‘과도한 항의’와 ‘경기장 무단이탈’로 6경기 출장징계를 받았고 황재원은 여전히 개인신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온전히 리그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인천DF 김영빈

반면 세대교체로 빛을 본 수비수들도 있다. 인천의 김영빈과 전북의 임유환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인천에 입단한 김영빈은 올 시즌 장경진이 상무에 입대하고 김학철이 플레잉 코치를 겸업하며 생긴 인천의 수비 공백을 임중용과 함께 효과적으로 메우고 있다는 평이다. 학창시절 줄곧 공격수로 뛰었던지라 남다른 ‘공격DNA’를 바탕으로 올 시즌 벌써 3골을 터뜨리며 ‘골 넣는 수비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전북DF 임유환

전북의 임유환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임유환은 올 시즌 수비형MF에서 중앙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하며 최진철 김영선 두 노장 센터백이 떠난 빈자리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전 경기(정규리그 11경기 컵5경기)에 출전한 전북의 유일한 수비수로, 젊은 플랫4의 젊은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만 2골을 터뜨리며 조재진(5골)에 이어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만하다.

No.2를 넘어서
부산GK 정유석

부산GK 정유석

이번 시즌도 골문 앞 단 하나의 자리를 둔 각 팀의 경쟁은 치열했다. 5월25일까지 단 한 명의 키퍼가 골문을 지킨 팀은 세 팀(수원-이운재/전남-염동균/대구-백민철)에 불과했다. 그만큼 주전 경쟁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그 중 가장 뜨거운 경쟁이 치러진 곳이 바로 부산 제주 인천이다.

부산의 경우 2000년 이래 이어진 ‘정유석 독주’를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관록의 골키퍼 서동명이 정유석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부산GK 서동명


기록상으로는 정유석(2007시즌 26경기 36실점/2008시즌 6경기 9실점)이 서동명(2007시즌 9경기 9실점/2008시즌 9경기 13실점)에 앞서나 최근에는 서동명이 중용되는 분위기다.

제주GK 조준호

제주는 조준호(15경기 17실점) 최현(16경기 19실점)의 2인 체제로 유지했던 지난 시즌처럼 올해에도 조준호(12경기 15실점)와 한동진(6경기 8실점)의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내부경쟁으로 시너지를 얻겠다는 복안이다.

제주GK 한동진




인천은 가장 흥미로운 골키퍼 대결 구도가 벌어지고 있는 팀 중 하나다. 2005년과 2006년, 김이섭-성경모를 동시에 가동했던 인천은 지난해에는 권이섭-권찬수로 변화를 주더니

인천GK 김이섭

올해에는 김이섭과 올림픽대표 출신 골리 송유걸을 경쟁시키고 있다. 올 시즌 출전 기록을 살펴보면 김이섭이 9경기 10실점, 송유걸이 8경기 10실점으로 ‘난형난제’인 상황이다.

인천GK 송유걸



한편 주전 골키퍼의 ‘이탈’을 메우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예들도 눈에 띈다.

전북GK 홍정남

전북은 권순태(10경기 11실점)가 지난 4월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홍정남(6경기 9실점)이 약관의 나이답지 않은 선방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최강희 감독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홍정남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칭찬에는 이유가 있다.

울산GK 최무림

서울과 울산은 상황이 비슷하다. 시즌 초 부동의 수문장 김병지와 김영광이 각각 부상과 징계(6경기 출장정지)를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신해 나선 김호준(서울)과 최무림(울산), 두 무명 골키퍼는 각각 10경기 11실점, 6경기 7실점을 기록하며 무난히 합격점을 받았다.

서울GK 김호준

특히 김호준은 LA갤럭시와의 평가전 당시 경기 종료 후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가진 승부차기에서 무려 4개의 PK를 막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베트남의 여름 날씨는 질퍽하게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을 만졌을 때의 느낌과 많이 닮았다. 기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습기까지 심해 그늘에 앉아 있어도 끈적끈적한 기분은 여전하다. 2004년 8월28일 베트남 호치민 탄 롱 스포츠센터 경기장 내 날씨는 더 했다.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곳에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운집했기 때문이다. 2004LG컵국제친선대회 베트남국가대표팀과 한국대학선발팀 간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모인 사람들이었다.

후반45분 전광판에 적힌 숫자는 3-4. 베트남이 앞서고 있었으니 경기장은 한바탕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PA중앙으로 돌파하던 배기종(前광운대)을 막으려던 수비수의 태클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결국 염기훈(前호남대)이 왼발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다. 그리고 연장 후반13분 쐐기골이 터졌다. 작은 몸집의 한 선수가 자신을 두 겹 세 겹으로 에워싸던 벽을 뚫고 결승골을 터뜨렸다. 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선연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의 이름은 한승현. 오늘 우리가 만날 주인공의 이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회는 없다
작년이요? 말도 마요. 부상을 달고 살았죠. 운동할 때마다 자꾸 다치다 보니 점점 경기에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었어요. 선수한테 그것보다 더 힘든 게 있을까요? 축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모든 게 귀찮아져 마냥 손 놓고 있었는데 이우형 감독님께서 그런 저를 불러주셨어요. 참 이상한 거 있죠.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이곳에서 뛰게 된다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마음속에서 그런 희망이 절로 생겼어요.”

여기서 예전은 그의 대학시절을 의미한다. 2006년 가을, 드래프트를 목전에 뒀을 즈음 한승현은 김신영(前한양대)과 함께 대학무대 ‘최대어’로 불렸다. 그런데 예상 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한승현의 울산미포조선行.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는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

“처음부터 프로에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항상 잘한다는 소리만 들으며 뛰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마침 미포조선에서 드래프트 1순위 못지않은 대접을 해주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제 능력을 믿겠다더군요. 저를 믿겠다는데 어찌 뿌리칠 수 있겠나요. ‘그래, 나를 인정해주는 곳에서 맘껏 뛰어보자’는 생각으로 간 거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도 후회는 없다’란다. 대학선발에서 함께 공격을 책임지던 염기훈이 신인왕을 받았을 때도 그는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대학동기 김영빈이 인천Utd.에서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녀석, 진짜 잘됐네”라며 웃었다고 한다.

“대학시절 함께 뛰던 선배들, 동기들이 프로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면 가끔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아요. 중요한 건 ‘나를 원하는 팀에서 과연 얼마만큼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가’ ‘내가 가진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가’ 이게 아닐까요?”

이우형 감독 또한 한승현의 의중을 읽은 듯했다. 방황하던 한승현을 고양국민은행으로 불러들이며 이 감독은 “꾸준히, 그리고 스스로를 향한 믿음만 갖고 뛰어라”는 덕담을 건넸다. 이보다 힘이 되는 영양제가 또 있을까. 한승현은 뛰다가 걷고 싶어질 때면 ‘감독님의 조언’을 떠올리며 다시 뛴다고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의 이름은 누군가의 희망

“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회에 다녀왔어요. 갔더니 다들 너무 반가워하는 거예요. 뜻밖이었죠.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이 제게 다가와서 ‘네가 우리에게 희망이야’라고 얘기하더군요. 순간 고개가 절로 숙여지더라고요. 힘들다는 이유로 운동을 그만 두려했던 철없던 제 모습이 생각났거든요.”

프로필을 보면 알겠지만 한승현은 ‘소년의 집’으로 널리 알려진 부산 알로시오 고등학교 축구부 출신이다. 그는 그곳에서 수녀님을 ‘엄마’라 부르며 자랐다. 그의 엄마는 전교생의 엄마이기도 했다.

“4살 때였나. 학교 앞에 있는 절 엄마 수녀님이 발견하셨대요. 그 뒤로 학교가 제 집이 됐죠. 그곳에서 축구를 배웠고 지금도 휴가 받을 때면 가장 먼저 가는 곳이니까 언제나 소중한 ‘나의 집’이죠.”

한승현은 그곳 아이들에게 ‘희망’같은 존재다. 축구가 좋아 택했던 친구들 중에서 입때껏 공을 차고 있는 사람은 현재 한승현이 유일하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한승현의 오늘날에서 못다 이룬 지난 날의 꿈을 투영하는 중이다. “네가 희망이야”라는 말에는 그런 이유가 숨어 있다.

“다들 축구를 그만둬서 아쉬워요. 하지만 후원 없이 대학교에서 축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당장 축구화 살 걱정부터 해야하니까요.” 한승현에게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축구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일말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희망 때문에요.” 무엇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냐고 다시 한번 물었다.

“제가 훌륭한 선수가 된다면 사람들은 제가 나온 학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겠죠. 그러면 알로시오 고등학교를 한 번 더 바라보는 계기가 될 거예요. 사람들이 그곳에도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어쩌면 버림받았다는 피동형 문장과 함께 누군가를 원망하며 살았을지도 모를 젊은 날이다. 그러나 적어도 축구만은, 그의 삶에 한없는 능동성만을 부여했다. “11살 적 처음 축구를 시작했어요. 축구가 절 택한 게 아니라 제가 축구를 선택한 거죠. 그 덕분에 방황 없이 자랄 수 있었어요. 앞으로 고양국민은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잘하고 싶어요. 제가 받은 은혜와 감사를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라도요.”

‘내셔널리그’에서 ‘National’이 되겠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말이 있다. 한승현은 이를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라고 해석한다. “고양국민은행은 가족 같은 팀이에요.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분위기도 밝고 덕분에 조직력도 타 팀에 비해 잘 다져졌어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력으로 이어진 거죠. 못했을 때 크게 나무라거나 탓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어요. 이곳에서라면 제게 다가온 기회들을 잘 잡을 수 있을 듯해요.”

역시나 목소리에서부터 자신감이 가득 묻어 나온다. “올해가 제 축구인생에서 중요한 발판이 될 거예요. 독하게 해야죠. 남과 똑같이 하면 남 이상이 될 수 없어요. 남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죠.” 말을 아껴 잠시 침묵하던 그는 속내를 드러냈다.

“내셔널리그에서 ‘National’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꼭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래요. 내셔널리그 선수 중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잖아요.” 그것이 내셔널리그에 입성하며 세운 ‘제1목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2목표는?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리는 것이죠. 팬들에게 내셔널리그도 K리그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고 흥미롭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신나고 즐거워서 돌아서면 다시 또 보고 싶어지는 그런 경기를 보여드릴게요. 그러니 많은 분들이 경기장으로 발걸음 하셨으면 좋겠네요.”


누군가는 아무 것도 없다 말했지만 스스로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다. 축구화가 없으면 운동화를 신고 뛰면 된다고 다짐했다. 왜 내셔널리그로 가느냐는 지인들의 물음에는 National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 답했다. 희망의 존재가 되고픈 소년의 꿈은 그렇게 내셔널리그와 같은 키로 자라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름이 지나가는 자리, K-리그 별중의 별들이 수 놓는 아름다운 시간이 찾아왔다!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올스타전’ 이  지난 20일(일) 오후 6시 인천월드컵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예년처럼 이번 올스타전 역시 축구팬들의 소중한 한 표(총 42만 7478명 참여)로, 중부(서울, 성남, 수원, 인천, 대전, 대구, 전북)와 남부(광주, 경남, 부산, 울산, 전남, 제주, 포항) 를 대표하는 36명의 ‘별’ 들이 선발됐다.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나가고 싶은 꿈의 무대인 올스타전. 혹자는 올스타전을 가리켜 별들의 전쟁이라 부른다. 그러나 꼭 비장한 각오로 뛰어야 하는 혈전의 장은 아니다. 그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명나는 축제의 한 마당일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한 당신을 위해, 혹은 현장에 있었으나 당신이 놓친 1%를 위해, 생생한 현장모습을 공개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전행사로 팬싸인회가 열렸다.
귀여운 표정의 백지훈 선수와 진지한 얼굴로 싸인 중인 조원희 선수,
그리고 멀리 박주영 선수가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아하는 선수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라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느 선수의 사인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수들의 모습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는 소녀 팬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팬사인회가 끝날무렵, 현장은 이렇게 아수라장이 됐다.
사인을 받지 못한 여고생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가기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고이전에 항의하는 부천 서포터스의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한 꼬마가 "노브레인 아저씨들 너무 시끄럽게 노래 불러요!" 라며 귀를 막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피파 페어 플레이 깃발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스타전에 선발된 선수들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상이몽?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원희 선수 뒤로 휴지폭탄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성국의 첫골이 터지자 남부 올스타 선수들이 모여 합동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즐거워하는 남부 올스타 선수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범근 감독님도 함께 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는 벤치에 앉아있던 중부 올스타 선수들까지 모두 함께 세레모니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프타임 때 열린 14구단 계주 달리기.
안타깝게 넘어진 대전시티즌의 우승제 선수!
그리고 성남일화의 조병국 선수는 바톤을 놓쳐 열심히 찾으러 가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축구팬들을 위해서라면 두명도 업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돈치치, 오늘 왜 이렇게 잘해!
결국 라돈치치는 5골을 기록, 올스타전 M.V.P에 뽑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델 같은 포즈로 사진기자들 앞에 서있는 인천의 라돈치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