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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신나는 스포츠 세상

추억의 한판승사나이 최민호를 만나다 벌써 4년이 지났다. 런던의 기쁨에 빠져있다보니 베이징에서의 추억은 어느새 흐릿해졌다. 그래도 강렬하게 기억되는 선수들이 있다.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던 순간 장미보다 아름답게 웃던 장미란이 그렇고, 하계올림픽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수영의 박태환이 그랬다. 그리고 또 한 선수가 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아이처럼 펑펑 울던 최민호가 내게는 여전히 머리와 마음에 남는 선수다. 최민호의 별명은 한판승의 사나이. 별명처럼 최민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연이은 한판승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최민호가 보여주던 그 시원스럽던 플레이와 한판으로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의 짜릿함은 내게 유도의 묘미를 알려주었다. 세레머니는 또 어땠던가. 한판승을 거둘 때마다 검지를 들고서 흔들던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다. .. 더보기
군면제가 아닌 팀의 해피엔딩 위해 싸운 올대축구 준결승에서 브라질에게 0-3으로 패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영국을 상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잃은 것 역시 많은 경기였다. 선수들은 혈투로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조2위로 올라가는 바람에 이동시간이 많았다. 카디프에서 맨체스터로 다시 카디프로. 이동경로가 짧았던 일본에 비해 불리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현지에서 전해들은 올림픽대표팀 소식. 체력이 이미 떨어져 몸이 많이 힘들다고 하였다. 걱정이 컸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몸이 힘들 새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기가 져서 마음이 아픈 것일까. 한데 선수들의 대답은 달랐다. 홍명보 감독님과 올림픽 대표팀 동료들과 뛰는 마지막 경기였기에 선수들은 몸이 힘들다는 것을 생각할 새도 없었다고 한다. 선수들은 자.. 더보기
여자대표팀이 보여준 눈물나는 올림픽투혼 경기 종료 후 벤치에 앉아 눈물을 쏟는 선수가 보였다. 그 선수를 위로해주는 동료들의 모습도 잡혔다. 대한민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이었다. 올림픽 핸드볼 4강전에서 우리나라는 노르웨이에 25-31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실패라는 표현이 맞을까. 우리나라 여자핸드볼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이후 지금까지 8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 중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땄으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과 금메달을 추가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제외하고 출전한 대회마다 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다. 올림픽에선 효자종목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비.. 더보기
눈물났던 레슬링 김현우의 태극기 세레모니 결승전. 신나는 음악에 맞춰 늠름하게 나오는 선수들을 보고 있는 그 시간은 내 편, 네 편 없이 마음 편히 즐기는 유일한 순간이다. 그런데 헉, 하고 말았다. 김현우의 오른쪽 눈이 퉁퉁 부어올랐기 때문이다. 피멍이 들었고 심하게 부어버려 오른쪽 눈은 감겨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지도 몰랐다. 종목을 떠나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시야’ 아니던가. 특히나 레슬링 같은 1-1 겨루기 종목 선수의 경우 한쪽 눈이 안 보이면 거리감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 치고 빠지면서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대를 잡아야하는데 제대로 할 수 나 있을지. 김현우의 부모 마음이 돼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기는 완승이었다. 패시브를 받았을 때도 김현우는 노련하게 빠져나오며 위기를 극복했고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를 2.. 더보기
양학선의 금메달, 88만원 세대에게 던진 희망의 메시지 한국체조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양학선이 목에 걸었다. 양학선이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2차 평균 16.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체조역사상 최초의 금이다. 유옥렬(1992년 동메달), 여홍철(1996년 은메달), 양태영(2004년 동메달) 등 체조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 양1. 이름부터 뭔가 있어보이게 들린다. 양학선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공중에서 3바퀴, 1080도를 도는 유일한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국제체조연맹은 이 기술에 양학선의 이름을 붙여 규정집에 등재시켰다. 여홍철의 ‘여2’에서 반바퀴를 더 돌아 착지하는 이 기술에 국제체조연맹은 “도마 역사상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결선 1차시기에 이 기술을 선보인 양학선은 착지에서 두 걸음 .. 더보기
내겐 소녀같던 역도영웅 장미란을 추억하며 그녀가 역기를 들 때, 남들은 힘을 넣기 위한 호령쯤으로 생각했지만 그 신음소리를 나는 늘 제대로 듣지 못하였다. 그 역기를 들기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한계와 싸워야했다. 그 고통을 아는 나였기에 화면 속의 그녀와 쉽게 대면할 수 없었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그러나 장미란은 170kg을 들지 못하였고 인상 125kg, 용상 164kg, 합계 289kg으로 4위에 오르며 이번 런던올림픽을 마감했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장미란에게서 연락이 왔다. 연락처가 바뀌었단다. 그런데 뒷번호가 특이했다. 혹시 런던올림픽을 의미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2012. 장미란의 핸드폰 뒷번호. 그녀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다시 런던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녁에 가끔 통화를 할 때 장.. 더보기
한국여성의 뚝심 알려준 기보배와 남현희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이 열린 로즈크리켓 경기장. 단체전에 이어 또다시 금사냥에 나선 기보배와 한국 코치들이 무려 3명이나 있는 멕시코대표팀의 로만 아이다가 결승전에 나섰다. 이번 올림픽부터 세트제로 룰이 바뀌었고 5세트를 마친 스코어는 5-5. 쉽게 갈 줄 알았다. 1세트에서 기보배는 3발 모두 9점을 쏘며 27점을 기록한 반면 로만은 두 번째까지 19점을 쏜 뒤 마지막 발을 6점에 쏘고 말았다. 27-25로 기보배가 1세트를 먼저 챙겼다. 그러나 결승전답게 피말리는 접전이었다. 2세트는 26-26으로 비겼고 두 번 연속 10점을 쏜 로만이 26-29로 3세트를 가져갔다. 세트 스코어는 3-3 동점이 됐다. 4세트는 3연속 10점으로 30점을 기록한 기보배가 22점에 그친 로만을 압도했지만 이어 벌어진.. 더보기
노장 편견과 싸워 이긴 송대남의 금메달 유도 90kg이 끝나고 대한체육회에 올라온 글이다. 대한체육회도 송대남의 금메달을 예상하지 못했나보다. 사진이 없어 급하게 싸이월드에서 퍼온 사진으로 축하 포스팅을 작성했다. 이럴 때 사람들이 웃프다, 라는 말을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메달 세레모니 때 찍은 사진. 사진을 보니 그제야 송대남의 나이와 연륜이 느껴진다. 보통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다르게 웃으니 얼굴에 주름이 한가득이다. 바로 전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19살 김장미를 보다 송대남으로 시선을 돌려서인가. 프로필을 살펴보니 1979년생이다. 우리나이로 34살. 축구계에서는 노장으로 취급받는 나이인데, 유도계에서는 환갑으로 여겨지는 나이란다. 세계랭팅 17위의 ‘할아버지’ 선수의 금메달 획득은 대한체육회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사진을.. 더보기
올림픽 기본정신 알려준 김재범과 비쇼프의 결승전 김재범이 유도 81kg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효자종목으로 불리던 유도에서 따낸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4년 전 자신을 누르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오른 독일의 비쇼프와의 한판대결에서 따낸 금메달이었기에 그 감격은 남달랐다. 4년 전 비쇼프의 안다리 걸기 기술에 유효를 내준 뒤 일방적으로 밀렸던 김재범이었지만 4년 후는 달랐다. 안다기 걸기로 선제점을 따내며 우위에 올랐고 2분 여 뒤에는 엎어치기 공격에 성공했다. 비쇼프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표정을 한 채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효과적인 공격과 안정적 전술이 빛나던 완벽한 경기였다. 금메달이 확정되고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김재범의 마음이 조금은 짐작이 되었다. 같은 상대와 만나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4년 전 과거의 ‘나’와 지.. 더보기
박태환의 진화를 알게해준 런던올림픽 2008년 대한민국 수영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메달을 안겨줬던 소년, 박태환. 수영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선수가, 아시아인이 아닌 전세계인과 경쟁을 치러야했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사실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의 금메달 소식은 그저 반가운 스포츠 뉴스 중 하나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하나의 감동스토리로 연결되곤 하는데, 단지 금메달을 땄다는 이유만으로 박태환 스토리에 갑자기 감동을 받을 순 없었다. 사실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그만큼의 땀을 흘리지 않던가.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기에 박태환 관련 뉴스는 내게 그저 배경지식을 보태는데 도움을 주는 일에 불과했다. 4년 뒤에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만난 박태환. 여전히.. 더보기
금메달보다 빛났던 박태환의 대인배 정신 실격 후 가진 플래시 인터뷰. 실격처리가 어떻게 된 건지 아는가? 본인의 레이스에 문제가 있었냐고 생각하나? 결과를 기다려봐야지 알 수 있을까? 페이스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경기 후 중계사와 갖는 인터뷰이기 때문에 플래시 인터뷰는 실격과 상관없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어디서 부정출발을 했는지도 모르는, 요즘 말로 ‘멘붕’ 같은 상황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런데도 박태환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덤덤하게, 그리고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을 때, 선수들은 아무 말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하지 않게해달라고 부탁하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애써 기자들을 외면하고 가는 선수도 있다. .. 더보기
포기를 모르던 마라토너 이봉주를 추억하며 대학시절 언젠가 황영조 선수가 특강을 하러 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는 운동기계 같은 삶을 강요하는 현 운동계의 시스템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어떤 날은 훈련이 너무 힘들어 달리고 있던 도중 도로 위로 뛰어들고 싶다고 말이죠. 차라리 차에 치여서 다쳐 운동을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다치다 못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에게는 국민 마라토너였죠. 이봉주 선수가 오늘 은퇴를 했습니다. 1990년 전국체전에서 처음 42.195km를 달렸던 그는, 자신이 데뷔했던 그 전국체전에서 은퇴하며 선수생활을 마감했습니다. 19년의 선수생활 중 그간 그가 완주한 마라톤 코스는 41회. 중도포기.. 더보기
운동선수와 여자의 상관관계에 관한 단상 최근 나이트클럽에서 여성의 뺨을 때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유도국가대표 왕기춘 선수가 자신의 팬카페에 “앞으로 매트에 서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은퇴를 시사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왕기춘 선수는 얼마 전 열린 2009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73kg에서 우승,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의 설움을 극복하며 세계선수권 2연패라는 금자탑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때 아닌 은퇴 선언은 모두에게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었는데요, 아마도 폭행시비가 생긴 장소와 폭행 대상이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이러한 발언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수입장에서 올 한해 가장 큰 국제대회는 세계선수권이었고 그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운동에만 집중했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었겠죠. 그간 못 보던 친구들도 만나 즐거운 시간을 .. 더보기
故조오련씨 아들 성모를 추억하며. 힘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성모를 처음 봤던 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였습니다. TV를 보는데 태극마크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있던 어린 소년이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 다가가더군요. 순간, 뭐 이런 선수가 다 있나, 하는 황당함에 웃고 말았습니다. 보통 경기 시작 전 호명할 시 선수들은 손을 들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중계 카메라는 그런 선수의 모습을 잡곤 하죠. 한데 성모는 마치 랩퍼 같은 모양새로 카메라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고 그 엉뚱함에 저는 와, 하며 웃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던 거죠. 그 4차원 소년은 자유형 1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땄습니다. 기자들이 그에게 달려가 소감을 물었던 것은 당연하고요. 한데 성모의 대답이 재밌었습니다. 저는 좋은데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요, 이었거든요. 이유인즉슨 "사람.. 더보기
부담 딛고 따낸 김연아 우승, 더욱 값졌다 얼음 위에 선 김연아를 본 순간, 김춘수 시인의 명시 이 떠올랐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지난 밤, 우리가 만난 김연아가 그랬다. 매혹적인 흑장미는 어느새 강렬한 레드로즈로 다시 나타났고, 소녀에서 여인으로 만개한 그 개화에 우리는 하염없이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석연찮은 심판 판정 속에서도 김연아는 2위 안도미키에게 약 20점 앞서며 다시 1위에 올랐다. 이로써 그랑프리 시리즈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랑프리 파이널 2회 우승까지 합치면 그랑프리 대회 7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검정색 드레스에 알알이 박힌 보석들은 ‘죽음의 무도’를 출 때마다 조명빛에 맞춰 반짝거렸다. 그 시간, 천진한 미소의 18살 소녀는 어느 곳에도 없었다. 스모.. 더보기
무릎팍도사도 모르는 장미란 선수 이야기 미란씨가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습니다. 체중이 늘지 않아서 고민이라며 무릎팍 도사를 찾아갔지요. 문득 지난 겨울 처음 만났을 때 생각이 나더군요. 함께 커피숍으로 이동 중에 그녀는 제게 말했습니다. “단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따뜻한 커피와 함께 케이크를 먹자고 제안했는데 그녀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덧붙였죠. “먹기 싫은데 체중을 늘려야 해서 억지로 먹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하여 무릎팍 도사를 찾아간 미란씨는 언제나처럼 호탕하게 웃어 할아버지의 부음 때문에 요 며칠 동안 우울했던 제 마음 속 그늘을 없애줬습니다. 시원시원한 웃음소리는 여전하더군요. 그래서 참으로 오랜만에 웃어봤습니다. 그녀는 무릎팍 도사에게 말했죠. 2004아테네올림픽 때 마지막 순간 탄공홍 선수에게 밀려 속상했지만 아주 잠시 뿐이.. 더보기
태극기 세레모니, 감독이 준 태극기로만 해라? 태권도 종주국답게 여자 57kg과 남자 68kg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선 2번 애국가가 울려퍼졌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임수정 선수와 손태진 선수는 마지막까지 동점의 동점을 거듭 종료 직전까지 모두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죠. 임수정 선수는 종료 22초 전, 주특기인 뒷차기에 성공하며 터키 아지제 탄리쿨루 선수를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손태진 선수 또한 로페스 가문(형제 4명이 모두 태권도 선수라네요. 막내는 여자 57kg에서 동메달을 땄고 첫째도 이번에 출전했다고 하네요.)의 셋째 마크 로페스에게 종료 2초전 극적인 오른발차기(혹자는 버저 오른발차기라고 하더군요. 농구에서 버저비터에 빗대서 말이죠. ^^)에 성공, 3-2로 극적인 승리와 함께 금메달.. 더보기
올림픽 메달 집계방식, 점수제는 어떨까? 미국의 대표방송 CNN 올림픽사이트에 올라온 종합 순위표입니다. 총 메달개수로 순위를 따져서 미국이 1위라고 하고있네요. 그러나 총 메달 개수가 아닌 금메달 개수로 순위글 매기게 되면 중국이 44개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매번 올림픽 때마다 금메달 순위로 종합 순위를 매기던 미국이 중국에 밀려 2위로 뒤쳐지게 되자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순위집계를 하고 있네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는 순위를 매기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총 메달수고 또 다른 하나는 금메달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목이 터져라 외치는 ‘종합 10위’는 흔히 금메달 수를 기준으로 한 10위입니다. 사실 그간 많은 해외 언론들에서도 총합이 아닌 금메달 순으로 순위를 매겼던 것.. 더보기
은메달 유원철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런 이유 유원철 선수에겐 참으로 미안한 얘기지만, 이번 올림픽이 중반을 넘어 후반까지 가는 지금까지, 저는 그의 이름을 몰랐습니다. 한국체조?하면 늘 양태영 선수의 이름만 어른거렸을 뿐이죠. 최종결선에 올라간 선수들이 나올 때 저의 눈은 양태영 선수만 좇았습니다. 양태영 선수와 함께 나란히 걸어오던 유원철 선수를 봤을 땐 그저 아, 대한민국 선수가 한 명 더 올라왔구나, 라는 생각만 했죠. 남자 체조 평행봉 결선. 다들 긴장이 컸던지 처음부터 실수가 잦더군요. 어떤 선수는 회전 도중 바닥에 쿵,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부상은 아니더군요.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 차례가 왔습니다. 유원철 선수라는 캐스터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아, 체조에 대해 그리 잘 알진 못하지만 그래도 알겠더군요. 정말 완벽에 가까운 솜씨라는.. 더보기
내가 아는 장미란, 마음씨도 금메달 미란씨가 인상 1차 시기를 앞두고 있을 때, 전 회사 사무실에 앉아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TV 속 그녀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요. 미란씨 얼굴에서도 살짝 긴장이 느껴지더군요. 끙, 하는 소리와 함께 130kg을 들었을 때 전 잠시 멈췄던 숨을 내쉈습니다. 그녀가 인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 다시 용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확정짓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저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손바닥을 쥐락 펴락 하며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용상 마지막 3차시기를 세계신기록으로 마감한 순간, 미란씨는 바벨 앞에서 털썩 주저앉은 채 감사기도를 드리더군요. 4년 전, 그러니까 아테네올림픽에서 처음 그녀와 만났을 때도 그녀는 그렇게 무릎 꿇고 기도 드렸죠. 어려운 날들을 이겨내고, 결.. 더보기
금메달보다 빛난 미소 보여준 유도 김재범 축구 관련 기사만 쓰던 제게 유도는 참으로 낯선 스포츠입니다. 한판, 절반, 유효, 지도 등등 용어만 알지 실제로 절반과 유효의 차이는 잘 모릅니다. 몇 체급으로 나눠지는지 경기 시간은 몇 분인지 조차 모릅니다. 그런 제가 회사에서 야근 도중 유도 81kg급 준결승이 열린다고 하길래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으며 경기를 봤습니다. 김재범이라는 낯선 이름의 한 사나이가 서 있더군요. 이미 8강에서 연장 혈투를 치르느라 지친 상태였을 법도 한데, 그는 맹수처럼 상대 엘몬트(네덜란드)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도 그는 연장전을 치러야했고 공격의 공격을 거듭한 끝에 결국 종료 6초 전 누르기로 간신히 결승행을 결정지었죠. 그런데 준결승을 치른지 1시간 반 쯤 뒤에 결승전이 열리더군요. 매트와 도복 위로 땀.. 더보기
최민호의 '금'만큼 빛났던 루드비히 파이셔의 스포츠맨십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한판승’을 펼쳤던 최민호 선수가 결승에서도 역시 ‘한판’으로 오스트리아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를 물리쳤습니다. 준결승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까닥까닥 흔들기만 했던, 참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던 그였습니다. (마치 "넌 안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알고보니 '한판승'으로 이겼다는 것을 뜻하는 세레모니 라네요. ^^ 그 세레모니, 한동안 유행이 될 듯합니다. ^^;) 한데 결승전에서는 다르더군요. 하기야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쥐가 나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친 '한'을 드디어 오늘, 꿈에서 그리고 또 그리던 '금'으로 풀었으니, 그 심정이야말로 오죽하겠습니까. 매트 위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펑펑 흘리며, 그렇게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최민호.. 더보기
마음마저 아름다웠던 장미란 선수 6월16일은 내 생일. 미란씨가 가장 먼저 내 생일을 축하해줬다. 손수 만든 생일카드와 냄새마저 좋았던 고운 손수건을 주며. 늘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그 배려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압구정 나들이는 꽤나 즐거웠고 그녀가 사준 피자와 파스타는 너무나 맛났다. 너무 고마운 미란씨, 그 마음 잊지 않고 늘 기억할게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 뿐이네요. 베이징 올림픽에서 꼭 메달 따서 그간의 노력 보답받을 수 있도록 마음 다해 기도할게요. 그리고 앞으로 나도 미란씨에게 고마운 사람될게요. 꼭. 고마워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