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 썸네일형 리스트형 국대 은퇴 이운재, 이젠 밥 많이 드세요! 운명이었을까요. 1996년 K-리그 데뷔 이후 줄곧 수원에서만 뛰었던, 그리고 지금도 뛰고 있는 원클럽맨 이운재의 은퇴 경기는 수원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것 역시 운명이었을까요.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감하며 슈퍼 세이브를 보고 싶었건만 전반 26분 나이지리아에 1골을 내주며 바로 정성룡과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전반 중반 교체되면 보통은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운재는 곧바로 락커룸으로 들어갔습니다. 웬지 눈물을 속으로 삭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맺히는 눈물을 보여주기가 싫어 락커룸으로 가고 있다고, 그의 뒷모습은 말하고 있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축구를 보았던 제게, 이운재는 언제나 국가대표팀 골키퍼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에서 정성룡이 주전자리를 꿰차고 나왔.. 더보기 K-리그에는 동성애자가 정말 없을까? 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에 바뀌었다는 건 날이 가고 해가 갈 때마다 느낍니다. 트윗 상에서 내가 작성한 단문메시지가 나를 팔로우한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전달되는 것도 신기하고 핸드폰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도, 제게는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막연히 과학글짓기 대회 때, 수상을 목적으로 상상하여 적었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 살게 됐으니까요. 몇년 전 커밍아웃을 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던 홍석천을 보며 왜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을 받으며 눈물을 흘려야했을까, 했는데 이제는 다시 공중파에서 볼 수 있게 됐고 또 동성애가 주말 드라마 소재로도 나오니, 조금은 세상의 인식도 과학 못지 않게 바뀌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축구블로그를 운영하.. 더보기 때아닌 박주영 결혼설, 모두의 대처가 아쉬웠다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프리킥 골로 우리의 새벽을 뜨겁게 만들었던 박주영 선수가 프랑스로 출국했습니다. 8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프랑스리그를 준비하기 위해 떠났는데요,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취소됐다는 소식만 전해졌습니다. 당초에는 출국 전 스탠딩인터뷰가 준비돼있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건 최근 그를 둘러싼 뜨거운 감자, 다름 아닌 ‘결혼설’ 때문이었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으로의 이적설에 이은 결혼설이라. 축구선수 박주영이 아닌 인간 박주영으로서, 그러니까 축구가 아닌 것들로 관심을 받는다든 사실에, 박주영 선수는 늘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늘 축구 이외의 것들에도 관심을 갖곤 하죠. 대중의 관심이 그렇다는 이유.. 더보기 문어가 주인공이라 슬펐던 월드컵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지인들에게 그래도 월드컵 우승팀을 알겠지, 라는 생각에 이번 월드컵 우승팀을 물어보니 역시나, 정답을 빗겨난 대답들뿐이었습니다. 유로2008 당시 앙리 들로네컵에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까지 거푸 들어 올린 무적함대 스페인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먼나라 이야기였죠. 하나 우승팀 스페인은 몰라도 파울은 알더군요. 반칙의 영어 표현 Foul이 아니라 점쟁이 문어 Paul의 이야기입니다. 축구에 관심 없던 지인들도 파울이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승패를 모두 맞힌 게 참 신통하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하더군요. 독일에서 살고 있는 2살 반의 문어 파울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의 7경기와 스페인-네덜란드의 결승전까지 맞추며, 무려 8경기의 승리팀을 정확하게 예측한 덕분에 이번 월드컵에서 가.. 더보기 모델포스 최고! 엄친아 기성용의 색다른 모습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A매치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 선수에게 넌지시 물어봤죠. 그날 그의 단짝 이청용 선수가 데뷔골을 기록했는데 부럽지 않냐고요. 멋적을 때면 늘 고개를 살짝 위로 올린 채 수줍게 웃던 그는, 역시나 그 질문에 대답할 때도 천장을 바라보며 웃더군요. "너무 부럽죠"라면서 말이죠. 데뷔전도, 데뷔골도 늘 청용이가 빠르다며 아쉬워했던 기성용 선수. 그런 그가 북한전에서 홍영조의 PK골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23분 김두현의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발리슛으로 성공시키며 한국에 동점골을 안겼습니다. 본인에겐 A매치 데뷔골이었죠. 그것도 2경기 만에 얻은 성과니 실로 값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요르단전에 이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던 북한전까지. 허정무 감독은 기성용..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아픈 가정사 딛고 우뚝 선 정성룡에게 박수를. 2006년 11월 13일. 올림픽대표팀이 일본과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뒀던 그날, 훈련장에서 정성룡 선수를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정성룡은 포항에 적을 두고 있었고, 플레이오프에서 수원에게 아쉽게 패한 뒤였죠. “괜찮아요. 언제까지 그 게임만 생각할 수 없잖아요. 수원에게 진 건 마음 아프지만 이제 다음을 준비해야죠. 물론 아쉬운 마음은 조금 있지만요. 아직까지 한 번도 우승이란 걸 해보지 못해서 욕심은 있었어요. 작년 2군리그에서도 4강에서 떨어졌거든요. 그렇지만 올해 처음 1군에서 뛴 거잖아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에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 막 시작했다, 며 예의 변함없던, 그 느릿느릿한 말투로 담담히 속 이야기를 털어놨던 정성룡이 떠.. 더보기 허정무 감독 사퇴, 악플러들 반성해야한다 박지성 선수가 2006 독일월드컵을 마치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의 결과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정말 축구를 사랑한다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그들이 걸어온 여정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바라볼 수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박지성은 바로 그런 점에서 당시 그런 이야기를 꺼냈던 거 같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 대한민국은 사상 처음으로 원정에서 16강 진출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조금 더 맛보아도 좋으련만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채 가시기도 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정상에서 박수칠 때 떠나자가 이유였지만, 퇴임 기자회견 중 나온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했습니다..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대표팀 숨은 MVP는 이영표였다 “뭐? 진짜로 34살!!”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후 이영표 선수의 나이를 확인 한 후 저는 냅다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축구의 신이 있다면, 저 선수가 정말 34살이 맞습니까!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죠.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실린 프로필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1977년생. 우리나이로 34살. 초롱이 이영표 선수도 어느새 노장의 대열에 들어섰더군요.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이영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말해줬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를 뒤적였던 거죠. 34살이 24살처럼 뛸 수는 없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현장에서 직접 본 아르헨티나전. 현란한 개인기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했던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이것이 최순.. 더보기 우루과이전,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읽은 경기였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후반 들어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남아공에서 뛰던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던 한국에도 비가 내렸습니다. 그 비를 맞으며 선수들은 뛰었고 넘어졌고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고 그들을 보며 지구 반대편에 있던 우리는, 그들이 온몸으로 맞고 있던 그 비를 맞으며 응원했습니다. 경기는 졌지만 그들 가슴에 새긴 투혼, 이란 두 글자가 어울리던 경기였습니다. 뭐 비단 16강전만 그랬던가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보여줬던 경기는 투혼과 끈기가 어울렸고, 그들은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았으며 실로 아름다운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예전과 달리 빠른 패스로 공격의 주도를 잡았고, 문전을 향한 저돌적 플레이는 결국 동점골을 낳았습니다. 당황.. 더보기 대표팀 병역혜택? 즉흥적인 축구협회가 문제다 축구선수들을 자주 만나다보면 그들의 고민의 늘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군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알다시피 축구선수들은 보통 30대 초반에 은퇴를 하게 됩니다. 물론 몸관리를 잘한 선수들의 경우 -강원의 이을용, 경남의 김병지, 포항의 김기동 등이 대표적이겠지요-30대 중반을 넘어 40을 바라보는 나이에게도 현역에서 선수생활을 하지만 실제 K-리그 대다수 선수들의 이야기는 아니죠. 최근에는 오히려 선수단 평균 연령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말은 곧 30살을 넘은 ‘준노장’ 선수들의 은퇴가 많아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프로선수들은 꽤 많은 돈을 손에 쥡니다. 그래도 그들은 늘 불안합니다. 축구단은 그들에게 평생직장이 아니니까요. 또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에 2년이.. 더보기 월드컵 선배들이 대표팀에 보낸 감동편지 다들 하루종일 월드컵 16강 진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행복하하셨죠? 축구가 우리모두의 삶을 이렇게나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웃던 하루였습니다. 그 가운데 지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뛰었던 선배 선수들이 현 대표팀 선수들에게 감동어린 격려편지를 보냈습니다. 다들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을 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가슴 졸이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며, 나이지리아에 선제골을 헌납했을 때 마치 현장에서 뛰던 선수들처럼 마음 안타까워하며 중계를 시청했고 또 응원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자 내게는 참으로 멋진, 그래서 아낄 수 밖에 없는 후.. 더보기 지옥에서 천당으로 간 대표팀 4인방은 누구? 대한민국 대표팀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원정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죠. 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같은 시간 그리스를 2-0으로 이긴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그 역사의 순간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기쁘네요.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얼싸 안으며 기쁨을 표했고 이청용, 김동진, 이영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모두다 천국에 있는 기분으로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듯 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이정수, 박주영, 김남일, 기성용 이 4인방의 기분이 더욱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그리스전과 비슷한 위치에서 이정수는 기성용의 킥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마치 데자뷔와도 같았는데요, 수비수로서 팀 내 최다골.. 더보기 대패 속에서도 북한 김정훈 감독의 리더십은 빛났다 44년만의 꿈은 그렇게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갔습니다. 21일 케이프타운 그린포티인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북한은 포르투갈에 0-7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2002년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0-8로 패한 이후 근래 들어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로 남게 됐습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은 아시아국가 중 최초로 8강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포르투갈을 3-0으로 앞서 나가며 4강 신화를 우리나라보다 먼저 쓸 뻔 했지만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북한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후 흑표범 에우제비우에게만 4골을 내주며 3-5로 역전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북한이 보여준 모습은 호평을 받기도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44년 만에 다시 세계무대에 나..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남아공에서 정대세 선수 어머니를 만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항에서 우연히 정대세 선수의 어머니 리정금씨를 만났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앉아 담소 중이었는데 조심스레 다가가 인사를 드린 뒤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얼마 전 정대세 선수 어머니가 북한과 브라질과의 조별예선을 경기장에서 관람한 뒤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죠. 당시 '이겨라! 천리마'라고 쓴 두건을 쓰고 아들의 한글이름이 새겨진 담요를 덮은 채로 -지금 남아공은 무척 춥답니다. 저는 겨울 패딩 점퍼를 입고 응원을 해야 했답니다. ㅠㅠ- 응원을 했던 어머니는 “대단히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로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아들은 내 자랑”이라며 감격스러워 했죠. 브라질전만 보고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던 정대세 선수 어머니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