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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방/TV상자

슈퍼스타K2 진짜 우승은 엠넷이었다

슈퍼스타K2는 끝났지만 후폭풍은 대단하네요.

아직도 사람들은 대화 도중 제 점수는요,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등 슈스케에서 화제가 되었던 멘트들을 농담 삼아 쓰고 있고요, 슈퍼스타K2 최종 우승자인 허각은 한국의 폴포츠란 제하의 기사로 주말 내내 연예란을 자신의 이름으로 도배했습니다.

허각은 존박과 허각의 결승전에서 허각은 존박을 물리치며 최종 우승자에 뽑혔습니다. 사실 두 사람의 대결은 굉장한 화제를 모았는데요, 중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딴 허각과 노스웨스턴 명문대 경제학과 (이번에 노벨경제학과 수상자가 노스웨스턴 경제학과 교수였죠!) 출신의 존박의 만남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허각은 환풍기수리공으로 살며 이따금씩 행사무대를 뛰며 돈을 벌어야만 했지만 존박은 아메리칸 아이돌 Top20 출신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노스웨스턴 아카펠라 그룹 퍼플헤이즈의 솔리스트이나 뮤직디렉터로 활약하는 등 굉장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었죠.

게다 허각은 슈스케에 출연하기 전까지 악보 보는 법도 몰랐대요. 계명을 읽을 줄 몰랐다고 보컬 코치 박선주씨가 인터뷰 중에 이야기했답니다. 하지만 존박은 아카펠라그룹에서 뮤직디렉터로 있는 동안 하모니를 위해 각 파트별로 편곡도 직접해서 연습을 시켰고요 피아노와 드럼, 기타에도 능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기타 치는 장재인 옆에 앉아 코드를 얘기하며 그에 맞춰 연주하는 기타 반주를 듣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죠.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의 호남형 존박과 출연자 중 키는 제일 작았지만 몸무게는 가장 많이 나가 슈스케 멤버들 사이에서 중국돼지로 불렸던, 편부 가정에서 어렵게 자란 허각의 대결은 엄친아와 일반인, 어찌 보면 위너와 루저의 대결로 대중에게는 비춰지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허각의 우승은 인간극장 같던 드라마 같은 감동으로 다가온 듯합니다. 폴포츠도 핸드폰 외판원으로 있다가 영국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우승하며 가수의 꿈을 이뤘죠. 노래 실력만으로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된 허각의 이야기는 딱 한국판 폴포츠였죠.

편부 가정, 어려운 살림, 이로 인해 학업도 다 맞추지 못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으며 천장 환풍기 수리공으로 근근이 살며 행사를 뛰며 용돈벌이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니고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닙니다. 비주얼에서도 시선이 가는 건 아닌데요, 대국민문자투표 1위의 주인공을 허각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점수로 반영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슈퍼스타K2 우승이라는 기적의 탄생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번 슈퍼스타K2에서 진짜 우승은 엠넷이라고 생각합니다. 허각의 우승으로 외모나 비주얼이 아닌 정말 실력으로 국민들이 슈퍼스타를 뽑았다는 결과를 안게 됐고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소울 보컬 존박은 2위를 차지하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줬죠. 진심으로 허각의 우승을 축하하며 자신의 2위를 인정하는 모습은 허각의 우승만큼이나 빛났습니다. 목전에서 우승을 놓쳤으니 아쉬움이 클 법도 했는데 그는 마지막까지 우승자인 허각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썼죠.

엠넷이 존박에게 고마워야할 점은 또 있습니다. 존박은 전폭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고정 팬층이 꽤나 두텁습니다. 여기에 엄친아 존박과 가슴 아픈 가정사를 갖고 있는 허각의 대결로 인해 “어차피 우승은 존박”이라고 많은 언론과 연예인들이 떠들었는데, 정말로 존박이 우승할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죠. 모든 것을 다 갖춘 존박과 재능 하나만 믿고 이 자리에 올라온 허각의 대결로 슈퍼스타K2는 결승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고 이는 최고 시청률을 깨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심지어 지상파 3사의 금요일 밤 프로그램을 ‘올킬’하기까지 합니다.

이문세 미션 이후 -조조할인을 부르고 슈퍼세이브를 거머쥐었죠- 겨우 겨우 올라가는 듯 보였던 허각은 하늘을 달리다를 부르며 제대로 ‘포텐’을 터뜨렸고 덕분에 장재인과 존박의 결승전이라고 생각했던 모두의 예상을 깨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기세로 올라가더니 사랑비와 조영수의 신곡 언제나를 완벽하게 불렀고, 스타성이 없어도 노래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진리를 모두에게 각인시켜줬죠.

시청률을 위해서, 사전에 동의를 했다고 하지만 참가자들의 과거를 지나치게 많이 보여주며, 때로는 자극적인 편집까지 서슴지 않아 슈퍼스타K2는 많은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기적을 노래하라는 자신들의 기치에 맞게 허각이 우승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로써 그간의 논란을 한 번에 덮게 됐네요.

사실 존박이 우승한다면 지난해 서인국보다 음악성이 뛰어났지만 외모로 인해 문자투표수에서 밀려 2위에 그친 조문근이 또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컸어요. 개인적으로 존박 또한 오랜 기간 아카펠라 그룹에서 활동하며 기본기를 잘 다지는 등 워낙 음악성이 뛰어나기에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까웠어요. 존박의 외모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게 된 것이기도 하지만 스타성보다는 노래실력만으로 승부가 결정되길 바란다는 사람이 많았고 그것이 허각의 우승까지 낳게 된 거죠.

엠넷으로서는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내년에 슈퍼스타K3가 찾아온다면 지원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슈퍼스타K3를 향한 관심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럴 수밖에 없겠죠. 허각의 우승은 외모가 빛나지 않아도 실력과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그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고, 그로 인해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많은 가수지망생들에게 던져주었습니다.

비단 가수의 꿈을 꾸지 않더라도 허각의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고 힘을 얻은 사람이 많아요. 마음을 다해 기적을 노래하면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니까요.

고난 끝에 꿈을 이룬 허각이 만들어낸 인간승리와 우승자만큼 빛났던 2위 존박의 이야기는 끝까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에 앉게 했고 덕분에 슈퍼스타K2는 자체 시청률을 갱신하며 올 시즌 최대 히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슈퍼스타K2의 진짜 우승자는 엠넷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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