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 할머니-할아버지 서포터스로 유명한 우추리 어르신들도 멀리 강릉에서 수원까지, 긴 원정길에 동참하셨습니다. 4시간을 달려 수원에 도착했는데, 피곤하실 법도 한데 한 할머니께서 N석 제일 아래 계단까지 주춤주춤 내려오셨습니다. 그러더니 뭔가를 뿌리시더군요.

바로 소주였습니다. 할머니는 소주를 뿌리시고 한참동안 기도를 하신 뒤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 같던, 그 간절함 때문이었을까요. 강원FC는 그날 김영후의 멀티골에 힘입으며 수원을 2-1로 누르며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동안 원정에서는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기에, 원정 첫승의 감격은 남달랐습니다.

그날, 기뻐하던 선수들의 모습보단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또 기도하던 우추리 할머니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 모습을 지켜봤던 강원FC 서포터스 나르샤는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열린 홈경기에서 우추리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날은 어린이날이었지만 3일 뒤가 바로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카네이션을 달아들이기로 한 거죠.


하프타임 때 나르샤 어린이 회원들이 직접 나서 우추리 어르신들 가슴에 예쁜 카네이션을 달아드렸습니다.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야하기 때문에 직접 달아드리지 못했지만,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고요.

아직 강원FC는 K-리그 상위레벨 팀에 분류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K-리그 최고가 아닐까요.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지만 성적이 전부라는 게 아니라는 걸 저는 강원FC를 통해 배웁니다.

강원FC를 비롯하여 축구선수들을 키우고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들, 그리고 그 선수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생각하며 응원하는 K-리그 팬 여러분들을 생각하며 어버이날 기념 포스팅을 띄워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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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