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이면 이제 본격적인 봄에 접어든 시간이 맞음에도, 강릉엔 여전히 눈이 내립니다. 산과 들과 거리와 도로는 눈으로 덮혔고, 경기장 내 그라운드 위에도 눈이 소복히 쌓여 잔디를 보기란 힘듭니다. 그래서 강원FC 관계자들은 더욱 조바심이 탈 수밖에 없답니다. 주말 홈경기마다 눈이 내리다 보니까요.

하여 오늘도 구단직원, 강릉시청 직원들, 서포터스 나르샤, 자원봉사자, 심판 분들 등 많은 분들이 나와서 선수들이 원활하게 눈을 치울 수 있도록 도왔답니다.


홈경기를 앞두고 눈이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홈 개막전에도 그랬죠. 경기 전날 저녁부터 강릉에는 눈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은 점점 늘어났고 개막전을 앞두고 걱정 또한 커져 가기 시작했죠. 내일도 눈이 오겠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야속하기만 했고요.

경기 당일날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보자 세상은… 세상에나! 흰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경기장까지 가는 길, 도로에는 눈들이 소복이 쌓여있었고 그라운드 사정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시간이 지나면 개막전이 열릴 그라운드 위에는 초록 잔디 대신 잔뜩 쌓여있는 흰 눈만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영동지역에는 어느새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강릉종합경기장에는 마치 잔칫상의 백설기처럼 눈들이 수북이 쌓여만 갔습니다. 하기야,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던 홈 개막전은 분명 잔칫날이 분명했습니다. 때문에 개막전을 축하하기 위해 내린 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축설(祝雪)이라 부르기엔 그 양이 조금 많았습니다. 이대로라면 개막 경기를 치르기란 불가능해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폭설이 쏟아질 것을 예상한 강릉시는 제설작업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준비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제설장비들이 속속들이 강릉종합경기장에 도착했고 제설작업을 위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을 비롯한 강릉시 관계자들이 경기장에 모였습니다. 어느새 강릉고등학교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과 서포터스 나르샤까지 합해보니 약 2백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경기장에 운집해 있었습니다. 모두다 강원FC 홈 개막전을 위한 제설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눈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내리며 쌓여 갔지만 확실히, 눈이 쌓이는 속도보다 치우는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모두가 원활한 개막전을 위해 보여준 강릉시의 빠른 대처와 사람들의 정성 때문이었고, 이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개막경기를 제대로 치르기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경기감독관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빠르게 눈을 치우고 있으니 경기를 진행시켜도 괜찮다”며 “강원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지역이었다면 경기가 열리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감독관의 언급대로 힘을 모아 땀 흘려 눈을 치운 결과는 개막전 개최라는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아침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덕분에 약 1만여명에 달하는 강릉시민들은 손꼽아 기다려왔던 2010시즌 강원FC 홈 개막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합심하여 무엇이든 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지난해 K-리그 시상식에서 시도민구단 최초로 창단 첫해 신인왕을 탄 영광의 주인공 김영후는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 30분 전 쯤 잔디를 밟기 위해 그라운드에 섰을 때만 해도 잔디보단 눈이 더 많이 보였다. 한데 라커룸에서 미팅을 가진 후 몸을 풀기 위해 다시 그라운드로 나서자 그 많던 눈들이 싹 다 없어져 있어 깜짝 놀랐다”며 “선수들이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추운 날씨 속에서도 눈을 치우기 위해 땀 흘린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죠.

강원FC 김원동 대표이사는 “모두다 강원FC를 아끼는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마음이 바로 ‘강원도의 힘’이 아니겠는가”라며 “이러한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강원FC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가겠다. 개막전을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강릉시 관계자를 비롯한 자원봉사자, 서포터스 나르샤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고요.

여전히 눈은 내리고 있지만 다행히 점점 눈발은 약해지고 있답니다. 또 많은 분들이 나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으니, 내일도 경기는 원래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역시나, 훈훈한 팀 강원F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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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