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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함께해요 K-리그

K리그 이적시장 어디까지 진행됐나?



정과 망치로도 도통 깰 수 없는 얼음장을 보는 듯하다. 전 세계를 엄습한 경제 한파가 K리그에도 닥쳤다. 이적시장 문이 열린지 여러 날이 흘렀으나 현재 K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굳을 데로 굳어버린 얼음장 밑으로도 강물은 쉼 없이 흐르는 법. ‘큰 손’의 움직임은 확실히 줄어들었으나 와중에도 이적 소식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이번 겨울 ‘난 자’와 ‘든 자’의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감의 특성상 모든 기준이 ‘1월15일까지’라는 점을 미리 밝히겠다. 따라서 이 시간에도 시나브로 진행 중일 겨울 이적시장의 중간동향 정리 정도로 보면 무난할 듯싶다.


여느 때보다 조용한
2009시즌을 대비한 K리그 이적시장은 지난해 12월24일 프로축구연맹이 자유계약(FA) 자격 취득선수 140명의 명단을 발표함과 동시에 실질적인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보통 각 구단들의 동계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월 중순 쯤이면 이적시장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조용한 발걸음만 보일 뿐이다.

일단 K리그에서 대표적으로 알아주는 ‘큰 손’들이 이렇다 할 영입 없이 동면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겠다. 지난 시즌 챔피언 수원과 준우승팀 서울이 대표적인 예다. 경제 한파로 구단 예산이 줄어든 수원은 아직까진 ‘고요한 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수원은 마토(오미야)를 시작으로 이정수(교토) 박주성(센다이) 안효연(전남) 안영학(재계약포기) 등 주전 및 준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여기에 재계약을 천명했던 신영록, 조원희 등도 FA자격을 획득을 무기로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1군 선수들의 무더기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를 잠자코 보고만 있을 수원이 아니다. 물론 4년 만에 우승컵을 든 차범근 감독 마저 자신의 연봉을 자진 삭감했을 정도로 구단의 씀씀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에 대어급 선수들의 영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주전급 선수들을 활용한 트레이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 AFC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챔스와 K리그 제패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욕심 많은 수원이다. 따라서 이적시장 문이 닫히기 전까지는 성급히 결론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이 조용한 이유는 다소 다르다. 최원권을 광주로, 이을용을 강원으로 각각 떠나보냈지만 부상과 군 입대 등을 이유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선수들이 상당수 복귀하며 선수보강이 충분히 이뤄진 까닭이다. 심우연, 고명진, 이종민 등 부상으로 지난 시즌 많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선수들이 회복했고 김승용, 한태유, 여효진, 박동석 등 입대 전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상무에서 전역하며 팀에 합류했다. 여기에 이청용, 기성용 등 꾸준히 성장 중인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 지금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침묵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고요속의 분주함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가운데도 판을 벌인 팀들도 있다. 감독 교체 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성남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명실 공히 팀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신태용을 새 감독으로 앉힌 성남은 대대적인 방출과 영입 과정을 통해 개편작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브라질 듀오 두두와 모따의 방출을 확정지었고 김상식, 김영철, 박진섭 등 베테랑들과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이동국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동국, 김상식을 내주는 조건으로 전북으로부터 문대성과 홍진섭을, 인천으로 손대호를 보내는 대신 라돈치치를, 마지막으로 제니트로부터 이호를 영입해 세대교체와 누수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최근 2년 간 선수단에 역동적인 변화를 줬던 전북은 올 시즌에도 이적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공격의 재구성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재진(감바 오사카) 정경호(강원) 홍진섭, 문대성(이상 성남)을 떠나보낸 전북은 이동국(前성남)을 영입한데 이어 에닝요(대구)에도 손을 잡으며 공격진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하고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K리그에 뛰어드는 강원FC 역시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미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23명의 선수들을 영입한 강원은 이을용(前서울) 정경호(前전북) 등 연고지역 출신의 스타 선수들은 물론 문주원(前대구) 김진일(前부산교통공사) 오하시 마사히로(前가와사키 프론탈레) 등 주전급으로 활용 가능한 선수들까지 팀에 합류시키며 다가오는 첫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그간 골키퍼 포지션이 다소 취약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던 경남과 대구는 각각 김병지(前서울)와 조준호(前제주)를,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렸던 전남은 정윤성(前경남) 안효연(前수원)을 영입하며 부족한 2%를 채웠다. 부산 역시 팀의 ‘아이콘’ 안정환의 이적에 대비해 공격수 보강에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 양동현(前울산)과 호물로(前제주) 영입에 성공했다. 인천 역시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라돈치치(現성남)와 방승환(現제주)을 떠나보냈지만 국가대표 출신의 미드필더 손대호(前성남)와 호주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제이드 노스(現뉴캐슬 제트)를 영입하여 중원과 수비라인 강화를 꾀했다.

아시아 쿼터제 후폭풍
이번 이적시장 최고 키워드는 단연 ‘아시아쿼터제’다. 기존 용병 한도 3명에 AFC 회원국 선수를 별도로 1명 더 둘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가 적용되는 원년인 만큼 아시아쿼터제 승차권을 이용한 선수들이 꽤나 많았다. 특히나 K리거들의 J리그 대이동이 현실로 나타난 겨울 이적시장이었다. 박동혁, 조재진(이상 감바 오사카) 이정수(교토) 박원재(오미야) 박주성(센다이) 조성환(삿포로) 등이 일본행을 택했다. 비단 K리거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U-20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U리그에서의 활약으로 대학 유망주로 손꼽히던 정정현(쇼난 벨마레) 포르투갈리그에서 뛰었던 김병석(야마가타)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의 유효진(요코하마FC) 등 많은 선수들이 대한해협을 건넜다. 특히 주목할 것은 1·2부에 상관없이 일본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J2리그는 유망주들의 진출 무대쯤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이적시장에선 박주성과 조성환처럼 K리그에서 준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의 진출 또한 이뤄졌다는 특징을 보였다.

물론 K리그 내에서도 아시아쿼터제 시행으로 인한 ‘진출’ 못지않게 이를 대비한 ‘영입’도 활발히 전개됐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팀이 바로 인천이다. 인천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호주 대표로 활약했던 수비수 제이드 노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27세인 노스는 1998년 데뷔 이후 10년 간 호주 A리그에서만 202경기에 출장했던 잔뼈 굵은 선수다. 노스의 합류는 세대교체 이후 젊어졌지만 경험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던 인천의 수비라인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FC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들 가운데서는 수원이 가장 빨리 움직였다. 이정수, 마토 등 주축 수비수들의 이탈에 대비해 ‘중국의 홍명보’로 통하는 리 웨이펑을 영입한 것이다. 차범근 감독이 선전 핑안에서 지휘봉을 잡던 시절 선수와 감독으로 만난 인연이 이적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은 애들레이드에서 베테랑 수비수 사사 오그네노프스키를 데려와 김상식과 김영철의 공백을 메웠으며 신생팀 강원 역시 가와사키의 주전 미드필더 오하시 마사히로를 영입, 스쿼드에 노련함을 가미했다.


이들의 합류는 그간 브라질 선수들이 대세를 이루던 K리그 외인 선수 판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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