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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30회를 맞는 장애인의 날. 강원FC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교감과 소통이 공존하는 특별한 강원FC 홈경기를 가졌습니다.

‘강원래와 꿍따리유랑단’을 초청하여 특별한 식전행사를 준비했는데요, 클론의 강원래가 단장으로 있는 꿍따리유랑단은 그간 전국의 보호관찰 청소년과 소년원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이며 여러 번 언론의 화제에 오르기도 했던 단체입니다. 강원래씨를 비롯해 심보준(안면장애가수), 조성진(한 손 마술사), 최재식(한 손 무에타이 챔피언), 기홍주(시각장애, 무대연출)씨 등 7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에는 강원래씨가 직접 강원FC 홈경기장에 나와 축구관련 댄스 메들리와 함께 ‘교통사고로 중도장애인이 됐지만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줬습니다.

학창시절 클론으로 인기몰이하던 분인지라 강원래씨가 구단 사무실로 왔을 때, 사실 신기한 느낌이 더 컸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왔지만 가수시절과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얼마 전 라디오스타에서 봤을 때는 강한 느낌이 컸는데요, 실제로 사무국장님과 앉아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이웃집 아저씨 같고, 참으로 편하고 수더분한 느낌만 들더군요.

저는 옆에서 연맹 직원 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직까지 애인없는 제 신세한탄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강원래씨가 그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었나봐요.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나이를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 나이를 얘기해줬더니 이분 어떠냐면서 79년생인데 자기 소유의 체육관 관장으로 있다면서 믿음직한 남자라고 적극적으로 소개팅을 추진해주시더군요. ^^

그때 제 눈빛이 ‘이 사람은 누구시길래?’라고 말하고 있었나봐요. “아니,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 최재식 선수를 몰라요?”하시길래 제가 “네...”라고 소심하게 대답하자 그 분의 오른팔을 잡아 올리시면서 “한 손 무에타이 챔피언 최재식 선수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하시더군요. 그제야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오른팔이 없는 분이시더라고요. 누구에게나 팔은 있다고 자연스레 인식했던터라 눈여겨 보지 않았던 거지요. 하지만 우리와 틀린 사람은 없어도 다른 사람은 있는 법이잖아요.

그러면서 강원래씨는 제 혈액형도 물어봤어요. 제가 O형이라고 하자 최재식 선수는 A형이라면서 A형과 O형은 잘 맞는 편이라고 가운데서 이야기를 하는데, 재밌는 건 제가 강원래씨한테 최재식 선수에 대해 궁금한 거 물어보고 최재식 선수가 대답한 걸 강원래씨가 다시 저한테 전해주는 풍경이었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그냥 물어봐도 될 법했는데... ㅎ 나중에는 “아니, 내가 지금 가운데서 뭐하는 거죠? 무슨 상견례 사회자로 나온 것 같네...”하시면서 하하 웃으시더라고요.

사무실 안을 한가득 밝게 채운 그런 환한 웃음이었지만, 그렇게 웃게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물론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절대로 모르는 아픔이겠지요. 어쩌면 막연하게 추측하는 것이 그분께 실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가수로서의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무대 위에 서서 음지에 있는 사람들을 양지로 인도하고 있는 강원래씨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희망의 증거’였고 모두에게 존경의 박수를 받을 만했습니다.

강원래씨는 요즘도 꿍따리유랑단과 함께 소년원, 갱생원, 보호관찰소, 교도소 등을 돌며 뮤지컬식 연극을 통해 희망과 꿈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왜 우리 소년원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냐는 연락도 간간히 받는다고 하네요. 강원래씨는 그분들이 열심히 노력해 다시금 새롭고 멋진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연 시작 5분 전 대기하고 있을 때 저를 보며 양 손을 휘휘 저으며 반갑게 인사하던 강원래씨. 그 미소를 이 짧은 묘사력으로는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미소처럼 밝은 날들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는 제 마음만은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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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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