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형 선배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신문사 모임에 가도 인사만 드렸다지 딱히 나눈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다 2007년 광화문 벙개 때 처음으로 선배님과 길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늦게 오시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 내 옆에 앉으셨기 때문이다.

82학번인 선배님이 첫사랑에 실패 안 하셨다면 아마 내 나이 정도 되는 딸을 두셨을 거다. 그러니까 그 정도로 나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내 눈에 선배님은 소년처럼 보였다. 이럴 수가. 이 소년 같음은 도대체 뭐지? 내내 신기하게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그게 10년 전 마지막 기억이다.

얼마 전 시사인 고재열 기자님 덕분에 다큐 <공범자들>을 단체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공범자들을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화면을 보며 이심전심이 되기는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무려 3번이나 봤다. 그 다큐에서 강재형 선배님은 아주 짧게 2초 나오셨다. 워낙에 큰 고초를 겪은 분들이 많으시니 선배님은 조금 나왔나보다. 다행이네, 하며 영화관을 나섰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 MBC와 KBS 파업과 관련해 옛날 뉴스들을 찾아보다 뒤늦게 선배님 소식을 알게 됐다. 2012년 파업이 실패로 끝난 뒤 선배님은 대기발령과 정직을 거쳐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버린 신천교육대를 돌고, 지금은 주조종실 MD로 근무하신다는 사실을. 주조실 근무로 낮밤이 바뀌었고, 화장실 갈 때만 자리를 비울 수 있는데 그럴 때도 착신된 전화기를 챙겨야 한다고 했다.

보기 싫고 외면하고 싶어도 하루 종일 MBC에서 송출하는 모든 방송을 모니터 해야 한다니. 우리말 나들이를 기획할 정도로 누구보다 바른말 고운말만 쓰셨던 선배님이 회사에 의해 마이크 앞을 강제로 떠났고, 이제는 주조실 근무도 어느덧 4년이 되어 최장기 MD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고 한다.

공범자들을 보며 뭔가 선배님을 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싶어 2주 전부터 케이크를 준비했다. 케이크를 디자인하기 전에 한 가지 고민에 빠졌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MBC 로고를 과연 써도 될까, 였다. 물어볼 사람이 없어 고민하다가 일면식도 없는, 그러나 나의 페친이신 송일준 PD님께 쪽지를 보냈다. 당시 PD연합회장으로 뽑혀 바쁘신 가운데 고맙게도 친히 전화까지 주셨다. 마봉춘 MBC라고 하면 된다는 PD님 덕분에 마봉춘도 넣고 MBC 로고도 넣어 케이크는 예쁘게 완성될 수 있었다. 송일준 PD님께는 따로 감사 선물 드리겠습니다! ^^

지난밤 칼럼 마감을 무사히 마치고 선배님을 만났는데, 주조실에 근무하시면서 낮밤이 바뀌는 생활로 살도 많이 찌시고 몸도 상하셨다 들어서 걱정하며 기다렸다. 그런데 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에게는 선배님이 똑같아 보이는 거지? 다만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담배가 너무 많이 느셨다는 것이었다.

전에도 담배를 태우셨는지 모르겠지만 몇십분마다 나가셔서 한대씩 태우고 오는데 사실 그 횟수가 너무 많아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작년에 위장에 '빵꾸'가 나는 바람에 그나마 자극이 덜한 게 이거라며 막걸리를 시키셨고. 담배가 늘고, 위장이 상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는 선배님의 모습을 보며 나는 또 혼자 머릿속으로 소설 한편 쓰며 괜히 짠해졌다.

서프라이즈 선물을 드렸을 때 예상 외로 덤덤해 보이셨는데, 나중에 선배님 단골집을 순회할 때마다 사장님들한테 이거 보라며 자랑하시는 거 보니 제법 맘에 드셨나 보다. ㅎㅎㅎ 가게 안에 있던 사장님이 우리 자리까지 와서 와, 이거 마봉춘 뭐야? 하면서 구경하시고, 나는 괜히 뿌듯해하고 그랬다.

며칠 전 주진우 기자의 “김성주 아나운서를 패 죽이고 싶었다”는 발언이 화제가 되었는데, 덕분에 선배님도 덩달아 화제집중이 되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화제집중 6시> 진행 맡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 얘기를 하며 우리 엄마가 선배님 대게 좋아하셨다고 하니 그 연배의 아주머니들한테는 원래 인기가 많았다며 당연하게 들으시더라. ㅎㅎ 어쨌건 김성주 아나운서의 누나, 그러니까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가 시사인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한다. 선배님이 시사IN에 기고한 파업일지 가운데 자신의 동생에 대해 쓴 부분을 문제 삼아 항의 전화를 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만나게 됐고, 내 선물을 받으시게 됐는데, 그래서 더 이 선물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또 혼자 소설 한편을 써 내려 갔다. 신기하게도 그때 마침 선배님이 나중에 책 한 권 내보라면서 조언을 해셨다. 큰 고민 없이 글 쓰는 편 아니냐며 평소 내 글쓰기 습관을 딱 짚어내서 깜짝 놀라기도. 워낙에 혼자 걸으면서도 생각이 많은 나는 시간이 나면 생각나는 대로 일사천리로 글을 쓰곤 하는데 선배님이 그걸 딱 아시더라.

쭉쭉 잘 읽히는데, 그러면서도 괜찮게 쓴 글이라고 칭찬해주셨다. 그래도 비문이 많아서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고 하니 그렇게 많이 없다고 또 칭찬을. 그것도 우리말 나들이 프로 창시자님께서 해주시다니! 알렐루야. ^^ 신이 나서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내용들에 대해서 정신없이 이야기하다 보니 무려 5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선배님의 인기 많던 대학시절 반경 20km 이야기에서 빵 터지고(빵 터지니 3km로 정정 ^^ 3km 내외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인물'이셨답니다), 그러다가도 회사 내에 부당한 일들에 대해 직언하셨던 이야기에서는 미남투사의 모습도 엿보였고, 왜 뉴스에서 연예인,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씨라는 호칭을 안 붙이는지에 대한 의문도 참 신선했다. 대학 4학년 때 고대 앞에서 '숨은 그림 찾기'라는 카페를 운영했는데, 군대 가면서 팔았을 때 그 가게를 인수한 사람이 무려 가수 김광석씨였다는 눈이 번쩍하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어렸을 적 선배님이 진행하던 장학퀴즈를 즐겨봤는데, 시작 전에 나오던 선경CF에서의 perhaps love가 참 좋았다고 하니 넌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 이런 거까지 아냐며 놀리기도 하셨다. 무엇보다 김재철, 안광한 前 사장 이야기 중에 나온 자존감 강의가 참 좋았던 것 같다. 공범자들에서 최승호 PD(지금은 사장님이 되신!) 피해서 도망다니는 모습이 짠했다니 자존감 부족 때문이라면서 강의까지 해주셨음.

우리는 압구정 로데오 사거리에서 청담역까지 걸었는데, 9월 바람이 딱 적당히 좋았다. 선배님은 바로 전날 노조원들과 춘천MBC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 서울행 itx열차에서 역마다 내렸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강촌, 가평, 청평 등 중간중간 역마다 내려서 10분쯤 뒤에 오는 다음 열차를 탔다고 한다. 왜 그러셨어요? 하고 여쭤보니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바람이 너무 좋아서, 라고.

부당함과 치열함이 어지럽게 섞여있던 그 시간에도 선배님은 소년다운 순수함을 잃지 않으셨더라. 바람도 좋았고, 선배님도 좋았고, 모든 게 완벽했던 시간이었다.

덧1. 난 자꾸 '까닭이'를 '까다기'로 발음하는데, 선배님은 '까달기'라고 하셔서 신기했다. ㅎㅎ 분명 같은 단어인데 나와 선배님의 발음이 너무 많이 달랐던 시간이기도 했다.

덧2. 헤어질 때 선배님이 나를 안아주셨는데 다음엔 내가 더 세게 안아드려야겠다.

덧3. 선배님의 대학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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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강재형 선배님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쓴 글이다. 그 날로부터 100일이 지났다. 많은 일들이 MBC에 일어났다. 2012년 사측으로부터 부당해고 당했던 해직자들이 복직했다. 2012년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김재철 당시 사장 퇴진을 외치며 ‘170일 파업’을 했던 MBC 노조원들 가운데 노조위원장 정영하 기술감독, 사무처장 강지웅 PD, 홍보국장 이용마 기자, 기자협회장 박성호 기자가 해고됐다. 그리고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 또한 그 뒤를 이어 해고당했다.

지난 12월 11일 정영하, 강지웅, 이용마, 박성호, 최승호, 박성제 이상 해고자들은 해직 2000일 만에 복직자로 상암에 나타났다. 그 중 최승호 PD는 해고자에서 신임 사장으로 나타났다는! 그의 복귀를 보고 있자니 한편의 잘 만들어진 히어로 영화를 보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최승호 신임 사장은 부임 첫날부터 빠르게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평직원으로 발령을 낸 뒤 공석에 강재형 선배님의 이름이 올라갔다.

강재형 선배님. 한동안 눈물이 많아지셔서 내가 참 많이 놀렸는데. 선배님은 김용민의 맘마이스에 출연해 부당하게 아나운서국을 떠난 동료 아나운서 12명의 이름을 부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다. 가슴에 맺힘이 느껴져서 보던 나도 울컥했는데, 그 지난 고통의 시간이 부디 보상받을 수 있기를.

87사번(김장겸 전 사장과 입사동기였다는ㅠ)인 강재형 선배님은 올해가 MBC입사 30주년이 되셨다고 한다. 그 30주년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멋있게 바뀔 좋은 친구 MBC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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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강원FC와 대전시티즌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2번, 컵 대회에서 1번, 이렇게 총 3번 만났다. 상대전적은 1승 1무 1패로 누적스코어는 6-4로 강원FC가 앞선다. 4월 22일 강릉에서 열린 컵 대회 첫 대결에서는 3-0, 홈 팀 강원의 승리였다.

이성민이 전반전에 오른발로 선취골을 기록했고 정경호는 후반전에 머리로만 2골을 성공시켰다. 당시 강원은 일방적으로 대전을 밀어붙이며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보여줬고 실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강원FC는 7월 12일 정규리그에서 대전을 다시 만났는데, 당시에는 상대의 자책골과 김영후의 골로 전반에만 2골 앞서 나갔으나 이성운, 고창현에게 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로 만족해야만 했다.

고창현만 있는 게 아니다
대전의 경계 대상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창현을 떠올린다. 투지 넘치는 돌파, 날카로운 패스, 정확한 킥.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대전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는 고창현만이 아니다. 우선 서울전에서 원톱으로 활약했던 박성호는 190cm의 장신이다. 큰 키를 이용한 헤딩슛과 헤딩으로 팀 동료에게 볼을 떨어뜨려주는 플레이까지 조심해야 한다. 또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굉장히 좋았는데 곽광선, 라피치 두 선수의 적극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수비수 뒷공간을 공략해라
대전은 경기마다 측면 수비, 특히 라이트백 우승제가 오버래핑을 활발히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럴 때 마다 자연스레 측면 쪽으로 공간이 생기곤 했다. 수비수들이 커버플레이를 하기 전에 이을용, 김준태, 권순형 등 중앙MF들이 빈 공간을 향해 빠른 템포로 패스를 넣어 주고 정경호, 이창훈, 박종진 등 윙어들이 뛰어 들어 간다면 공격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듯하다.

또 이 과정에서 측면에 위치한 선수가 백패스를 한다거나 볼을 잡기보다는 볼의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공격 템포를 최대한 살려 드리블을 한 후 중앙 공격수들에게 연결해 주거나 직접 슛팅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중앙에서는 김영후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2선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선수가 슛팅을 시도하는 그림도 그려볼 법하다. 측면 공격이 여유롭지 않을 때에는 김영후가 뛰어 들어가는 중앙을 향해 직접 연결해주는 것도 좋은 루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찬스는 반드시 잡자.
지난 1라운드 성남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후반 17분 박종진의 패스에 이은 김영후의 왼발 슛팅이 골대 옆 그물을 맞은 것이었다. 축구는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경기 분위기가 결과에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다. 남은 시간도 적지 않았기에 한 골을 성공시켰더라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였다.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왔을 때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90분 동안 분명히 몇 차례의 골 찬스가 생긴다. 조금 더 높은 집중력으로, 조금 더 차분한 마음으로 찬스를 꼭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집중력 저하를 노려라.
전광판의 시계 바늘이 90분에 가까워질수록 대전의 집중력 저하는 심했다. 패스미스도 많이 나왔고 서울의 이승렬에게 4번째 골을 실점하는 장면에서는 수비수의 어설픈 백패스가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대응하던 대전이 체력적인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을 여실히 드러낸 모습이었다.

경기는 90분이 되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미 작년 시즌 3월 21일 부산전 윤준하 골(91분) 5월 16일 곽광선 골(94분)에서도 보았듯 90분이 넘어도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골은 터진다. 끝까지 집중해 공격수들은 찬스를 노리고 수비수들은 찬스를 내주지 않는 경기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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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강원FC가 오는 7월 12일 일요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시티즌과 2009 K-리그 1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를 통해 강원FC는 리그 일정의 정확히 절반을 소화, 진정한 의미의 전반기를 마치게 된다. 실질적인 전반기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감하여 ‘리그 6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두겠다는 게 대전전에 임하는 강원FC 선수단의 굳은 각오다. 글/플라이뭉치맨 정리/헬레나

대전에 관한 즐거운 추억
강원FC는 지난 4월 22일 피스컵코리아 조별예선에서 대전과 한 차례 겨룬 기억이 있다. 결과는 이성민과 정경호의 골을 앞세운 강원의 3-0 완승이었다. 당시 2골을 넣으며 활약한 정경호는 현재 정강이 피로골절로 잠시 재활 중이지만 스쿼드에 누수화는 없다.


외려 더 튼튼하고 강해졌다고 볼 수 있겠다. 당시만 해도 시즌 초반이라 K-리그 경험이 생경했던 대학 및 내셔널리그 출신 선수들은 어느덧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전사로 거듭났다. 더욱이 선수들은 여전히 홈에서의 대승을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기에 이번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역시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라운드 전통의 강호 포항을 상대로 시종일관 밀리지 않는 경기내용을 보여주며 ‘재미있는 축구’의 진수를 보여 준 강원FC는 이날 대전에게도 짜임새 있는 조직력 축구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지난 경기 페널티킥 유도 상황에서 보여준 빠르고 촘촘한 패스플레이가 이뤄진다면 대전에게 있어 강원FC는 한마디로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을 것이다.

승리는 강원의 것
이날 경기의 상대팀 대전시티즌은 3승 5무 5패로 현재 리그 14위에 랭크되어 있다. 최근 대전은 김호 감독의 퇴진으로 팀 분위기가 꽤나 어수선하다. 혹자는 오히려 이것이 팀 내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된 듯하다며 김 감독 퇴임 이후 가진 리그 경기에서 거둔 1승 1무의 성적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최순호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대개 팀이 위기일 때 잘 뭉치고 좋은 경기를 한다. 그러나 몇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 대전이 거둔 호성적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라 전망했다.

난제는 또 있다. 대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을 가했고 구성에 많은 변화가 생기므로 인해 현재까지 완성된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강원FC와 비슷하게 공격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전북에게 무려 4골이나 허용하며 무너졌다는 점은 그 방증이다.

도민구단과 시민구단의 자존심대결
이날 경기는 도민구단을 대표하는 강원FC와 시민구단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시티즌의 자존심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선수들 간의 대결 또한 주목할 것들 중 하나이다. 반 니스텔루이를 지향하는 두 골잡이 김영후와 박성호의 맞대결, ‘강원 루니’ 윤준하와 ‘계룡산 루니’ 고창현의 ‘루니 맞대결’, 숭실대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두 젊은 수비수 곽광선과 박정혜의 맞대결, 그리고 양 팀의 캡틴이자 정신적 지주인 두 기둥, 이을용과 최은성의 맞대결 등 여러 흥미로운 대결들로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ey Player
No. 9 김영후
내셔널리그의 괴물에서 K-리그의 괴물로! 수면 아래서 잠자던 괴물이 드디어 깨어났다. 강원FC의 괴물 공격수 김영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최근 리그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연속 공격포인트를 터트리며 물오른 공격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현재 이동국과 함께 K-리그 공격포인트 1위(11)에 오르는 영광까지 안았다. 내셔널리그를 평정하고 청운의 꿈을 안고 K-리그에 입성한 김영후는 적응의 시간을 거침과 동시에 차분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 경기에서 김영후가 4경기 연속골에 성공하면서 팀을 또 다시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자못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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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지난해 대전이 보여준 뒷심은 무서웠다. 전반기를 11위(2승7무4패)로 마친 대전은 후반기 ‘8승5패’라는 확 달라진 승률로 6위를 차지하며 6강PO 막차에 올라탔다. 경남 역시 후반기부터 ‘항서매직’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돌풍을 일으켰는데, 공격트리오 까보레(18골) 뽀뽀(10골) 정윤성(6골)이 연달아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덕분에 정규리그 4위로 일치감치 6강PO행을 결정지었다. 기실 넉넉지 못한 예산 때문에 A급 용병, 혹은 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하기 어려운 시민구단이다. 그러나 그런 형편 속에서도 시민구단들은 특유의 뚝심과 조직력으로 매 시즌 예상을 뒤엎는 성적들을 올렸다. 리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재 인천(6위) 경남(7위) 대구(11위) 대전(12위)은 나란히 랭크돼 있다. 올해도 시민구단들의 6강PO 진출은 영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창을 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은 대전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3월9일 수원전을 시작으로 4월19일 성남전까지, 대전은 3무3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리그 순위표 최하단으로 미끄러졌다. 다행히 5월 들어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대전은 5월11일 부산원정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이후 7월20일 제주전까지 7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무엇보다 안정된 수비진 덕이 컸다. 전반기 대전이 기록한 실점은 15실점으로, 수원(10실점) 성남(13실점) 다음으로 적다. 다만, 적게 내준 만큼 적게 넣었다게 문제다. 전반기 동안 대전은 11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는데, 이는 14개 팀들 가운데서 가장 적은 수치다. 결국 부족한 골 결정력이 대전을 ‘10위’에 묶은 가장 큰 이유였다. 지난해 공격을 책임졌던 브라질 삼총사 데닐손(14골) 슈바(8골) 브라질리아(3골)가 합작한 골은 모두 25골로, 대전이 기록한 전체 34골 중 자그마치 74%나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은 2008시즌을 앞두고 모두 적을 옮겼고, 그들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용병농사는 유난히 박복했다. 까스톨 에드손 등 야심차게 영입한 대포들은 성능불량으로 판명돼 짐을 싸야만 했고 그중 에릭은 다행히 잔류에 성공했으나 단 2득점에 그치며 한숨을 낳았다. 그 때문일까. 후반기 대전의 전력보강은 ‘창’에 집중됐다. 우선 브라질 세리에A에서 경기 당 0.9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골잡이’ 바우텔과 K리그 4년 차 용병 셀미르를 영입했다. 여기에 김형일을 포항에 내주는 대신 권집을 데려와 고종수의 뉴파트너로 맺어줬다. 권집으로 하여금 중원을 강화시켜 고종수의 활동 폭을 좀 더 넓고 자유롭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내준 수비의 핵 김형일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는 아직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동원과 민영기를 제하면 눈에 띄는 센터백 자원이 없는 대전으로선, 트레이드로 인한 공백을 메울 대안이 필요하다.

공격축구의 결말은
지난해부터 K리그에 불기 시작한 화두는 다름아닌 ‘공격축구’. 올 시즌 대구가 보여준 축구가 꼭 그러했다. 대구는 전반기 동안 성남 다음(35골)으로 많은 득점(31골)에 성공하며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비록 팀의 주포 루이지뉴가 떠난 뒤 영입한 알렉산드로와 조우실바가 정규리그 무득점으로 기대만 못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다행히 이근호(9골) 장남석(8골) 에닝요(6골)가 고루 활약하며 화력에 힘을 실었다. 공격본능은 비단 공격수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수비수 황지윤은 3월16일 부산전에서 2골을 넣는 ‘원맨쇼’로 ‘전원공격’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많이 넣었지만 또 많이 내주는 바람에 리그 최다 실점(37골) 팀이라는 멍에도 썼다. 대전과 반대다.


게다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도 눈에 밟혔다. 양승원과 윤여산, 조홍규가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미드필더 진경선이 수비라인까지 내려오는 등 수비진 운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이것은 결국 7월5일 성남전(4실점)과 7월12일 경남전(4실점)에서 대량실점을 하게 된 계기가 됐고 대구는 9위로 하락하며 중상위권 경쟁에서 한발자국 밀려나고 말았다. 그 때문에 변병주 감독은 휴식기동안 수비수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성남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던 수비수 김종경과 외인 수비수 레안드로를 영입했다. 최근엔 윤여산이 부상에서 회복, 팀에 합류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6강PO 진출이 목표인 대구로선 공격력 못지 않게 수비조직력을 탄탄히 쌓는 게 가장 큰 관건이겠다.


그늘에서 벗어나
시즌 초 경남FC의 선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지난해 돌풍의 주역들인 박항서 감독, 뽀뽀, 까보레가 자리를 옮겼고 주전 골키퍼 이정래마저 군입대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개막전에서 대구를 상대로 무려 4골을 몰아치며 첫 승에 성공했지만 광주, 수원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히며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다행히 7월 한 달 동안 무패행진을 이어나간 덕분에 6위(6승3무6패)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6강PO 경쟁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내밀었다. 이러한 결과 뒤에는 무엇보다 이광석과 박재홍 두 노장의 공로가 컸다. 이광석은 주전 골리 이정래의 군입대 공백을 무난히 메웠고 박재홍 또한 체력저하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준 산토스의 빈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이번 시즌 경남이 거둔 일대 수확은 뽀뽀와 까보레, 두 외인 공격수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있다. 두 공격수와의 작별은 초반 전력에 반짝 영향을 미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서상민 김영우 인디오 등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유도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돌아온 골잡이 김진용이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늦깎이 신인 김동찬도 공격포인트를 늘려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경남은 창끝을 더욱 날카롭게 갈았다. 새 용병 공격수 알미르와 브라질 유학파 출신의 공격형MF 이상민, 날개 공격수 박윤화를 영입, 공격자원을 한층 강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창에만 신경 쓴 나머지 상대적으로 방패에는 소홀히 한 경향이 없지 않다. 역시나 문제는 수비인데, 이상홍 산토스 박재홍을 제외하면 현 경남의 스쿼드에서 믿음직한 수비자원을 찾기가 어렵다. 남은 후반기 경남의 발목을 잡을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만은 없다.

중원을 장악하라
지난 시즌 ‘고난의 행군’ 끝에 아쉽게 6강PO 티켓을 놓친 인천은 잉글랜드 유학을 마친 장외룡 감독과 함께 ‘인내 희생 노력’의 정신으로 새 시즌에 임했다. 일단 분위기는 좋았다. 드래프트를 통해 안재준 안현식 이호진 등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초반 3연승으로 돌풍을 일으키는가 싶었지만 이후 서울 울산 수원 등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내리 패하며 7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물론 그 와중에 결실은 있었다. J리그에서 임대복귀한 ‘미운오리새끼’ 라돈치치가 전반기 10골을 터뜨리며 ‘백조’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라돈치치는 어느새 2005년 13골을 터뜨렸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에도 근접했다. 한 마디로 개과천선이다.


여기에 출장정지 징계가 풀린 방승환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휴식기 동안 파이터형 수비수 이정열이 성남으로 떠났지만 임중용 김영빈 안재준 안현식 등 기존 선수들이 무난한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전력공백은 없을 전망이다. 그런 인천에게도 고민은 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연결되는, 단조로운 긴 패스 위주의 공격이 여전하다는 사실 말이다. 미드필더진에 대한 아쉬움이 일어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준영 김상록 보르코 등 측면 자원들이 활발히 움직이며 매듭을 풀어주고는 있으나 한계가 있어 보인다. 2005년 당시 중원에서 아기치가 보여준 활약 그대로를 십분 기대하는 것은 아니나 6강PO 진출을 위해서라면 앞으로 미드필더들의 분전이 좀 더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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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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