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7분. 코너 근처에서 이영표가 그리수 선수의 파울을 얻어 낸 뒤 기성용이 프리킥을 차올렸습니다. 문전에서 올라오는 볼을 보던 이정수가 그리스 수비수들 사이로 뛰어 올리며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2002년 월드컵 3-4위전 터키전에서 이을용이 터뜨렸던 우리나라 대표팀 월드컵 최단시간 골을 2분이나 단축시킨, 시원한 선제골이었습니다.

이정수. 그는 사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베스트 11은 아니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애제자 조용형 - 곽태휘 두 센터백 콤비의 그늘에 가려진 제 3의 수비수였죠. 처음부터 선발을 장담하던 멤버는 아니었으나 곽태휘의 부상과 조용형의 대상포진 증세로 이정수는 그 공백을 메울 대안이었고, 덕분에 월드컵 출전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죠.

이정수는 기회란 노력한 자만 붙잡을 수 있다는 축구계의 정설을 실력으로 입증했습니다. 선수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보통 유럽 수비수들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대를 향해 올라오는 볼에만 시선을 두고 주전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에만 집중한다고 합니다. 그말은 곧 뒤에서 뒷공간을 노리며 달려 들어오는 수비수는 열외로 둔다는 이야기와도 같죠. 덕분에 이정수는 그리스의 장대숲같은 수비수들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선제골은 그렇게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수에게 있어 그리스전은 참으로 특별했을 듯합니다. 비주전으로 분류됐던 자신이 부상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전으로 투입됐을 때, 스스로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선제골을 터뜨려 승리의 초석을 다졌고,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감하며 승리로 이끌었기에 주전 센터백으로 느꼈을 마음의 짐들을 한 번에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던 경기였을 것입니다.

“제가 대표팀 수비수들 중에선 나이도, K리그 경험도 제일 많아요. 어느 정도 리드해야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어요. 그렇지만 전 이제 막 대표팀에 들어왔잖아요. 그 때문에 A매치 경험이 제일 적죠. 대표팀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다보니 위축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요. 좀 더 경험도 쌓고 자신감도 붙으면 선수들한테 이렇게 하자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글쎄요. 아직은......”

2008년 막 대표팀에 승선했을 때 이정수가 제게 해준 이야기입니다. 만약 단 한번의 패스미스로, 또는 상대 공격수의 돌아들어가는 움직임을 놓치거나 수비 뒷공간을 내주며 골을 허용했다면, 다른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스스로 ‘내가 들어가서 골을 허용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하는 지레짐작으로 마음이 위축됐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마음이 위축될 때 플레이도 함께 위축된다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포백라인에서의 센터백은 기존의 홍명보 감독의 경우처럼, 리더로서 당당하게 수비수들을 이끌어야하는 법인데, 마음이 불안하거나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최후의 보루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죠. 수비불안은 심리적인 요인에서도 나오기 쉬운 법인데, 그런 점에서 이정수가 보여준 120% 활약은 남은 2경기의 선전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정수가 허정무호에 처음 승선한 때는 2008년 봄입니다. 2010월드컵 3차예선 북한과의 1차전에 나설 24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었죠. 무려 3년 만에 달게 된 태극마크였습니다. 사실 2005년 7월 동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대표팀에 전격 발탁된 바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중도하차했지만 말입니다.

당시 이정수는 제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쉬운 전적이 있기에 마음을 비운 채 대표팀에 들어갔어요. 그저 뽑혔다는 사실에만 의의를 뒀죠. 당연히 곽태휘 선수가 뛸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못 뛰겠다고 하더군요. 그로 인해 제게 기회가 주어졌고 다행히도 ‘제 것’으로 만들며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당시 이정수는 북한전에 출장하며 ‘정대세를 잡아라’는 허 감독의 숙제를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허심’을 잡은 것도 그때부터였죠.

사실 이정수는 2002년 경희대를 나와 안양LG에서 프로에 데뷔할 때까지만 해도 공격수였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당시 조광래 안양 감독이 수비수로의 보직 변경을 제안했습니다. 팀에 용병 공격수들이 포화상태였던 것도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스피드가 좋으며 제공권에도 강하기 때문에 수비수로서 성장하기에 좋은 DNA를 가지고 있었기에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컸다고 본 것이죠.

물론 이정수 본인도 저와의 인터뷰 당시 이를 인정했습니다.

“공격수 출신 수비수로서 말씀드리자면, 저 같은 ‘보직변경’이 수비수로 살아가는데 있어 더 도움이 되는 순간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읽는 것도 수월하거니와 패싱력이나 기동력 또한 전문수비수 출신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정수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죠. 2004년 인천으로 이적해 2005년 인천에 K-리그 준우승컵을 안겼고 그때의 활약으로 2006년 수원으로 이적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장외룡 감독은 내게 대표팀 감독이라면 이정수를 발탁할 것이다, 그는 K-리그 최고의 수비수이다,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죠.

수원에서 그는 날개를 단 듯 거침없이 질주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를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닥쳤죠. 그러나 워낙에 긍정적인 사람인지라 빅버드에 앉아 손수 수원선수단의 전력분석을 위한 경기 촬영 장면을 찍겠다며 일일 경기분석관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으며, 관중석에 앉아 삶은 계란을 까먹으며 홈경기를 관람하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적도 있었죠. 팬들은 그에게 ‘계란정수’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는데, 지금도 그는 그 별명을 얘기할 때마다 쑥스러운지 어쩔 줄 몰라합니다. ^^

2008년 한일올스타전에서는 K-리그 대표팀으로 나갔던 그가 2009년에는 교토로 이적, J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대회 최우수 선수에도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J리그 진출 전에 밥 한번 꼭 먹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때만해도 저는 으레 하는 인사말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한데 전화가 왔더라고요. 밥 약속을 지키겠다면서요. 그런데 당시 제가 마감 중이라 제가, 감히, 그와의 밥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거절했습니다. 제 지인들은 월드컵 스타의 밥 약속을 거절했냐며 요즘 놀리고 있네요.

그때 일이 떠오르는 건, 그의 성품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흘리는 말이 아니라 꼭 할 말만 하고, 그 말은 꼭 지키는 것. 한 마디로 됨됨이가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래서 결국엔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에서 드디어 축구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된 것이겠지요.

언젠가 그가 “10번 잘해도 1번 못하면 욕먹을 수밖에 없는 게 수비수의 숙명 아니겠냐”며 웃으며 해줬던 말이 생각납니다.

그는 참으로 씁쓸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지요. 그래서 적어도 저를 비롯한 이 글을 읽는 사람들만큼은 단 1번의 실수로 인해 1골을 허용하더라도 2골을 막으면 되지 않겠냐며 박수치고 격려해주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남은 2경기에서도 지금처럼만 뛰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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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지난해 대전이 보여준 뒷심은 무서웠다. 전반기를 11위(2승7무4패)로 마친 대전은 후반기 ‘8승5패’라는 확 달라진 승률로 6위를 차지하며 6강PO 막차에 올라탔다. 경남 역시 후반기부터 ‘항서매직’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돌풍을 일으켰는데, 공격트리오 까보레(18골) 뽀뽀(10골) 정윤성(6골)이 연달아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덕분에 정규리그 4위로 일치감치 6강PO행을 결정지었다. 기실 넉넉지 못한 예산 때문에 A급 용병, 혹은 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하기 어려운 시민구단이다. 그러나 그런 형편 속에서도 시민구단들은 특유의 뚝심과 조직력으로 매 시즌 예상을 뒤엎는 성적들을 올렸다. 리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재 인천(6위) 경남(7위) 대구(11위) 대전(12위)은 나란히 랭크돼 있다. 올해도 시민구단들의 6강PO 진출은 영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창을 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은 대전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3월9일 수원전을 시작으로 4월19일 성남전까지, 대전은 3무3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리그 순위표 최하단으로 미끄러졌다. 다행히 5월 들어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대전은 5월11일 부산원정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이후 7월20일 제주전까지 7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무엇보다 안정된 수비진 덕이 컸다. 전반기 대전이 기록한 실점은 15실점으로, 수원(10실점) 성남(13실점) 다음으로 적다. 다만, 적게 내준 만큼 적게 넣었다게 문제다. 전반기 동안 대전은 11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는데, 이는 14개 팀들 가운데서 가장 적은 수치다. 결국 부족한 골 결정력이 대전을 ‘10위’에 묶은 가장 큰 이유였다. 지난해 공격을 책임졌던 브라질 삼총사 데닐손(14골) 슈바(8골) 브라질리아(3골)가 합작한 골은 모두 25골로, 대전이 기록한 전체 34골 중 자그마치 74%나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은 2008시즌을 앞두고 모두 적을 옮겼고, 그들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용병농사는 유난히 박복했다. 까스톨 에드손 등 야심차게 영입한 대포들은 성능불량으로 판명돼 짐을 싸야만 했고 그중 에릭은 다행히 잔류에 성공했으나 단 2득점에 그치며 한숨을 낳았다. 그 때문일까. 후반기 대전의 전력보강은 ‘창’에 집중됐다. 우선 브라질 세리에A에서 경기 당 0.9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골잡이’ 바우텔과 K리그 4년 차 용병 셀미르를 영입했다. 여기에 김형일을 포항에 내주는 대신 권집을 데려와 고종수의 뉴파트너로 맺어줬다. 권집으로 하여금 중원을 강화시켜 고종수의 활동 폭을 좀 더 넓고 자유롭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내준 수비의 핵 김형일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는 아직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동원과 민영기를 제하면 눈에 띄는 센터백 자원이 없는 대전으로선, 트레이드로 인한 공백을 메울 대안이 필요하다.

공격축구의 결말은
지난해부터 K리그에 불기 시작한 화두는 다름아닌 ‘공격축구’. 올 시즌 대구가 보여준 축구가 꼭 그러했다. 대구는 전반기 동안 성남 다음(35골)으로 많은 득점(31골)에 성공하며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비록 팀의 주포 루이지뉴가 떠난 뒤 영입한 알렉산드로와 조우실바가 정규리그 무득점으로 기대만 못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다행히 이근호(9골) 장남석(8골) 에닝요(6골)가 고루 활약하며 화력에 힘을 실었다. 공격본능은 비단 공격수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수비수 황지윤은 3월16일 부산전에서 2골을 넣는 ‘원맨쇼’로 ‘전원공격’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많이 넣었지만 또 많이 내주는 바람에 리그 최다 실점(37골) 팀이라는 멍에도 썼다. 대전과 반대다.


게다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도 눈에 밟혔다. 양승원과 윤여산, 조홍규가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미드필더 진경선이 수비라인까지 내려오는 등 수비진 운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이것은 결국 7월5일 성남전(4실점)과 7월12일 경남전(4실점)에서 대량실점을 하게 된 계기가 됐고 대구는 9위로 하락하며 중상위권 경쟁에서 한발자국 밀려나고 말았다. 그 때문에 변병주 감독은 휴식기동안 수비수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성남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던 수비수 김종경과 외인 수비수 레안드로를 영입했다. 최근엔 윤여산이 부상에서 회복, 팀에 합류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6강PO 진출이 목표인 대구로선 공격력 못지 않게 수비조직력을 탄탄히 쌓는 게 가장 큰 관건이겠다.


그늘에서 벗어나
시즌 초 경남FC의 선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지난해 돌풍의 주역들인 박항서 감독, 뽀뽀, 까보레가 자리를 옮겼고 주전 골키퍼 이정래마저 군입대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개막전에서 대구를 상대로 무려 4골을 몰아치며 첫 승에 성공했지만 광주, 수원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히며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다행히 7월 한 달 동안 무패행진을 이어나간 덕분에 6위(6승3무6패)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6강PO 경쟁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내밀었다. 이러한 결과 뒤에는 무엇보다 이광석과 박재홍 두 노장의 공로가 컸다. 이광석은 주전 골리 이정래의 군입대 공백을 무난히 메웠고 박재홍 또한 체력저하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준 산토스의 빈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이번 시즌 경남이 거둔 일대 수확은 뽀뽀와 까보레, 두 외인 공격수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있다. 두 공격수와의 작별은 초반 전력에 반짝 영향을 미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서상민 김영우 인디오 등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유도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돌아온 골잡이 김진용이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늦깎이 신인 김동찬도 공격포인트를 늘려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경남은 창끝을 더욱 날카롭게 갈았다. 새 용병 공격수 알미르와 브라질 유학파 출신의 공격형MF 이상민, 날개 공격수 박윤화를 영입, 공격자원을 한층 강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창에만 신경 쓴 나머지 상대적으로 방패에는 소홀히 한 경향이 없지 않다. 역시나 문제는 수비인데, 이상홍 산토스 박재홍을 제외하면 현 경남의 스쿼드에서 믿음직한 수비자원을 찾기가 어렵다. 남은 후반기 경남의 발목을 잡을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만은 없다.

중원을 장악하라
지난 시즌 ‘고난의 행군’ 끝에 아쉽게 6강PO 티켓을 놓친 인천은 잉글랜드 유학을 마친 장외룡 감독과 함께 ‘인내 희생 노력’의 정신으로 새 시즌에 임했다. 일단 분위기는 좋았다. 드래프트를 통해 안재준 안현식 이호진 등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초반 3연승으로 돌풍을 일으키는가 싶었지만 이후 서울 울산 수원 등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내리 패하며 7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물론 그 와중에 결실은 있었다. J리그에서 임대복귀한 ‘미운오리새끼’ 라돈치치가 전반기 10골을 터뜨리며 ‘백조’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라돈치치는 어느새 2005년 13골을 터뜨렸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에도 근접했다. 한 마디로 개과천선이다.


여기에 출장정지 징계가 풀린 방승환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휴식기 동안 파이터형 수비수 이정열이 성남으로 떠났지만 임중용 김영빈 안재준 안현식 등 기존 선수들이 무난한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전력공백은 없을 전망이다. 그런 인천에게도 고민은 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연결되는, 단조로운 긴 패스 위주의 공격이 여전하다는 사실 말이다. 미드필더진에 대한 아쉬움이 일어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준영 김상록 보르코 등 측면 자원들이 활발히 움직이며 매듭을 풀어주고는 있으나 한계가 있어 보인다. 2005년 당시 중원에서 아기치가 보여준 활약 그대로를 십분 기대하는 것은 아니나 6강PO 진출을 위해서라면 앞으로 미드필더들의 분전이 좀 더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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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한국대표팀은 일찌감치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3차예선을 통과했다. 물론 최종티켓을 따낸 공은 인정하나 3차예선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다소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에게 쓴소리도 좋다며 전반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이제 막 장도에 오른 대표팀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김호 <대전시티즌 감독>
일단 월드컵을 향한 고개 하나를 통과했다는 사실에 축하 인사말을 건넨다. 3차예선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누구보다 허정무 감독이 잘 알 것이다. 그동안 노출된 문제점들을 잘 분석해 최종예선에 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물론 난관도 있을 것이다.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해 배치할텐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각 전술에 적합한 선수를 배치하는 ‘눈’은 곧 감독이 가진 ‘능력’이다.

관련해 첨언한다면 공격수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만 한다. 쉽지만은 않다. 금세 만들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게감 있는 중앙공격수도 필요하다고 본다. 수비 쪽에선 ‘리더’가 가장 필요하다. 수비라인을 조율하고 이끌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해야 한다. 현재의 자원 중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여 수비조직을 안정되게 이끌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맡겨야한다.

앞으로 최종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선 선수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는 기본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많이 땀을 쏟으며 감독이 요구하는 전술에 대한 이해력을 키워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파와 국내파 상관없이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한 배를 탔다는 생각으로 지도자와 합심해야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했다는 사실은 문제가 있다. 최종예선에서 만날 상대들은 3차예선보다 어렵고 강하다. 어떻게 하면 득점찬스를 골로 결정지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수비 조직력에서도 문제점이 많았다. 상대 역습 시 중앙수비수 뒷공간으로 연결되는 패스나 공격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사실은 많은 걱정을 낳게 한다. 중앙수비수들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경기장에서 가능한 많은 대화를 나누며 라인을 조율해야하는데 현 대표팀에서는 그런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는 듯하다.

해외파들의 경기력 난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최종예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일단 그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한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던 선수들의 등장은 반가웠다. 데뷔전에서 이청용이 보여준 움직임이나 패스연결 등은 기존 선수들이 갖고 있지 못한 부분들이었다.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 또 수비형MF로 출전한 조원희는 그동안 단순히 수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3차예선 동안 공격상황에서 보여준 패스나 움직임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또 괜찮았다. 김치우도 칭찬해주고 싶다. 3차예선에서는 투르크메스탄과의 2차전 때만 출장했지만 스피드, 크로스, 오버래핑 등 모두 좋았다.

김정남 <울산현대 감독>
2010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최종예선 진출은 축하할 일이다. 월드컵 진출을 향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다들 부담이 많을 것이다. 다행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희망적이다. 물론 일부 팬들은 경기 중 노출된 몇몇 단점들을 지적하며 성을 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때 대표팀을 맡았던 경험자로서 말한다면 그럴 때마다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다 보면 감독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동시에 선수들이 겪는 압박감도 상당하다.

월드컵 진출을 위한 걸음은 이제 막 시작되지 않았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에 그들이 좀 더 힘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칭찬하는 일이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월드컵 참가 경험이 가장 많다고들 하지만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실정이라 월드컵 최종티켓을 따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긍정적인 점은 선수들에게서 자신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이 자신감이 앞으로 쌓을 조직력, 포지션별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 등과 잘 버무려진다면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축구에서는 늘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 때문에 순탄치 않을 때도 많겠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마지막에는 꼭 좋은 성적이 이에 보답할 것이다.

신문선 <한국축구연구소 책임연구원>
최종예선을 앞두고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수비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되풀이 됐고 전방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뿐 아니라 골 결정력에서도 문제를 보였다. 미드필드 지역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간 한국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는 흐름으로 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이 3선의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이청용에 관한 부분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청용이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부상당하기 전까지 보여준 모습이 인상깊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 1경기만으로 선수의 능력을 논한다는 것은 어려고 위험한 일이다. 그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조성될까 걱정스럽다. 그가 가진 가능성과 능력은 대표팀에 선발됨으로서 이미 평가받은 것 아닌가. 선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덧붙여 우리는 1경기에 일희일비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해외파 선수들이 리그에서 뛰지 못한 탓에 컨디션 난조가 있었지만 몇 경기만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선수들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기여도를 생각해봐라. 성급한 평가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 대표팀은 과거에 비해 훈련일수가 줄어들어 조직력을 쌓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허정무 감독 이하 선수들 역시 이러한 변화 적응, 노력 중이므로 조금 더 지켜보자.

장외룡 <인천Utd. 감독>
이제 3차예선을 마친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그러나 대표팀 내에서 세대교체가 진행됐다는 부분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추세가 그렇지 않나. 유수 클럽들을 살펴보면 20대 초반 선수들이 팀 스쿼드의 중요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로2008만 봐도 그렇지 않나. 지난 대회에 나섰던 선수들을 고수한 팀들은 새 얼굴과 함께 등장한 팀들에게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2002월드컵 이후 제대로 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그 때문에 허정무 감독이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듯하다. 특히 요르단전에서 이청용을 기용한 사실은 상당히 좋았다고 본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박지성 이영표 같은 해외파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다. 게다 이청용은 A매치까지 소화했으니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예선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이 같은 기회가 많이 생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실상 최종예선에서 여유 있는 행보를 보일 나라가 얼마나 있겠는가. 최종예선은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승부의 장이지 영건들이 경험을 쌓는 장은 아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최종예선에 들어서기 전, 좋은 젊은 선수들을 발굴, 육성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과제는 신구조합을 통한 조직력 강화뿐이라고 본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
전방에 위치한 3명의 공격수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부족했다. 골 결정력의 부재 또한 뼈아팠다. 미드필드 지역에서는 전방을 향해 보내는 패스의 날카로움이 떨어졌고 2선에서 침투하는 능력 역시 부족했다. 수비라인 쪽에서는 중앙수비들이 뒷공간을 자주 노출시키며 불안했고 풀백들은 공격의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김용대가 불안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2실점을 골키퍼만의 책임으로 보기는 어렵다. 중앙에서 후방으로, 계속해서 상대에게 공을 내주며 밀리다 실점으로 이어졌는데 실상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가 아니었으므로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도 희망을 찾는다면 이청용을 거론하고 싶다. 부상 때문에 원정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첫 경기에서 보여준 가능성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까지 가는데 보여준 날카로움이 꽤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차전에서 김두현의 플레이가 살아났다는 점, 김치우 최효진의 투입으로 측면 공격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마지막으로 김두현의 2번째 득점 장면을 칭찬해주고 싶다. 최근 대표팀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보여준 모습은 날카롭지 못했고 기대 이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김두현의 득점이 바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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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2007시즌 초입에 박이천 당시 인천 감독 대행은 10번 선수를 가리키며 “저 친구가 6개월 후 모두를 놀라게 만들 것”이라 자신했다. 그가 바로 데얀이다. 데얀은 2006시즌 인천에서 활약했던 바조가 향수병 증세를 호소하며 마케도니아로 돌아간 후 그 대안으로 영입됐다. 등번호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김치우와 최효진이 이적해 측면 공백을 메우는 게 시급한 일인데, ‘왜 하필 스트라이커를 뽑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잇달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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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천의 내부 사정을 간과한 주장이라는 게 머잖아 밝혀졌다. 인천은 당시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2005K리그 준우승 멤버 방승환 라돈치치의 위력이 반감되는 징후가 나타나 주력 킬러를 새로 들이지 않고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천의 선택은 옳았다. 방승환 라돈치치를 누르고 인천의 핵심 득점원으로 자리매김한 데얀은 지난해 정규리그 26경기에 출장, 14골 1도움을 기록하며 까보레 데닐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데얀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라돈치치가 막힐 때마다 잽싸게 빈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 골을 쓸어 담으며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팀의 ‘보배’로 인정받았다. 데얀은 컵대회를 포함해 전반기에만 1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후 박 감독 대행은 부진에 빠진 라돈치치 대신 데얀-방승환, 김상록-데얀-방승환으로 공격진을 구성해 남은 경기를 치렀다.

데얀(187cm)은 보통의 장신 공격수와 달리 유연하다. 게다가 수비수 1~2명 정도는 너끈히 제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특유의 부드러운 동작으로 상대편 PA공간을 유유히 휘젓고 다니다 기습적으로 날리는 슈팅도 일품이다. 복수의 수비수에게 집중 마킹을 당해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순간적인 방향전환에도 능하다. 예컨대 드리블 침투 도중 상대가 앞을 가로막으면 바로 기수를 돌려 새 길을 뚫는다. 볼은 어지간해선 뺏기지 않는다. 이와 관련, 데얀은 “풋살 덕분이다. 늦은 나이인 14살에 축구를 시작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풋살을 익혀 실력이 빨리 늘었다. 풋살을 통해 순간적인 판단과 움직임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데얀은 축구 외적인 장점도 지녔다. 바로 친화력이다. 자기 고집이 강한 라돈치치와 달리 데얀은 ‘노홍철’이라고 불릴 정도로 쾌활하다는 게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인천 선수들의 공통적 전언이다. 옛 동료들은 그래서 새 둥지로 이동한 데얀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방승환은 “데얀이라면 동유럽 선수가 1명도 없는 서울에서도 금세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데얀은 서울의 터키 전훈에서 4골을 터트려 적응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을 뿐더러 올 시즌 활약에 청신호를 밝혔다.



데얀의 서울 입성은 내부 포지션 경쟁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게 명약관화하다. 정조국 김은중 박주영 심우연 이상협 등 기존 공격수들은 데얀의 등장으로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은 결과적으로 팀 공격력 강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올 시즌 데얀은 귀네슈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축구 완성에 필요한 마지막 눈동자를 그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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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늦잠을 뒤로 한 채 부천종합운동장 인조잔디구장에 갔습니다. 부천FC 취재 때문이었죠. 마침 그곳에서 MD사커라는 아마추어팀과 연습경기가 열렸습니다. 졸음을  꾹 참으며 벤치에 앉아 있는데 웬 동네 아저씨도 슬쩍 옆에 앉더군요. 그런데 다시 보니 아저씨가 아니었습니다. 방승환 선수였습니다.

알다시피 그는 지난 해 FA컵 4강전 중 심판판정에 항의하다 ‘1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지요. 오랜만에 만난 얼굴이라 반가웠습니다.


“축구는 마약 같아요. 안하면 근질근질해서 못 견디겠더라고요. 뛰고 싶어서 아는 친구 따라 나왔어요.”

문득 올 초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장외룡 감독님께서 그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을지 궁금했습니다. “귀국 후 첫 미팅 시간에 갑자기 저를 찾더라고요. ‘승환이는 어딨니?’ 하시길래 ‘저 여기 있는데요’라고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숨어있지 말고 당당하게 있으라고요. 많이 챙겨주세요. 체력테스트 할 때 그냥 앉아 있었더니 감기 걸린다고 잠바 챙겨 입으라고 해주시고 자체 게임할 때도 갑자기 투입되면 다치니까 일단 체력부터 먼저 끌어올리라고 해주시고… 고마울 뿐이죠.”

당시 방승환 선수는 유니폼까지 벗으며 심판판정에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그라운드 추태’라 묘사 했고요. 그의 행동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심적으로 이해는 합니다. 그동안 뭉쳐있던 고름이 터진 결과였겠죠. 재정적으로, 또 힘적으로 약한 시민구단이기에 감수할 수밖에 없는 설움 이 원인일 수도 있겠죠. 자신의 소속팀은 심판판정에 있어 늘 피해자라는 생각에 순간 울분을 참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고요. 그렇지만 결과론적으로 그의 행동은 과했고 때문에 협회는 ‘1년간 자격정지를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원래 ‘욱사마’가 좀 있어요. 돌아서면서 후회 많이 했죠. 그렇지만 이미 벌어진 걸 어떡해요. 감수해야죠. 한 달 동안 전화기 꺼놓고 잠수 탔어요. 그 시간 동안 아무 것도, 아무 생각도 안하며 있었죠.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저만 보면 잊고 싶은 그날 이야기만 했으니까요…”

아울러 그는 덧붙였습니다.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은 “축구 하나 뿐”이라고요. 그리고 4월에 징계가 풀리길 소망했습니다. 지금도 자신을 잊지 않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경기장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말했습니다.

“올해 목표요? 축구선수잖아요.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는게 제 목표에요. 처음에 징계 받고 나서 다시는 공을 차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27년 동안 살아오면서 축구만 15년을 했더라고요. 제 인생의 절반이 넘은 시간을 축구와 함께 했는데 어떻게 쉽게 버릴 수 있겠어요. 그만둘 수 없어요. 다시 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방승환 선수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되자마자 멋진 프리킥으로 MD사커에 승(1-0)을 안겨줬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부정선수 출전 아니냐며 실랑이도 있었지만요.

아래는 그날 인천유나이티드 유니폼이 아닌 조기축구회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뛰던 방승환 선수의 모습입니다.



얼마나 뛰고 싶은 마음이 컸길래 그는 조기축구회까지 나가 뛴 것일까요. 다시 달리고 싶은 그의 강렬한 의지가 사진들에서 느껴지는군요.

선수는 그라운드 위를 달릴 때 가장 행복한 법입니다. 스스로 많이 반성했다고 하니 그의 바람처럼 여름이 오기 전에 복귀가 이뤄졌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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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