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에 바뀌었다는 건 날이 가고 해가 갈 때마다 느낍니다. 트윗 상에서 내가 작성한 단문메시지가 나를 팔로우한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전달되는 것도 신기하고 핸드폰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도, 제게는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막연히 과학글짓기 대회 때, 수상을 목적으로 상상하여 적었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 살게 됐으니까요.

몇년 전 커밍아웃을 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던 홍석천을 보며 왜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을 받으며 눈물을 흘려야했을까, 했는데 이제는 다시 공중파에서 볼 수 있게 됐고 또 동성애가 주말 드라마 소재로도 나오니, 조금은 세상의 인식도 과학 못지 않게 바뀌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축구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나 세상 모든 스포츠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나 축구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지는 -축구를 하다 답답해도 그 공을 들고 뛰며 럭비가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죠- 럭비에도 관심이 많아요. 6년 전 럭비월드컵을 취재하러 갔을 때 영국 럭비대표팀 선수에게 이번 대회에서 호주와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의 플레이를 보고 반했다며 흥분하자 그 선수는 한쪽 입술을 올리며, 그러니까 썩소를 지으며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호주랑 뉴질랜드? 걔네 절반 이상이 게이야. 그래서 난 그쪽 나라 팀이랑 경기하는 게 정말 싫어. 럭비는 종목 특성 상 뒤엉키며 싸워야하는데, 게이랑 뒹굴면서 뛰어야하다니! 너무 더러운 거 아니야?"

단순히 라이벌팀이라는 이유만으로 말도 안되는 억지논리를 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2008베이징올림픽 당시에도 동성애자 선수에 대한 뉴스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죠. 당시 로이터통신이 동성애자 웹사이트 조사를 통해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1만 여명의 선수 중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선수는 15명이라고 발표했지요. 그중에 9명이 여성이었고 남성은 단 1명, 호주 대표팀의 다이빙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실제 동성애자 선수는 1천명이 넘을 수도 있다는 맺음 때문이었죠. 그 기사를 읽고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기란, 쉽지 않겠죠. 동성끼리 경쟁해야하는데, 동성을 사랑하는 선수라면. 개인 스포츠가 아닌 단체 스포츠라면, 함께 뛰는 선수들이 과연 그 선수를 팀원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면, 선수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앞서 언급한 호주 대표팀의 다이빙 선수는 매튜 미참 선수입니다. 그는 당시 베이징올림픽에서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에서 호주에 금메달을 안겨주었죠.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며 했던 말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호주의 다이빙 선수로 알려지길 원한다. 내 삶에서 동성애와 다이빙은 완전히 분리돼 있다"라고요. 동성애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의 성적 취향이고 이것과 스포츠선수로서 임하는 태도는 별개의 문제라고 세간의 관심에 딱 잘라 말했죠.

최근에 다시 한번 스포츠와 동성애가 이슈에 올랐습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한 발락의 에이전트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독일 대표팀을 'bunch of gays'라고 말했거든요. 해석하자면 게이소굴 쯤 되는데, 이 같은 발언을 한 미하엘 베커는 1999년부터 발락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으니, 독일에서는 나름 슈퍼 에이전트로 분류되는 사람이죠.

미하엘 베커는 이번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독일 대표팀 중 일부 선수들이 동성애자라는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전 독일대표팀 선수는 이 같은 사실을 밝히려고 했는데 문제의 그 선수는 바이(양성애자)였다고 하네요. 뭐, 사실 중년도 섹시할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며 훈남 감독 대열에 오른 요아힘 뢰브 감독도 월드컵 기간 중 동성애 소문이 돌았는데요 -남다른 패션 센스도 그의 게이설을 뒷받침한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추측해봅니다- 그 때문인지 부인과 찍은 사진을 몇 장 공개하기도 했죠. 사진 속 뢰브 감독 와이프는 약간 후덕한 중년의 독일 아줌마 포스를 마구 뿜아내고 있어, 저도 그 사진을 보며 이 아주머니는 전생에 도이칠란드를 구했나, 하는 생각도 했더랬죠.
사랑에 있어 신분과 국경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냐고 평소 생각하며 살아온터라 성별 역시 전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저 역시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성애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동성애를 버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은 하지만 난 동성애자인걸, 이라고 인정하기까지 쉽진 않았겠죠. 그래서 저는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고 지지합니다. 누군가는 그들에게 더럽다며 경멸의 시선을 보내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생각하더라도 그 역시 조물주가 만든 소중한 생명체이고, 존중받을 권리는 당연히 있습니다. 돌은, 그렇게 쉽게 던지라고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가끔 국내 프로축구 선수는 모두가 이성애자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있어도 부정하고 말 못하는 게 아닐까,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감추고 이성애자의 가면을 쓴 채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아주 가끔 품어본 적도 있고요.

몇년 전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유명한 선수였고, 그래서 인터뷰를 꽤 여러번 했기에 안면을 익히는 것을 넘어서 조금은 편하게 축구가 아닌 다른 이야기도 하는 사이였거든요. 기자 대 선수가 아니라 다른 국적을 지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요. 그때 그 선수가 해준 이야기가 자신의 팀에 있던 코치가 양성애자였다는 겁니다.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양성애자였기에 동성에 대해 남다른 사랑의 감정도 꽤나 깊게 느꼈나봐요. 그걸 선수들도 조금씩 눈치챘는데 어느 날 락커룸에 앉았는데, 새로 들어온 이적선수 옆에 꼭 붙어 앉자마자 이야기하는 내내 그의 무릎과 허벅지를 만졌다지 뭐에요. 축구는 몸으로 부딪히며 하는 스포츠일 뿐 아니라 심장박동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흥분도, 열기도 대단한 스포츠고 또 무엇보다 팀 스포츠다보니 선수들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역시 남다르죠. 동료 선수가 골을 터뜨릴 때마다 얼싸안고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곤 하는데, 때론 이게 남다른 애정표현처럼 보여 관련 사진들을 모아서 커플로 엮어 글을 쓰는 블로거들도 있죠.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는 기청용(기성용-이청용의 합성어, 브란젤리나 같은 합성어로 생각하면 되겠죠) 커플이 가장 유명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어쨌거나, 그게 좀 파급이 셌나봅니다. 코치의 동성애적 기질을 선수들도 느꼈는데, 새로운 선수가 오자마자 직접적인 터치가 오가는 모습을 선수들이 목격했으니, 팀이 어수선할 수밖에요. 그래서 결국엔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고 하네요. 외국에선 동성애가 국내보다 관대한 듯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스포츠계에서는 더 보수적인 것 같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저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선수들은 K-리그에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잔다르크가 아닌 이상 성정체성 증명보다는 스포츠인으로서의 성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선수들이 대부분, 아니 전부일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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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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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프리킥 골로 우리의 새벽을 뜨겁게 만들었던 박주영 선수가 프랑스로 출국했습니다. 8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프랑스리그를 준비하기 위해 떠났는데요,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취소됐다는 소식만 전해졌습니다.

당초에는 출국 전 스탠딩인터뷰가 준비돼있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건 최근 그를 둘러싼 뜨거운 감자, 다름 아닌 ‘결혼설’ 때문이었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으로의 이적설에 이은 결혼설이라.

인터뷰 없이 굳은 표정으로 출국한 박주영 선수.

축구선수 박주영이 아닌 인간 박주영으로서, 그러니까 축구가 아닌 것들로 관심을 받는다든 사실에, 박주영 선수는 늘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늘 축구 이외의 것들에도 관심을 갖곤 하죠. 대중의 관심이 그렇다는 이유 아래서 말이죠. 그래서 그는 늘 미디어 앞에서 말을 아낍니다.

이번엔 참 갑작스럽게 결혼설이 터졌습니다. 서울 강남의 모 웨딩 전문 스튜디오에서 여자친구와 웨딩촬영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부터였죠. 마침 그때 즈음 치렁치렁,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듯한, 이마를 덮은 덥수룩한 머리가 예쁘게 다듬어졌고 살짝 펌도 들어갔더라고요. 기자들은 웨딩촬영용 머리라며 수군수군 댔죠.

결혼임박 기사가 나온 이후로 줄줄이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날 박주영의 에이전트는 핸드폰을 끄고 잠적했다는 사실이죠. 그런데도 출처도 없는, 또 박주영의 측근 혹은 지인이라는 내용으로 기사들이 쏟아졌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측근 중 기자와 통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박주영 선수와 그의 여자친구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요. 박주영의 여자친구는 “나 결혼해?? 양가 엄마 아빠 나 쭈가 날짜도 모르고 장소도 모르는데.. 그들에 의하면 우리가 결혼하는구나”라는 글을 올려 황당한 심기를 드러냈고요.

사실 박주영 선수는 그날 정몽준 회장이 초청한 월드컵 16강 기념 만찬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었는데, 기자들과의 만남이 불편했던지 갑작스레 불참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출국을 앞두고도 스탠딩인터뷰를 취소했고요.

결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데, 이게 왜 기자들의 취재거리가 되야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도, 또 그의 대변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에이전트도 노코멘트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전 이번 박주영 선수의 결혼설을 보면서 일단 제대로 된 취재 없이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받아쓰고 돌려쓰는 기자들의 모습에 적잖게 실망했습니다. 일단 쓰고 보자는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워낙에 팬들의 관심 역시 컸으니까요.

일련의 보도들에 지친 박주영 선수의 여자친구가 미니홈피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 몇몇 사람들은 공인의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카더라 통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혼설과 관련해 마구잡이로 써내려간 기사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쨌거나 이렇게 사건은 이렇게 터져버렸고, 제가 만약 박주영 선수의 에이전트라면 핸드폰을 꺼버리는 대신 공식입장을 발표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세간의 관심은 박주영 선수의 결혼으로 향했고, 무작위로 써내려가는 기사를 막을 순 없을테니, 오히려 공식입장을 프레스에 전달해 정확한 이야기가 기사로 써내려가게 하는 거죠.

결혼을 한다면 지금의 여자친구와 하겠지만, 당장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등의 내용으로 말이죠. 추측성 기사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박주영 선수 결혼설과 관련해 모두의 대처방식이 상당히 아쉬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개인사가 아닌 그의 축구사, 기왕이면 화려한 골들로 빛나는 축구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싶군요. 우리들의 축구천재, 박주영 선수의 새 시즌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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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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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지인들에게 그래도 월드컵 우승팀을 알겠지, 라는 생각에 이번 월드컵 우승팀을 물어보니 역시나, 정답을 빗겨난 대답들뿐이었습니다. 유로2008 당시 앙리 들로네컵에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까지 거푸 들어 올린 무적함대 스페인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먼나라 이야기였죠.

하나 우승팀 스페인은 몰라도 파울은 알더군요. 반칙의 영어 표현 Foul이 아니라 점쟁이 문어 Paul의 이야기입니다. 축구에 관심 없던 지인들도 파울이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승패를 모두 맞힌 게 참 신통하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하더군요.

독일에서 살고 있는 2살 반의 문어 파울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의 7경기와 스페인-네덜란드의 결승전까지 맞추며, 무려 8경기의 승리팀을 정확하게 예측한 덕분에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큰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승패를 고르는 건 2분의 1의 확률이지만 8경기를 연속으로 적중시키는 확률은 256분의 1로 확 떨어집니다. 프로토의 달인이라도 8경기 연속은 불가능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문어 파울은 참으로 신통하게도 해냈습니다.

무엇보다 파울이 더욱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건 금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우승을 점친 펠레의 예언을 이겨냈다는 것이었죠. 알다시피 펠레는 늘 16강 진출팀을 시작으로 우승팀까지 매번 월드컵에서 열심히 지목하고 ‘설’을 풀어내지만 ‘펠레의 저주’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그가 지목한 팀은 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경기에 패하며 서둘러 고국행 비행기를 타야했거든요.

그런데 파울도 스페인을 우승국으로 지목했고 펠레도 지목했습니다. 결국 파울의 예지력이 펠레의 저주를 이겨낸 셈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더 열광했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습을 지켜보며,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한편으론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선수가 스타가 아닌 동물이 스타가 된 월드컵이라뇨.

별들의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별보다 빛났던 스타의 쓸쓸한 뒷모습을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켜보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신예의 비상에 박수쳤습니다.

그러나 유독 이번 월드컵만은 조용하네요. 남아공월드컵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 거 예상했던 메시와 호날두는 침묵했으며 카카 역시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수아레즈의 신의 손 사건은 마라도나만 못했죠. 비야와 스네이더는 유로2008만 못했고요 외질과 뮐러, 수아레즈 역시 스타성에서는 2%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앙리와 오언이 외려 더 강렬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최다골 2위에 오른 클로제도 호나우도의 아성을 이겨내진 못했고요 근래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 월드컵 스타 지단과 칸나바로만큼 빛을 발한 선수 또한 없었고요.

어쩜 빅클럽들간의 대항전, 챔피언스리그의 바쁜 일정 속에서 지칠 데로 지친 스타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고난의 행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쉴 틈 없이 바로 월드컵이 이어졌으니 팬들의 기대만큼 기량을 보여주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가운데, 언젠가 마라도나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 중에 했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 시절의 우리는 축구를 했다, 라고요.

오늘날의 축구판은 빅클럽들의 선수영입 경쟁으로 뜨겁습니다. 그런 가운데 세계적인 선수들의 몸값은 자신들이 가진 기량을 넘어서 이미 천문학적으로 올라만 가고 있고요. 빅클럽들은 그 싸움에 이기기 위해 더 크게 옵션을 걸고 베팅을 합니다. 뷰티풀게임에서 머니게임으로 가고 있는 지금의 축구란... 본질은 없어지고 껍데기만 남는 것만 같아 서글퍼지는 마음을 참을 수가 없네요.

바라옵건대, 4년 뒤에는 진짜 축구를 하는, 사람이 주인공인 월드컵과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마라도나의 말이 자꾸만 생각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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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축구계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도대체 왜 축구가 좋냐는 물음이었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보다 더 솔직한 스포츠는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나의 대답은 같았다. 하긴, 그 누군가도 그랬었지. 땀보다 솔직한 건 없다, 라고.

성장 호르몬에 문제가 있어 키가 안자라던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도 있던 것도, 거리의 부랑아로 지내던 앙리가 희망의 전도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170cm 밖에 되지 않은 열 아홉 민우가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3골이나 터뜨리며 U-20월드컵의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가 축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여기, 축구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과, 내일에 대한 희망과, 사람을 향한 믿음을 얻은 아이들이 있다.

리더스 유나이티드. 소년소녀 가장, 결손 가정, 새터민 자녀, 왕따 청소년들로 구성된 유소년 축구팀이다. 2003년 정읍에서 카센터를 운영 중이었던 김명철 감독이 방황하던 아이들이 안쓰러운 마음에 사재를 털어 만든 축구단이다. 지금도 한달에 100만~150만원의 개인돈이 축구단 운영에 들어가지만 김 감독은 어려운 형편 때문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과 단절됐던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전용 훈련장을 마련할 여건이 되지 않아 주말과 일요일에만 정읍지역 학교 내 운동장을 어렵사리 빌려 공을 차고 있는 와중에도 리더스 유나이티드가 올린 성적은 제법 준수하다. 2005년과 2006년에는 전북도지사배 풋살대회와 정읍시 YMCA 청소년축구대회 우승컵을 손에 쥐었으며 올해에는 제2회 국민생활전국청소년축구대회에 나가 3위에 올랐다.

세상이 버렸다고 생각했던 문제아들이, 이제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느새 그림자에서 빛이 된 아이들이 공과 함께 몸으로 쓰는 아름다운 이야기. 분명, 축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희망록.

16년도 더 된 고물차를 타고 이동하고, 비어있는 축구장을 찾아 떠돌고, 잔디가 아닌 흙먼지가 폴폴 이는 맨땅에서 공을 차야하지만, 그래도 리더스 유나이티드 아이들은 행복하다. 축구는, 패배의식만 가득했던 그들에게 자신감을 알려줬고 달릴 때마다 울리는 심장의 고동소리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줬으니까. 언제나 꼴찌를 도맡았고, 왕따였을 뿐 아니라 지도교사들도 포기한, ‘루저’라는 카테고리 안에 갇혀 있던 아이들에게 사랑 받고, 또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걸 알려줬다. 축구는.

김명철 감독은 말한다. 사고뭉치였던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고.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사회에 필요한 사림이 될 수 있다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동안 겪는 방황은 인생의 긴 여정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밑줄 긋는다.

“이 아이들이 멈추지 않는 꿈을 갖고 사회의 리더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영웅, 홍명보 감독을 만나 즐거운 배움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이들에게는 꿈같은 하루였다. 아니 꿈에서도 겪어보지 못했을, 그런 날이었다.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축구를 몰랐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만남이었고 또 쓰지 못했을 이야기였다.

확실히, 축구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힘이 있다. 정읍의 아이들이 공과 함께 써내려가는 희망 이야기는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그들이 만들어낼 기적 같은 이야기들은 멈추지 않는 공처럼 계속 되리라. 그것은 오직 축구만이 이뤄낼 수 있는 기적. 그래서 나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가보다. 축구를. 우리들의 축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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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기실 대다수 축구선수들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다. 단 한 번의 A매치 출전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자그마치 100경기 넘게 출장했다면 선수로서의 가치는 특별한 부연이 필요없을 것이다.

비록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을 가진 ‘마징가 제트’는 아닐지라도 꾸준함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는 점에서 센추리클럽은 ‘철인’으로 인정받는 일종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지표다.


철인 중의 철인
2009년 1월 현재 센추리클럽에는 157명의 남자 선수들과 115명의 여자 선수들이 가입돼 있다. 지난해 11월 이영표(대한민국)와 스턴 존(트리니다드토바고)이 100번째 A매치 경기를 치르며 센추리클럽에 ‘막내’로 합류했다.

이들 중 최다 출전기록을 가지고 있는 ‘철인 중의 철인’은 과연 누구일까.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 스타의 이름을 떠올렸다면 다소 의외의 결과가 될 수 있겠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골키퍼 모하메드 알 다에야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A매치 181경기에 출전하며 남자 선수 중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모하메드 알디에다

1990년 9월24일 북경아시안게임 방글라데시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월드컵(1994·98·2002)에 3회 연속 출전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의 강호 자리를 굳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02월드컵 당시 독일전 8실점, 아일랜드전 3실점 등 많은 골을 헌납하는 바람에 멕시코 수문장 안토니오 카르바얄의 월드컵 최다실점(25골)과 타이를 이루는 등 부끄러운 기록 또한 동시에 갖고 있다. 때문에 2002월드컵 이후 한 물 갔다는 평과 함께 한동안 대표팀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다행히 2006월드컵을 앞두고 ‘풍부한 경험’을 이유로 대표팀에 다시 승선했지만 2006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전경기를 그저 벤치에 앉아 지켜봐야만 했다. 결국 월드컵 개막 전이던 2006년 5월11일 벨기에와 가진 평가전이 그의 마지막 A매치로 남게 됐다.

여자 선수로 넘어가면 모하메드보다 더 대단한 기록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의 ‘살아있는 전설’ 크리스틴 릴리는 2006년 1월18일 광저우에서 열린 4개국 친선 축구대회 노르웨이전에서 A매치 3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는데, 이어 현재까지 그녀가 세운 A매치 기록은 자그마치 340경기나 된다. 남자 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A매치가 적게 열린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올해 39세가 된 릴리(1971년생)는 지난해 출산을 이유로 휴식을 선언한 이후 아직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은퇴’가 아닌 ‘잠깐의 휴식’이라 강조한 것으로 보아 그녀의 기록 경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크리스틴 릴리
위대한 선수들
센추리클럽 멤버들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과 북중미 선수들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최다출장자’ 모하메드 알 다에야를 위시로 클라우디오 수아레스(2위 177경기/멕시코) 호삼 하산(3위 169경기/이집트) 아드난 알 탈야니(4위 164경기/UAE) 코비 존스(4위 164경기/미국) 등 Top5 선수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쏟아졌다. 특히 미국은 앞서 언급한 코비 존스 외에도 제프 아구스(23위 134경기) 마르셀로 발보아(27위 128경기) 클라우디오 레이나(80위 111경기) 폴 칼리지우리(82위 110경기) 등 11명의 선수를 명단에 올려 센추리클럽 최다 회원국의 영광에 올라있다.

축구 본토 유럽대륙에서는 프랑스와 독일(동·서독시절 포함) 에스토니아가 가장 많은 6명의 선수를 배출했고 그 뒤를 영국(5명) 루마니아(4명) 스웨덴(4명) 이탈리아(3명) 네덜란드(3명) 터키(3명) 등이 잇는다. 유럽 출신 센추리클럽 멤버들에게는 특히 많은 시선이 갈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이 세계축구계를 쥐락펴락했던 별 중의 별들이기 때문이다. 로타르 마테우스(9위 150경기) 위르겐 클린스만(94위 108경기) 프란츠 베켄바워(119위 103경기/이상 독일), 릴리앙 튀랑(16위 142경기) 마르셀 드사이(58위 116경기) 티에리 앙리(93위 108경기) 지네딘 지단(93위 108경기) 패트릭 비에이라(103위 106경기) 디디에 데샹(119위 103경기/이상 프랑스) 파올로 말디니(30위 126경기) 파비오 칸나바로(44위 121경기) 디노 조프(72위 112경기/이상 이탈리아) 데이비드 베컴(98위 107경기) 보비 무어(98위 107경기) 보비 찰튼(108위 105경기/이상 잉글랜드)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여전히 네덜란드대표팀과 맨체스터Utd.의 주전 골리로 활약하는 에드윈 반 데 사르(24위 130경기)도 빼놓을 수 없다.

미아햄과 아이들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에콰도르, 페루가 3명의 선수를 배출했고 콜롬비아(2명) 파라과이(1명)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010월드컵 남미지역예선에서 에콰도르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 중인 이반 후타도(8위 155경기), 삼바 군단 공포의 양 날개였던 카푸(16위 142경기)와 호베르투 카를로스(33위 125경기),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오랜 주장으로 활약했던 하비에르 자네티(27위 128경기)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가 6명으로 제일 많은 회원을 배출했는데, 리고베르 송(37위 124경기/카메룬)이 그중 눈에 띄는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아시아에서는 단연 대한민국이 돋보인다. 홍명보(20위 136경기) 유상철(39위 123경기) 차범근(44위 121경기) 이운재(72위 112경기) 김태영(114위 104경기) 황선홍(119위 103경기) 이영표(146위 100경기) 등 무려 7명의 선수들이 A매치 100경기 이상의 출장 기록을 세웠다. 그 뒤를 사우디아라비아(6명) 아랍에미리트(4명) 쿠웨이트(4명) 이란(3명) 중국(3명) 일본(2명)이 따른다. 주요 선수들로는 알 자베르 사미(6위 163경기) 모하메드 알 킬라위(13위 143경기) 마예드 압둘라(19위 139경기/이상 사우디아라비아), 알리 다엘(12위 149경기) 알리 카리미(93위 108경기/이상 이란) 마사미 이하라(40위 122경기) 가와구치 요시카쓰(58위 116경기/이상 일본) 등이 있다.

여자축구 쪽에선 1990년대 말 미국 여자축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이른바 ‘미아햄과 아이들’의 기록이 눈에 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틴 릴리의 뒤를 이어 미아 햄(2위 275경기) 줄리 포우디(3위 271경기) 조이 파우켓(4위 239경기) 등 미국 선수들이 상위 여덟 자리를 줄지어 휩쓸고 있다. Top10 중 非미국인은 판 윤지에(공동7위 192경기/중국)와 비르기트 프리츠(10위 188경기/독일)가 유이하다.

여자축구 센추리클럽이 남자축구의 그것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국가별 센추리클럽 선수 숫자와 피파랭킹(2008년 12월 기준)이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센추리클럽 선수를 많이 배출한 나라로는 미국(22명, 1위) 독일(15명, 2위) 스웨덴(12명, 4위) 노르웨이(11명, 6위) 중국(10명, 13위) 프랑스(6명, 8위) 캐나다(4명, 11위) 순인데, 살펴보면 피파랭킹 순위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도전은 계속된다.
A매치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대항전은 클럽 경기에 비해 열리는 횟수가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나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선수들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는 기록이 무조건 실력의 척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선수자원이 취약한 축구 변방에서는 한 선수가 오래도록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전 경쟁에서 오는 압박과 자기 관리의 부담을 이겨내며 ‘꾸준함’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센추리클럽 선수들은 진정 철인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센추리클럽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철인’을 향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센추리클럽에 가입했지만 안타깝게 다시 탈락한 경우도 있다. 국제축구연맹이 월드컵 본선 및 예선, 대륙간컵 본선 및 예선, 친선 경기, ‘A매치로 간주되는’ 올림픽 본선 및 예선 등으로 A매치의 기준을 제한한 가운데 일부 친선경기가 A매치로 인정되지 못하는 바람에 100경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생 강원FC 사령탑에 오른 최순호 감독(113→95)을 비롯해 요제프 보즈식(헝가리/101→96) 카지미에즈 데이냐(폴란드/103→85) 한스 위르겐 되너(동독/100→96)


아리 혤름(핀란드/100→93) 그제고츠 라토(폴란드/100→95) 보리슬라프 미하일로프(불가리아/102→98) 모르텐 올센(덴마크/102→98) 사독 사시(튀니지/110→90) 요아킴 스트라이히(동독/102→98) 등이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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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일찍이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다고 했던가. 하나 지난 유로2008에서 아스라이 무너지던 별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씁쓸함만을 안겨줬다.

영원히 누릴 것만 같던 명성을 뒤로 하고 등을 돌리던 티에리 앙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젠나로 가투소, 그리고 페테르 체흐. 이들 슬픈 4인방의 지난 여름 날을 돌아본다.



킹, 왕관을 잃어버리다
프리메라리가 입성 첫해(2007-08시즌) 앙리가 세운 기록은 30경기 12골. 8년 간 ‘아스날의 킹’으로 군림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4번이나 수상했던 그로선 다소 실망스런 성적이다. 그러나 리그에서의 부진과 달리 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은 나름 준수했고 덕분에 의미있는 수확도 거뒀다. 앙리는 지난 6월3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서며 ‘A매치 100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튀랑, 드사이, 지단 등에 이어 6번째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됐는데, 프랑스 스트라이커 출신으로는 최초라고 하니 더욱 값진 성과였다. 돌이켜보면 지난 10년 간 레블뢰 군단이 빛나던 순간엔 늘 앙리가 있었다. 유로2008을 앞두고도 그를 향한 기대감은 여전할 수밖에 없었다. 유로2008 예선에서 팀 내 최다골(6골)을 터뜨렸다는 사실도 청신호를 밝히는데 한 몫 했다.

그러나 본선 첫 경기부터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루마니아전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가 빠진 프랑스대표팀은 결국 무득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후 앙리는 ‘죽음의 조 탈출’이라는 특명을 받고 네덜란드와의 2차전부터 출격했지만 수렁에 빠진 프랑스를 건지기엔 힘이 부족했다. 이날 앙리는 90분 내내 단 6개의 슈팅만 기록했을 뿐이다. 그중 단 하나 뿐이었던 유효슈팅이 다행히 골로 연결돼 망신을 면했으나 결국엔 대회 기간 중 앙리가 세운 유일무이한 득점으로 남았으니 이름값에 반(反)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이탈리아전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던 리베리가 초반 부상으로 교체되며 프랑스는 구심점을 잃었고 앙리는 단 2개의 슈팅만 기록하며 잔혹했던, 어쩌면 자신의 축구 생애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지도 모를 유럽선수권 무대를 초라하게 마감했다.

1200만 유로의 사나이, 부상에 무너지다
네라주리 군단에선 모두의 기대에 부흥하는 ‘믿을 맨’이지만 국가대항전에서는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이는 이브라히모비치다. 특히 지난 몇 년 간 대표팀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노란 잠수함에 갇혔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듯하다. 유로2004 조별예선 당시 터뜨린 2골이 한동안 국제대회에서 기록한 마지막 득점이다. 2006월드컵 당시엔 스웨덴이 16강까지 진출했지만 그는 단 1골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유로2008 예선에서도 ‘7경기 1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와중 부상마저 발목을 잡았다. 무릎 부상으로 3월29일 라치오전 이후 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근 2달가량 결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팀 라게르백 감독은 “이브라히모비치가 공격의 방점을 찍어주길 바란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 덕분에 주전 스트라이커로 낙점 받을 수 있었다. 출발은 경쾌했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2년8개월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Man of the Match’로도 선정됐다. 그러나 또 다시 닥친 무릎 부상이 문제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무릎 이상을 느꼈음에도 스페인과의 2차전 출장을 강행했다. 일단 전반34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마치 ‘투혼의 드라마’라도 쓰는 듯 했다. 하나 무릎 통증을 참지 못하며 결국 후반1분 로젠베리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스웨덴이었기에 부상으로 인한 그의 부진은 8강 진출에 실패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말았다. 참고로 오는 2008-09시즌부터 이브라히모비치는 1200만 유로를 연봉으로 받게 된다. 이는 그간 세리에A 최고연봉자(900만 유로)였던 카카를 능가하는 액수다. 덕분에 세계 최고의 ‘부’를 누리게 됐지만 신은 그에게 유로2008의 ‘명예’까지는 부여하지 않았다.

쓸쓸히 퇴장하다

거친 몸싸움을 두려워 않던 투쟁심도 세월 앞에서는 힘을 잃었다. 이번 유로2008에서 가투소 특유의 압박과 장악력은 도통 찾을 길이 없었다.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네덜란드전 당시 중원에서 악전고투하던 그의 모습은 실로 안쓰러웠고 때론 무기력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기대 이하였다. 이 같은 가투소의 난조는 곧 이탈리아의 전력 저하로 연결됐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이 실종되자 연방 공간을 내주며 밀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에게 0-3으로 대패하며 C조 첫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후 가투소는 1차전에서 보여준 부진함을 이유로 루마니아와의 2차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던지 도나도니 감독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프랑스전에서 그를 중용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었다. 결과는 2-0 이탈리아의 승리. 벼랑 끝에서 극적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지만 애석하게도 가투소가 팀 승리에 일조한 부분은 거의 없었다. 리베리의 부상과 아비달의 퇴장 등 연달아 터진 프랑스의 ‘불운’이 이탈리아에게 역으로 작용한 덕이 컸다.

무엇보다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프랑스전이 가투소에게 있어 유로2008 마지막 경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경고 누적이 화근이었다. 가투소는 역시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콤비’ 피를로와 함께 스탠드에 앉아 스페인전을 지켜봤는데, 애석하게도 그때 모습은 앞으로 그가 처할 현실을 예상케 하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가투소의 나이도 어느덧 31살. 중원에서 바지런히 움직이며 눈부신 활동량을 자랑하던 젊은 날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로2008에서 보여준 모습이 바로 그랬다. 그렇게 ‘그라운드의 싸움 소’는 시나브로 ‘그라운드의 늙은 양’으로 퇴화하고 있었다.

고개 숙인 1인자
골키퍼의 삶은 도박과도 같다. 단 1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비운의 골키퍼는 어김없이 발생했다. 해당자가 체흐라는 게 놀라울 뿐이다. 3경기 6실점. 유로2008에서 체흐가 남긴 기록이다. 스위스와의 개막전을 무실점으로 선방한 것을 제하면 매 경기 3골씩 실점한 것이다. UEFA가 선정한 2007년 ‘올해의 골키퍼’로서의 위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정적 실수는 터키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8강행 티켓 1장을 두고 1승1패 중이던 체코와 터키가 싸웠는데, 일단 초반 승운은 2골을 먼저 터뜨린 체코가 탔다. 그러나 아르다의 만회골로 2-1로 따라잡은 터키는 니하트의 동점골과 역전골로 체코를 무너뜨렸다. 역전의 빌미는 체흐가 저지른 통한의 실책에서 시작했다. 후반42분 크로스를 잡으려다 놓치는 바람에 동점골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세계 축구계 골리 ‘빅4’중 하나로 군림하던 체흐답지 않은 실수였다. 결국 터키전에서의 패배로 유로2004 당시 4강까지 올랐던 체코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그리고 이 같은 성적에 대한 비난은 고스란히 체흐에게 쏟아졌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이제 첼시의 새 감독 스콜라리는 구단주 로만의 자금력을 이용해 새로운 골키퍼를 찾아봐야 할 것”이라며 ‘유로2008에서 망한 선수들 Top 10’ 중 2위에 체흐의 이름을 올렸다. 팀 내부에서도 비난은 있었다. 옳지 않은 처사이나, 코스탈 체코대표팀 단장은 “터키전 패배의 모든 책임은 체흐에게 있다”며 그를 공개 비난했고 체흐 역시 “조별예선 탈락은 전적으로 내 실수 때문”이라며 인정했다. 3회 연속 체코 ‘올해의 선수’로 뽑힌 바 있던 영웅은 이렇게 한 순간에 역적으로 몰리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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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2006클럽월드컵 열린 일본. 각 대륙의 챔피언들이 모인 곳이었지만 기자들과 축구팬들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소실점의 끝, 그곳엔 호나우딩요가 있었다. 그 해 호나우딩요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쥐며 ‘더블’을 이뤄냈고 세계축구계의 흐름은 그렇게 호나우딩요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랬다. ‘외계인’ 호나우딩요가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던 시절은 그때였다. 성급한 결론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이보다 더 호나우딩요의 상황을 절묘히 표현할 사자성어도 없는 듯싶다. 2003년 파리 생제르망에서 활약하던 호나우딩요는 부진을 거듭하던 바르셀로나의 지원군으로 등장했다. 라리가 데뷔시즌이었던 2003시즌 15골을 터뜨리며 팀을 2위까지 올려놓았고 이듬해엔 리그 우승컵을 안겨주며 카탈루나의 얼굴로 거듭났다. 2004년과 2005년에는 FIFA올해의 선수 2연속 수상의 영광까지 누렸다.

그러나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월드컵 이후 부상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정신적 나태함이 옭죄기 시작했다. 경기 이틀 전 클럽에서 유흥을 즐겼는가 하면 팀 훈련에 불참하는 일도 발생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호나우딩요를 반겨줄 사람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자연스레 경기에 투입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벤치를 지키는 일 또한 잦아졌다. 레이카르트 감독은 부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2007-08시즌을 앞두고 앙리의 이적과 함께 가공할만한 공격진용 ‘판타스틱 4’로 거론됐던 호나우딩요였지만 시즌 말미에는 5경기 연속으로 교체 아웃(투입)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백업요원으로 전락한 호나우딩요를 상상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일이었다. 실상 호나우딩요 스스로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설상가상 3월9일 비야레알전 이후로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교체로도 나서지 못하고 말았다. 그에게 길이란, 더이상 없어 보였다.

이곳이 마지막이다
다행히 끝은 아니었다. AC밀란이 손을 내민 것이다. 지난 시즌 피오렌티나에게 밀리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친 AC밀란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을 거쳤다. 질라르디노를 이적시켰고 부상이 재발한 호나우두와는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 와중에 새로 집어든 카드가 바로 호나우딩요다. 그에겐 기회였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몰랐다. 이곳 AC밀란에서도 태업을 일삼고 적응에 실패한 모습을 보인다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카카, 파투, 팔로스키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공격진을 개편하고 있는 시점에서 호나우딩요의 영입은 도박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작은 호나우도’ 호나우딩요는, 지난 시즌 AC밀란에서 재기에 도전했지만 부상의 덫에 걸려 무너지고 만 ‘큰 호나우도’의 모습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브라질대표로서 월드컵 우승, FIFA올해의 선수 수상, 그리고 잦은 부상과 절제되지 못한 사생활까지. 지금의 호나우딩요는 영광 뿐 아니라 어두운 그림자까지 선배 호나우도와 꼭 닮은 모양새다.

그러나 호나우딩요의 나이는 이제 28살. 몰락의 길을 걷기엔 아직 젊은 나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하는 이번 시즌은 그의 축구 인생에서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카카 파투와 함께 브라질 트리오의 위력을 보여주며 명예회복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홍보용 선수’로 전락, 시나브로 과거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선택은 물론 호나우딩요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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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2006클럽월드컵 열린 일본. 각 대륙의 챔피언들이 모인 곳이었지만 기자들과 축구팬들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소실점의 끝, 그곳엔 호나우딩요가 있었다. 그 해 호나우딩요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쥐며 ‘더블’을 이뤄냈고 세계축구계의 흐름은 그렇게 호나우딩요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랬다. ‘외계인’ 호나우딩요가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던 시절은 그때였다. 성급한 결론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이보다 더 호나우딩요의 상황을 절묘히 표현할 사자성어도 없는 듯싶다. 2003년 파리 생제르망에서 활약하던 호나우딩요는 부진을 거듭하던 바르셀로나의 지원군으로 등장했다. 라리가 데뷔시즌이었던 2003시즌 15골을 터뜨리며 팀을 2위까지 올려놓았고 이듬해엔 리그 우승컵을 안겨주며 카탈루나의 얼굴로 거듭났다. 2004년과 2005년에는 FIFA올해의 선수 2연속 수상의 영광까지 누렸다.

그러나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월드컵 이후 부상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정신적 나태함이 옭죄기 시작했다. 경기 이틀 전 클럽에서 유흥을 즐겼는가 하면 팀 훈련에 불참하는 일도 발생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호나우딩요를 반겨줄 사람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자연스레 경기에 투입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벤치를 지키는 일 또한 잦아졌다. 레이카르트 감독은 부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2007-08시즌을 앞두고 앙리의 이적과 함께 가공할만한 공격진용 ‘판타스틱 4’로 거론됐던 호나우딩요였지만 시즌 말미에는 5경기 연속으로 교체 아웃(투입)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백업요원으로 전락한 호나우딩요를 상상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일이었다. 실상 호나우딩요 스스로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설상가상 3월9일 비야레알전 이후로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교체로도 나서지 못하고 말았다. 그에게 길이란, 더이상 없어 보였다.

이곳이 마지막이다
다행히 끝은 아니었다. AC밀란이 손을 내민 것이다. 지난 시즌 피오렌티나에게 밀리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친 AC밀란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을 거쳤다. 질라르디노를 이적시켰고 부상이 재발한 호나우두와는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 와중에 새로 집어든 카드가 바로 호나우딩요다. 그에겐 기회였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몰랐다. 이곳 AC밀란에서도 태업을 일삼고 적응에 실패한 모습을 보인다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카카, 파투, 팔로스키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공격진을 개편하고 있는 시점에서 호나우딩요의 영입은 도박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작은 호나우도’ 호나우딩요는, 지난 시즌 AC밀란에서 재기에 도전했지만 부상의 덫에 걸려 무너지고 만 ‘큰 호나우도’의 모습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브라질대표로서 월드컵 우승, FIFA올해의 선수 수상, 그리고 잦은 부상과 절제되지 못한 사생활까지. 지금의 호나우딩요는 영광 뿐 아니라 어두운 그림자까지 선배 호나우도와 꼭 닮은 모양새다.

그러나 호나우딩요의 나이는 이제 28살. 몰락의 길을 걷기엔 아직 젊은 나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하는 이번 시즌은 그의 축구 인생에서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카카 파투와 함께 브라질 트리오의 위력을 보여주며 명예회복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홍보용 선수’로 전락, 시나브로 과거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선택은 물론 호나우딩요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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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3번의 전성기
프랑스는 유럽선수권에서 숫자 ‘3’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유로60, 유로84, 유로2000, 이렇게 도합 3번의 전성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첫번째 전성기는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년 대회였던 유로60에서 개최국 프랑스는 4강에 오르며 1958월드컵 4강에 이어 또 한 번의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준결승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은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舊소련.



프랑스의 생존은 냉전 이데올로기가 팽배하던 1960년대 상황과 묘하게 맞물려 동구권에 맞서는 서유럽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표상되기까지 했다. 비록 유고슬라비아에 4-5로 패하며 마지막 결승 문지방을 넘지 못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던 대회였다.

프랑스의 두번째 전성기는 그로부터 약 20년 뒤인 1984년에 찾아왔다. 당시 히달고 감독의 지휘 아래 플라티니, 페르난데스, 지레스, 티가나로 구성된 ‘마법의 사각편대(Le Carre Magique)’는 야생마처럼 8강을 지나 4강으로, 이어 결승전까지 거침없이 질주했다. 이들 4인방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축구사를 수놓은 환상의 조합 중 하나로 회자된다. 결승전에서 스페인을 만난 프랑스는 플라티니의 선제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두며 유럽선수권 참가 이래 첫 우승컵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후 프랑스가 맞은 제3전성기는 유로2000이다. 유로84에서 대회 득점왕(9골)에 오른 플라티니가 프랑스를 정상으로 이끌었다면 유로2000의 영웅은 단연 지단이다. 지단은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프리킥을, 4강 포르투갈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을 결승전에 안착시켰다.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와 만난 프랑스는 연장 13분에 터진 트레제게의 금보다 값진 골든골(2-1 승)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명가 재건의 길
98월드컵 이어 유로2000까지 제패한 프랑스는 향후 몇 년 간 세계 축구계를 지배할 ‘왕좌’로 여겨졌다. 그러나 2002월드컵(조별예선 탈락)과 유로2004(8강 탈락)에서 거듭 부진하며 예상외로 추락하고 말았다. 반전의 기점은 2006월드컵이었다. 전망이 밝지 않았던 프랑스는 2006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다시금 부활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호성적은 유로2008예선에서도 이어졌다.

예선 2라운드에서 이탈리아를 만난 프랑스는 3-1 쾌승을 거두며 서막을 화려하게 장식했고 결국 B조 2위(8승2무2패)로 유로2008 티켓을 손에 쥐었다. 비록 스코틀랜드에게 2번 모두 0-1로 패한 바람에 1위 이탈리아(9승2무1패/22골9실점)에 뒤졌지만 속까지 살펴봤을 때 가장 많이 넣고(25골) 가장 적게 내줬으니(5실점) 내용상으로는 알차고 실했다. 중원사령관 지단이 은퇴했지만 레블뢰 군단의 허리는 그의 공백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여전히 강하고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 비결은 바로 마케렐르-비에이라의 홀딩 미드필더 조합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의 막강 ‘허리 파워’ 덕택에 중원을 장악한 프랑스는 매 경기 공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더불어 리베리, 말루다, 나스리, 벤제마 등의 젊은 피들이 제 몫 이상을 해주며 공격의 물꼬를 틔워줬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아넬카의 복귀와 부활이다. 한동안 프랑스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던 ‘잊혀진 킬러’는 예선전에서 4골을 터뜨리며 도메네크 감독의 은혜에 보답했다. 도메네크 감독 또한 “내가 진정 보고 싶던 아넬카의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본선 무대에서의 활약도 기대할 수 있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정점을 찍는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은 앙리는 아넬카의 복귀로 든든한 짝을 얻었다. 여기에 리용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벤제마와 고부가 가세했다. 특히 벤제마가 시선을 잡는다. 벤제마는 2007-08시즌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활약과 득점포를 유로2008에서도 이어나가겠다는 기세다. 실력과 가능성을 공히 갖췄기에 프랑스發 스타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또한 예선기간 동안 최소 실점(5실점)만 허락했던 아비달-갈라스-튀랑-사뇰의 포백라인은 본선 무대에서도 ‘통곡의 벽’으로 굳건히 버틸 예정이다. 전체적인 짜임새 그리고 선수들의 면면을 볼 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한 프랑스다. 그러나 도메네크 감독에게도 말 못할 고민은 있다. 주전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보여주었던 탐탁지 않은 모습들이 문제다. 마케렐레는 체력에 부담을 느낀 듯 첼시에서 “앞으로 중요한 경기에만 출전하겠다”고 선언한지 오래. 대표팀 내 A매치 최다 출전자(138경기)인 베테랑 수비수 튀랑은 안타깝게도 바르셀로나에서 밀리토와 푸욜에 밀린 듯 한 인상이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앙리 역시 꾸준히 경기에는 나서고 있지만 골가뭄 탓에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련의 모습들은 경기 감각 뿐 아니라 자신감까지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한다. 더욱이 염려스러운 것은 프랑스가 죽음의 조로 명명된 C그룹에 속했다는 사실이다. 조추첨 후 “원치 않던 결과”라던 도메네크 감독의 발언에서 느껴지듯 우승을 향해 가는 길이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따라서 프랑스는 루마니아와의 1차전부터 전력을 다해 ‘승점3’을 따내야한다. 요컨대 첫 판에 승부수를 띄워야한다는 이야기다.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함께 물고 물리는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인지라 실수가 용납될 틈이 없다. 백업요원들의 지원도 중요하다. 미드필드 진용의 툴라랑과 디아라, 수비진의 클레르, 에스퀴테 등의 젊은 피들이 몇몇 노장들의 예기치 않을 부상이나 부진을 커버해야 한다. 유로2000 결승전에서 교체투입 된 트레제게가 조국에 우승컵을 안겨줬듯 이들이 깜짝 놀랄 선물로 작용해 준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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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긴 여정도 어느 덧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오는 5월21일이면 드디어 러시아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2007-08UEFA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가려진다. 이제 8팀만 남았다. 프리미어리그 클럽(아스날-리버풀)간의 격돌 때문에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하나 눈에 띄는 매치업이 있다. 바로 샬케04와 바르셀로나의 8강전이다. 이들은 각각 분데스리가와 프리메라리가를 상징하는 전통있는 클럽이자 이번 시즌 유일하게 자국리그를 대표해 살아남은 팀이다.


유난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바르셀로나와 첫 8강 진출 쾌거를 이룬 샬케04. 얼핏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보이지만 그 깊은 곳에는 프리메라리가와 분데스리가간의 뜨거운 자존심 대결이라는 사실도 숨어있다.

샬케04의 첫경험
유럽무대 우승경력은 1997년 UEFA컵 우승이 전부다. 하여 챔피언스리그 초반만 해도 모두의 관심 밖이었다. 시작 역시 미약했다. 조별예선에서 2승2무2패를 기록했으나 그 중 2승은 조별 최약체로 거론된 로젠보리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샬케04가 예선에서 기록한 5골 모두 로젠보리 골문에서 터졌다. 경기당 0.83골(5골)로 상당히 저조한 기록이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다. 16강 진출도 로젠보리 덕을 봤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막판 로젠보리가 발렌시아의 발목을 잡아 어부지리격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16강에서는 강호 FC포르투를 만났으나 다행히 1차전에서 K.쿠라니의 초반 선제골을 잘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종료 4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1-1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M.노이어의 활약으로 4PK1로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샬케04는 현재 11승8무5패 승점 41점으로 분데스리가 5위에 올라가 있다(3월16일 기준).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보장되는 3위와는 승점 2점차.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자격도 능히 따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오직 이번 챔피언스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태라 볼 수 있겠다. 비록 3월14일 뒤스부르크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뒀으나 앞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열리기 전까지는 비교적 쉬운 상대들과 만난다. 4월12일에 맞붙을 브레멘을 제외하고는 헤르타, 칼스루어SC, 한자 로스토크 등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만 남았다. 샬케의 최대 강점은 수비력에 있다. 특히 골키퍼 M.노이어가 지난 FC포르투전 이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호재다. 포백수비에서는 M.보르돈이 중앙에서 굳건한 수비벽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새 얼굴 H.베스테르만이 가세, 포백라인에 날개를 달았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무릎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한 왼쪽 풀백 C.판더르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웠다. 이렇듯 M.보르돈을 중심으로 H.베스테르만, M.크르스타지치, 하핑야 등이 만드는 수비 조직력은 샬케가 자랑하는 얼굴이다. 샬케의 공격은 독일 A대표팀 출신 K.쿠라니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쿠라니는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9골, 챔피언스리그 2골로 팀 내 최다득점자이다. 그러나 문제는 쿠라니와 짝을 이룰 마땅한 공격수가 없다는 데 있다. G.아사모아, H.알틴톱 등이 쿠라니의 파트너로 나서지만 부족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만약 바르셀로나의 강력한 수비진이 쿠라니를 봉쇄할 경우 샬케는 큰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큰 경기에 강하다
2007-08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는 T.앙리, E.아비달, G.밀리토 등을 영입하며 정규리그와 UEFA챔피언스리그 동시 석권을 노렸다. 그러나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선두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점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한 채 2006-07시즌 아쉽게 내줬던 리그 타이틀에서 다시금 멀어지고 있다. 최근 A.마드리드, 비야레알 등과의 경기에서 연달아 패하며 ‘2위 굳히기’에라도 들어간 듯하다. 때문에 레이카르트 감독, 호나우딩요, T.앙리를 향한 팬들의 비난은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2006-07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 슈투트가르트와 르 상피오나 챔프 리용과 한 조를 이뤘지만 무패행진(4승2무)을 기록하며 조 1위에 등극했다. 조별예선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2골 이상을 뽑았다. 특히 셀틱과의 16강 1차전, 리용과의 조별예선 5차전, 레인저스와의 조별예선 4차전에서는 경기 시작 10분 이내에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판타스틱 4’로 명명된 T.앙리, S.에토, 호나우딩요, L.메시가 번갈아가며 고른 활약을 해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뿐만 아니라 8강에서 수월한 팀이라고 할 수 있는 tif케04를 만난 것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챔피언스리그 일정 도중 자국 리그에서 상대할 팀들 역시 베티스, 헤타페, 레크레아티보 등으로 비교적 부담이 적은 상대들이다.

이렇게만 본다면 바르셀로나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특히 조별예선에서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 슈투트가르트를 이겼다는 사실도 상당한 자신감으로 다가 온다. 그러나 현재 바르셀로나에는 때 아닌 ‘부상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L.메시가 셀틱과의 16강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간 팀 내 가장 높은 활약도를 보였던 메시의 결장은 바르셀로나에게는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다. 중원에서 자물쇠 역할을 담당했던 투레 또한 허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개인적인 문제로 무너지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가장 크게 T.앙리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리그에서 ‘21경기 2골’이라는 저조한 기록은 여전히 팀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T.앙리는 최근 이에 관한 언론의 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이혼 후 딸을 자주 보지 못하는데서 오는 향수 때문일 뿐”이라 반박하기도 했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앞서 언급한 균열들에 의해 쉽게 무너질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전통적으로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에 강했다. 이번 8강 진출 팀들 중 바르셀로나는 맨체스터Utd.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자랑한다. 이는 리버풀(5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횟수이며 그 외의 팀들은 아직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다.

전통의 강호 vs 이변의 주인공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바르셀로나와 샬케04의 8강전은 전통의 강호와 이변의 주인공의 맞대결이자 프리메라리가와 분데리스가를 대표하는 클럽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샬케04가 FC포르투를 물리치고 8강까지 올라왔지만 바르셀로나보다는 아직 한 수 아래라는 평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바르셀로나로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대진운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나 바르셀로나 수비수 L.튀랑은 “샬케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대진운이 좋다고 하지만 약한 팀과 만났다는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샬케의 수비진들이 바르셀로나의 초호화 공격진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가 이번 대결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화려한 테크닉과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호나우딩요, 보얀, 이니에스타 등의 공격수를 샬케의 수비진 베스테르만, 크르스타지치 등이 어떻게 대처할지도 두고 볼 일이다. 또한 그간 쿠라니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았던 샬케가 바르셀로나전에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도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지켜볼 것은 슈퍼스타의 부활 여부이다. 아스날에서 ‘킹’으로 군림하던 시절을 과거에 묻어버린 T.앙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과연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기사회생하느냐 하는 점도 이번 8강전에서 눈여겨 볼만한 주요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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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