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방/오늘의 영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베가 번스의 전설 (The Legend Of Bagger Vance, 2000) "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어." "나에게는 순간이었어요." "당신, 나의 어떤 점이 좋았어요?" "그 춤 실력." "왜 나를 사랑했지?" "춤을 잘 춰서요." 그 후 래널프와 아델은 다시 춤을 추게 되었지. 베가번스의 전설을 봤다.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골프라는 조금 지루한 소재로 참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 좋은 영화라. 내가 감히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영화 속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깊이 다가오므로 좋은 영화다. 다시 사랑을 하게 되었다, 는 문장 대신 다시 춤을 추게 되었다는 문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참 멋진 표현 아닌가. 깊은 밤, 나는 별빛의 음악을 들으며 너에게 편지를 쓴다. 너는 그곳에 서있고, 나는 다만.. 더보기 너의 이름은(Your name, 2016) 영혼이 바뀌는 두 고등학생의 이야기 다시 태어나면 도쿄의 남자가 되고 싶다고 산사에서 소리치던 시골 소녀 미츠하. 소녀의 꿈은 자고 일어나니 기적처럼 이루어진다. 도쿄 소년 타키와 영혼이 바뀌게 된 것! 아파트 복도 앞에 펼쳐진 도쿄의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는, 타키의 몸을 한 미츠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선샤인호텔에 나와 이케부쿠로와 시부야 거리를 거닐며 두 눈 반짝이던 13년 전 내가 떠올랐다. 황혼, 그 기적의 시간에 미츠하와 타키가 만나던 순간에는 내 심장은 그야말로 터져버릴 것 같았다. 미츠야가 살던 마을 정경을 보니 몇년 전 J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빅스완을 향해 걸어가던, 니이가타 그 시골길이 생각났다. 무엇보다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게 일본의 자연을 담아낸 감독의 서정이 참 좋았다.. 더보기 컨택트 (Arrival, 2016) 영화 컨택트.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라고 하여 조디포스터가 과학자로 나왔던 90년대 작의 리메이크인 줄 알았으나 제목이 다르다. 조디포스터 출연 영화는 콘택트. 그리고 오늘 본 영화는 컨택트. :) 영화 보는 내내 사운드가 압도당할 정도로 기괴하였는데, 끝나고 지하주차장을 걸어갈 때까지 그 음악이 연간 귓속을 맴돌았다. 실로 대단한 영향력이었다. 어느 날 전 세계 12곳에서 낯선 우주선이 발견된다. 그리고 그 우주선 속 외계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학자인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이 합류한다. 물론 언어체계가 다르기에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곳에 왜 왔는지 물어봐도 웅웅 거리는 의성어만 들릴 뿐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화가 되지 않자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컨택트는 내게 .. 더보기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엠마스톤과 라이언고슬링이 이렇게나 춤추고 노래 잘하는 배우였다니! 스파이더맨의 그녀와 순애보 노아의 만남은 새로웠다. 샤갈의 그림을 보는듯한 색감. 물랑루즈스러운 카메라 워크, 그리고 깜짝 출연 존 레전드 덕분에 눈과 귀가 호강했던 시간. 영화 중간에 세바스찬과 미아가 LA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엠마스톤의 데이트룩은 정말 예뻤다. 홀터넥 드레스가 이렇게나 잘 어울리다니. 이번 영화를 위해 다이어트까지 했다는데. 역시 옷빨은 혹독한 다이어트 뒤에 나오는 법. 내 to do list 중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과 탭과 왈츠를 추는 건데, 라라랜드에서도 이 장면이 나와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LA 야경을 바라보며 함께 탭을 추는 세바스찬과 미아. 밀당이 시작되는 장면이라서 두근두근했.. 더보기 핵소 고지 (Hacksaw Ridge, 2016) 핵소 고지.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오키나와 전투에서 무기 하나 없이 75명의 생명을 구한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앤드류 가필드는 내게 엠마스톤의 전 남친으로만 기억되는 배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핵소 고지에서는 순박한, 그러나 자신의 신념 앞에서만큼은 단단한 버지니아 시골 청년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수혈하고 나서 다음날 수혈이 잘못 된 것 같다고, 심장이 너무 뛴다며 간호사한테 고백하는 남자라니! 사상은 약간 돌아이나 영화 하나 만큼은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만드는 멜 깁슨은 이번 영화에서도 실감나게 전쟁씬을 구현한다. 사지가 잘려나가고, 머리가 날아가고, 파편으로 힘줄까지 보이는 다리를 붙잡고 울부짖는 병사들의 모습이 처절하게 화면에 잡힌다. 밴드.. 더보기 워크 투 리멤버(A walk to remember, 2002) a walk to remember. 추억으로의 산책. 4년이 흘렀지만 내게 걸어오던 그녀의 모습은 내속에 살아있다 이제는 현실 속에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그녀, 제이미를 생각하기 위해서 그, 랜든은 추억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에서 살았기 때문에 제이미와 랜든은 초등학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나왔다. 서로를 알지만 둘은 한번도 제대로된 이야기, 마음이 통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이미는 촌스러운 스웨터에 촌스러운 앞머리에, 보통 아이들이 볼 때는 다소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의 소녀이다. 그러니 랜든같은 날라리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 갑자기 멋진 사랑을 하는 선배에게 언젠가 물은 적이 있다. 어떻게 저 사람을 알고 사랑까지 하게 됐냐고. 그때 선배는.. 더보기 썸원 라이크 유 (Someone like you, 2000) 썸원 라이크 유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다. 로맨틱 코메디물은 언제나 그렇듯, 상처받고 실연당한 주인공이 나온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애슐리 주드가 연기한 제인 굿웰 역시 그렇다. 한 지역 방송국 섭외담당인 그녀는 새로 들어온 PD에게 첫눈에 반한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 중 하나다. 겉모양에 혹하다 보면 그 내면이 어떤지 찬찬히 살펴볼 시간을 놓치기 때문이다. 같이 공원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햄버거를 먹던 제인과 레이. 어느새 레이는 제인의 집에 앉아 함께 TV를 보며 시리얼을 먹다 키스를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 관계는 더 발전해 침대로 이어진다. 침대 위에서 그녀를 안은 채 키스를 하는 레이. 러브 앤 워에서 함께 춤을 추던 어니스트와 아그네스를 볼 때처럼, 혹은 물랑루즈의 크리스티.. 더보기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My Best Friend's Wedding, 1997) Someday when I'am awfully low When the world is cold I feel a glow just thinking of you And the way you look tonight oh, but you're lovely with your smile so warm And your cheek so soft There is nothing for me to love you And the way you look tonight With each world your tenderness grows Tearing my fear apart And that laugh that wrinkles your nose touches my foolish heart Lovely, never ever chan.. 더보기 강풀의 <순정만화> 같은 사랑은 존재할까? 야, 진짜 제목처럼 순정만화다. 하하. 무슨 말도 안 되는 만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냐?” 영화가 끝나자마자 함께 영화를 봤던 지인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저런 어눌한, 좋다 싫다 의사표현도 제대로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기 딱 좋은, 거기에 다 구겨진 바지와 어벙벙한 쟈켓을 입고 다니는 최악의 패션감각까지. 꽉 찬 서른 ‘동사무소맨’ 연우(유지태)를 과연 누가 좋아하겠냐가 지인의 생각이었다. 물론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를 묻지도 않는 무심한 ‘경제’ 대통령 아래서 모두가 헉헉 대고 있는 요즘, 연우는 나름 정년이 보장된 동사무소에 적을 두고 있다만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남자란다. “차라리 선생님을 만나는게 낫겠다. 동사무소는 무슨 동사무소. 나중에 결혼해서 우리 남편은 동사무소에서 일해, .. 더보기 축구기자가 본 아내가 결혼했다는 학생시절, 박문성 SBS축구해설위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 마침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신기한 연 덕분에 차를 얻어탈 수 있었다. 박문성 위원은 축구계에 먼저 몸 담은 선배로서 이런저런 조언을 내게 해줬는데, 갑자기 이야기 중 “아내가 결혼했다, 라는 책 봤어요?”라는 질문을 내게 툭 던졌다. 아내가 결혼했다고? 워낙 책과는 담 쌓으며 살았던 지라 소설책의 제목인지도 몰랐다. 책 중간 중간 축구 이야기가 참 맛깔스럽게 녹아있다며 내게 권해줬는데, 제목 때문인지 기분 참 이상했다. 아니 묘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다음날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봤는데 하루 만에 독파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덮기엔 다음 내용이 궁금해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었는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