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직장인에게는 일주일의 유일한 낙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슈퍼스타K2는요. 워낙에 관심이 많은 프로그램인지라 이런 저런 말도 많지만 자신의 재능하나만 믿고 땀 흘리는 청춘들의 아름다운 성장 스토리를 보는 것만 같아 제게는 정말 최고의 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제의 프로그램 슈퍼스타K2를 드디어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답니다. 굉장히 궁금했어요. 출연자들은 화면에 비치는 모습과 비슷할까, 라이브로 듣는 노래는 얼마나 감동적일까, 60초 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김성주 아나운서가 말하고 난 뒤, 그러니까 시청자들은 모르는 무대 풍경은 과연 어떨까.
그래서 머리가 참 많이 복잡했습니다. ^^ 어서 시간이 생방송 시간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기다리는 내내 했고요. 그리고 드디어 !! 조명이 꺼져 있어 어두웠으나 Top3가 무대 위에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보내자 인사성 바른 존박은 꾸벅 인사를 하더라고요. 타고난 인품이 느껴져서 역시 존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들 하나하나에서 예의바름이 느껴지더라고요.
어쨌거나 관객들이 소리를 지르자 PD님이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해주셨어요. 이제 생방송이 시작되는 듯했어요. 김성주 아나운서에게만 조명이 비춰지고 한명 한명 Top3를 소개시켜줄 때마다 그들에게도 조명이 쏴지더군요. 그래서 보게 된 자랑스러운 세 명의 출연자.
허각씨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개구지고 능글맞은, 그렇지만 속 깊은 오빠 같은 느낌이었어요. 화면에서 볼 때처럼 키는 작았고요, 몸매도 비슷한 게 비율 그대로 가장 비슷하게 나오는 출연자 같았어요.
존박도 180cm라는 프로필을 알고 있기에 와, 생각보다 키가 크네, 하는 느낌은 없었어요. 워낙에 키 큰 축구선수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키 큰 느낌은 받지 못했고요, 생각보다 덩치가 있었어요. 그래서 참 흐뭇했어요. 요즘 방송 보면 닭가슴살만 먹는, 간식은 오로지 씨리얼 뿐인 혹독한 다이어트 때문에 아메리칸 아이돌과 LA예선, 그리고 슈퍼워크 때 봤던 볼살 통통한 모습을 볼 수 없잖아요.
볼 살 도톰히 올라온, 훈훈한 교회 오빠 같은 존박의 모습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날이 갈수록 볼이 쏙 들어가 이제는 턱라인까지 드러나는 얼굴 윤곽이 굉장히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피곤해보이고 지쳐 보이는 인상마저 줘서.
그런데 다행히 실제로 본 존박은 화면처럼 볼살이 없어 광대가 도드라져보이는 인상은 아니었어요. 역시나 눈썹은 진하더군요. 본인이 매력포인트로 꼽은 것처럼. 그런데 신기한 건 방송이 끝나고 나서 많은 분들의 존박의 헤어스타일이나 그날의 코디가 존의 매력을 살려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잖아요.
신기한 건 전 그날 존박 머리랑 옷이 왜 저래, 하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답니다. 실제로 보니 존박의 헤어와 코디가 맘에 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확실히 존박은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끌어당기는 능력이 있더군요. 마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존박이라는 사람 자체만 생각하고 집중하게 만들어서 저는 다른 것들은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재인양. 재인양은 생각보다 키가 크더라고요. 긴 다리가 참 부러웠고요 실제로 보니 해맑은 느낌이 많았어요. 그냥 음악과 사랑에 빠진 20살 소녀 같은 느낌이 강했고요 웃을 때 볼살이 도톰하게 올라가는 모습도 귀여웠어요. 장재인을 좋아하는 제 주변 남자애들이 재인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하는데, 그 말도 이해가 갔어요.
첫 번째 무대는 허각씨였어요. 두근거렸지, 하며 시작하는 도입 부분은 음이 낮아서 그런지 허각씨의 매력이 보이지 않았어요. 한데 중반 이후 클라이맥스로 향해 가며 나오는 고음은 허각씨가 가진 가창력을 십분 발휘하기에 충분했어요. 거기에 마른 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다면 내 몸 부셔진데도 좋아, 하는 부분에서부터 무대가 올라가더라고요.
가사 그대로 태양 가까이 날아 녹아내린다고 해도 하늘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느낌을 잘 살려준 무대 연출이었어요. 무엇보다 신나하면서 이 순간을 즐긴다는 느낌을 내내 받아서 좋았고요 본인도 마음에 들었는지 꽤나 만족스러운 웃음을 씩, 짓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허각씨는 마이클잭슨 미션 때 I'll be there 같은 조용한 느낌의 발라드보다 조조할인이나 하늘을 달리다처럼 약간 템포가 있는 노래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포텐이 터지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겠죠.
존박의 순서를 기다리면서 오늘 존박은 어떻게 부를까, 하는 궁금증이 가장 컸어요. 허각씨나 재인양 같은 경우 어떤 노래를 부르던지 허각표 발라드, 장재인표 노래, 라고 머릿속에 그들이 어떻게 노래를 부를지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그런데 존박은 그게 잘 떠오르지 않아요. 존박은 이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또 얼마큼 made in john park화 할까, 하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있었죠.
이번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계단에 앉아 등장한 존박. 박진영이 니가 사는 그 집이었는데요, 뒷배경에는 그 여자 역할을 한 백댄서 여자분과 존박이 참으로 다정하게 찍었던 화면들이 슬라이드 화면으로 지나갔습니다. 그게 좀 아쉬웠어요. 존박에 워낙에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여자랑 자꾸 엮는 것 같은 느낌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그냥 원래 존박이 갖고 있던 순수한 교회 오빠 이미지가 제일 좋은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이상한게 그동안 존박의 노래는 존박의 키에 맞춰서 편곡해준 것 같았는데 이번만큼은 박진영 원곡 그대로를 존박이 부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뒷부분에서 반복됐던 가성 부분은 박진영씨보다 또렷하게 부르더군요. 음정이나 발음 모두 정확했고요 가사전달력도 원곡을 부른 박진영씨보다 나았고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음정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시 존박은 탄탄한 음악적 기본기를 갖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뛰어난 음악성이 외모에 묻힌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건 존박은 자신이 지적받은 건 바로 다음주에 금세 고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마이클잭슨 미션으로 포텐 제대로 터진 맨 인더 미러를 불렀을 당시, 존은 굉장히 어색하게 왼손을 내민 채 계속 노래를 불렀죠. 존박 팬들은 엄마 돈 주세요, 제스처라고 농담 삼아 말했는데 무대매너를 꿰뚫어보는 엄정화 여사께서 혼자 거울을 보며 제스처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라고 심사평 도중에 이야기했죠.
그게 2주 전. 그리고 이번에 박진영의 노래를 부르는데 화려해진,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워진 제스처에 깜짝 놀랐습니다. 노래를 부르던 도중에 백댄서 아가씨에게 애절한 표정을 지은 채 무릎 꿇은 채 날아가는 모습도 굉장히 놀랐어요. 아, 이젠 이런 것도 자연스럽게 하는 경지에 올랐구나, 존 너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니, 하면서 말이죠.
아마 안무를 짜준 선생님은 네가 이렇게 무릎을 꿇고 미끄러질 때 여자 팬들은 죽을 거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어요. 이승철씨도 존에게 네가 이렇게 하면 여자 애들 죽어, 죽어, 했었지요. 뭐 나름 야심이라고 생각하며 집어넣은 거 같은데 저는 와 존박 진짜 멋있다, 이 생각보다 와, 존박이 이젠 이런 것도 잘하네,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엠넷은 어느 정도 존박의 이미지 컨셉을 잡아준 거 같은데, 제가 생각할 때 팬들의 성향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이렇게 하면 여자팬들 공략이 제대로 될 거다, 해서 기존 존박 팬들의 아쉬움과 불평을 자아내는 것 같아요. 존박에게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한 걸 요구하면 할수록 존박을 좋아하는 여성팬들은 실망감만 커지고 그의 음악성과 진정성을 잘 모르는 남자팬들은 그 모습만 보고 안티의 길로 들어서게 되니 엠넷이 부디 그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 순서는 재인양. 재인양 보면 약간 4차원 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싱어송라이터에게는 굉장한 재능이 아닌가 생각해요. 다시 말해 그녀만의 상상력이 참으로 독특하고 뛰어나다는 이야기니까요.
레몬트리라는 노래에 맞게 오렌지색 풍성들이 나무처럼 무대 곳곳에 배치가 됐고요 계단과 무대 뒷배경을 처음에는 무성시대 영화처럼 흑백필름 느낌으로 하다 노래가 진행되면서 푸른나무들이 나왔다 사라지게 하는 게 참 좋았어요. 중간에 노래가 멈추는 반전효과도 관객의 시선을 잡는 극대화가 된 것 같아서 역시 좋았고요. 이렇게 쓰다 보니 엄정화씨의 심사평 같네요. 흐흐.
재인양다운 무대연출이 빛났던 순간이었습니다. 노래는 워낙 재인양스럽게 불렀기에, 수많은 미션들을 통해 그녀의 노래실력을 알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고요 무대연출을 직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무대가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장재인스럽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Top3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들은 이미 음악을 하는 가수구나,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어요. 이제는 무대 위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 포스, 무대장악력, 관객흡수력 등등 어느 것 하나에서도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5분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을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에 있는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니, 참으로 대단한 마법을 가진 사람들이지요.
이미 벌써 좋은 가수가 된 것 같았고 앞으로는 훌륭한 가수가 될 거 같아서 즐겁다는 생각보다 뿌듯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시간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들의 음악인생에서 지금은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초입길이고 저는 그 길을 지켜보며 응원한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의미가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ps. 제 지인들은 제게 장재인양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재인양 영상이 제일 안 흔들렸대요. ㅎ 영상의 흔들림 정도를 보면 어느 후보를 가장 좋아하는지 알 거 같아요. ^^
화제의 프로그램 슈퍼스타K2를 드디어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답니다. 굉장히 궁금했어요. 출연자들은 화면에 비치는 모습과 비슷할까, 라이브로 듣는 노래는 얼마나 감동적일까, 60초 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김성주 아나운서가 말하고 난 뒤, 그러니까 시청자들은 모르는 무대 풍경은 과연 어떨까.
그래서 머리가 참 많이 복잡했습니다. ^^ 어서 시간이 생방송 시간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기다리는 내내 했고요. 그리고 드디어 !! 조명이 꺼져 있어 어두웠으나 Top3가 무대 위에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보내자 인사성 바른 존박은 꾸벅 인사를 하더라고요. 타고난 인품이 느껴져서 역시 존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들 하나하나에서 예의바름이 느껴지더라고요.
어쨌거나 관객들이 소리를 지르자 PD님이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해주셨어요. 이제 생방송이 시작되는 듯했어요. 김성주 아나운서에게만 조명이 비춰지고 한명 한명 Top3를 소개시켜줄 때마다 그들에게도 조명이 쏴지더군요. 그래서 보게 된 자랑스러운 세 명의 출연자.
허각씨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개구지고 능글맞은, 그렇지만 속 깊은 오빠 같은 느낌이었어요. 화면에서 볼 때처럼 키는 작았고요, 몸매도 비슷한 게 비율 그대로 가장 비슷하게 나오는 출연자 같았어요.
존박도 180cm라는 프로필을 알고 있기에 와, 생각보다 키가 크네, 하는 느낌은 없었어요. 워낙에 키 큰 축구선수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키 큰 느낌은 받지 못했고요, 생각보다 덩치가 있었어요. 그래서 참 흐뭇했어요. 요즘 방송 보면 닭가슴살만 먹는, 간식은 오로지 씨리얼 뿐인 혹독한 다이어트 때문에 아메리칸 아이돌과 LA예선, 그리고 슈퍼워크 때 봤던 볼살 통통한 모습을 볼 수 없잖아요.
볼 살 도톰히 올라온, 훈훈한 교회 오빠 같은 존박의 모습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날이 갈수록 볼이 쏙 들어가 이제는 턱라인까지 드러나는 얼굴 윤곽이 굉장히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피곤해보이고 지쳐 보이는 인상마저 줘서.
그런데 다행히 실제로 본 존박은 화면처럼 볼살이 없어 광대가 도드라져보이는 인상은 아니었어요. 역시나 눈썹은 진하더군요. 본인이 매력포인트로 꼽은 것처럼. 그런데 신기한 건 방송이 끝나고 나서 많은 분들의 존박의 헤어스타일이나 그날의 코디가 존의 매력을 살려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잖아요.
신기한 건 전 그날 존박 머리랑 옷이 왜 저래, 하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답니다. 실제로 보니 존박의 헤어와 코디가 맘에 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확실히 존박은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끌어당기는 능력이 있더군요. 마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존박이라는 사람 자체만 생각하고 집중하게 만들어서 저는 다른 것들은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재인양. 재인양은 생각보다 키가 크더라고요. 긴 다리가 참 부러웠고요 실제로 보니 해맑은 느낌이 많았어요. 그냥 음악과 사랑에 빠진 20살 소녀 같은 느낌이 강했고요 웃을 때 볼살이 도톰하게 올라가는 모습도 귀여웠어요. 장재인을 좋아하는 제 주변 남자애들이 재인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하는데, 그 말도 이해가 갔어요.
첫 번째 무대는 허각씨였어요. 두근거렸지, 하며 시작하는 도입 부분은 음이 낮아서 그런지 허각씨의 매력이 보이지 않았어요. 한데 중반 이후 클라이맥스로 향해 가며 나오는 고음은 허각씨가 가진 가창력을 십분 발휘하기에 충분했어요. 거기에 마른 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다면 내 몸 부셔진데도 좋아, 하는 부분에서부터 무대가 올라가더라고요.
가사 그대로 태양 가까이 날아 녹아내린다고 해도 하늘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느낌을 잘 살려준 무대 연출이었어요. 무엇보다 신나하면서 이 순간을 즐긴다는 느낌을 내내 받아서 좋았고요 본인도 마음에 들었는지 꽤나 만족스러운 웃음을 씩, 짓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허각씨는 마이클잭슨 미션 때 I'll be there 같은 조용한 느낌의 발라드보다 조조할인이나 하늘을 달리다처럼 약간 템포가 있는 노래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포텐이 터지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겠죠.
존박의 순서를 기다리면서 오늘 존박은 어떻게 부를까, 하는 궁금증이 가장 컸어요. 허각씨나 재인양 같은 경우 어떤 노래를 부르던지 허각표 발라드, 장재인표 노래, 라고 머릿속에 그들이 어떻게 노래를 부를지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그런데 존박은 그게 잘 떠오르지 않아요. 존박은 이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또 얼마큼 made in john park화 할까, 하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있었죠.
이번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계단에 앉아 등장한 존박. 박진영이 니가 사는 그 집이었는데요, 뒷배경에는 그 여자 역할을 한 백댄서 여자분과 존박이 참으로 다정하게 찍었던 화면들이 슬라이드 화면으로 지나갔습니다. 그게 좀 아쉬웠어요. 존박에 워낙에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여자랑 자꾸 엮는 것 같은 느낌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그냥 원래 존박이 갖고 있던 순수한 교회 오빠 이미지가 제일 좋은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이상한게 그동안 존박의 노래는 존박의 키에 맞춰서 편곡해준 것 같았는데 이번만큼은 박진영 원곡 그대로를 존박이 부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뒷부분에서 반복됐던 가성 부분은 박진영씨보다 또렷하게 부르더군요. 음정이나 발음 모두 정확했고요 가사전달력도 원곡을 부른 박진영씨보다 나았고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음정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시 존박은 탄탄한 음악적 기본기를 갖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뛰어난 음악성이 외모에 묻힌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건 존박은 자신이 지적받은 건 바로 다음주에 금세 고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마이클잭슨 미션으로 포텐 제대로 터진 맨 인더 미러를 불렀을 당시, 존은 굉장히 어색하게 왼손을 내민 채 계속 노래를 불렀죠. 존박 팬들은 엄마 돈 주세요, 제스처라고 농담 삼아 말했는데 무대매너를 꿰뚫어보는 엄정화 여사께서 혼자 거울을 보며 제스처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라고 심사평 도중에 이야기했죠.
그게 2주 전. 그리고 이번에 박진영의 노래를 부르는데 화려해진,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워진 제스처에 깜짝 놀랐습니다. 노래를 부르던 도중에 백댄서 아가씨에게 애절한 표정을 지은 채 무릎 꿇은 채 날아가는 모습도 굉장히 놀랐어요. 아, 이젠 이런 것도 자연스럽게 하는 경지에 올랐구나, 존 너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니, 하면서 말이죠.
아마 안무를 짜준 선생님은 네가 이렇게 무릎을 꿇고 미끄러질 때 여자 팬들은 죽을 거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어요. 이승철씨도 존에게 네가 이렇게 하면 여자 애들 죽어, 죽어, 했었지요. 뭐 나름 야심이라고 생각하며 집어넣은 거 같은데 저는 와 존박 진짜 멋있다, 이 생각보다 와, 존박이 이젠 이런 것도 잘하네,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엠넷은 어느 정도 존박의 이미지 컨셉을 잡아준 거 같은데, 제가 생각할 때 팬들의 성향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이렇게 하면 여자팬들 공략이 제대로 될 거다, 해서 기존 존박 팬들의 아쉬움과 불평을 자아내는 것 같아요. 존박에게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한 걸 요구하면 할수록 존박을 좋아하는 여성팬들은 실망감만 커지고 그의 음악성과 진정성을 잘 모르는 남자팬들은 그 모습만 보고 안티의 길로 들어서게 되니 엠넷이 부디 그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 순서는 재인양. 재인양 보면 약간 4차원 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싱어송라이터에게는 굉장한 재능이 아닌가 생각해요. 다시 말해 그녀만의 상상력이 참으로 독특하고 뛰어나다는 이야기니까요.
레몬트리라는 노래에 맞게 오렌지색 풍성들이 나무처럼 무대 곳곳에 배치가 됐고요 계단과 무대 뒷배경을 처음에는 무성시대 영화처럼 흑백필름 느낌으로 하다 노래가 진행되면서 푸른나무들이 나왔다 사라지게 하는 게 참 좋았어요. 중간에 노래가 멈추는 반전효과도 관객의 시선을 잡는 극대화가 된 것 같아서 역시 좋았고요. 이렇게 쓰다 보니 엄정화씨의 심사평 같네요. 흐흐.
재인양다운 무대연출이 빛났던 순간이었습니다. 노래는 워낙 재인양스럽게 불렀기에, 수많은 미션들을 통해 그녀의 노래실력을 알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고요 무대연출을 직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무대가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장재인스럽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Top3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들은 이미 음악을 하는 가수구나,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어요. 이제는 무대 위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 포스, 무대장악력, 관객흡수력 등등 어느 것 하나에서도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5분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을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에 있는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니, 참으로 대단한 마법을 가진 사람들이지요.
이미 벌써 좋은 가수가 된 것 같았고 앞으로는 훌륭한 가수가 될 거 같아서 즐겁다는 생각보다 뿌듯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시간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들의 음악인생에서 지금은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초입길이고 저는 그 길을 지켜보며 응원한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의미가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ps. 제 지인들은 제게 장재인양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재인양 영상이 제일 안 흔들렸대요. ㅎ 영상의 흔들림 정도를 보면 어느 후보를 가장 좋아하는지 알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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