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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함께해요 K-리그

수원선수들이 매력적인 이유

수원의 서동현이 강원FC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팬들을 위한 서동현 특유의 세레모니를 직접 볼 수 있겠구나, 였습니다. 박건하 코치를 향한 존경의 표시였던, 유니폼 깃을 세우던 그 세레모니는 참으로 유명했죠. 이밖에 팬들을 위해 그때 그때 유행하는 최신 댄스를 세레모니로 보여주며 즐거움을 줬던 선수가 강원FC에 온다는 사실은 기쁨 그 자체였습니다.

역시나 서동현은 이적 후 첫골을 신고하던 지난 8월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서포터스 나르샤를 위한 멋진 세레모니를 보여줬습니다. 그가 보여줬던 시건방춤은, 혹자에게는 아니 브아걸의 언제적 노래인데 이걸 세레모니로 보여주냐는 의아암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나, 강원FC 서포터스 이름이 나르샤라는 걸 생각한다면, 무엇보다 팬들을 향한 마음이 돋보이는 멋진 세레모니였죠. 나르샤를 위해 나르샤가 몸담고 있는 그룹 브아걸의 댄스를 보여준 거니까요.

지난 주말 수원과의 홈경기를 지켜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수원 선수들이 참으로 멋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멋진 골을 성공시켜서, 화려한 패스와 잘 짜여진 유기적인 축구를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전반을 0-0으로 마감하고 후반 중반을 향해 갈 때까지 강원FC와 수원삼성은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그 추가 수원 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후반 19분. 아크 오른쪽에서 호세모따가 슈팅을 시도했고 크로스바 아래쪽을 받은 볼은 그대로 골로 연결됐습니다.

호세모따는 골을 넣자마자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기 보단 S석으로 먼저 달려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먼 원정길도 마다않고 찾아와 응원해준 서포터스에게 인사를 드리는 건 당연한 것이겠지요. 열광하는 팬들과 함께 골을 성공시킨 기쁨을 나누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멋졌고 부러웠습니다.



그로부터 10분 뒤 다카하라 역시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오른발로 팀 2번째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다카하라역시 S석 쪽으로 달려가 그랑블루 서포터스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더군요. 그들을 향해 박수를 쳐준 뒤 나중에야 동료 선수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도, 골을 넣은 기쁨에 휩싸이다보면 팬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S석에 있던 그랑블루의 존재를 잊지 않더군요.



나의 골이 아니라 너희가 있기에 가능했기에, 우리가 함께 넣은 골이라고 말하는 호세모따와 다카하라, 두 선수의 골 셀레브레이션은 봐도 봐도 멋져보이더군요. 이렇게나 온 마음 가득히 팬들을 향한 고마움으로 가득차있구나, 하는 생각에 수원 선수들이 참으로 멋져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요즘은 늘 수줍게 기뻐했던 강원FC 선수들도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바제는 이적 후 첫 골을 신고하자마자 N석에 있던 나르샤 앞으로 달려가 같이 환호하고 함께 기쁨을 토했습니다.



이렇게 팬들을 향한, 팬들을 위한,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세레모니를, 앞으로도 K-리그에서 많이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