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리그 때 아닌 논란을 꼽으라면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때가 잔디 생육기간이라 할 수 있는데 지난 25일 전북현대와 FC서울의 포스코컵 결승전을 보고 있던 중, 저는 지금이 잔디 휴지기인가 하는 착각에 빠지곤 말았습니다.
잔디가 많이 말라 죽었더군요. 지난 여름부터 잔디 병반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던데 경기장 곳곳에 맨땅이 살을 드러낸 채 있더라고요. 그래도 컵대회 결승전인데, K-리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에서, 그 장면은 참으로 부끄럽고 또 안타깝더군요.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책임지고 있는 전주시시설관리공단 측에서는 여름 내 계속된 폭우와 폭염으로 날씨가 고온다습했고 이 때문에 경기장 내 통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잔디가 죽었다며 조만간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잔디전문가가 아니라서 강릉종합경기장의 잔디를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 분들에게 여쭈어 봤지요. 잔디를 전공으로 하지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잔디를 책임지고 있다보니 이제는 다들 잔디박사라고 불러도 좋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대답은 “보식을 이제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었다”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강원FC와 대구FC의 K-리그 19라운드 경기가 열렸던 지난 8월 28일 강릉종합경기장. 경기를 마치고 박종규 경기감독관은 “타 구장에서는 고사된 잔디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강원FC 경기장은 그렇지 않다”며 “잔디상태가 K-리그 최상위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여보였습니다.
이에 강원FC 김원동 대표이사는 “강릉시와 선수단, 구단 프런트가 합심해 낳은 결과물”이라며 “특히 최적의 잔디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밤낮으로 잔디생육에 신경을 쓰고 있는 강릉시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지요.
강릉종합경기장은 현재 강원FC와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이 홈경기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 경기가 번갈아 열리기 때문에 자칫하면 혹사로 잔디가 엉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강원FC가 창단했을 당시만 해도 잔디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제주 알툴 감독과 구자철 선수가 잔디 문제를 언급했을 정도였죠. 물론 그때 강원FC 선수단도 강릉종합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음을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명색히 역사에 남을, 창단 첫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강원FC 선수단은 경기 전날에도 홈경기장에서 훈련을 하지 않았습니다. 잔디상태가 좋지 않은데, 경기 전날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죠.
그만큼 다들 경기장을 자신의 육신처럼 아꼈습니다. 조금이라도 잔디가 지쳐보이는 모습이면 강원FC 선수단은 홈경기 전날에도 경기장에서 훈련하지 않았고요 잔디를 위해 과감히 홈어드밴티지를 포기하며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런 강원FC의 노력을 알았기에 강릉종합경기장 내 잔디관리를 맡고 있는 강릉시 문화체육관리사무소(이하 문체소)에서는 전담 직원을 따로 두며 매일 같이 경기장 잔디 상태를 확인하고 잔디 보호를 위해 힘을 기울였습니다.
덕분에 강원FC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강릉종합경기장은 K-리그에서 알아주는 잔디를 갖게 된 경기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제가 매일 같이 잔디관리하기가 힘들지 않냐고 강릉시 문체소 담당자 이순동 주사께 물어보니 이 주사는 “기본 아닌가요?”라는 말과 함께 강릉종합경기장 잔디관리 노하우를 공개했습니다.
이순동 주사는 “30도를 넘나드는 혹서기에는 잔디가 성장을 멈춰버린다. 잔디가 계속 성장을 해야 망가진 잔디들의 회복이 빨리 이뤄지는데, 이럴 때는 끊임없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방법”이라며 “특히 잔디 생육기간인 요즘 다 망가진 다음에 이뤄지는 보식(補植)작업은 이미 늦다. 따라서 내일 경기가 있더라도 망가진 부분은 재빨리 보식해줘야한다. 또 병이 들지 않도록 영양제 살포와 제초에도 신경써야한다”고 설명했다.
군데 군데 잔디가 파이고 죽어갈 때, 나중에 한꺼번에 보식작업을 하겠다며 미루면 늦는다고 합니다. 특히 병에 걸려 죽어버린 잔디의 경우에는 재빨리 덜어내고 새로 심는 작업이 이뤄져야 나머지 잔디들도 건강하게 자란다네요.
이 주사는 또 “잔디관리는 난을 기르는 것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혹서기에 비가 안 올 때면 잔디의 수분공급에도 신경을 써야하는데, 보통 새벽에 이슬이 내리고 난 다음에 물을 주는 게 가장 좋다”며 “그 때문에 출근이 상당히 앞당겨지고 매일 같이 일기예보를 체크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파릇파릇한 잔디 위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 그간의 노고가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며 웃었습니다.
한가지 첨언한다면, 이순동 주사는 지난 여름 휴가기간에도 경기장에 나와 잔디관리를 해줬습니다. 잔디에 병이 들었는지 확인하고, 영양제를 주고, 긴 잔디들은 기계로 깎았고요. 이틀에 한번씩 나왔는데, 어찌나 고맙던지요. 보통 열정이 아니지요?
강원FC 김원동 대표이사는 “이러한 강릉시의 노력 덕분에 강릉종합경기장 잔디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잔디사정이 좋아야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릉종합경기장은 볼 컨트롤, 패싱 등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발휘할 수 있기에 최고다. 강원FC와 강원FC 경기장을 방문한 관중들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강릉시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K-리그 경기가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선수단은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 상대 선수를 존중하며 뛰어야하고 심판들은 공정하게 경기를 이끌어야합니다. 관중들은 성숙한 관전의식을 가져야하고 구단은 이러한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고민해야합니다. 그리고 지자체는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경기가 수준 높은 상태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시설 부분에서 뒷받침을 해줘야하고요.
그런 점에서 강원FC는 지자체-구단-팬이 하나되어 K-리그에 성공적인 모범사례를 남기고 있는 대표구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강원FC를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강릉시와 팬 여러분들이 있기에 이렇게나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관련된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잔디가 많이 말라 죽었더군요. 지난 여름부터 잔디 병반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던데 경기장 곳곳에 맨땅이 살을 드러낸 채 있더라고요. 그래도 컵대회 결승전인데, K-리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에서, 그 장면은 참으로 부끄럽고 또 안타깝더군요.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책임지고 있는 전주시시설관리공단 측에서는 여름 내 계속된 폭우와 폭염으로 날씨가 고온다습했고 이 때문에 경기장 내 통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잔디가 죽었다며 조만간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잔디전문가가 아니라서 강릉종합경기장의 잔디를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 분들에게 여쭈어 봤지요. 잔디를 전공으로 하지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잔디를 책임지고 있다보니 이제는 다들 잔디박사라고 불러도 좋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대답은 “보식을 이제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었다”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강원FC와 대구FC의 K-리그 19라운드 경기가 열렸던 지난 8월 28일 강릉종합경기장. 경기를 마치고 박종규 경기감독관은 “타 구장에서는 고사된 잔디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강원FC 경기장은 그렇지 않다”며 “잔디상태가 K-리그 최상위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여보였습니다.
이에 강원FC 김원동 대표이사는 “강릉시와 선수단, 구단 프런트가 합심해 낳은 결과물”이라며 “특히 최적의 잔디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밤낮으로 잔디생육에 신경을 쓰고 있는 강릉시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지요.
강릉종합경기장은 현재 강원FC와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이 홈경기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 경기가 번갈아 열리기 때문에 자칫하면 혹사로 잔디가 엉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강원FC가 창단했을 당시만 해도 잔디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제주 알툴 감독과 구자철 선수가 잔디 문제를 언급했을 정도였죠. 물론 그때 강원FC 선수단도 강릉종합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음을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명색히 역사에 남을, 창단 첫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강원FC 선수단은 경기 전날에도 홈경기장에서 훈련을 하지 않았습니다. 잔디상태가 좋지 않은데, 경기 전날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죠.
그만큼 다들 경기장을 자신의 육신처럼 아꼈습니다. 조금이라도 잔디가 지쳐보이는 모습이면 강원FC 선수단은 홈경기 전날에도 경기장에서 훈련하지 않았고요 잔디를 위해 과감히 홈어드밴티지를 포기하며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런 강원FC의 노력을 알았기에 강릉종합경기장 내 잔디관리를 맡고 있는 강릉시 문화체육관리사무소(이하 문체소)에서는 전담 직원을 따로 두며 매일 같이 경기장 잔디 상태를 확인하고 잔디 보호를 위해 힘을 기울였습니다.
덕분에 강원FC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강릉종합경기장은 K-리그에서 알아주는 잔디를 갖게 된 경기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제가 매일 같이 잔디관리하기가 힘들지 않냐고 강릉시 문체소 담당자 이순동 주사께 물어보니 이 주사는 “기본 아닌가요?”라는 말과 함께 강릉종합경기장 잔디관리 노하우를 공개했습니다.
이순동 주사는 “30도를 넘나드는 혹서기에는 잔디가 성장을 멈춰버린다. 잔디가 계속 성장을 해야 망가진 잔디들의 회복이 빨리 이뤄지는데, 이럴 때는 끊임없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방법”이라며 “특히 잔디 생육기간인 요즘 다 망가진 다음에 이뤄지는 보식(補植)작업은 이미 늦다. 따라서 내일 경기가 있더라도 망가진 부분은 재빨리 보식해줘야한다. 또 병이 들지 않도록 영양제 살포와 제초에도 신경써야한다”고 설명했다.
군데 군데 잔디가 파이고 죽어갈 때, 나중에 한꺼번에 보식작업을 하겠다며 미루면 늦는다고 합니다. 특히 병에 걸려 죽어버린 잔디의 경우에는 재빨리 덜어내고 새로 심는 작업이 이뤄져야 나머지 잔디들도 건강하게 자란다네요.
이 주사는 또 “잔디관리는 난을 기르는 것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혹서기에 비가 안 올 때면 잔디의 수분공급에도 신경을 써야하는데, 보통 새벽에 이슬이 내리고 난 다음에 물을 주는 게 가장 좋다”며 “그 때문에 출근이 상당히 앞당겨지고 매일 같이 일기예보를 체크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파릇파릇한 잔디 위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 그간의 노고가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며 웃었습니다.
한가지 첨언한다면, 이순동 주사는 지난 여름 휴가기간에도 경기장에 나와 잔디관리를 해줬습니다. 잔디에 병이 들었는지 확인하고, 영양제를 주고, 긴 잔디들은 기계로 깎았고요. 이틀에 한번씩 나왔는데, 어찌나 고맙던지요. 보통 열정이 아니지요?
강원FC 김원동 대표이사는 “이러한 강릉시의 노력 덕분에 강릉종합경기장 잔디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잔디사정이 좋아야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릉종합경기장은 볼 컨트롤, 패싱 등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발휘할 수 있기에 최고다. 강원FC와 강원FC 경기장을 방문한 관중들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강릉시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K-리그 경기가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선수단은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 상대 선수를 존중하며 뛰어야하고 심판들은 공정하게 경기를 이끌어야합니다. 관중들은 성숙한 관전의식을 가져야하고 구단은 이러한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고민해야합니다. 그리고 지자체는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경기가 수준 높은 상태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시설 부분에서 뒷받침을 해줘야하고요.
그런 점에서 강원FC는 지자체-구단-팬이 하나되어 K-리그에 성공적인 모범사례를 남기고 있는 대표구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강원FC를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강릉시와 팬 여러분들이 있기에 이렇게나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관련된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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