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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Off the pitch

배기종의 '바나나 귀엽게 먹기' 쇼

오랜만에 찾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축구 기자 맞아? 내 담당 구단이 수원 맞아? ^^;;) 대구에서 하대성 인터뷰를 마치고 120km를 밟고 겨우 수원에 도착하여 컵대회 준결승전을 보았다. 사실 몸도 안좋고 학교도 가야했고 기사도 써야했지만 사진기자가 준결승전 사진을 찍어야한다기에, 그 몸을 이끌고 수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가기란 너무 힘들었기에, 결국 W석 구석에 앉아 경기를 보았다.

오랜만에 배기종이 뛰는 경기를 앉아서 보고 있자니, 2년 전 처음 이 녀석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경기를 지켜보며 웃고 울던 그때 기억이 나서 괜히 센티해졌다. 크고 작은 갈등과 비난 속에서 이런 저런 부침을 겪었던 배기종은, 다시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싶었는지, 참 열심히도 뛰었다. 물론 내가 보러 갈 때마다 꼭 한번 씩 크로스바를 맞춘다는 징크스는 계속 됐지만. 어떻게 여지껏 공격 포인트 기록한 걸 단 한번도 보지 못했을까나. -.-

믹스트존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행히 빨리 나와줬다. 나를 보자 멀리서부터 눈가에 주름이 깊숙이 패이도록 웃는데, "오랜만이에요"라는 그 인사가 무척이나 반가워 오래도록 손을 놓지 못하였다. 올만에 만나 집안 얘기까지 나누다가 -.-; (내 동생이 결혼한대! 어떡하지!가 주 골자였다.) 장난끼가 발동하여 팬들을 위한 영상까지 쓱싹 찍었다. 

만나면 좋은 기종, 결승전 때는 꼭 결승골을 터뜨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