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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World Football

축구대표팀 "야구가 금메달따서 잘하고 싶었는데…"

요르단과의 평가전이 열린 9월5일 금요일 상암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30분 전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관중석은 텅텅 비었죠. 8시에 경기가 시작됐지만 관중석은 여전히 비어있었고 축구를 향한 국민들, 혹은 팬들의 관심이 예전과 다르다는 걸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청용의 결승골로 1-0 대한민국이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적으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게 사실입니다. 전반 우리대표팀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는데 원톱 조재진은 또 다시 고립되더군요. 오른쪽 날개 이청용이 유연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조재진에게 몇 번의 크로스를 올렸으나 무용지물. 왼쪽 날개 김치우는 그간 왼쪽 풀백으로만 뛰었던 선수인지라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처럼 다소 불편해보였습니다. 그의 슈팅은 연신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기 일수였죠.

후반에는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4-3-3에서 4-4-2으로 포메이션이 바뀌었습니다. 신영록 원톱에서 서동현이 가세해 투톱으로 바꿨지만 두 선수 모두 A매치 데뷔전이라서 그랬을까요. 올림픽대표팀에서 보여주던 파괴력 넘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수확은 패싱력 공격성 등을 두루 갖춘 중앙미드필더 기성용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장신 미드필더가 드문 우리 대표팀에 남다른 하드웨어를 지닌 기성용의 합류는 앞으로 큰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라 예상됩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 선수는 “솔직히 저희 오늘도 관중이 안와서 놀랐어요. 야구가 금메달 따서 선수들이 부담이 되는데요”라고 말하더군요. 최근 베이징올림픽에서 축구대표팀이 여타 스포츠에 비해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데에 대해 “축구장에 물 채워라”는 팬들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냐고도 물어봤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자극이 되죠. 저희가 못했기 때문에 저희가 잘못한 거고. 그렇지만 지나갔기 때문에 현재만 생각하고 노력해서 본선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험있는 선수들도 있고 젊은 선수들이 이제 대표팀에 합류하고 세대교체하는 시기니까 그 점에서 양해 부탁드려요”라고 대답하더군요.

김남일 선수는 "허정무 감독님이 더이상 실험을 그만 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라는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대다수 선수들은 다소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섰고 그 모습이 현 대표팀의 현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어찌하여 축구대표팀이 이렇게 됐을까요. 하지만 팬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그들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군요. 베이징올림픽에서 팬들은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만 박수와 사랑을 보낸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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