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매직'이라고 들어보셨죠? 확실히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마법의 손을 가진 듯 합니다. 2007년 K-리그 우승컵을 거머쥔데 이어 FA컵 우승컵을 거푸 차지했고 그리고 올해는 컵대회 우승컵까지 손에 주었습니다. 극적으로 서울을 밀어내며 리그 2위에 올라 내년도 AFC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넸는가 하면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올라 K-리그 최초로 모든 대회 우승컵을 손에 쥐는 유일한 감독이라는 대기록까지 작성할 기세입니다.

포항은 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단판 결승전을 치릅니다. 상대는 K-리그 킬러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클럽 알 이티하드. 2006년 전북현대가 K-리그 최초로 AFC챔피언스리그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지난 2년간 AFC챔피언스리그 왕좌는 J리그에 넘어갔습니다. K-리그 클럽들은 고비마다 J리그 클럽들에 무너졌고 K-리그 위기론도 자연스레 나왔지요.


그런 가운데 포항이 다시 한번 명가재건에 성공했습니다. 파리아스 감독의 지휘 아래 거침없이 질주 중인 포항스틸러스. 주장 황재원 선수는 AFC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올랐고 -K-리그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죠- 데빡신 데닐손은 AFC 챔스 득점왕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포항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요? 전 가족의 힘이라고 보는데요. 아래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포항 선수들의 자녀들은 경기 후 자녀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며 팬들과 인사하고, 심지어 파리아스 감독과 노병준 선수 등은 기자회견장에 자식과 함께 나타납니다. 기자회견 책상에 같이 앉아 있는 자식들의 모습이란... ㅎ 처음엔 정말 충격이었답니다.

하지만 곱씹어서 생각해보니 그간 우리의 K-리그 문화는 관례라는 이름 아래 너무 경직돼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선수들이 경기 후 자연스럽게 가족들과 만나고 팬들과 인사하는 모습에서 저는 포항 특유의 자율적인 문화를 느꼈습니다. 가족의 힘이라고 제목은 지었지만, 결국엔 파리아스 감독의 자율을 강조하고 존중하는 지도력 덕분에 지금의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여타 클럽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 한번 보세요. ^^


데닐손 선수 아들 델손과 파리아스 감독 아들 이고르. 학교는 안다니고 과외를 받는대요. 저한테 소개시켜줬는데 나중에 과외 선생님이 무슨 일이냐며 다가오기도.


선수들을 꿰 잘 알고 있기에 숨은 선수 찾기 놀이를 했습니다. ㅎ 김형일 선수랑 데닐손 선수 아들과는 대전시절부터 인연이 있던터라 제가 찾아달라고 했죠. 황재원 선수가 이날 출장하지 않았는데요 그것도 모르고 서로 막 찾고 있었어요. 감독님 아들 이고르는 황재원 선수를 '재이'라고 부르더군요.


움 살람과의 4강 1차전을 알리는 영상이 뜨자 파리아스 감독 아들 이고르는 "저 팀 정말 잘해요"라며
저에게 챔피언스리그 우승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아이였지만 축구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은 꽤나 확고하더라고요. 2007년 포항이 리그 우승했을 당시 아들이 그려준 포메이션 대로 경기에 나가 이겼다는 농담을 건넸던 파리아스 감독. 그 얘기가 생각나서 아들에게 요즘도 아빠한테 포메이션을 그려주냐고 묻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라고요.


스테보 선수의 예쁜 딸. 경기가 끝나면 요렇게 내려와서 아빠와 뽀뽀도 하고 너무 보기 좋더라고요.


데닐손 선수 아들과 딸, 파리아스 감독 아들이 함께 패스게임을 하며 놀더라고요. 경기 후에 이렇게 잔디에서 노는 모습이 참 신기했습니다.


부인의 남동생의 아들과 손을 잡고 팬들과 인사 중인 데닐손 선수. 팬서비스 정신이 너무 멋졌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강원FC는 돌아오는 일요일인 7월 19일 오후 7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FC서울과 2009 K-리그 1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지난 대전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초심으로 돌아가 이날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최순호 감독이 이번에는 또 어떤 마법 같은 드라마를 강원팬들 앞에 펼쳐놓게 될지 그 결과가 자못 기다려지는 바이다. 글/플라이뭉치맨 정리/헬레나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며 강원FC는 FC서울과 관련해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리그 2라운드 경기가 바로 그것. 강원FC의 첫 원정경기였던 당시, 강원FC는 김진일, 윤준하의 골을 앞세워 서울에 2-1 승리를 거뒀다.


그날의 승리가 더욱 의미가 깊었던 것은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의미를 가졌던 까닭이다. 강원이 개막 후 2연승을 기록하며 돌풍의 전초를 알린 반면, 서울은 이후 가진 5경기에서 지난 시즌 준우승팀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2승 2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소를 바꿔 홈에서 서울을 맞이하게 된 지금, 강원FC의 선수들은 다시 한 번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돌풍의 정점을 찍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드디어 ‘위치선정의 달인’ 본색을 드러낸 김영후, 공격포인트 4위를 달리며 김영후와 함께 영혼의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강원 루니’ 윤준하, K-리그 신 통곡의 벽으로 군림 중인 ‘골 넣는 수비수’ 곽광선 등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강원도의 힘 앞에 무릎을 꿇어라!
또 한 가지, 이번 경기를 기다리는 강원팬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들이 있다. 일단 서울은 올 시즌 강원, 경남, 광주, 산동 루넝 등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팀들을 상대로 유달리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의 상황 또한 지난 2라운드 때와 너무나도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2라운드 당시 서울은 K-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인해 지방과 동남아를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 위에 있었다. 덕분에 강행군이 주는 피로에 지쳐 있던 서울 선수들은 강원의 빠른 패스워크와 압박에 당황하며 승기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서울은 또다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일요일(19일) 강원과의 원정 경기를 마치면 컵대회 8강(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24일)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지금 귀네슈 감독의 머릿속에는 기성용, 김치우 등 주전급 선수들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에서 제외했다 낭패를 본 2라운드 경기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는 아디의 공백 또한 서울에게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라운드 당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아디가 이번에는 15라운드 부산전 퇴장으로 이번 1경기까지 결장하게 됐다. 많은 점에서 지난 2라운드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강원의 비밀병기인 강원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이 더해진다면 승리는 ‘강원의 것’이 될 수밖에 없다.

Key Player

No. 6 안성남

이을용, 마사 등 강원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음에도 최근 강원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데에는 안성남의 힘이 크다. 본디 포지션은 윙포워드지만 복귀 이후로는 이을용과 마사의 공백을 메우고자 중앙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한마디로 본업이 아닌 겸업임에도 안성남의 진가는 매 경기마다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상대의 패스를 정확히 차단, 1차 저지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정확한 공간 패스로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등 공수 양면에서 탁월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안성남은 어김없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경기를 지배할 것이 분명하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원삼성 차범근 감독님은?
2002아시안게임 당시 마산에서 경기가 열렸어요. 지인들과 경기를 본 뒤 야간버스를 타고 올라오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르게 됐어요. 버스에 불이 켜지는 순간 차범근 감독님이 같은 버스에 타고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차 감독님께서 축구보고 이제 올라가냐며 대단하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요. 감독님은 정말 축구 밖에 모르세요. 또 수원 선수들을 마치 아들 두리처럼 아끼세요. 그런데도 사람들은‘질 때마다 선수 탓만 한다’고 많이들 그러죠. 저는 그게 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유럽 생활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한번은 “호진이가 저렇게 실수할 애가 아닌데…”라고 하신 말씀이 그만 박호진을 탓하는 기사로 나간 적이 있어요. 그렇지만 사실 감독님 마음은 그게 아니었거든요. 2006년 하반기에 다친 이운재 대신 박호진이 경기에 나섰을 때 감독님은 마치 아이처럼 좋아하며 박호진을 칭찬했어요. 아무래도 그런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신명주/수원 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님은?

전 신문사에서 미술기자로 근무 중입니다. 최강희 감독님 캐리커처를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그걸 보신 뒤 그림 그린 사람을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죠. 한번은 감독님께서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주최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 식으로 광범위하게 팬들과 소통한 감독이 얼마나 될까요? 그것이야말로 최 감독님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진이/전북 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주상무 이강조 감독님은?
이강조 감독님은 겉으로는 참 무뚝뚝해 보여요. 서포터스와 교류가 많은 것도 아니고요. 그렇지만 티 안 나게 뒤에서 선수들을 챙겨주시는 속정 깊은 감독님이세요. 또 아시다시피 선수 육성 능력도 뛰어나시죠. 그간 소속팀에서 기량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많은 선수들이 상무입단 후 기회를 잡고 주전으로 성장했잖아요. (김수현/ 광주 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전시티즌 최윤겸 前 감독님은?
2006년 4월1일 경남전. 대전 선수들이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으로 경기장에 나타났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 사이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언론에서 연일 시끄럽게 떠들 때였죠. 그러나 그보다 더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따로 있었어요. 그날따라 경기 후 가진 감독 인터뷰가 길어졌고 그 때문에 경기장 조명도 어느새 하나 둘씩 꺼지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나 수십 명의 대전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경기장을 나서는 최윤겸 감독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죠. 인터뷰가 끝나자 감독님은 팬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한명 한명에게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하셨어요.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지던 그 인사를 지금도 잊지 못해요.

최윤겸 감독님은 대전 자체를 바꾼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대전은 지금보다 선수 진(이관우, 김은중, 김성근 등)이 더 좋았는지도 몰라요. 그런데도 매년 꼴찌를 달리며 “선수가 없다”, “돈이 없다” 등의 핑계를 댔어요. 그러나 최 감독이 오신 뒤론 팀 컬러가 바뀌었어요. 이전에는 후반전에 먼저 골을 먹으면 경기 자체를 포기했어요. 그런데 최 감독님 부임 후에는 무슨 마법을 부리셨는지 선수단에 만연했던 패배주의가 사라졌습니다. 그 당시 대전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은 최 감독님 팬이었어요. 홈 승률도 높았고요. 그런데 5년 후 사람들은 그분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줬는지조차 잊어버리더군요.

감독님은 대전을 떠나던 그날까지 후원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가셨어요. 대전을 후원하는 기업이 등을 돌려버리면 키우려고 데려온 선수들이 공을 못 찰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지난해 데닐손 슈바 브라질리아를 데리고 와 성장시킨 분은 김호 감독님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김호 감독이 대전을 6강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절반 이상의 몫은 최 감독님이 하셨어요. 물론 폭력이란 건 정말 나쁜 거잖아요. 그 때문에 실망한 팬들도 많았겠지만 저 같은 마음을 가진 팬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축구계로 다시 돌아오시면 멋있게 대전을 한번 꺾어주길 바라고 있어요. 그만한 능력을 지닌 감독이란 걸 꼭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민숙/ 대전 팬)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사랑에 빠지면 눈에 보이는 게 없더라’는 우스개 소리, 한번 쯤 들어보신 적 있을 것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무모할리만큼 오직 그 사랑의 대상만 생각하기에 나온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꼭 남녀간의 연애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K-리그 팬들도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을 향한 사랑이 너무 깊고 크기에 종종 무모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답니다. 이 모든 이유는 오롯이 ‘내 팀’을 향한 열정이 가득하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그럼 K-리그 팬들이 전해주는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01. 대전 경기를 보기 위해서라면
2001FA컵 결승전에서 대전은 김은중의 결승골로 포항을 1-0으로 누르고 그해 FA컵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03년 K리그 클럽을 대표해 AFC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2002-03AFC챔피언스리그 동부지역 8강전은 3월10일부터 14일까지 태국에서 열렸다. 첫날 대전이 상하이선화를 꺾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바로‘가야겠다!’였다. 죽을 때까지 대전을 응원한다 하더라도 다시는 AFC챔피언스리그에 못나갈 수도 있지 않은가. 다음날 고향 경남에 내려가 하루 만에 여권을 만든 뒤 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당시 태국까지 날아가 대전을 응원했던 팬은 도합 3명. 그 때문에 외려 선수들이 팬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말을 건네는 이상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 뿐이다. 대전의 AFC챔피언스리그를 현지에서 지켜 본 몇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난 진정 행운아다. (김민숙/대전 팬)

02. 가위에 눌릴 줄이야!
대구에서 원정경기가 열린 어느 토요일이었다. 혼자 4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도착, 서포터스와 함께 7시에 열린 야간경기를 봤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혼자 서울에 올라갈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아니 무엇보다 심심했다. 그래서 서포터스 원정버스에 합류, 사람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전주로 갔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1시. 그대로 헤어지기 아쉬워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아침 7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10시. 오후 2시 출근인지라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했다.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서울-대구-전주-서울, 이렇게 삼각형을 그리며 전국일주를 하다 보니 몸이 버텨나질 못했던 것이었다. 결국 가위에 눌리고 말았다. 먼발치에서 서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처녀귀신 때문에 한참동안 고통스러워하다 간신히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위가 무섭다고 원정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올해는 일찌감치 제주도 원정을 다녀올 계획을 세워 놨다. (전진이/전북 팬)

03. 험난했던 나의 대구원정기
지난해 8월25일 대구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여자 넷이 뭉쳐 서울서 차를 몰고 대구월드컵경기장까지 갔다. 그런데 그날따라 4만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그 때문에 차를 주차시키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경기종료 후엔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데만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발생했다. 차에 이상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겨우 휴게소로 이동, 차량서비스를 받았다. 출동한 직원은 이 상태로 서울행은 무리라며 다음날 정비소에서 차를 고치라고 충고했다. 일단 일행 중 급히 서울에 올라가야만 했던 2명은 휴게소에서 운전기사 아저씨와 가격 흥정 끝에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휴게소 근처 상주로 이동,‘너는 내 운명’에 나옴직한 관광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날 밤 가지고 간 옷이 없어 우리는 수원 유니폼을 입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을까? 물론 아니다. 바로 기흥으로 이동,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회복훈련을 지켜본 뒤에야 집으로 향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진심으로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대구원정기였다. (신명주/수원 팬)

04. 우린 이렇게 연애 중
대학 재학시절 처음 만났다. 연애 초기부터 “너만큼 축구가 좋다”고 세뇌시켰다. 그 덕분에 축구로 인한 트러블은 없다. 데이트도 전북 스케줄에 맞춰 이뤄진다. 현재 여자친구는 창원에 살고 있다. 그 때문에 창원에서 전북 경기가 열릴 때면 언제나 내가 움직인다. 반면 홈경기가 열릴 때면 “영화를 보여주겠다”, “맛있는 저녁을 사주겠다” 등등의 이유를 대며 여자친구를 전주로 부른다. 그러나 그때마다 내가 데리고 가는 곳은 언제나 경기장이다. 착한 내 여자친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껏 싫은 소리 한번 안했다. 그래서 늘 고맙다. 참고로 여자친구 자랑을 덧붙이자면 뽀뽀 까보레는 몰라도 제칼로 스테보는 잘 안다. 창원 토박이임에도 말이다. 가끔 보띠는 일본에서 잘하고 있냐며 안부를 궁금해하기도 한다. 역시 전북 팬 여자친구 3년이면 선수 이름쯤은 가뿐히 읊나 보다. (전진이/전북 팬)

05. <작전명령 12호> 그랑블루, 서산에 축구 붐을 조성하라!
2007FA컵 26강전에서 수원과 서산이 만났다. 평일 낮경기였지만 많은 수원 서포터들이 서산까지 내려갔다. 경기 시작 전 사회자의 선수소개에 맞춰 수원 서포터스가‘선수 콜’을 외치자 처음엔 당황했던 사회자도 나중엔 우리를 위해 선수들 이름을 천천히 끊어서 말해줬다. 덕분에 유쾌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 20분까지 서산 시민들은 서포팅하는 그랑블루 모습을 그저 신기하고 재밌다는 표정으로 구경했다. 그러나 나중에는“우리 팀을 응원해야지”라며 막대 풍선까지 구해와 서산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안정환 오빠, 멋있어요!”라고 외치던 여고생들도 그의 슈팅이 빗나가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좋아했다. 경기는 결국 수원의 승리(4-1)로 끝났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서산 주민들에게 연고의식을 알려줬다는 사실이다. 내 팀을 향한 애정은 바로 그런 과정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신명주/수원 팬)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