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차범근 감독님은?
2002아시안게임 당시 마산에서 경기가 열렸어요. 지인들과 경기를 본 뒤 야간버스를 타고 올라오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르게 됐어요. 버스에 불이 켜지는 순간 차범근 감독님이 같은 버스에 타고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차 감독님께서 축구보고 이제 올라가냐며 대단하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요. 감독님은 정말 축구 밖에 모르세요. 또 수원 선수들을 마치 아들 두리처럼 아끼세요. 그런데도 사람들은‘질 때마다 선수 탓만 한다’고 많이들 그러죠. 저는 그게 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유럽 생활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한번은 “호진이가 저렇게 실수할 애가 아닌데…”라고 하신 말씀이 그만 박호진을 탓하는 기사로 나간 적이 있어요. 그렇지만 사실 감독님 마음은 그게 아니었거든요. 2006년 하반기에 다친 이운재 대신 박호진이 경기에 나섰을 때 감독님은 마치 아이처럼 좋아하며 박호진을 칭찬했어요. 아무래도 그런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신명주/수원 팬)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님은?
전 신문사에서 미술기자로 근무 중입니다. 최강희 감독님 캐리커처를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그걸 보신 뒤 그림 그린 사람을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죠. 한번은 감독님께서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주최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 식으로 광범위하게 팬들과 소통한 감독이 얼마나 될까요? 그것이야말로 최 감독님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진이/전북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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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 최윤겸 前 감독님은?
2006년 4월1일 경남전. 대전 선수들이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으로 경기장에 나타났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 사이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언론에서 연일 시끄럽게 떠들 때였죠. 그러나 그보다 더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따로 있었어요. 그날따라 경기 후 가진 감독 인터뷰가 길어졌고 그 때문에 경기장 조명도 어느새 하나 둘씩 꺼지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나 수십 명의 대전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경기장을 나서는 최윤겸 감독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죠. 인터뷰가 끝나자 감독님은 팬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한명 한명에게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하셨어요.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지던 그 인사를 지금도 잊지 못해요.
최윤겸 감독님은 대전 자체를 바꾼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대전은 지금보다 선수 진(이관우, 김은중, 김성근 등)이 더 좋았는지도 몰라요. 그런데도 매년 꼴찌를 달리며 “선수가 없다”, “돈이 없다” 등의 핑계를 댔어요. 그러나 최 감독이 오신 뒤론 팀 컬러가 바뀌었어요. 이전에는 후반전에 먼저 골을 먹으면 경기 자체를 포기했어요. 그런데 최 감독님 부임 후에는 무슨 마법을 부리셨는지 선수단에 만연했던 패배주의가 사라졌습니다. 그 당시 대전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은 최 감독님 팬이었어요. 홈 승률도 높았고요. 그런데 5년 후 사람들은 그분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줬는지조차 잊어버리더군요.
감독님은 대전을 떠나던 그날까지 후원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가셨어요. 대전을 후원하는 기업이 등을 돌려버리면 키우려고 데려온 선수들이 공을 못 찰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지난해 데닐손 슈바 브라질리아를 데리고 와 성장시킨 분은 김호 감독님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김호 감독이 대전을 6강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절반 이상의 몫은 최 감독님이 하셨어요. 물론 폭력이란 건 정말 나쁜 거잖아요. 그 때문에 실망한 팬들도 많았겠지만 저 같은 마음을 가진 팬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축구계로 다시 돌아오시면 멋있게 대전을 한번 꺾어주길 바라고 있어요. 그만한 능력을 지닌 감독이란 걸 꼭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민숙/ 대전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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