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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기자였을 땐 미처 몰랐던 박지성을 만나다. 믹스트존에서 박지성은 날래다. 다른 선수들 틈에서 슬쩍 묻혀 가는데 그때마다 난 참 애탄 목소리로 그를 부르곤 했다. 한데 그냥 부르면 안된다. 진짜 애탄 목소리로 손까지 휘휘 저으며 이리로 오라고 해야한다. 예전엔 그냥 지나갔고 그런 그를 몇번 놓치곤 했다. 그 와중 나름 생긴 노하우라는게, 난 정말 당신과의 인터뷰가 필요해요, 라는 애절한 표정으로 오른팔로 아주 큰 동선을 그리며 그를 부르는 거다. 그게 통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부르면 박지성은 오곤 했다. 고맙게도. 박지성을 처음 만난게 딱 9년 전 여름이었다. 2000년 8월의 어느 날 타워호텔. 당시 허정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운영하던 웹진 허스풋볼에 들어갈 선수 인터뷰 취재 차 호텔이 방문해 올림픽대표팀 선수 전원의 멘트를 땄었다.. 더보기
선수도 이해 못한 프로축구 FA의 현실 청소년대표팀을 시작으로 국가대표팀까지, 각급 대표팀에 빠짐없이 승선하던 그 시절, 서동원의 별명은 ‘프린스’였다. 외모와 실력을 동시에 겸비한 그에게 참으로 잘 어울리는 별칭이었다. 문일고 재학 당시에는 U-19대표팀의 얼굴로 활약했고 연세대 졸업반이던 1998년에는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깜짝 발탁되며 화제를 모았다. 1997년 12월 K리그 드래프트에선 203명 중 1순위로 대전시티즌에 뽑혔을 뿐 아니라 데뷔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착실히 팀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몇 계단 아래로 내려와 다시 올라가는 날도 많았다”던 그의 말대로 분명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다. 하기야 지난 11년간 갈아입은 유니폼만 벌써 7벌이 아니던가. 그래도 다행힌 건, 그 산전수전의 시간 속에서도 그는 결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