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는 5월 5일 오후 3시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인천과 홈경기를 치릅니다.

어린이날 홈경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은 올 시즌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유병수와의 맞대결에 쏠려 있습니다.

그러나 김영후는 “올해도 많은 분들이 김영후 vs 유병수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데, 제게는 과분한 이야기”라며 손사래를 치네요.


“요즘 리그에서 보여주는 유병수 선수의 활약이 정말 눈부시기 때문”이라고 운을 뗀 김영후는 “제가 지금 유병수 선수만한 나이였을 때, 전 그저 대학교에서 학업과 축구를 병행하고 있던 아마추어 선수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유병수 선수는 K-리그 상위 레벨의 공격수잖아요. 후배지만 보고 배울 게 참으로 많은 선수”라고 낮춰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영후는 “선의의 경쟁은 노력을 낳고 이는 곧 좋은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법”이라며 “정체가 아닌 정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병수 선수와의 경쟁 구도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라고 웃어 말했다.

또한 김영후는 “강원FC 서포터스 나르샤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제가 해트트릭을 하고 나선 유병수 선수가 4골을 넣었고, 유병수 선수가 1골을 넣고 나선 제가 2골을 넣었다며 이번에 유병수 선수가 2골을 넣었으니 저의 2번째 해트트릭을 기대한다는 글을 읽었어요”라며 “말씀대로 이뤄진다면 참으로 기쁘겠지만 골 욕심을 내기보단 팀플레이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싶어요”라는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김영후는 “강원FC에는 정경호 주장을 시작으로 입단 동기 윤준하, 안성남 뿐 아니라 지난 대구와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골이자 멀티골을 기록한 하정헌 등 좋은 공격자원들이 많아요”라며 “나 혼자가 아닌, 이 선수들과 함께 화끈하고 시원한 강원FC만의 공격축구를 보여주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영후는 “모처럼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는 만큼 가족 및 친지들에게는 기쁨을, 어린이날을 맞이한 어린이 팬들에게는 행복을 줄 수 있도록 홈에서 꼭 승리의 노래를 부르겠습니다”며 “인천과의 홈경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경기를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경쟁에 치여 스스로를 힘들게하고 승패에 허덕이기보단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있는 만큼 그 순간을 즐기며, 또 언제나 즐겁게 뛰겠다는 김영후의 그 마음이 참으로 예뻤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영후를 많은 사람들은 좋아하고 또 존경하는 것이겠지요.

라이벌 유병수와의 맞대결을 펼쳐질 인천전이, 그래도 저는 더 기대가 됩니다. 온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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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성남일화와의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4라운드 포항전까지, 4경기 동안 강원FC가 거둔 성적은 1무 3패. 지난해 이맘 때 쯤 거둔, 참으로 찬란했던 성적 2승 1무와는 사뭇 대조되는 행보였다.

추가시간까지 계속되던 끈끈한 압박,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던 공격의 간결함, 투터치 안에 패스를 전개하면서도 볼을 내주지 않던 정확성 등을 볼 수 없다며 강원FC만의 특유의 색을 잃어버렸다는 혹평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지난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래도 강릉에 닥친 때 아닌 폭설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날들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고 싶다. 잔디가 깔린 훈련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야했으니 제대로 된 미니패스 훈련, 전술훈련, 세트피스 훈련 등을 할리가 만무했다. 맞춤형 훈련 대신 기본적인 체력훈련만 하다 경기를 치렀으니 어려움이 컸을 수밖에.

그런 가운데 한번은 최순호 감독님과 점심을 먹기 위해 한정식당을 찾은 적이 있었다. 주문을 받기 위해 종업원이 왔는데, 감독님 얼굴을 알아보더니만 “아이고, 감독님. 경기결과가 좋지 못하니 얼굴이 안되보이시네요”하더라. 당시 감독님은 “사람들은 보는 대로 느끼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대로 보는 것 같구나”라고 말씀하시며 멀리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셨다.

한데 잠시 후 그 종업원이 물을 가져다주며 감독님께 다음과 같이 말하더라.

“감독님, 계획하신 것이 있다고 하셨죠? 저희는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그게 벌써 2주 전의 일인데, 감독님은 요즘도 그날 이야기를 꺼내곤 하신다. 그렇게 말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고. 더 말씀은 안하셨지만 그 말이 감독님에게는 많은 힘이 된 듯 했다.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5-2로 이긴 후에도 종종 그날 그 종업원이 했던 말을 꺼내곤 하시니까.

믿고 기다리기. 사랑하는 연인사이에서도 지키기 힘든 게 바로 믿고 기다리기 아니던가. 분명 계단을 올라간다고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것만 같고 때론 두세계단 내려가는 듯할 때, 팬들은 실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출한다. 하지만 팀과 선수는 말한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언젠가는 이 계단을 다 밟고 올라가 정상에 서겠습니다, 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팬들은, 결국엔 기약 없는 기다림 때문에 지치고 만다. 그래서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팀에 바라고, 감독에 요청하고, 선수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얼마 전 수원삼성의 신인 오재석 선수의 미니홈피에서 눈에 띄는 글을 발견했다.

보면서도 배울수 있는 것은 많다, 로 시작되는 글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우회적으로 우턴하여
부드럽게 살포시 러블리함을 가미해서
기다림의 미학 이라고 표현한다.
어, 왜 우리 학교다닐 때 급식있지않습니까 급식.
배식순서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롱(Long) 줄. 그 사이에 낑겨
앞사람들 좀 빨리빨리 움직여서 퍼고 빨리 좀 갔으면 싶고
내 차례는 언제오려나하며 배식구 쪽 만을 향하는 초조한 시선.

덩치 큰 녀석이라도 앞쪽에서 버티는 날엔
나를 포함한 뒷사람들의 머리속엔
새우튀김은 저 위치에서 거덜이구나. 다신 볼수없겠다.
A급 반찬들의 운명을 저 자의 다 손에 맡겨야하는구나.
이러한 걱정들을 하곤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뭐 지극히 개인적이기도 합니다만,
오늘은 김치 대신에 오이소박이가 나오는 납득 안되는 경우.
설마 밥과 함께 필수식단인 국에 말도안되게, 어처구니없이
오이냉국이 출격하는 이런 어이가 안드로메다로 가는 깟댐 상황
식사전에 오이와 눈을 맞추어 입맛이 떨어질수있는 위험이있는
만리장성과 함께 아시아의 2대 미스테리 상황같은.

허나.

이 초조한 마음들은 놀랍게도
내가 식판과 수저를 잡고 선택을 하는 순간부터 사라집니다.
초조했던 심박도는 정상을 되찾고, 뒤에서 기다릴땐
남들은 제발 좀 빨리 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내 차례가 되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사람이 됩니다.
기쁨의 아드레날린은 상승하여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더 과감히, 식판을 오버시켜가며
탕수육소스가 옆에 김치에 흘러들어가도 괜찮고,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으니까 같은 식의
긍정의 힘을 그 누구보다 긍정히 실천하고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리틀 조엘 오스틴이 되곤해요.

놓여진 음식들을 보며 배분율에 대해 분석에 들어가고
남겨져서 날 기다려준 새우튀김을 바라보며 안도의 미소와 함께
앞에 지나간 뚱띠가 새우알러지가 있었음을 느낄수있는
통찰력과 예지력까지 얻을수있어요.
혹은 이미 밥 푸기 바빠서 뚱띠는 머리속에 안중에도 없거나.

축구도 그렇습니다.
선수마다 때가 있는 겁니다.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초조하죠.
줄이 롱(Long) 줄 이니까요
허나 때는 분명히 옵니다.
다만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지기때문에
막연하게 기다리면 막연하게 시간만 가기때문에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앞서의 새우튀김은 그라운드입니다.
기다림의 이유이자 기대하는 곳이죠.

그라운드에 내가 없다면 조금 실망할수도있지만
남들보다 부지런히 노력하여
축구에선 선발선수 명단에 들기 위한 노력과 준비.
학교에선 종치면 문열고 달릴 준비를 아주 착실히 한다면

다음번엔 경기장에서 내 이름이 전광판에 떠있고 콜이 울리며

식당에선 가장 먼저나 선두권에서 Door OPEN을 기다릴수있죠
운이 좋으면 막 튀겨낸 뜨끈뜨끈 쌔삥새우를 먹을수있고요
쌔삥새우는 골이라고 치고싶네요.

배가 부른 사람은 느긋하다 늦기 쉽상입니다.
입장이 바뀐상황을 위기라고 표현할수있죠.
먼저 가는 듯 싶지만 새치기를 당할수도있고,
잘 나가는듯 싶지만 부상을 당해 잃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지금 이시기를 위한 급식 조기교육속에 자란 덕에
깨우친게 많아서 처음에 늦은 것 같다고 초조해하지않습니다.
전 룰을 잘 지키며 살지만 어려서도 지금도 단체로 밥먹으면
은근슬쩍 새치기도 악의없이 센스있게 잘합니다.

물론 새치기가 목표가 아니고 실력을 쌓아서 정상에 서고싶고
지금은 마음이야 굴뚝같고 준비되어있는데요
역시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해서 때를 기다리는 입장입니다.
키도 부족하고요. 많이라고 하지말아주세요
성장이 멈춘것같거든요. 희망이 없어서 말이죠.

키는 멈춘것같지만
선수로서의 성장은 이제 갓 14살입니다.
연골이 성장판이 쭉쭉 열릴때라서 많이 성장하고 싶습니다.

시즌은 길고 선수도 많지만 때는 옵니다.
뜻이 있는 곳에 있다는 그 길을 넓은 시야로 잘찾아보겠습니다

요즘 제 미니홈피 재미없다 그래서
몇자는 아니고 몇만자 적날하게 적어봤습니다.
여러분 황사랩니다. 삼겹살 사드세요.

[스티커 붙이시면 딸 낳으면 얼굴 드록바]

아 골 넣으라고 부탁하는 주위 분들.
1년에 1골 넣는 것도 어색하도록 10년간 수비수만 봐왔습니다.
전 수비수라 막는거부터 집중해야되니
지금은 좀 곤란한거같구요
다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요.

메시 동영상 열심히 보고있으니.

뛰는 사람들의 마음은 다 그런가 보구나, 하는 생각에 한참동안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그 마음을 조금만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한참동안 생각했었다. 비록 타팀이지만 오재석 선수의 글을 읽으면서 말이다.

지난해 인천전이 끝나고 왜 아직도 김영후 선수는 골을 터뜨리지 못합니까, 라고 기자들이 질문을 던졌을 때 최순호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때론 그 선수를 향한 관심을 조금만 줄이는 것도 선수를 위해선 좋은 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김영후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터뜨렸다. 프로 데뷔골을 멀티골로 마감하며 괴물 공격수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K-리그에 널리 알렸다.

올 시즌 왜 아직도 김영후 선수는 시즌 첫 골을 신고하지 못합니까, 라고 사람들이 물었을 때에도 최순호 감독은 그런 김영후를 따로 불러 느긋하게 생각하라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그리고 김영후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올 시즌 K-리그 국내 선수 중 최초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또 다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왜 아직도 강원FC는 졸전만 거듭하며 1승을 거두지 못하는 거지요?, 라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질 때에도 최순호 감독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우리는 계획한데로 가고 있습니다.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다려주십시오.”

그리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강원FC는 전남을 5-2로 누르며 K-리그 베스트팀에 선정되었다.

그러니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당장 날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곧 추락과 동의어는 아니라는 것. 어쩌면 더 높기 날기 위해 잠시 깃을 가다듬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는 쓰라리고 괴로운 법이다. 하지만 오늘의 패배가 영원한, 그리고 인생의 전부를 지배할 패배는 아니지 않던가. 중요한 건 왜 졌는지 알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생각하고 보완하며 노력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믿고 기다리련다. 강원FC는 슬픔과 괴로움보다 기쁨과 웃음, 그리고 희망을 더 많이 줬던, 하나 뿐인 나의 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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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지난 주말 강원은 모처럼만에 활짝 웃었다. 홈에서 시즌 첫승을 올린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쁜데, 강원FC는 모처럼 공격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5-2 대승을 거두었다. 데뷔첫해 팀 득점 4위에 오르며 공격축구의 대명사로 불렸던, 지난해 명성 그대로를 보여준 완벽한 경기였다.

강원FC는 지난 시즌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5-2 완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에는 전남에게 5-2로 이겼다. 전라도팀을 상대로 한 이러한 데자뷰 같은 행보에 모처럼 언론과 팬들의 관심도 쏟아졌다. 덕분에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축구연맹 선정 베스트팀에 뽑히는 경사도 안았다.


승리는 언제나 달콤한 법이지만 이번의 승리가 더욱 남달랐던 까닭은 무승행진의 고리를 끊었다는 사실에 있다.

개막전 0-3 패배를 시작으로 2라운드 서울전 0-3, 3라운드 대전전 2-2, 4라운드 포항전 0-4까지 강원FC에게 있어 승리는 멀고 험한 길 위에 놓여있었다. 무승행진이 계속되자 결국엔 뿔난 팬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더 많이 뛰지 못하고, 예년과 달리 무거워진 선수들의 몸놀림을 지적하던 팬들에게서 급기야는 정신력을 질책하는 목소리까지 터졌다. 하지만 조금의 변명을 덧붙이자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때 아닌 강원도 폭설이 바로 그 이유였다.

지난 2월 17일 쿤밍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눈을 뚫고 대관령을 넘어 간신히 강릉에 도착했지만, 그 주를 지나 그 다음주까지 강릉에는 폭설이 쏟아졌다. 경이적인 눈소식 속에 선수들은 잔디 대신 농구코트를 밟으며 실내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는 삽을 들고 나가 직접 잔디 위에 쌓인 눈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당시 김원동 대표이사와 최순호 감독은 선수들을 데리고 눈이 오지 않는 남쪽 지방에서 짧더라도 전지훈련을 다녀올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막전을 치르고 나면 눈소식이 그칠까 싶어 성남전을 마치고 다시 강릉에 복귀했지만, 설상가상이라고 개막전 당일까지 눈이 쏟아졌다. 하마터면 홈 개막전이 취소될 뻔한 우여곡절 속에 개막전을 마쳤지만, 그날로부터 꼬박 3일동안 눈은 계속 쏟아졌다.

하여 다음 홈경기가 춘천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착안, 춘천 이동시간을 앞당겼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이번에는 춘천에서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눈 때문에 자체청백전도 인조잔디에서 치른 강원FC는 홈구장 잔디를 밟지도 못한 채 춘천에서 대전을 맞이했다. 대전 선수가 퇴장 당한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했던 것도, 잔디에서의 실전 훈련이 부족했던 탓이 컸다. “축구선수가 잔디 위에서 훈련을 해야하는데, 오늘도 눈 때문에 체육관에서 훈련이네요”라던 모 선수의 혼잣말이 당시 천재지변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강원FC의 사정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는 듯하다.

다음 경기를 위해 포항에 이동했지만 이번에는 포항에서 비가 쏟아졌고, 경기를 마치고 강릉으로 이동하자 다시 강릉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마침 그날은 2군리그 개막전을 위해 성남으로 이동하는 날이었고, 영동고속도로 초입에서 앞차가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눈길에 갇혀 있던 선수단은 5시간 만에 성남에 도착해 2군리그를 치르기도 했다. 다행히도, 경기 시작 시간을 1시간 늦춰준 성남의 배려 덕분에 휴식을 취한 뒤 몸을 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시 강릉에서 다시 홈경기가 열렸다. 역시나 경기 전날부터 눈이 쏟아졌고 강릉시 관계자와 강원FC 직원들까지 그라운드로 나와 저녁 늦게까지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홈경기를 앞두고 홈구장 잔디 한번 못 밟아본 채 역시나, 또다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4경기 째 승리 소식이 없던 열악한 상황 속에 거둔 승리는, 자칫하면 연패고리가 될 수 있었던 난제와 패배의식을 동시에 떨쳐버린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한마디로 귀한 승리였다.

또 김영후가 5경기 만에 시즌 데뷔골을 터뜨리며 2년차 징크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도 이번 승리는 의미가 깊다. 또 K-리그 국내파들 중에서 처음으로 -물론 스스로에게도-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사자후를 토했다는 건, 자칫하면 슬럼프로 빠질 수 있었던 고비를 기회로 살렸다는 점에서 박수받을만한 결과다.

특히, 전반 47분 터뜨린 첫 번째 골은 K-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성공시킨 중거리슛으로 이번 주 비바 K-리그 베스트골 후보에도 올랐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높은 결정력으로 지난 해 공격포인트 1위에 올랐던 김영후지만 대부분의 득점이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이뤄졌다. 따라서 김영후의 이번 중거리슛 성공은 새로운 득점루트를 개척함과 동시에 상대 수비수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날 터뜨린 3골들 중 가장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FC가 전남전 대승을 통해 얻은 또 다른 수확은 바로 김창희의 발견이다. 김창희는 권순형, 이을용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는 바람에 중앙에 큰 구멍이 생기자 최순호 감독이 긴급수혈한 ‘젊은 피’다. 영남대 주장 출신으로 일찍이 U리그에서 ‘될성부른 싹’으로 통했던 소문 그대로 데뷔전답지 않게 침착하게 중앙에서 공수를 조율하며 ‘소리 없이 강한’ 신예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강원FC는 전남전을 앞두고 중앙, 특히나 수비형미드필더 자원 부족으로 기존 4-2-3-1에서 4-1-4-1로 포메이션을 변경하는 실험을 감행했다. 4-1-4-1 포메이션에서 수비형미드필더는 중앙에서 궂은일을 도맡아서 가장 많이, 또 가장 먼저 뛰어야만 하는 그라운드의 청소부다. 그런 점에서 김창희는 숨은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김영후만큼이나 최고 수훈선수임이 틀림없었다.

기존 신인 김준태가 이을용의 대안이 되기에는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안겼을 때, 전남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김창희의 등장은 마치 아쉬움이 한줄기 희망으로 바꾼 변주곡과도 같았다. 후방에서 중앙과 전방의 선수들의 위치를 직접 지시하고 템포를 조율하는 모습에서는 이을용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했으며, 이는 어느새 이을용의 파트너로 성장한 권순형보다 더 많은 기대를 만들게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침체에서 상승으로 가는 전환의 디딤돌이 됐다는 사실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시즌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는 점에서 전남전은, 그리고 그날 경기에서의 승리는 참으로 특별했다. 설령, 주말 펼쳐질 울산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격려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발판이 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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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라이언킹’이라는 멋진 별명도 있을텐데. ‘테리우스’같은 순정만화 주인공 이름도 괜찮을텐데. 많고 많은 별명 중에 하필이면 ‘괴물’이란다. 누군가 하니 바로 강원FC No.9 김영후의 이야기다. 어쨌거나, 덕분에 시즌 초부터 본의 아니게 외모에서 따온 별명이 아니냐는 오해도 적잖게 받았다. 그러나 이제 그에게 ‘괴물 공격수’라는 별명의 유래를 묻는 이들이 없을 듯하다. 2008년 내셔널리그 26경기에서 30골을 터뜨렸던 득점 괴물 김영후는 K-리그 데뷔시즌이던 2009년, 30경기 13골 8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1위라는 영광과 함께 꿈에 그리던 신인왕을 수상했다.


덕분에 내셔널리그와 K-리그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쥔 행운의 사나이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는, 작금의 활약을 예상이라도 했을까. 궁금한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만났다. 별명은 괴물이지만 마음만은 천사인 김영후를. 한손에는 팬들이 보내온 질문 꾸러미를 들고선.

지난해 모두의 바람대로 K-리그 신인왕을 수상했습니다. 예상하셨나요? (권영돈)
아니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처음 신인왕을 수상할 때만해도 머릿속이 멍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실감되더군요. 특히 제 이름 앞에 신인왕이라는 호칭이 붙을 때마다 ‘아, 내가 신인왕을 탔구나’하며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면요. (유혜진)
아무래도 데뷔골을 넣었던 4월 11일 전남전이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데뷔골을 PK로 넣었는데요, 원래 (이)을용이 형이나 (김)진일이가 PK를 차기로 돼 있었어요. 그런데 을용이 형이 저보고 차라고 하더라고요. 한창 골이 안 터질 때였는데 제가 찰 수 있도록 배려해준 동료 선수들에게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내셔널리그 출신 선수로서 내셔널리그와 K-리그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신장근)
일단 경기 템포가 빨라요. 힘과 스피드가 좋은 수비수들이 많아 압박도 심하고 체력적 부담도 큰 편이에요. 그래서 개인운동을 통해 스피드와 체력 등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포메이션에서 뛸 때 가장 편하고 또 자신있나요? (김경수)
센터포워드 자리가 제게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울산미포조선에 있을 때 가끔 윙포워드로 뛴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돌파력보다 위치선정이 좋은 스트라이커라 중앙공격수로 뛰었을 때 가장 즐겁고 또 자신있습니다.

축구선수로서 3가지 목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궁금합니다. 알려주세요. (이말출)
K-리그로 오는 게 첫 번째 목표였어요. 그 다음이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었고요. 마지막 목표는 국가대표가 되는 거죠. 아직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계단을 밝고 있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올 초 국가대표 발탁이 목표라고 하셨죠? (권민정)
작년부터 국가대표에 뽑히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신인이었고 일단 K-리그에 적응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리그 2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자신감도 부쩍 생긴만큼 목표를 크게 잡고 싶습니다. 많이 어렵겠지만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싶어요.

강원FC에서 가장 ‘쿵짝’이 잘 맞는 선수들로는 누가 있나요? (손인환)
안성남 선수요. 울산미포조선에 있을 때부터 함께 어울려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윤)준하랑도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대화도 잘 통하고요. 저희는 같이 있을 때 주로 게임 이야기를 많이 해요. 아, 여기서 게임은 축구가 아닙니다. 오락이에요. 오락(웃음).

게임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피파온라인에서 저희 팀 부동의 원톱이 바로 김영후 선수입니다. 한데 게임에 나온 김영후 선수의 능력치가 너무 불만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진우)
그건 뭐 아무래도 제가 아직은 실력이 안 되니까 그런 거겠죠? 아니면 만든 사람이 저를 안 좋게 봐서 그런가? 아니면 싫어하나? (웃음) 게임은 게임일 뿐이잖아요. 괜찮습니다!

MBC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졌는데요, 유노윤호가 아닌 다른 연예인이 김영후 선수 역할을 맡는다면… 누구였으면 좋겠나요? (배민수) 거기까진 생각 안 해봤어요. 워낙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거든요.

득점왕 욕심은 없나요? 또 K-리그에 라이벌이 있다면요.(이송현)
득점왕 욕심도 없고요, 라이벌도 없어요. 남을 의식하면 제 플레이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할 것만 하자고 생각하며 운동해요.

주소를 강원도로 옮겼다는데, 영원히 강원맨으로 남고 싶다는 의지로 봐도 좋을까요?(조인환)
앗. 주민등록상 주소는 여전히 부모님이 계신 서울이에요. 그렇지만 강원도는 고향인 서울 못지않게 특별한 곳입니다. 제 꿈을 이뤄준 곳이니까요.

10살 많은 누나팬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 (김재윤)
감사하게 생각하죠. 20살이 많든, 30살이 많든 저를 응원해주는 팬이 한분이라도 계시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래방 18번과 주량이 궁금해요. (정의근)
노래방은 거의 안 가요. 그래서 즐겨 부르는 18번은 없지만 어쩌다 한번씩 가게 되면 발라드를 주로 불러요. 그리고 술은 전혀 하지 않아 실제 주량은 알지 못합니다.

강원FC 최고의 골을 뽑아주신다면요. (박후연)
강원FC 최고의 골은 아무래도 지난해 5월 27일 울산전 때 (곽)광선이가 넣은 중거리슛 아닐까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쉬울 것 같지만 공이 그렇게 뜬 상태에서 바로 발리를 때려 성공시킨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예요! 50번 차도 1번 나올까 말까한 그런 훌륭한 슛입니다. 더구나 골 넣기가 쉽지 않은 수비수라는 포지션 특성까지 생각해본다면 큰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멋진 골입니다.

매 경기 상대팀 선수 분석은 어느 정도까지 하는지 궁금합니다. (유학관)
상대팀 수비를 잘 아는 동료들에게 장단점을 물어보며 준비하는 편이에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권현)
언제나 말하듯이 반니스텔루이요. 반니의 위치선정과 결정력을 닮고 싶어요.

김영후 선수에게 축구와 최순호 감독은 어떤 존재인가요? (김영진)
축구와 최순호 감독님 모두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소중한 존재죠. 감독님은 늘 아버지처럼 저를 이끌어주는 스승이십니다. 또 제가 넘어야할 산이기도 하고요. 언젠가는 감독님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거든요.

최순호 감독님께서 ‘괴물’ 대신 ‘실크’라는 새 별명을 지어주셨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실크’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시나요? (심연진)
‘괴물’보다는 좋은 것 같아요(웃음). 무엇보다 감독님이 지어주셔서 더 마음에 들어요. 일단 ‘괴물’하면 웬지 세보이고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들잖아요. ‘실크’는 아무래도 단어자체가 부드러운 느낌을 주니까 골도 매끄럽고 차분하게 넣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올해는 ‘실크’답게 (웃음) 부드럽고 여유있게 많이 골 넣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강원FC가 묻습니다. 강원FC 팬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팬들은 제 힘의 원천이에요. 열성적인 강원FC 팬들의 응원과 사랑이 있었기에 지난해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가족처럼 저를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저와 강원FC 변함없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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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