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정기공연 <춘향> 관람. 내가 너무 좋아하는 강미선 이현준 페어로 오랜만에 관람. 끝나고 현지쌤 보고 인사드리니 "오늘 현준이 너무 잘하죠?"하시는데 순간 현준빌리가 현지쌤 아카데미서 발레를 배우고 있다지만 오늘 춘향에도 나왔던가. 순간 머리가 멍. 난 아직 빌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다 ㅎ
춘향과 몽룡이 처음으로 합방하던 밤. 저고리와 치마를 하나씩 벗기니 속적삼과 속치마가 나오고, 흰 한복을 입은 채 한몸이 되어 추는 파드되에 나는 그야말로 넋이 나갔다. 애절한 표정과 손끝 발끝에서 느껴지던 에너지와 곡선의 아름다움은 실로 아찔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파드되가 내겐 최고였는데 오늘로서 춘향으로 바꿨다.
몽룡이 장원급제를 하던 순간 코르드발레의 군무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우리 민족 특유의 힘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그 와중에 잘자란 선우빌리도 눈에 띄었다. 내일은 선우가 방자로 나오는데 난 왜 오늘 예매한 거니. ㅠㅠ
몽룡과 춘향이 다시 만나는 재회 파드되는 초야 파드되의 끝에 등장했던 부채를 건넴으로서 시작된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의 절정은 춘향을 리프트하던 순간이 아닐런지. 손 끝 움직임 하나만으로 몽룡을 향한 사랑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하는 미선 발레리나는 정말 대단했다.
상처받기 두렵고, 그래서 쉽게 누군가를 만나다 떠나고,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직선적이거나 혹은 원초적인 우리에게, 춘향과 몽룡의 파드되는 참 의미깊게 다가왔다.
조심스럽게 한 걸음 다가가 손을 잡고, 마음을 온몸에 실어 껴안고 함께 날아오르던 그 순간, 무대 뒤로 벚꽃이 한가득 날리던 그 풍경처럼, 그렇게 만나 사랑했으면 한다.
덧. 친구가 생일기념으로 맛있는 저녁과 갖고 싶었던 시카고 카드지갑을 사줬다. 충충분히 행복한 토요일이 지나간다. (2018년 6월 9일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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