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바뀌는 두 고등학생의 이야기 <너의 이름은>
다시 태어나면 도쿄의 남자가 되고 싶다고 산사에서 소리치던 시골 소녀 미츠하. 소녀의 꿈은 자고 일어나니 기적처럼 이루어진다. 도쿄 소년 타키와 영혼이 바뀌게 된 것!
아파트 복도 앞에 펼쳐진 도쿄의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는, 타키의 몸을 한 미츠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선샤인호텔에 나와 이케부쿠로와 시부야 거리를 거닐며 두 눈 반짝이던 13년 전 내가 떠올랐다.
황혼, 그 기적의 시간에 미츠하와 타키가 만나던 순간에는 내 심장은 그야말로 터져버릴 것 같았다. 미츠야가 살던 마을 정경을 보니 몇년 전 J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빅스완을 향해 걸어가던, 니이가타 그 시골길이 생각났다.
무엇보다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게 일본의 자연을 담아낸 감독의 서정이 참 좋았다. 꼬이고 얽혀도 결국엔 이어진다는, 인연과 운명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두번이나 보게 된 영화다. 여운이 참 오래 남는다.
ps.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와도 어찌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보며, 또 그냥 있어보라는 대사까지 보고 있자니 세월호가 떠올랐다. 일본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떠올렸다고.-사람이든, 사물이든 마음을 다해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진짜 의미가 생기는 법이다. 도서관 자료실에 있던 미츠하의 이름은 타키가 부르는 순간 내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현실세계를 애니에 담던 감독의 성향을 알기에 꼭 배경이 된 일본 내 지역들을 방문해 인증샷을 찍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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