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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강원도의 힘, 강원FC

폭설에 삽질하는 축구선수 보셨나요?

요즘 갑작스런 폭설에 신음하고 있는 곳이 많죠? 강릉도 만만치 않게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나 많이 눈이 쏟아지면 축구단은 눈물부터 먼저 나옵니다. 선수들이 뛰어야할 잔디가 눈으로 덮혀 있으니 훈련을 취소해야거든요.

실내훈련으로 돌리는데, 5-2 식의 가벼운 볼돌리기, 패스훈련으로 끝나니 중요한 동계훈련에서 귀중한 시간이 그대로 날아가버리는 거죠. 그리고 그 시간에 관계자들은 열심히 삽질을 합니다. 어서 눈을 치워야하니까요.


그런데 강원FC는 참으로 신기한 팀입니다. 그 눈들을 선수들이 직접 치우거든요! 


사실 눈 치우는 작업은 선수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운동할 때 쓰는 근육이 다르니까요. 흔히 노가다 근육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끙끙대며 아이고, 하며 고통스러워하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그래도 선수들은 자신들이 뛰는 훈련장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제설작업에 동참했습니다.


크로아티아 수비수 라피치는 건장한 체격조건과 특유의 집중력을 앞세워 가장 많이 눈을 치웠고 동료 선수들은 그런 라피치에게 ‘삽질의 제왕’이라 부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습니다. 라피치는 예서 그치지 않고 91년생 막내 선수들에게 삽으로 쉽게 눈을 치우는 방법을 즉석에서 강의해주는 등 성실한 태도로 코칭스태프들로부터 박수받았습니다.


또한 이을용, 정경호, 김영후 등 고참선수들은 나서서 쌓인 눈을 수레에 담아 치우는 등 자발적인 참여와 모범적인 모습으로 신인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장 정경호는 “강릉시 관계자분들이 연이은 제설작업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선수들을 위해 이렇게나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 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당연한 일을 했다”고 손사래 쳤습니다.


김원동 강원FC 대표이사는 “선수들이 훈련장에 나와 함께 눈을 치우는 과정을 통해 ‘참여’와 ‘실천’ 그리고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운동장의 소중함’을 배웠다”며 “무릇 프로선수라면 책임감을 갖고 선도(先導)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함께 눈을 치우며 땀 흘린 오늘 오전은 모두에게 귀한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