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이후 강원FC는 단 한번도 부산을 이긴 적이 없습니다. 총 3차례 맞붙었는데 2무 1패를 기록하고 있죠. 부산의 강원전 무패를 최순호 감독 역시 모르진 않았죠. 그래서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이었던 이번 부산전에서 꼭 승리하고 싶었고, 그래서 경기가 열리기 이틀 전에 미리 부산에 내려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점검하는 노력을 보였습니다.

전반전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습니다. 양팀 모두 공수 양면에서 어느 한쪽이 우의에 점하고 있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강원FC와 부산이 기록한 슈팅은 각각 1개와 3개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확하게 말하면 휘슬이 울린지 46초만에 김근철이 양동현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기록했죠. 이후 부산의 공격은 거세게 시작됐습니다. 후반전에만 기록한 슈팅은 9개로 그중에서 유효슈팅이 6개나 됐지요. 다행히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선방으로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부산의 황선홍 감독은 골 결정력 때문에 이기지 못했다며 아쉬워했죠.

부산이 결정력에 울었다면 강원FC는 결정력 때문에 웃었습니다. 강원FC는 후반에 단 1개의 슈팅만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날의 극적인 동점골이 되고 말았지요. 후반 19분 이상돈이 부산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고 리춘유가 골 에어리어 쪽으로 올려보냈습니다. 그리도 득달같이 수비수 곽광선이 달려들어 헤딩으로 연결, 골을 성공시키고 말았습니다.

지난 8월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도 곽광선은 위로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고 시즌 1호골을 기록하기도 했지요. 지난해에도 3골을 성공시키며 골넣는 수비수의 반열에 올랐는데, 벌써 2호골을 기록하며 공격적인 재능도 뽐내고 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최순호 감독은 부산을 상대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고 무승 사슬을 이번 시즌에 끊으려고 했지만 결국 다음해로 넘겨야한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하였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던 중 황선홍 감독과 마주쳤고 두 감독님이 복도에서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니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그리고 대한민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었던 두 사람이 이제는 감독으로 다시 만난다는 사실. 역사는 돌고 돈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기에, 제게는 참 인상깊은 순간이자 장면으로 다가왔습니다.

내년 시즌, 강원FC는 부산을 상대로 무승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최전방을 책임졌던 두 감독이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경기는 끝났지만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입장하는 선수들,

서동현의 몸싸움.

볼을 향해 달려가는 안성남의 끈질김.

골을 터뜨리기 위해 바제가 보여줬던 악착같던 노력.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던 곽광선.

프리킥을 얻어내며 동점골의 시발점이 되었던 이상돈의 투혼.

역전골을 터뜨리기 위해 노력했던 바제.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서로를 격려했던 강원FC 선수들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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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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