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서 북한이나 해외동포가 속한 나라와 경기를 가지면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억지로 의식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느낌. 바로 그것이 한민족이 아닌가 싶다. 이번 드림매치를 통해 연변 FC 선수들과 많은 교감을 나누고 한민족의 소중함을 재차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슴이 설렌다.” 제주유나이티드와 연변FC와의 드림매치를 앞두고, 제주의 신예 구자철 선수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백두산 정기를 받은 연변FC. 그리고 한라의 기운을 받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는 그래서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팬들은 이번 만남에 ‘땅끝더비’라는 별칭을 붙어주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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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경기가 열렸던 날은 마침 2010남아공월드컵 조추첨 발표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남과 북이 함께 출전한 역사적인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북한과 북한의 축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었는데, 때마침 재중교포들로 이뤄진 축구팀 연변FC가 온다고 했으니, 이 경기를 보러가지 않을 수 없었죠.
부제 또한 참으로 멋지더군요.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번도 밟지 못한 백두산이지만 한민족을 상징하는 자연 혹은 단어 중 백두를 빼놓을 순 없겠죠. 연변FC의 상징은 백두산 호랑이더군요. 그래서 우리 민족이라는 느낌은 더 배로 다가왔습니다.
제주도민들의 관심 역시 컸던 듯합니다. 오프 시즌. 게다가 날씨까지 추웠지만 약 1만 7천여명의 도민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11월 1일 제주에서 열린 강원FC의 원정경기를 보러 갔을 때만 해도 관중은 1만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한데 이번만은 달랐습니다. 연변FC와의 친선경기에 2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운집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번 경기에 대해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는지 다분이 짐작이 가더군요.
연변FC는 1955년 길림성 축구팀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약 40여명의 중국대표팀 선수들을 배출했다고 합니다. 한국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고 최은택 감독의 지휘 아래 1997년에는 중국 슈퍼리그 4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고요.
재정악화로 벼랑 끝에 몰리기도 했지만 연변 조선족들의 후원으로 팀은 존속할 수 있었고, 2004년 3부 리그에서 우승해 이듬해 2부 리그로 승격한 뒤 올해는 6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첩첩산중 속에 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은 재중 교포의 자존심이자 자랑입니다.
이번 경기는 SK텔레콤의 ‘생각대로T 드림풋볼 캠페인’의 일환으로, 남북한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공동 진출한 것을 기념하고 남북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자 마련됐습니다. 풀뿌리 축구를 시작으로, 이번 드림매치처럼 화합의 남북축구를 위하여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SK텔레콤의 경영철학은 참으로 멋지더군요. 축구팬의 입장에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날의 경기는 양세근, 심영성의 연속골로 제주 유나이티드가 2-0 승리를 거뒀습니다. 비록 사는 곳은 비록 멀리 떨어져있으나, 때문에 왕래 또한 쉽지 않는 현실이지만,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울려 펴진 아리랑에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이기에 ‘한민족’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언제 또 그들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경기 중 하늘 위로 펼쳐진 무지개 다리처럼, 다시 만날 그날 무지개빛 희망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드림매치 현수막.
경기장 E석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깃발을 들고 흔들던 응원단은 연변FC 응원단이랍니다.
경기 중간 무지개가 떴습니다. ^^
현장에 취재온 기자들이 제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더군요. ^^
경기장에서 무지개가 떴습니다아!
경기가 끝나고...
서로 악수하며 격려하는 제주와 연변 선수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길 바랍니다.
박경훈 신임 제주 감독은 지도자 강습 때문에 코치가 대신 나와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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