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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과 대전과의 리그 15라운드 경기가 끝난 후. 오른쪽 발목에 아이싱을 한 김영후가 나타났습니다. 한데 표정은 좋지 못했습니다. 경기결과 때문인 듯했습니다. 강원은 전반 2골로 앞서나가다 후반 내리 2골을 헌납하며 무승부로 아쉽게 경기를 마쳤거든요.

그렇지만 김영후 개인에게는 참으로 의미 깊던 경기였습니다. 전반 36분 유현의 롱패스를 받은 김영후는 관록의 골키퍼 최은성을 제친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멋지게도 골로 성공시켰습니다. K리그 4경기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간 순간이었죠.


4경기 동안 무려 5골 1도움을 기록한 김영후입니다. 그것도 이동국과 함께 공격포인트 부문 1위(12)를 기록하면서 말이죠. 이로써 내셔널리그의 괴물공격수는 K-리그의 괴물 공격수로 새롭게 역사를 쓰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는 팀적으로 봤을 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많다며, 기록은 중요치 않다는 말과 함께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러면서 당분간 인터뷰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경기장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운동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부탁을 제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선수의 심적 상태가 가장 우선인지라 저는 알겠다고 답했죠. 참으로 속 깊은 선수더군요. 개인기록에 기뻐하기 보단 팀을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씨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비단 그날만 그랬던가요.

지난 7월 2일 포항전 당시 김영후는 후반 16분 포항 골키퍼 김지혁과 부딪히며 이마에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급히 지혈을 했지만 거즈 사이로 피는 계속해서 배어나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김영후는 후반 39분 윤준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팀을 1-1 동점으로 이끌었습니다. 물론 49분에 데닐손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패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투혼을 발휘하던 김영후의 모습은 저와, 또 그날 경기장을 방문했던 우리 모두를 눈물짓게 만들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병원으로 달려간 김영후는 무려 16바늘이나 꿰매야했습니다. 지난 3월 25일 성남과의 컵대회에선 조병국과 헤딩경합 도중 왼쪽 이마가 찢어지는 바람에 5바늘이나 꿰맸는데 말이죠. 왼쪽 오른쪽 할 것 없이 성한 곳 없는, 어느새 상처들이 훈장처럼 가득한 이마가 되고 말았네요. 응급실에 들어가 상처를 꿰매기 전 김지혁과 만난 김영후가 가장 먼저 했던 말은 바로 괜찮냐는 말이었습니다. 충돌 후 기절했던 김지혁의 상태가 염려스러웠던 거죠. 김영후는 “난 괜찮다. 너도 괜찮냐”는 김지혁의 대답에 안심한 뒤 응급실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3월 25일 성남전 당시 부상 모습.

그러고 보니 비슷한 상황이 지난 6월 27일에도 있었네요.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도 김영후는 전반 41분 전북 골키퍼 권순태와 슈팅하는 장면에서 충돌하고 맙니다. 한데 그 충격으로 권순태는 기절한 채 경기장을 나서야만 했죠. 이날 강원은 화끈한 공격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5-2 대승을 거뒀습니다. 당시 김영후는 4월 11일 전남전에 이어 또다시 멀티골을 터뜨리며 모두의 주목을 받았죠. 기자들이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 인터뷰이로 김영후를 지목한 건 당연한 결과였고요.

2골을 터뜨린 소감을 묻자 김영후는 “먼저 2골을 넣었다는 기쁨보다 다쳐서 나간 권순태 선수의 상태가 걱정되는 마음이 큽니다”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상대 선수의 안부를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씨를 보며 저는 역시 김영후구나, 라고 생각했고요. 이번에도 김지혁의 상태를 체크하는 김영후의 모습을 보며 그의 고운 심성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더 그에게 감동받았던 건 바로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포항전 다음날인 7월 5일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강원FC 선수단이 사랑의 일일찻집을 여는 날이었습니다. 일일찻집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알려주기 위해 선수들이 점심을 먹던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김영후가 보이기에 괜찮냐고 묻자, 머리가 조금 아프다고 하더군요. 여느 때 같으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괜찮아요, 라고 말할 법한데 오늘은 아프다고 말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조금이 아닌 제법 아픈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영후는 새벽 즈음 마취가 풀리는 바람에 통증으로 인해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워낙에 피도 많이 흘렸던 탓도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고요.

식사 후 머리가 아프다며 고개 숙인 채 있던 김영후.

팬들을 위해 상처를 보여달라고 하자 그래도 웃으면서 보여주더군요. 이런 순박한 모습이 저는 참 좋습니다. ^^

그에게 그럼 팬들에게 인사만 드리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넌지시 얘기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어떻게 그렇게 해요. 선수들 다 같이 참여하는 행사인데. 이거 한다고 상처에 무리 가는 것도 아니니까 끝까지 참여할래요”라고, 참으로 다부지게 말하더군요. 어느새 프로선수로 거듭난 김영후였습니다. 때문에 그저 미안한 마음으로, 조금만 고생하세요,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죠.

아픈 몸을 이끌고 나선 김영후는 그날,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열심히 일했답니다. 커피를 나르고 구단용품을 판매하고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미소로 화답하면서 말이죠. 머리가 아프다는 말에 두통약을 챙겨왔지만 “참을 수 있는 걸요. 괜찮아요” 라는 말과 함께 팬들에게 달려가는 그 모습에서, 저는 다시 한 번 감동받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이런 선수가 우리 팀에 있다는 사실에 말이죠.

요렇게 사인도 해주고

팬들과 함께 정답게 사진촬영에도 응하고... ^^

자신의 기념티를 입고선 요렇게 커피를 나르고 구단용품을 팔았죠. 괴물공격수라는 별명답지 않게 평소엔 이렇게 귀엽답니다. ^^

늘 그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기에 저는 아직 김영후를 온전히 알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어쩜 이건 김영후가 가진 달란트의 일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하나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앞으로도 김영후는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동료 선수들과 팬들에게 먼저 감사하는 고운 심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는 또 얼마나 많은 감동을 우리에게 안겨줄까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강원FC의 ‘귀여운’ 괴물공격수 김영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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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강원FC가 또다시 훈훈한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강원FC는 지난 금요일 강릉시청 시장실에서 어려운 이웃돕기 ‘사랑의 일일찻집’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는데요, 그 금액이 자그마치 938만 7천원이나 되네요. ^^

지난 7월 5일 강릉시 강문동에 위치한 커피스토리에서 강원FC는 어려운 이웃돕기 ‘사랑의 일일찻집’ 자선행사를 열었습니다. 약 5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강원FC 팬들의 관심은 실로 뜨거웠습니다.


그날 최순호 감독과 서울에서 재활 중인 마사를 제외한 선수단 전원은 직접 일일찻집 티켓을 팔고 커피를 나르고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일일찻집 중간에는 선수단 자선경매도 있었고요. 문주원 축구화가 10만원, 곽광선 축구화가 8만원, 권순형과 박종진의 티셔츠가 각각 5만원, 김영후 축구화가 15만원, 정경호 축구화가 20만원, 이을용 축구화가 26만원, 윤준하 축구화는 무려 33만원에 팔렸답니다.

한데 커피판매와 애장품 경매로 900여만원이라는 수익을 냈을까요?

아닙니다. 실제 수익을 제가 공개할 순 없지만 그보다는 적었는데요, 강원FC 선수단 전원은 그 수익금에다 각자 성금을 거뒀고 938만 7천원이라는 기부금은 바로 그렇게 하여 나오게 된 거랍니다.

그런데 그날, 선수들의 마음이 더 아름다웠던 건 말이죠, 모두가 다 똑같은 돈을 내지 않았다는데 있답니다. 아무래도 프로구단다보니 선수별로 연봉엔 차등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연봉이 높은 선수가 있는가하면 또 낮은 선수도 있지요. 그중에서 한달에 88만원만 받는 '연습생' 선수들도 있습니다. 각자 성의만 표하면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부담일 수밖에 없었겠죠. 그 선수들은 이 뿐이라며 무척이나 미안해하며 성금을 냈답니다.

한데 다른 선수들이 괜찮다며 내가 더 내면 된다며 그 위에 자신의 성금을 내고 또 다른 선수들은 내가 이만큼 낼게 하면서 내고 또 낸 덕분에 1000만원 가까운 거금이 모여지게 된 거랍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전 어쩜 저렇게 마음이 맑고 선할까, 하는 생각에 또 잘 자란 아들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선수들을 지켜보았답니다.

그날, 일일찻집에서는 또 얼마나 열심히 일했다고요. 현장에 있지 못한 분들은 대충 서빙만 하다 끝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요. 궁금하시면 제가 올린 그날의 영상들을 한번 클릭해보세요.

1000만원이라는 돈은 큰 액수인 건 사실이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떻게 보면 크지 않은 돈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돈이 모이기까지 선수들이 흘린 땀과 정성, 또 그런 선수들을 위해 푼돈을 아끼지 않은 팬들을 생각한다면, 정말 아름다운 기부금이 아닐 수 없겠죠.

지금까지 K-리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하는 곳. 강원FC였습니다.




구단용품 판매에 열중하고 있는 선수들. 유니폼 판매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


팬들이 원한다면 서빙 중에 사진촬영도. ^^


역시나 열심히 물건을 파는 강원루니 윤준하군. ^^

나비넥타이를 하고 나타난 프린스 최순호 감독님. ^^

티켓 판매대에 나타난 을용 옹. ㅋ


감독님이 서빙하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요? ^^


서빙하느라 바쁜 선수들~


윤준하의 축구화 가격은?


외국인 선수 까이용도 열심히 싸인하고 서빙하고 대단했답니다. ^^


행사가 끝나고 선수단, 구단 프론트,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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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