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 이동욱을 추억하며, 그리고 미안해
벌써 15년도 더 된 일이지만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녀석을 처음 만났던 그날 말이다. 전학 온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터라 아는 친구들보다는 모르는 친구들이 더 많았던 그때, 새 학기 첫날, 쭈뼛거리며 배정받은 4학년 2반 교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교실에 왕자님이 있었다! 오똑한 콧날, 하얀 피부, 170cm가 넘던(세상에, 초등학교 4학년 키가 그래도 되는 거야?) 녀석. 첫날이라고 담임선생님은 각자 앞에 나와 짧게 자기소개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알게 됐다. 녀석의 이름을. 동욱이었다. 이동욱. 그렇게 짝이 되길 빌었건만 연이 없었던지 ‘짝꿍’에 당첨되는 행운은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나와 꽤 가까운 자리에 앉았는데, 내 짝의 뒤, 그러니까 내 대각선에 동욱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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