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이라는 멋진 별명도 있을텐데. ‘테리우스’같은 순정만화 주인공 이름도 괜찮을텐데. 많고 많은 별명 중에 하필이면 ‘괴물’이란다. 누군가 하니 바로 강원FC No.9 김영후의 이야기다. 어쨌거나, 덕분에 시즌 초부터 본의 아니게 외모에서 따온 별명이 아니냐는 오해도 적잖게 받았다. 그러나 이제 그에게 ‘괴물 공격수’라는 별명의 유래를 묻는 이들이 없을 듯하다. 2008년 내셔널리그 26경기에서 30골을 터뜨렸던 득점 괴물 김영후는 K-리그 데뷔시즌이던 2009년, 30경기 13골 8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1위라는 영광과 함께 꿈에 그리던 신인왕을 수상했다.


덕분에 내셔널리그와 K-리그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쥔 행운의 사나이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는, 작금의 활약을 예상이라도 했을까. 궁금한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만났다. 별명은 괴물이지만 마음만은 천사인 김영후를. 한손에는 팬들이 보내온 질문 꾸러미를 들고선.

지난해 모두의 바람대로 K-리그 신인왕을 수상했습니다. 예상하셨나요? (권영돈)
아니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처음 신인왕을 수상할 때만해도 머릿속이 멍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실감되더군요. 특히 제 이름 앞에 신인왕이라는 호칭이 붙을 때마다 ‘아, 내가 신인왕을 탔구나’하며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면요. (유혜진)
아무래도 데뷔골을 넣었던 4월 11일 전남전이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데뷔골을 PK로 넣었는데요, 원래 (이)을용이 형이나 (김)진일이가 PK를 차기로 돼 있었어요. 그런데 을용이 형이 저보고 차라고 하더라고요. 한창 골이 안 터질 때였는데 제가 찰 수 있도록 배려해준 동료 선수들에게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내셔널리그 출신 선수로서 내셔널리그와 K-리그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신장근)
일단 경기 템포가 빨라요. 힘과 스피드가 좋은 수비수들이 많아 압박도 심하고 체력적 부담도 큰 편이에요. 그래서 개인운동을 통해 스피드와 체력 등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포메이션에서 뛸 때 가장 편하고 또 자신있나요? (김경수)
센터포워드 자리가 제게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울산미포조선에 있을 때 가끔 윙포워드로 뛴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돌파력보다 위치선정이 좋은 스트라이커라 중앙공격수로 뛰었을 때 가장 즐겁고 또 자신있습니다.

축구선수로서 3가지 목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궁금합니다. 알려주세요. (이말출)
K-리그로 오는 게 첫 번째 목표였어요. 그 다음이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었고요. 마지막 목표는 국가대표가 되는 거죠. 아직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계단을 밝고 있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올 초 국가대표 발탁이 목표라고 하셨죠? (권민정)
작년부터 국가대표에 뽑히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신인이었고 일단 K-리그에 적응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리그 2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자신감도 부쩍 생긴만큼 목표를 크게 잡고 싶습니다. 많이 어렵겠지만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싶어요.

강원FC에서 가장 ‘쿵짝’이 잘 맞는 선수들로는 누가 있나요? (손인환)
안성남 선수요. 울산미포조선에 있을 때부터 함께 어울려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윤)준하랑도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대화도 잘 통하고요. 저희는 같이 있을 때 주로 게임 이야기를 많이 해요. 아, 여기서 게임은 축구가 아닙니다. 오락이에요. 오락(웃음).

게임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피파온라인에서 저희 팀 부동의 원톱이 바로 김영후 선수입니다. 한데 게임에 나온 김영후 선수의 능력치가 너무 불만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진우)
그건 뭐 아무래도 제가 아직은 실력이 안 되니까 그런 거겠죠? 아니면 만든 사람이 저를 안 좋게 봐서 그런가? 아니면 싫어하나? (웃음) 게임은 게임일 뿐이잖아요. 괜찮습니다!

MBC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졌는데요, 유노윤호가 아닌 다른 연예인이 김영후 선수 역할을 맡는다면… 누구였으면 좋겠나요? (배민수) 거기까진 생각 안 해봤어요. 워낙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거든요.

득점왕 욕심은 없나요? 또 K-리그에 라이벌이 있다면요.(이송현)
득점왕 욕심도 없고요, 라이벌도 없어요. 남을 의식하면 제 플레이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할 것만 하자고 생각하며 운동해요.

주소를 강원도로 옮겼다는데, 영원히 강원맨으로 남고 싶다는 의지로 봐도 좋을까요?(조인환)
앗. 주민등록상 주소는 여전히 부모님이 계신 서울이에요. 그렇지만 강원도는 고향인 서울 못지않게 특별한 곳입니다. 제 꿈을 이뤄준 곳이니까요.

10살 많은 누나팬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 (김재윤)
감사하게 생각하죠. 20살이 많든, 30살이 많든 저를 응원해주는 팬이 한분이라도 계시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래방 18번과 주량이 궁금해요. (정의근)
노래방은 거의 안 가요. 그래서 즐겨 부르는 18번은 없지만 어쩌다 한번씩 가게 되면 발라드를 주로 불러요. 그리고 술은 전혀 하지 않아 실제 주량은 알지 못합니다.

강원FC 최고의 골을 뽑아주신다면요. (박후연)
강원FC 최고의 골은 아무래도 지난해 5월 27일 울산전 때 (곽)광선이가 넣은 중거리슛 아닐까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쉬울 것 같지만 공이 그렇게 뜬 상태에서 바로 발리를 때려 성공시킨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예요! 50번 차도 1번 나올까 말까한 그런 훌륭한 슛입니다. 더구나 골 넣기가 쉽지 않은 수비수라는 포지션 특성까지 생각해본다면 큰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멋진 골입니다.

매 경기 상대팀 선수 분석은 어느 정도까지 하는지 궁금합니다. (유학관)
상대팀 수비를 잘 아는 동료들에게 장단점을 물어보며 준비하는 편이에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권현)
언제나 말하듯이 반니스텔루이요. 반니의 위치선정과 결정력을 닮고 싶어요.

김영후 선수에게 축구와 최순호 감독은 어떤 존재인가요? (김영진)
축구와 최순호 감독님 모두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소중한 존재죠. 감독님은 늘 아버지처럼 저를 이끌어주는 스승이십니다. 또 제가 넘어야할 산이기도 하고요. 언젠가는 감독님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거든요.

최순호 감독님께서 ‘괴물’ 대신 ‘실크’라는 새 별명을 지어주셨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실크’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시나요? (심연진)
‘괴물’보다는 좋은 것 같아요(웃음). 무엇보다 감독님이 지어주셔서 더 마음에 들어요. 일단 ‘괴물’하면 웬지 세보이고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들잖아요. ‘실크’는 아무래도 단어자체가 부드러운 느낌을 주니까 골도 매끄럽고 차분하게 넣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올해는 ‘실크’답게 (웃음) 부드럽고 여유있게 많이 골 넣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강원FC가 묻습니다. 강원FC 팬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팬들은 제 힘의 원천이에요. 열성적인 강원FC 팬들의 응원과 사랑이 있었기에 지난해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가족처럼 저를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저와 강원FC 변함없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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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