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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국대 은퇴 이운재, 이젠 밥 많이 드세요! 운명이었을까요. 1996년 K-리그 데뷔 이후 줄곧 수원에서만 뛰었던, 그리고 지금도 뛰고 있는 원클럽맨 이운재의 은퇴 경기는 수원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이것 역시 운명이었을까요.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감하며 슈퍼 세이브를 보고 싶었건만 전반 26분 나이지리아에 1골을 내주며 바로 정성룡과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전반 중반 교체되면 보통은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운재는 곧바로 락커룸으로 들어갔습니다. 웬지 눈물을 속으로 삭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맺히는 눈물을 보여주기가 싫어 락커룸으로 가고 있다고, 그의 뒷모습은 말하고 있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축구를 보았던 제게, 이운재는 언제나 국가대표팀 골키퍼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에서 정성룡이 주전자리를 꿰차고 나왔.. 더보기
K-리그에는 동성애자가 정말 없을까? 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에 바뀌었다는 건 날이 가고 해가 갈 때마다 느낍니다. 트윗 상에서 내가 작성한 단문메시지가 나를 팔로우한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전달되는 것도 신기하고 핸드폰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도, 제게는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막연히 과학글짓기 대회 때, 수상을 목적으로 상상하여 적었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 살게 됐으니까요. 몇년 전 커밍아웃을 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던 홍석천을 보며 왜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을 받으며 눈물을 흘려야했을까, 했는데 이제는 다시 공중파에서 볼 수 있게 됐고 또 동성애가 주말 드라마 소재로도 나오니, 조금은 세상의 인식도 과학 못지 않게 바뀌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축구블로그를 운영하.. 더보기
때아닌 박주영 결혼설, 모두의 대처가 아쉬웠다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프리킥 골로 우리의 새벽을 뜨겁게 만들었던 박주영 선수가 프랑스로 출국했습니다. 8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프랑스리그를 준비하기 위해 떠났는데요,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취소됐다는 소식만 전해졌습니다. 당초에는 출국 전 스탠딩인터뷰가 준비돼있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건 최근 그를 둘러싼 뜨거운 감자, 다름 아닌 ‘결혼설’ 때문이었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으로의 이적설에 이은 결혼설이라. 축구선수 박주영이 아닌 인간 박주영으로서, 그러니까 축구가 아닌 것들로 관심을 받는다든 사실에, 박주영 선수는 늘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늘 축구 이외의 것들에도 관심을 갖곤 하죠. 대중의 관심이 그렇다는 이유.. 더보기
2010년 여름, 월드컵은 있었지만 K-리그는 없었다 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재개된 K-리그. 주말을 맞아 제주에서 강원FC와의 K-리그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김은중 1골, 구자철 1골, 산토스 2골, 홍정호 1골 등 주전들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홈팀 제주가 강원을 5-0으로 이겼습니다. 홈팀 제주팬들에게는 골잔치가 열린 흥미진진했던 경기였으나 2만명이 넘게 들어갈 수 있는 경기장은 텅텅 비어있어 그 기쁨을 누린 이들은 실로 적었죠. 3314명의 관중 뿐이었던 주말 홈경기. 조용형 선수와 골키퍼 김호준 선수가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우리는 그들만의 리그를 하는 것만 같아요, 라고요. 같은 날 서울과 전남과의 경기에는 1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입장했죠. K-리그의 부익부 빈익빈이 점점 커지는 것만 같아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던, 대한민국.. 더보기
문어가 주인공이라 슬펐던 월드컵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지인들에게 그래도 월드컵 우승팀을 알겠지, 라는 생각에 이번 월드컵 우승팀을 물어보니 역시나, 정답을 빗겨난 대답들뿐이었습니다. 유로2008 당시 앙리 들로네컵에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까지 거푸 들어 올린 무적함대 스페인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먼나라 이야기였죠. 하나 우승팀 스페인은 몰라도 파울은 알더군요. 반칙의 영어 표현 Foul이 아니라 점쟁이 문어 Paul의 이야기입니다. 축구에 관심 없던 지인들도 파울이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승패를 모두 맞힌 게 참 신통하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하더군요. 독일에서 살고 있는 2살 반의 문어 파울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의 7경기와 스페인-네덜란드의 결승전까지 맞추며, 무려 8경기의 승리팀을 정확하게 예측한 덕분에 이번 월드컵에서 가.. 더보기
모델포스 최고! 엄친아 기성용의 색다른 모습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A매치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 선수에게 넌지시 물어봤죠. 그날 그의 단짝 이청용 선수가 데뷔골을 기록했는데 부럽지 않냐고요. 멋적을 때면 늘 고개를 살짝 위로 올린 채 수줍게 웃던 그는, 역시나 그 질문에 대답할 때도 천장을 바라보며 웃더군요. "너무 부럽죠"라면서 말이죠. 데뷔전도, 데뷔골도 늘 청용이가 빠르다며 아쉬워했던 기성용 선수. 그런 그가 북한전에서 홍영조의 PK골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23분 김두현의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발리슛으로 성공시키며 한국에 동점골을 안겼습니다. 본인에겐 A매치 데뷔골이었죠. 그것도 2경기 만에 얻은 성과니 실로 값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요르단전에 이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던 북한전까지. 허정무 감독은 기성용..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아픈 가정사 딛고 우뚝 선 정성룡에게 박수를. 2006년 11월 13일. 올림픽대표팀이 일본과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뒀던 그날, 훈련장에서 정성룡 선수를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정성룡은 포항에 적을 두고 있었고, 플레이오프에서 수원에게 아쉽게 패한 뒤였죠. “괜찮아요. 언제까지 그 게임만 생각할 수 없잖아요. 수원에게 진 건 마음 아프지만 이제 다음을 준비해야죠. 물론 아쉬운 마음은 조금 있지만요. 아직까지 한 번도 우승이란 걸 해보지 못해서 욕심은 있었어요. 작년 2군리그에서도 4강에서 떨어졌거든요. 그렇지만 올해 처음 1군에서 뛴 거잖아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에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 막 시작했다, 며 예의 변함없던, 그 느릿느릿한 말투로 담담히 속 이야기를 털어놨던 정성룡이 떠.. 더보기
허정무 감독 사퇴, 악플러들 반성해야한다 박지성 선수가 2006 독일월드컵을 마치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의 결과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정말 축구를 사랑한다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그들이 걸어온 여정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바라볼 수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박지성은 바로 그런 점에서 당시 그런 이야기를 꺼냈던 거 같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 대한민국은 사상 처음으로 원정에서 16강 진출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조금 더 맛보아도 좋으련만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채 가시기도 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정상에서 박수칠 때 떠나자가 이유였지만, 퇴임 기자회견 중 나온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했습니다..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대표팀 숨은 MVP는 이영표였다 “뭐? 진짜로 34살!!”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후 이영표 선수의 나이를 확인 한 후 저는 냅다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축구의 신이 있다면, 저 선수가 정말 34살이 맞습니까!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죠.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실린 프로필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1977년생. 우리나이로 34살. 초롱이 이영표 선수도 어느새 노장의 대열에 들어섰더군요.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이영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말해줬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를 뒤적였던 거죠. 34살이 24살처럼 뛸 수는 없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현장에서 직접 본 아르헨티나전. 현란한 개인기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했던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이것이 최순.. 더보기
우루과이전,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읽은 경기였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후반 들어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남아공에서 뛰던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던 한국에도 비가 내렸습니다. 그 비를 맞으며 선수들은 뛰었고 넘어졌고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고 그들을 보며 지구 반대편에 있던 우리는, 그들이 온몸으로 맞고 있던 그 비를 맞으며 응원했습니다. 경기는 졌지만 그들 가슴에 새긴 투혼, 이란 두 글자가 어울리던 경기였습니다. 뭐 비단 16강전만 그랬던가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보여줬던 경기는 투혼과 끈기가 어울렸고, 그들은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았으며 실로 아름다운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예전과 달리 빠른 패스로 공격의 주도를 잡았고, 문전을 향한 저돌적 플레이는 결국 동점골을 낳았습니다. 당황.. 더보기
대표팀 병역혜택? 즉흥적인 축구협회가 문제다 축구선수들을 자주 만나다보면 그들의 고민의 늘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군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알다시피 축구선수들은 보통 30대 초반에 은퇴를 하게 됩니다. 물론 몸관리를 잘한 선수들의 경우 -강원의 이을용, 경남의 김병지, 포항의 김기동 등이 대표적이겠지요-30대 중반을 넘어 40을 바라보는 나이에게도 현역에서 선수생활을 하지만 실제 K-리그 대다수 선수들의 이야기는 아니죠. 최근에는 오히려 선수단 평균 연령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말은 곧 30살을 넘은 ‘준노장’ 선수들의 은퇴가 많아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프로선수들은 꽤 많은 돈을 손에 쥡니다. 그래도 그들은 늘 불안합니다. 축구단은 그들에게 평생직장이 아니니까요. 또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에 2년이.. 더보기
월드컵 선배들이 대표팀에 보낸 감동편지 다들 하루종일 월드컵 16강 진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행복하하셨죠? 축구가 우리모두의 삶을 이렇게나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웃던 하루였습니다. 그 가운데 지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뛰었던 선배 선수들이 현 대표팀 선수들에게 감동어린 격려편지를 보냈습니다. 다들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을 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가슴 졸이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며, 나이지리아에 선제골을 헌납했을 때 마치 현장에서 뛰던 선수들처럼 마음 안타까워하며 중계를 시청했고 또 응원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자 내게는 참으로 멋진, 그래서 아낄 수 밖에 없는 후.. 더보기
지옥에서 천당으로 간 대표팀 4인방은 누구? 대한민국 대표팀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원정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죠. 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같은 시간 그리스를 2-0으로 이긴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그 역사의 순간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기쁘네요.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얼싸 안으며 기쁨을 표했고 이청용, 김동진, 이영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모두다 천국에 있는 기분으로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듯 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이정수, 박주영, 김남일, 기성용 이 4인방의 기분이 더욱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그리스전과 비슷한 위치에서 이정수는 기성용의 킥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마치 데자뷔와도 같았는데요, 수비수로서 팀 내 최다골.. 더보기
대패 속에서도 북한 김정훈 감독의 리더십은 빛났다 44년만의 꿈은 그렇게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갔습니다. 21일 케이프타운 그린포티인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북한은 포르투갈에 0-7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2002년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0-8로 패한 이후 근래 들어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로 남게 됐습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은 아시아국가 중 최초로 8강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포르투갈을 3-0으로 앞서 나가며 4강 신화를 우리나라보다 먼저 쓸 뻔 했지만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북한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후 흑표범 에우제비우에게만 4골을 내주며 3-5로 역전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북한이 보여준 모습은 호평을 받기도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44년 만에 다시 세계무대에 나..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남아공에서 정대세 선수 어머니를 만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항에서 우연히 정대세 선수의 어머니 리정금씨를 만났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앉아 담소 중이었는데 조심스레 다가가 인사를 드린 뒤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얼마 전 정대세 선수 어머니가 북한과 브라질과의 조별예선을 경기장에서 관람한 뒤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죠. 당시 '이겨라! 천리마'라고 쓴 두건을 쓰고 아들의 한글이름이 새겨진 담요를 덮은 채로 -지금 남아공은 무척 춥답니다. 저는 겨울 패딩 점퍼를 입고 응원을 해야 했답니다. ㅠㅠ- 응원을 했던 어머니는 “대단히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로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아들은 내 자랑”이라며 감격스러워 했죠. 브라질전만 보고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던 정대세 선수 어머니는.. 더보기
[코카-콜라 원정대]12년만에 월드컵 무대 밟은 이동국, 현장에선 어땠을까 1-4 대패에 가려졌지만 아르헨티나전은 이동국 선수에게는 참으로 의미 깊었던 경기였습니다. 1998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 이후 12년만에 월드컵 경기에 나선 뜻깊었던 날이었으니까요. 후반 35분 경, 몸을 풀고 있던 이동국 선수를 벤치에서 부르더군요. 교체로 투입되는 듯 했습니다. 중계 카메라에는 그 모습이 잡히지 않을 것 같아 제 카메라는 계속해서 이동국 선수를 따라갔습니다. 얼굴에서는 약간의 긴장도 느껴졌어요. 안정환 선수가 쓱 오더니 잘하라는 의미로 엉덩이를 툭툭 치더군요. 그리고 대기심 옆에 서서 교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럴 수가. 또 골을 허용했습니다. 이과인의 해트트릭. 1-4로 스코어는 더 벌어졌습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이동국 선수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출전 시간.. 더보기
현장서 본 아르헨전, 처참했고 가슴아팠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 2차전의 패배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습니다. 1-4패. 1998프랑스월드컵 당시 네덜란드에 0-5로 패한 이후, 근래 들어 국제대회에서 가장 큰 스코어차로 진 경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이청용의 만회골로 1-2로 전반을 마칠 때만 해도 희망이 있었는데 말이죠. 많은 분들이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에 질책하고 쓴소리를 하시는 걸로 압니다. 현장에서 직접 본 저는 참으로 처참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메시와 이과인, 테베즈의 빛나는 플레이에 우리 선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했으니까요. 답답하기도 했고 상심도 컸습니다. 대한민국을 응원하러 왔는데 빛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플레이를 넋 놓고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 슬펐고 가슴아팠습니다. 현장에 있지 못한 분들을 .. 더보기
은행에서 대출 거절당한 K-리그 연습생 이야기 어제 강원FC 1년차 신인선수가 재직증명서와 소득증빙 서류를 떼달라고 부탁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전 웃으면서 그럼 있다 오후까지 처리해서 보내주겠다고 원본을 받으러 사무실로 오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지금 급하게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가는 길이라면서 은행에서 전화를 다시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사무실에 들릴 시간이 없다면서 은행에 도착해서 은행 팩스 번호를 알려줄테니 팩스로 바로 넣어달라하면서요. 집안이 어려운 그 선수는 가계에 빚도 많았고 오늘 오전까지 갚아야할 돈이 있었나봐요. 갑작스레 돈을 마련할 길이 없었던 그의 부모님은 고민하다가 아들에게 부탁을 한 거였죠. 사실 부모된 입장으로서 아들에게 어려운 모습을 보이며 손을 벌린다는 거...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도움을.. 더보기
축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물었다. "도대체 축구의 매력이 뭐야? 도대체 왜 축구를 좋아하는건데?" 도대체, 왜...? 나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치열함. 그렇다. 난 그저 잔디 위의 그 치열함이 좋다. 얼마 전 조원희 선수를 만났는데 그가 그러더라. "어떻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거죠?" 그의 질문에 내가 답했다. "어떻게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거죠?" 2004년 11월 쯤으로 기억하낟. 추계대학연맹전 취재 때문에 남해에 내려갔다. 그날 나비연습구장은 각 대학 축구선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 100여명 쯤 있었으려나. 남해의 햇볕을 받으며, 따뜻해서 참 좋다, 라고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고대 축구부 골키퍼 후배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누나, 축구선수들 참 많지? 안 보이는 곳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더보기
전문가들이 진단한 축구대표팀의 문제점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한국대표팀은 일찌감치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3차예선을 통과했다. 물론 최종티켓을 따낸 공은 인정하나 3차예선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다소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에게 쓴소리도 좋다며 전반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이제 막 장도에 오른 대표팀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김호 일단 월드컵을 향한 고개 하나를 통과했다는 사실에 축하 인사말을 건넨다. 3차예선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누구보다 허정무 감독이 잘 알 것이다. 그동안 노출된 문제점들을 잘 분석해 최종예선에 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물론 난관도 있을 것이다.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해 배치할텐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 더보기
기뻐 날뛰던 요르단 선수들, 요르단전 뒷풍경 속으로 박지성 선수의 선제골과 박주영 선수의 PK골로 전반 2-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에 내리 2골을 내주며 결국 2-2 무승부로 경기는 끝이 났습니다. 동점골이 터지자 하산 압델 파타는 유니폼까지 벗어 던지며 기쁨을 표현하더군요. 2골 모두 자신의 발끝에서 터졌으니 그럴 수밖에요. 때문에 경고 카드를 받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 듯 했습니다. 믹스트존에서 우리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요르단 선수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들렸습니다. 요르단 선수들은 일부러 보란 듯이 믹스트존에 있던 문을 활짝 연 다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더군요. -.-; 그리고 잠시 후 나타난 우리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 고개를 푹 숙인 채 갔고 기자들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하는지라 꼭 멘트가 필요한 선수들에게만 가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마지막에.. 더보기
껍질을 깨고 나온 열아홉 소년 이청용 어린 시절 집 앞 마당에는 제 이름을 딴 나무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늘 그 나무 앞에 저를 세워놓곤 했죠. “3cm나 자랐네? 우리 딸 다음 달에는 얼마나 더 자랄까? 빨리 나무만큼 커야지.” 그렇게 저는 나무와 함께 자랐습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저의 성장을 대견스러워하셨고요.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은 무릇 그런 법이랍니다. 하지만 그땐 너무 어렸나봅니다. 그 마음을 채 헤아리지 못했으니까요. 혹시 2006년 3월 12일이 어떤 날이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짐작컨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릴 수 있는 이는 아마도 무척 드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말씀드립니다. 그날은 K-리그 개막전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또한 제가 프레스 카드라는 걸 처음으로 들고 갔던 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 더보기
K-리그 브라질 삼총사 데닐손, 루이지뉴, 두두 2008K리그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채 일주일도 안 남았으니 말이에요. 이번 시즌에도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대이동을 했습니다. 뽀뽀와 까보레, 따바레즈처럼 한국을 떠나 새로운 리그에서 새출발을 시작한 선수들이 있었는가 하면 더 좋은 조건 하에 다른 팀으로 옮긴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할 선수들은 후자입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 덕분에 타 팀에서 열렬한 구애를 보냈고 그 덕분에 올시즌부터는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시작하는 외국인 선수들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브라질 삼총사 데닐손, 루이지뉴, 두두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분석글이다 보니 편하게 말을 놓겠습니다. 감안하시고 읽어주세요. ^^ 승리를 부르는 브라질 탱크, 데닐손 3월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 더보기
박지성 선수 동생 '박원재'를 아시나요? 박원재.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7 K-리그에서부터였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원과의 플레이오프전이었죠. 당시 그는 수원 홈에서 따바레즈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습니다. 결승골이었죠. 이어 그는 바로 열린 성남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도 연속골을 뿜어내며 단번에 자신의 이름을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한 '중고 신인'은 그렇게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진정 ‘스타’로 거듭났습니다. “청소년대표팀이요?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었어요. 고교선발에도 안 뽑혔는걸요. 전 팀에서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다른 잘하는 선수들 뽑혀 가는 거 구경만 하던 평범한 선수였죠.” 그렇지만 그는 늘 꿈꿨습니다. 포항스틸러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볼을 .. 더보기
하이트만 FIFA 국제심판강사, "스위스전 프라이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타워호텔에서 하이트만 국제심판강사와 함께하는 ‘K-리그 심판 판정 강습회’ 를 열었다. 시작에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원동 사무총장은 “심판 역시 경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라며 “심판 판정에 대한 이해를 높여 리그 수준을 올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고 이번 강습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강의를 맡은 하이트만(63세) 씨는 1961년 처음 심판 자격증을 딴 이후 46년 째 심판 현장에서 활동하는 살아있는 전설로서, 현재는 ▲국제축구연맹(FIFA)심판 강사 ▲북독일축구연맹 심판위원회 회장 ▲유럽축구연맹 1급심판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74년부터 1990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1급 심판으로 뛰었으며 한때 중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이번 강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