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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이번 월드컵에서 김정우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가상의 아르헨티나였던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0-1로 석패했습니다. 공-수에 걸쳐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던 캡틴 박지성의 부재 속에서도 유로2008의 챔피언 스페인을 상대로 잘 싸웠습니다. 이번 스페인전은 박지성이 없을 때의 대비책인 플랜B의 조합을 실험할 수 있었던 경기였고 그 가운데서 우리는 김정우의 재발견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김정우는 유난히 가늘고 마른 몸매 때문에 우리에게는 약골 이미지가 강합니다. 학창시절 친구들은 그에게 뼈정우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지요. 하지만 갸날픈 체격과 달리 체력과 활동량 만큼은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박지성 못지 않습니다. 패스와 중거리슈팅 역시 정확하고 남다르죠.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센스 하나만은 타고 났다”며 동료들의 부러움을 .. 더보기
박주영에겐 너무 특별한 '중국' 박주영 선수에게 중국은 여러모로 특별한 나라입니다. 그가 청소년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첫 득점을 기록했던 나라가 바로 중국이죠. 당시 그는 2004년 2월 중국 후베이에서 열린 스타스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1-0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이라는 건 늘 그렇듯 언제나 특별합니다. 박주영 선수는 아마 잊었겠지만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학교 앞 PC방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제게 스타스컵 일본전 당시 결승골이 터지던 장면을 보여줬죠. 미니홈피 게시판에 있던 동영상이었습니다. 당시 무척 작은 프레임 탓에 제대로 움직임이 다 보이진 않았으나 길게, 그림처럼, 또 시원하게 골문을 향해 들어가던 그 골의 궤적만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2004년 5월 어느 봄날이었.. 더보기
축구대표팀 김정우 "성공한 와일드카드가 되겠다" 4년 전, 그러니까 2004년 9월 중순의 어느 날쯤 됐겠다. K리그 경기가 없던 주말, 잠시 시간을 내 서울에 올라온 김정우를 만났다. 인터뷰를 위한 자리였다. 익숙한 곳이 편하다 하여 고대 앞 노천카페에 만났는데, 삽시간에 웅성웅성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조별예선 멕시코전에서 터진 김정우의 중거리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었다. 하기야 첫 승을 안겨준 골이었으니 더욱 잊을 수 없었겠다. 덕분에 길고 빠른 동선을 그리며 멕시코 네트를 흔들었던 김정우의 슈팅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선연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오늘, 강렬했던 결승골로 2004아테네올림픽 8강신화를 쏘아올린 김정우가 다시금 신화재현에 나선다고 한다. 이번엔 2008베이징올림픽이다. 선택받은 남자 “와일드카드로 뽑힐 .. 더보기
부상경계령 떨어진 올림픽대표팀 지난 27일 코트디부아르전 도중 상대 수비수와 충돌, 교체아웃된 김승용 선수의 최종진단이 나왔습니다. 오른쪽 7∼8번 갈비뼈 사이의 연골이 골절됐다는군요. 박성화 감독은 대체선수로 교체하는 대신 '집중치료'를 통해 김승용 선수를 올림픽 본선무대에 데리고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4-4-2포메이션을 쓰고 있는 현 올림픽대표팀에서 왼쪽 윙 미드로 뛰고 있는 김승용 선수는 '주전'이자 전력의 '핵'이었습니다. 최전방 투톱인 박주영-이근호 선수와는 일찍이 고교시절부터 호흡을 맞췄죠. 이근호 선수와는 부평고 시절 동기로 당시 전국대회 3관왕에 오르며 '부평고 돌풍' 주역으로 빛난바 있습니다. 박주영 선수와는 2004년 U-19대표팀에서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아시아청소년대회 우승컵을 거머줬고 이듬해 U-20월.. 더보기
아픈 가정사 딛고 우뚝 선 GK 정성룡 코트니부아르와의 친선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전반 40분 정성룡이 찬 롱 킥이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에 떨어져 한 차례 튀더니 그대로 골키퍼를 머리 위를 지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그마치 85m나 되는 행운의 선제골이자 대표팀 사상 첫 GK골이었다. 동료 선수들이 달려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해주는데도 정성룡은 겸연쩍은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 모습이 지극지 정성룡스러워 지켜보던 나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정성룡은 참 무던한 사람이다. 쉬이 기뻐하지도, 또 슬퍼하지도 않는다. 감정의 기복 따윈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경기 중에 수비수들을 향해 시종일관 지시를 내리지만 보통의 골키퍼들이 보여주는, ‘화’나 ‘성질을 좀체 제어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은 아니다. 끊임없이 목에 .. 더보기
장대비속에서도 올림픽대표팀 훈련은 계속된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지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동안 주로 경기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100~300mm 가량 내렸다고 하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비가 많이 내린 곳은 파주로, 자그마치 280mm의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합숙훈련 중인 파주NFC에는 훈련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주 내내 불볕더위 속에서 훈련을 했던 선수들인지라 오히려 비를 반기는 눈치더군요. 가볍게 러닝을 한 뒤 ‘5대 2’라고 부르는 미니게임을 했는데요, 선수들의 얼굴에선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더군요. 즐겁게 훈련에 임하는 그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올림픽이 가까워지고 있는 상태라 부담이 적잖았을텐데도 이를 극복하여, 마치 레크레이션처럼 훈련을 .. 더보기
폭염과 싸우는 올림픽축구대표팀 전국에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훈련 중인 파주트레이닝센터도 예외일 수는 없었죠. 파주트레이닝센터 입구에 있던 온도계가 가리키던 숫자는 자그마치 33. 33도 찜통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오전(10시30분~11시30분)과 오후(5시~6시), 2번에 걸쳐 훈련에 임했습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기자들은 천막 아래 그늘 속에 피신(?)해 있었는데요,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도 땀은 계속 주르륵, 흐르더군요. 온몸은 끈적끈적하고 급기야 입고 있던 티셔츠가 조금씩 젖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은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채우고자 30분에 한번 씩 물을 마시더군요. 먹던 물을 그대로 얼굴에 끼얹는 선수도 보였습니다. 그래도 더위는 가시지 않았겠죠. 부상 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