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방/Society
아름답게 빛나던 과거 속 숭례문 모습
Helena.
2008. 2. 11. 03:12
대학시절 저는 사진기자로 현장을 누볐습니다. 가장 바쁘게 지냈던 때는 아마도 2005년 여름인 것 같습니다. 매일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살았으니까요. 그해 8월 15일 광복절 당일에도 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취재 중이었죠. 마침 그날 저녁에는 숭례문 앞에서 광복 6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렸고 저는 그 현장을 취재해야만 했습니다. 어렵사리 숭례문 근처에 있던 건물을 섭외했고 옥상에 올라가 광복 60주년 기념 음악회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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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날 저녁은 낭만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명이 바뀔 때마다 아름답게 바뀌던 숭례문, 음악회 내내 제 귓가로 조용히 울려퍼지던 선율들, 마지막으로 선선히 불던 바람 덕분에 말이죠. 아직도 그 순간을 저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후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파트파임으로 6개월 가량 일하게 됐을 때 저는 아침, 점심, 저녁마다 숭례문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공회의소는 숭례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숭례문과 마주칠 때마다 기분 좋은 웃음이 절로 나왔죠. 다른 이들은 몰라도 숭례문만은 치열했던 20대 초반, 제가 보냈던 그 나날들의 기억을 모두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 뒤 상공회의소 파트타임직을 끝내면서 안타깝게도 숭례문 근처로 갈 일이 없게 돼버렸습니다. 결국 그게 제가 숭례문과 만난 마지막 순간이 돼버렸군요. 그게 2006년 10월의 일이니 벌써 2년 전이네요. 숭례문이 불에 타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치열했던 제 삶의 한 순간이 타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결국 전소돼 버리고 말았다는 보도에선 제 마음도 함께 다 타버린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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