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의 꿈의 구장/강원도의 힘, 강원FC

5골 골폭풍 강원, 제주 잡을까?

Helena. 2011. 3. 19. 08:30
'5골' 감 잡은 강원, 이번엔 제주 잡는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강원 FC가 2연승에 나선다. 강원은 20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시즌 개막 후 경남 FC, 대구 FC에게 연이어 0-1로 졌던 강원은 지난 16일 '러시앤캐시컵 2011' B조 1라운드에서 광주 FC를 5-0으로 대파했다. 시즌 3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와 비교해 첫 승 신고가 2경기 빨랐다.



앞선 2경기에서 좋은 경기 내용을 펼치고도 골을 넣지 못해 패하며 사기가 저하됐던 강원으로선 이번 광주 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제주 전까지 이어가고자 한다.

마침내 터졌다
5골이었다. 전반 45분 동안 잠잠했던 광주 골문은 후반 45분 동안 다섯 차례나 골망이 출렁거렸다. 지난해 3월 28일 전남 드래곤즈 전 5-2 승리 이후 1년 만의 5득점을 터뜨렸고 창단 이래 최다 점수 차 승리였다.

강원은 시즌 전부터 공격력에 대해 높이 평가 받았다. 김영후, 서동현, 정경호, 이창훈 등 지난 시즌 막바지 강원의 오름세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건재했기 때문. 올 시즌 경남 전, 대구 전에서도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 주도권을 쥐고 파상 공세를 펼쳤다. 정경호, 이창훈, 델리치의 측면 돌파가 위협적이었고 김영후, 서동현도 골문 앞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패스 마스터' 마사까지 영입하며 공격의 파괴력을 끌어 올렸지만 그 동안 골이라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래도 공격 전개 과정이 좋았던 만큼 일단 한 골만 들어가면 잠재된 공격의 파괴력이 되살아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광주 전에서 후반 6분 서동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4골이 더 터졌다. 김영후(2골), 서동현, 이창훈, 권순형 등이 고르게 골 맛을 봤고 마사, 델리치, 정경호, 자크미치 등도 공격에 크게 기여했다.

골이 들어가니 자신감이 넘친다. 한 번 불 붙은 화력은 매우 뜨거운 법이다. 강원 선수들은 '지난 2경기에서 잘 하고도 져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광주 전 대승으로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주 전 악몽 씻는다
강원의 연승 제물은 제주다.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지난 겨울 신영록, 강수일 등을 데려왔다. 그러나 미드필드의 중심이었던 구자철이 떠나 전력이 예년 같지 않다. 올 시즌 K리그에서 1승 1무를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처럼 인상적이지 않았다. 3월 6일 부산 아이파크 전에서 2-1로 이겼지만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의 도움을 받았다. 수비도 견고함이 많이 떨어지는 데다 차세대 국가대표 수비수 홍정호가 징계로 뛰지 못한다.

더구나 제주는 지난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멜버른 빅토리와의 원정경기를 가졌다. 김은중, 산토스, 박현범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나섰다. 이동 거리가 상당히 길고 비행 시간도 오래돼 선수들의 피로 누적이 클 수 밖에 없다. 강원도 주중 리그컵 광주 전을 치렀지만 오재석, 박지용을 쉬게 하고 김영후, 마사, 이창훈을 조커로 투입하는 등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최순호 강원 감독은 '제주 전을 대비해 광주 전에 로테이션 시스텝을 가동했다'고 말했다. 제주 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것이다.

강원은 제주를 상대로 환희와 좌절이 교차한다. 2009년 3월 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제주를 상대로 1-0으로 이기며 창단 첫 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차례 맞대결에서 1-4, 0-5로 완패했다. 지난해 7월 17일 제주 원정 길에서 0-5로 대패했던 만큼 그 치욕을 이번 맞대결에서 설욕하겠다는 게 강원 선수들의 다짐이다. 제주는 지난 시즌 K리그 홈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첫 홈경기를 승리했다. 그런 제주에게 가장 최근 K리그 홈경기 패배를 안긴 팀이 바로 강원이다. 강원은 2009년 11월 1일 시즌 마지막 라운드 제주와의 원정경기에서 까이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강원으로선 이번 경기에서 우선적으로 전반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난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 전반 45분 동안 5골이나 내줘 승기를 일찌감치 빼앗겼다. 특히 2번 모두 이른 시간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끌려 다녔던 만큼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조심해야 한다. 제주는 주중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어 후반 들어 체력 소모가 심할 것이다. 강원이 이를 이용해 전반에 잘 버티다 후반에 승부수를 띄운다면 원정 첫 승의 꿈도 이뤄질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