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의 꿈의 구장/World Football
홍명호 감독은 왜 승부차기의 달인 김승규를 교체했을까
Helena.
2010. 11. 24. 08:00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연장 접전 끝에 UAE에 0-1로 패했습니다.
90분까지 0-0 무승부였고 결국 연장까지 가야만 했던 혈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 슈팅 수 24대 9가 될 정도로 한국의 공격을 지배했지만 사실 단순히 결정력 부족이라고 말하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박주영의 그 힐패스는 너무 아쉬웠죠. ㅠㅠㅠ)
UAE 골키퍼 후사니가 그야말로 신들린 선방을 보였기 때문이죠. 아시아의 야신이 재림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은 반전을 위한 교체카드를 아꼈죠. 후반 22분 조영철 대신 서정진 투입했고 연장 전반 3분 홍철을 빼고 김민우를 투입했습니다.
이렇게 연장 전후반 15분이 거의 끝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연장 후반 종료 10분 전부터 골키퍼 이범영이 몸을 푸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더군요.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의 주인공은 이범영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범영이 교체준비를 위해 몸을 풀기 시작했을 때, 왜 이범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cm라는 남다른 하드웨어를 자랑하지만, 글쎄요. 그 또래 골키퍼 중 이운재처럼 승부차기에서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골키퍼는 아닌데 말이죠.
이범영은 승부차기까지 생각하며 교체로 들어갔겠지만 종료 3초 전 아메드 알리 알라브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4강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알 아무디의 스루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알라브리가 받으며 슈팅을 시도했고 UAE에게는 기적같은 결승골로 남았습니다. 이범영이 발을 뻗으며 막았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 왼쪽 골망을 출렁였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왜 이범영이었을까요. 사실 다들 아시겠지만 승부차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선수는 김승규였습니다. 2008년 6강 플레이오프 울산과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우리를 놀라게 했던 당시 김승규의 선방은 여전히 기억이 선연한 걸요.
당시에도 연장 후반까지 득점없이 무승부였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야했습니다. 당시 울산의 김정남 감독은 연장 후반 15분 김영광 대신 신예 김승규를 투입했죠. 120분 가까이 포항의 공격을 거미손처럼 막아낸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 대신 18살 ‘꼬마’ 골리 김승규를 넣었는데, 그때 기자석은 김 감독이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며 술렁였죠.
울산 유스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김승규는 당시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고딩’이었고요 그해 1군 엔트리에만 이름을 겨우 5번 올린, 아직은 신출내기에 불과한 선수였죠. 게다 그날의 경기는 김승규의 프로데뷔전이었습니다. 한데 김정남 감독은 이 어린 선수에게 4강으로 가는 중대 길목에서, 승부차기에 임하라는 임무를 내렸네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예정인 선수가 과연 승부차기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모 아니면 도가 될 것, 그러나 빽도가 될 수도 있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켜봤는데 잠시 후 놀랄만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승규가 포항의 첫 번째 키커 노병준의 슈팅을 막아냈거든요. 방향을 정확히 읽어낸 멋진 선방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키커 김광석의 킥도 궤적을 따라 몸을 날리며 정확하게 막아냈습니다.
프로데뷔전에서 2명의 선수의 킥을 막아낸 김승규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4-2로 이기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습니다.
당시 김승규는 “끝까지 보고 상대가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라는 코칭스탭의 주문이 있었다”며 “상대 키커와 심리 싸움에서 이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죠.
그 어린 나이에 상대와의 심리싸움에서 이기려고 했다며 서늘한 눈빛을 보여주는데, 괴물 같은 골키퍼가 한명 등장했구나, 하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더구나 김승규는 지난해 U-20월드컵에서 8강 기적을 쏘아올린 청소년대표팀의 주역입니다. 차곡차곡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고 덕분에 큰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범영에게도 무척이나 괴로운 밤일 것입니다. 교체로 들어간지 몇분 되지도 않아 골을 허용하고 결승행은 물거품이 돼버렸으니까요.
그렇지만 2008년 파리아스 매직을 잠재운 승부차기의 달인 김승규의 모습을 기억하기에 김승규의 교체는 두고 두고 아쉬울 것 같습니다.
90분까지 0-0 무승부였고 결국 연장까지 가야만 했던 혈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 슈팅 수 24대 9가 될 정도로 한국의 공격을 지배했지만 사실 단순히 결정력 부족이라고 말하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박주영의 그 힐패스는 너무 아쉬웠죠. ㅠㅠㅠ)
UAE 골키퍼 후사니가 그야말로 신들린 선방을 보였기 때문이죠. 아시아의 야신이 재림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은 반전을 위한 교체카드를 아꼈죠. 후반 22분 조영철 대신 서정진 투입했고 연장 전반 3분 홍철을 빼고 김민우를 투입했습니다.
이렇게 연장 전후반 15분이 거의 끝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연장 후반 종료 10분 전부터 골키퍼 이범영이 몸을 푸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더군요.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의 주인공은 이범영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범영이 교체준비를 위해 몸을 풀기 시작했을 때, 왜 이범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cm라는 남다른 하드웨어를 자랑하지만, 글쎄요. 그 또래 골키퍼 중 이운재처럼 승부차기에서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골키퍼는 아닌데 말이죠.
이범영은 승부차기까지 생각하며 교체로 들어갔겠지만 종료 3초 전 아메드 알리 알라브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4강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알 아무디의 스루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알라브리가 받으며 슈팅을 시도했고 UAE에게는 기적같은 결승골로 남았습니다. 이범영이 발을 뻗으며 막았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 왼쪽 골망을 출렁였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왜 이범영이었을까요. 사실 다들 아시겠지만 승부차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선수는 김승규였습니다. 2008년 6강 플레이오프 울산과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우리를 놀라게 했던 당시 김승규의 선방은 여전히 기억이 선연한 걸요.
당시에도 연장 후반까지 득점없이 무승부였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야했습니다. 당시 울산의 김정남 감독은 연장 후반 15분 김영광 대신 신예 김승규를 투입했죠. 120분 가까이 포항의 공격을 거미손처럼 막아낸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 대신 18살 ‘꼬마’ 골리 김승규를 넣었는데, 그때 기자석은 김 감독이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며 술렁였죠.
울산 유스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김승규는 당시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고딩’이었고요 그해 1군 엔트리에만 이름을 겨우 5번 올린, 아직은 신출내기에 불과한 선수였죠. 게다 그날의 경기는 김승규의 프로데뷔전이었습니다. 한데 김정남 감독은 이 어린 선수에게 4강으로 가는 중대 길목에서, 승부차기에 임하라는 임무를 내렸네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예정인 선수가 과연 승부차기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모 아니면 도가 될 것, 그러나 빽도가 될 수도 있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켜봤는데 잠시 후 놀랄만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승규가 포항의 첫 번째 키커 노병준의 슈팅을 막아냈거든요. 방향을 정확히 읽어낸 멋진 선방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키커 김광석의 킥도 궤적을 따라 몸을 날리며 정확하게 막아냈습니다.
프로데뷔전에서 2명의 선수의 킥을 막아낸 김승규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4-2로 이기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습니다.
당시 김승규는 “끝까지 보고 상대가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라는 코칭스탭의 주문이 있었다”며 “상대 키커와 심리 싸움에서 이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죠.
그 어린 나이에 상대와의 심리싸움에서 이기려고 했다며 서늘한 눈빛을 보여주는데, 괴물 같은 골키퍼가 한명 등장했구나, 하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더구나 김승규는 지난해 U-20월드컵에서 8강 기적을 쏘아올린 청소년대표팀의 주역입니다. 차곡차곡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고 덕분에 큰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범영에게도 무척이나 괴로운 밤일 것입니다. 교체로 들어간지 몇분 되지도 않아 골을 허용하고 결승행은 물거품이 돼버렸으니까요.
그렇지만 2008년 파리아스 매직을 잠재운 승부차기의 달인 김승규의 모습을 기억하기에 김승규의 교체는 두고 두고 아쉬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