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의 꿈의 구장/Footballers

U-17여자대표선수들이 보여준 개념시축!

Helena. 2010. 10. 13. 17:43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안겨준 자랑스러운 U-17여자월드컵 대표 선수들. 그 중에서 영광의 얼굴 이유나와 김유진 선수가 강원FC 홈경기장을 방문했습니다.

이유나, 김유진 선수는 현재 여자축구계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강릉시 강일여고 축구부에 재학 중입니다. 이중 이유나 선수는 멕시코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 출전, 후반 막판 쐐기골로 팀을 4-1 대승으로 이끌었으며 당시 귀여운 외모로 U-17대표팀의 ‘김태희’로 화제를 모은바 있죠.

경기장에 도착해 선물로 준비한 강원FC 유니폼이 맞는지 탈의실에서 갈아입어봤는데... 그때 트레이닝복 안에 입고 온 대표팀 유니폼이 눈에 띄었어요. 국가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선수들은 유니폼을 대회에 끝날 때 반납해야한대요. 저도 몰랐는데... 그래도 우승하고 나서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이 소원을 말해봐라고 하셨는데... 어린 선수들은 소박하게도 이번에 입은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가방을 갖고 싶다고.

나라를 빛내준 영웅치고는 꽤나 소박하죠? 그 소박함 속에서 강인함이 갖춰있다고 생각하니 더 달리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보니 정말 그렇게 말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가 그 국가대표 유니폼을 보면서 아 이게 회장님이 주신 그 유니폼이구나, 이거 입고 뛴 거에요? 라고 물어보니까 "네, 저희 우승했다고 선물로 주셨어요!"라며 활짝 웃는데, 너무 맑더라고요. 나라를 대표해서 뛰었지만 소녀는 소녀였습니다.

그리고 여자선수들은 제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 이때 굉장히 뿌듯했어요. 사실 매번 선수들이 옷 갈아입는다고 하면 자리 피해야하고 선수들 옆을 지나갈 때면 여자라서 저 때문에 더워도 옷을 못벗는다고 굉장히 짜증내는 경우와 많았거든요. 그런데 여자 선수들이 제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옷을 갈아입었는데... 저는 왜 이 순간이 감동스러웠던 건지... ^^;;;

어쨌건 트레이닝복 안에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이유나, 김유진 선수는 그라운드에 등장했습니다. 강원FC는 경기 시작에 앞서 세계 무대에서 ‘강원도의 힘’을 보여준 이유나, 김유진 두 태극낭자들의 선전을 축하, 격려하는 의미로 꽃다발과 경기력 향상 지원금을 전달했고요.



시축 전에 두 선수들이 어떻게 시축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여민지, 지소연 선수가 이미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시축을 했기에 조언을 받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전화통화를 안해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예쁘게 차지 말고 제주의 골문 안에 골을 넣는다는 기분으로 힘차게 차라고요.

그랬더니... 모두들 ㅎㄷㄷ한 시축장면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시축전에 사인볼이라 경기구보다 작다며 잘 찰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관중들은 깜짝 놀라며 탄성을 질렀고요. 그때 장면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어쨌거나 개념축구로 우리에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기쁨을 안겨준데 이어 화끈한 개념시축으로 또 한번 즐거움을 준 이유나, 김유진 선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실제로 보니 아름다웠고 멋졌다는 말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