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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K-리그에는 동성애자가 정말 없을까? 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에 바뀌었다는 건 날이 가고 해가 갈 때마다 느낍니다. 트윗 상에서 내가 작성한 단문메시지가 나를 팔로우한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전달되는 것도 신기하고 핸드폰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도, 제게는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막연히 과학글짓기 대회 때, 수상을 목적으로 상상하여 적었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 살게 됐으니까요. 몇년 전 커밍아웃을 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던 홍석천을 보며 왜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을 받으며 눈물을 흘려야했을까, 했는데 이제는 다시 공중파에서 볼 수 있게 됐고 또 동성애가 주말 드라마 소재로도 나오니, 조금은 세상의 인식도 과학 못지 않게 바뀌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축구블로그를 운영하.. 더보기
때아닌 박주영 결혼설, 모두의 대처가 아쉬웠다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프리킥 골로 우리의 새벽을 뜨겁게 만들었던 박주영 선수가 프랑스로 출국했습니다. 8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프랑스리그를 준비하기 위해 떠났는데요,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취소됐다는 소식만 전해졌습니다. 당초에는 출국 전 스탠딩인터뷰가 준비돼있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건 최근 그를 둘러싼 뜨거운 감자, 다름 아닌 ‘결혼설’ 때문이었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으로의 이적설에 이은 결혼설이라. 축구선수 박주영이 아닌 인간 박주영으로서, 그러니까 축구가 아닌 것들로 관심을 받는다든 사실에, 박주영 선수는 늘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은 늘 축구 이외의 것들에도 관심을 갖곤 하죠. 대중의 관심이 그렇다는 이유.. 더보기
문어가 주인공이라 슬펐던 월드컵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지인들에게 그래도 월드컵 우승팀을 알겠지, 라는 생각에 이번 월드컵 우승팀을 물어보니 역시나, 정답을 빗겨난 대답들뿐이었습니다. 유로2008 당시 앙리 들로네컵에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까지 거푸 들어 올린 무적함대 스페인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먼나라 이야기였죠. 하나 우승팀 스페인은 몰라도 파울은 알더군요. 반칙의 영어 표현 Foul이 아니라 점쟁이 문어 Paul의 이야기입니다. 축구에 관심 없던 지인들도 파울이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승패를 모두 맞힌 게 참 신통하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하더군요. 독일에서 살고 있는 2살 반의 문어 파울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의 7경기와 스페인-네덜란드의 결승전까지 맞추며, 무려 8경기의 승리팀을 정확하게 예측한 덕분에 이번 월드컵에서 가.. 더보기
정읍의 문제아들, 축구로 희망을 쏘다 사실, 축구계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도대체 왜 축구가 좋냐는 물음이었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보다 더 솔직한 스포츠는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나의 대답은 같았다. 하긴, 그 누군가도 그랬었지. 땀보다 솔직한 건 없다, 라고. 성장 호르몬에 문제가 있어 키가 안자라던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도 있던 것도, 거리의 부랑아로 지내던 앙리가 희망의 전도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170cm 밖에 되지 않은 열 아홉 민우가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3골이나 터뜨리며 U-20월드컵의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가 축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여기, 축구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과, 내일에 대한 희망과, 사람을 향한 믿음을 얻은 아이들이 있다... 더보기
철인축구선수들의 모임, 센추리클럽 기실 대다수 축구선수들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다. 단 한 번의 A매치 출전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자그마치 100경기 넘게 출장했다면 선수로서의 가치는 특별한 부연이 필요없을 것이다. 비록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을 가진 ‘마징가 제트’는 아닐지라도 꾸준함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는 점에서 센추리클럽은 ‘철인’으로 인정받는 일종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지표다. 철인 중의 철인 2009년 1월 현재 센추리클럽에는 157명의 남자 선수들과 115명의 여자 선수들이 가입돼 있다. 지난해 11월 이영표(대한민국)와 스턴 존(트리니다드토바고)이 100번째 A매치 경기를 치르며 센추리클럽에 ‘막내’로 합류했다. 이들 중 최다 출전기.. 더보기
올 한해 추락을 거듭했던 축구스타는 누구일까. 일찍이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다고 했던가. 하나 지난 유로2008에서 아스라이 무너지던 별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씁쓸함만을 안겨줬다. 영원히 누릴 것만 같던 명성을 뒤로 하고 등을 돌리던 티에리 앙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젠나로 가투소, 그리고 페테르 체흐. 이들 슬픈 4인방의 지난 여름 날을 돌아본다. 킹, 왕관을 잃어버리다 프리메라리가 입성 첫해(2007-08시즌) 앙리가 세운 기록은 30경기 12골. 8년 간 ‘아스날의 킹’으로 군림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4번이나 수상했던 그로선 다소 실망스런 성적이다. 그러나 리그에서의 부진과 달리 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은 나름 준수했고 덕분에 의미있는 수확도 거뒀다. 앙리는 지난 6월3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더보기
밀란더비 결승골 터뜨린 호나우딩요, 이제 부활하나? 2006클럽월드컵 열린 일본. 각 대륙의 챔피언들이 모인 곳이었지만 기자들과 축구팬들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소실점의 끝, 그곳엔 호나우딩요가 있었다. 그 해 호나우딩요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쥐며 ‘더블’을 이뤄냈고 세계축구계의 흐름은 그렇게 호나우딩요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랬다. ‘외계인’ 호나우딩요가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던 시절은 그때였다. 성급한 결론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이보다 더 호나우딩요의 상황을 절묘히 표현할 사자성어도 없는 듯싶다. 2003년 파리 생제르망에서 활약하던 호나우딩요는 부진을 거듭하던 바르셀로나의 지원군으로 등장했다. 라리가 데뷔시즌이었던 2003시즌 15골을.. 더보기
‘외계인 호나우딩요, 부활할 수 있을까? 2006클럽월드컵 열린 일본. 각 대륙의 챔피언들이 모인 곳이었지만 기자들과 축구팬들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소실점의 끝, 그곳엔 호나우딩요가 있었다. 그 해 호나우딩요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쥐며 ‘더블’을 이뤄냈고 세계축구계의 흐름은 그렇게 호나우딩요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랬다. ‘외계인’ 호나우딩요가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던 시절은 그때였다. 성급한 결론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이보다 더 호나우딩요의 상황을 절묘히 표현할 사자성어도 없는 듯싶다. 2003년 파리 생제르망에서 활약하던 호나우딩요는 부진을 거듭하던 바르셀로나의 지원군으로 등장했다. 라리가 데뷔시즌이었던 2003시즌 15골을.. 더보기
돌아온 앙리, 프랑스를 유로2008 우승으로 이끌까? 3번의 전성기 프랑스는 유럽선수권에서 숫자 ‘3’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유로60, 유로84, 유로2000, 이렇게 도합 3번의 전성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첫번째 전성기는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년 대회였던 유로60에서 개최국 프랑스는 4강에 오르며 1958월드컵 4강에 이어 또 한 번의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준결승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은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舊소련. 프랑스의 생존은 냉전 이데올로기가 팽배하던 1960년대 상황과 묘하게 맞물려 동구권에 맞서는 서유럽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표상되기까지 했다. 비록 유고슬라비아에 4-5로 패하며 마지막 결승 문지방을 넘지 못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던 대회였다. 프랑스의 두번째 전성기는 그로부터 약 20년 뒤인 198.. 더보기
챔피언스리그 숨은 빅매치, 샬케04 vs 바르샤 긴 여정도 어느 덧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오는 5월21일이면 드디어 러시아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2007-08UEFA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가려진다. 이제 8팀만 남았다. 프리미어리그 클럽(아스날-리버풀)간의 격돌 때문에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하나 눈에 띄는 매치업이 있다. 바로 샬케04와 바르셀로나의 8강전이다. 이들은 각각 분데스리가와 프리메라리가를 상징하는 전통있는 클럽이자 이번 시즌 유일하게 자국리그를 대표해 살아남은 팀이다. 유난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바르셀로나와 첫 8강 진출 쾌거를 이룬 샬케04. 얼핏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보이지만 그 깊은 곳에는 프리메라리가와 분데스리가간의 뜨거운 자존심 대결이라는 사실도 숨어있다. 샬케04의 첫경험 유럽무대 우승경력은 1997년 UEF..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