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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태극기 세레모니, 감독이 준 태극기로만 해라? 태권도 종주국답게 여자 57kg과 남자 68kg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선 2번 애국가가 울려퍼졌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임수정 선수와 손태진 선수는 마지막까지 동점의 동점을 거듭 종료 직전까지 모두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죠. 임수정 선수는 종료 22초 전, 주특기인 뒷차기에 성공하며 터키 아지제 탄리쿨루 선수를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손태진 선수 또한 로페스 가문(형제 4명이 모두 태권도 선수라네요. 막내는 여자 57kg에서 동메달을 땄고 첫째도 이번에 출전했다고 하네요.)의 셋째 마크 로페스에게 종료 2초전 극적인 오른발차기(혹자는 버저 오른발차기라고 하더군요. 농구에서 버저비터에 빗대서 말이죠. ^^)에 성공, 3-2로 극적인 승리와 함께 금메달.. 더보기
내가 아는 장미란, 마음씨도 금메달 미란씨가 인상 1차 시기를 앞두고 있을 때, 전 회사 사무실에 앉아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TV 속 그녀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요. 미란씨 얼굴에서도 살짝 긴장이 느껴지더군요. 끙, 하는 소리와 함께 130kg을 들었을 때 전 잠시 멈췄던 숨을 내쉈습니다. 그녀가 인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 다시 용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확정짓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저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손바닥을 쥐락 펴락 하며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용상 마지막 3차시기를 세계신기록으로 마감한 순간, 미란씨는 바벨 앞에서 털썩 주저앉은 채 감사기도를 드리더군요. 4년 전, 그러니까 아테네올림픽에서 처음 그녀와 만났을 때도 그녀는 그렇게 무릎 꿇고 기도 드렸죠. 어려운 날들을 이겨내고, 결.. 더보기
금메달보다 빛난 미소 보여준 유도 김재범 축구 관련 기사만 쓰던 제게 유도는 참으로 낯선 스포츠입니다. 한판, 절반, 유효, 지도 등등 용어만 알지 실제로 절반과 유효의 차이는 잘 모릅니다. 몇 체급으로 나눠지는지 경기 시간은 몇 분인지 조차 모릅니다. 그런 제가 회사에서 야근 도중 유도 81kg급 준결승이 열린다고 하길래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으며 경기를 봤습니다. 김재범이라는 낯선 이름의 한 사나이가 서 있더군요. 이미 8강에서 연장 혈투를 치르느라 지친 상태였을 법도 한데, 그는 맹수처럼 상대 엘몬트(네덜란드)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도 그는 연장전을 치러야했고 공격의 공격을 거듭한 끝에 결국 종료 6초 전 누르기로 간신히 결승행을 결정지었죠. 그런데 준결승을 치른지 1시간 반 쯤 뒤에 결승전이 열리더군요. 매트와 도복 위로 땀.. 더보기
최민호의 '금'만큼 빛났던 루드비히 파이셔의 스포츠맨십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한판승’을 펼쳤던 최민호 선수가 결승에서도 역시 ‘한판’으로 오스트리아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를 물리쳤습니다. 준결승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까닥까닥 흔들기만 했던, 참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던 그였습니다. (마치 "넌 안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알고보니 '한판승'으로 이겼다는 것을 뜻하는 세레모니 라네요. ^^ 그 세레모니, 한동안 유행이 될 듯합니다. ^^;) 한데 결승전에서는 다르더군요. 하기야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쥐가 나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친 '한'을 드디어 오늘, 꿈에서 그리고 또 그리던 '금'으로 풀었으니, 그 심정이야말로 오죽하겠습니까. 매트 위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펑펑 흘리며, 그렇게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최민호.. 더보기
박주영에겐 너무 특별한 '중국' 박주영 선수에게 중국은 여러모로 특별한 나라입니다. 그가 청소년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첫 득점을 기록했던 나라가 바로 중국이죠. 당시 그는 2004년 2월 중국 후베이에서 열린 스타스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1-0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이라는 건 늘 그렇듯 언제나 특별합니다. 박주영 선수는 아마 잊었겠지만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학교 앞 PC방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제게 스타스컵 일본전 당시 결승골이 터지던 장면을 보여줬죠. 미니홈피 게시판에 있던 동영상이었습니다. 당시 무척 작은 프레임 탓에 제대로 움직임이 다 보이진 않았으나 길게, 그림처럼, 또 시원하게 골문을 향해 들어가던 그 골의 궤적만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2004년 5월 어느 봄날이었.. 더보기
부상경계령 떨어진 올림픽대표팀 지난 27일 코트디부아르전 도중 상대 수비수와 충돌, 교체아웃된 김승용 선수의 최종진단이 나왔습니다. 오른쪽 7∼8번 갈비뼈 사이의 연골이 골절됐다는군요. 박성화 감독은 대체선수로 교체하는 대신 '집중치료'를 통해 김승용 선수를 올림픽 본선무대에 데리고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4-4-2포메이션을 쓰고 있는 현 올림픽대표팀에서 왼쪽 윙 미드로 뛰고 있는 김승용 선수는 '주전'이자 전력의 '핵'이었습니다. 최전방 투톱인 박주영-이근호 선수와는 일찍이 고교시절부터 호흡을 맞췄죠. 이근호 선수와는 부평고 시절 동기로 당시 전국대회 3관왕에 오르며 '부평고 돌풍' 주역으로 빛난바 있습니다. 박주영 선수와는 2004년 U-19대표팀에서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아시아청소년대회 우승컵을 거머줬고 이듬해 U-20월.. 더보기
협회도 예측못한 서동현의 올림픽대표팀 탈락 오랜만에 축구협회에 방문했습니다. 협회 자료실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였던 것은 엘리베이터 안에 부착돼 있던 포스터였습니다. 7월27일 저녁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코트니부아르와 친선경기를 갖는다는 내용의 홍보 포스터였죠. 포스터 안에 새겨진 선수들의 얼굴을 확인하던 순간, 저도 모르게 “이런”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말았습니다. 40명의 예비명단에는 포함됐지만 결국 18명 최종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서동현이 코트니부아르와의 친선경기 홍보 포스터에는 있었습니다. 최종멤버에서 탈락된 선수가 홍보 포스터에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물론 스스로는 더했겠지만요. 어쨌거나 축구협회에서는 그의 능력을 믿었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당연히 최종멤버에도 .. 더보기
관중들이 놓친 온두라스전 뒷풍경은? 2골을 터뜨린 라돈치치의 ‘원맨쇼’로 인천Utd.가 온두라스 올림픽대표팀에게 2-1로 승리했습니다. 온드라스와의 친선경기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에게 아주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온드라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과 조에 묶여 있습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전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죠. 인천Utd.는 3-4-3 전형으로 나섰습니다. 라돈치치를 중심으로 방승환과 보로코과 날개공격수로 뒤를 받쳤습니다. 스피드가 좋은 전재호(왼쪽)와 파워 넘치는 이준영(오른쪽)은 윙미드로 중앙에는 박창현과 주장 노종건이 나왔고요, 안현식-안재준-김영빈 젊은 수비수들이 플랫3를 구성했습니다. 온드라스는 4-4-2 전형으로 맞섰습니다. 사무엘 카바예로(Samuel Caballero)와 퀴아롤 아르주(Quia.. 더보기
폭염과 싸우는 올림픽축구대표팀 전국에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훈련 중인 파주트레이닝센터도 예외일 수는 없었죠. 파주트레이닝센터 입구에 있던 온도계가 가리키던 숫자는 자그마치 33. 33도 찜통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오전(10시30분~11시30분)과 오후(5시~6시), 2번에 걸쳐 훈련에 임했습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기자들은 천막 아래 그늘 속에 피신(?)해 있었는데요,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도 땀은 계속 주르륵, 흐르더군요. 온몸은 끈적끈적하고 급기야 입고 있던 티셔츠가 조금씩 젖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은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채우고자 30분에 한번 씩 물을 마시더군요. 먹던 물을 그대로 얼굴에 끼얹는 선수도 보였습니다. 그래도 더위는 가시지 않았겠죠. 부상 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