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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2007년 1학기 ‘인간과 정치’ 학부 수업을 마지막으로 25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정을 떠나시게 됐죠.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을 듣기 위해 1200여 명의 학생들이 인촌기념관에 모였습니다. 그중에는 졸업생도 있었고, 동료 교수님들도 있었습니다. 또 이를 취재하기 위해 달려온 수십 명의 기자들도 있었고요.


한때, 그러니까 1998년에는 ‘색깔론’에 휘말리기도 하셨습니다. 당시 최장집 교수님은 <월간조선>으로부터 ‘친북파’, 이른바 ‘빨갱이’로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에 반발한 지식인들이 ‘안티조선’ 운동을 벌였고 그때 시작된 안티조선 운동이 어느새 오늘로 10년째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한국의 정치와 나의 정치학’이라는 주제로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되셨고요.




“대학이 외향적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눈부시게 발전해왔습니다. 몇 달이 멀다하고 학교에 건물이 새로 들고 캠퍼스는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외향적 모양은 미국에 못 미치는 게 아니죠. 우리 외향적 발전과 병행해서 학문의 발전, 교육의 발전, 대학이 한국교육의 산실이 되서 계속 인재를 양성해서 사회에다 배출하는 영향을 내실있게 하고 교수는 연구에 충실해서 새로운 진리를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이상적이겠죠. 오늘의 대학은 영혼(soul)이 없습니다. 대학이 학문의 위엄을 실현하고 자율성을 실현하고 기대만큼 하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고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대학이 진리를 추구하는 열정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저 자신도 매우 스스로를 회의하게 생각합니다. 대학이 이런 환경 만드는데 뒷 받쳐주고 있냐고 생각할 때 별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 부정적으로 말하면 현재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대학과 교육으로 부터 나온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 그것은 기업이나 국가관료나 언론이나 정당이나 모든 인적자원은 대학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대학이 좋은 인재를 사회에 배출한다면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문제의식을 넓게 가지고 사회정의나 책임의식 갖는 일에 관심을 갖는 노력은 스스로 갖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폭넓게 하세요.

“그간 한국사회는 좋은 리더를 갖지 못했어요. 현재 대통령도 좋은 리더가 되길 바랬는데. 촛불집회를 많이 보고 배워서 됐으면 좋겠어요. 좋은 리더란 단순한 리더가 아니라 말하자면 기존의 우리사회가 처한 문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을 갖고 비전을 갖고 정책을 그 사람을 구심점으로 해서 대표할 수 있는 리더를 기대합니다. 그 시작을 처음 하는 건 좋은 정당이 해야 되고 이 정당을 통해 좋은 리더들이 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오늘의 강의를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강의가 끝났지만 수많은 학생들은 교수님 곁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그 옆을 떠나지 못한 학생 중에 하나였고요. 학보사 수습기자였던 시절, 제 카메라에 처음 교수님을 담았던 그해 늦가을이 생각납니다. 말씀 도중에 안경을 뺐다, 꼈다 하는 교수님은 마지막 강의 도중에도 안경을 뺐다, 도로 쓰기를 반복하셨죠. 수년전 당시의 추억이 생각나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돌아가는 길, 살포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다시 또 수년이 시간이 흐른 뒤에 저는 오늘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리며 같은 웃음을 짓겠지요.

교수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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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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