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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리그를 뜨겁게 만드는 겁없는 신인들이 있습니다. K-리그 출범 26년 만에 신인 최초로 개막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서상민(경남)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한 성남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조동건(성남) 안영학 백지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장신 미드필더 박현범(수원) 개막한지 채 2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1골3도움을 기록한 조용태(수원).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고교졸업 후 바로 프로행을 선택한 선수가 아닌, 대학을 거친 뒤 프로로 적을 옮긴 선수라는 사실입니다.

이 선수들은 대학에서 프로로 오게 되며 가장 기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은 관중 앞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 우선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겠죠. 대학 시절, 매년 많은 전국대회에 출전했지만 늘 지방 어느 종합운동장에서 관중 없이 치르는 것이 일상이었으니까요. 기실 선수로 뛰었을 때 가장 기쁜 순간이란 바로 아낌없이 박수 쳐주고 응원해주는 관중, 혹은 팬들 앞에서 뛸 때 아니겠습니까.

그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에서는 대학축구의 발전을 위해 U리그가 창설했습니다. 올해는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건국대, 광운대, 성균관대, 명지대, 중앙대, 아주대, 경희대, 이렇게 수도권 10개 대학이 참가하는 시범리그입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대학 캠퍼스 내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룹니다.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오는 10월까지 총 18경기를 치루며 승점이 높은 팀이 우승을 하게 되지요. 가장 좋은 점은 아무래도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우들의 응원을 받으며 뛸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뿐 만 아니라 학교에서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수업과 경기를 병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답니다. 그들 역시 선수이자 학생이기 때문에 '수업권'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궁국적으로는 '대학축구의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으니 향후 U리그는 한국축구의 든든한 초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봅니다. 이제 막 U리그와 함께 출항에 나선 선수들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프로에 뛰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가 있었는가 하면, 관중들 앞에서 뛴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냐며 마냥 기뻐하던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관심이 대학축구가 성장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특한 이야기를 꺼낸 선수들도 있었고요.



U리그가 대학선수들에게 뭔가 대단한 화두라도 던진 듯 해서, 누구보다도 대학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괜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이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앞으로 K리그를 빛낼 또다른 샛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래도 U리그를 잘 모르겠다고요?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개막전 풍경을 보여드립니다. K-리그 못지 않은 열기가 느껴지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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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오랜만에 학교 행사에 놀러갔습니다. 여전했죠. 바람엔 잊고 있던 옛 향기가 실려 왔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그리고 그 시절 나와 같은 눈빛을 하고 있던 후배들을 바라보며 그 옛날, 그러니까 스무살이라는 아주 예쁜 나이를 하고 있던 나를 떠올려봤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해마다 가을이면 자매 결연을 맺고 있던 다른 대학과 친선경기를 치르곤 합니다. 학교 운동부 선수들끼리의 시합이었는데, 그 시합을 하는 날이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잠실주경기장을 찾아가 응원을 했습니다. 물론 꼭 경기장을 가야만 한다는 지침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공식적으로 수업이 없는 날입니다. 그 때문에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있었는가 하면 반대로 ‘나완 상관 없는 이야기’라 말하며 도서관에 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때론 집에서 뒹굴 대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지요.

스무 살 가을, 저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대다수 학생들처럼 경기장에 있었답니다. 그곳에서 2만 학우들을 바라보며 열심히 응원했지요. ‘Young Tigers’-우리 말로는 새끼 호랑이 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라는 단어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서요.

'Young Tigers'는 제가 다니던 학교의 응원단 기수부 이름이었습니다. 기수부는 깃발을 가지고 응원하는 사람들로 모인 단체입니다. 그리고 오직 새내기만 할 수 있다는, 조금은 특별한 규칙이 있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대학에 입학한지 채 한 달도 안됐을 때 처음 그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2학년 생은 절대 할 수 없습니다, 라는 전제 조건은 이내 제 마음을 흔들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잖아. 그 마음 하나로 원서를 냈고 얼마 후 2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억세게 운 좋은 아이들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마냥 좋았을 뿐이죠. 그 뒤에 펼쳐질 험난한 날들을 예상하지 못한 채로요.

기수부 훈련은 8월에 시작됐습니다. 아침 9시. 정확히 40명의 새내기 기수부원들은 모두 아침 9시까지 와야합니다. 1명이라도 오지 않으면 우리는 그 친구가 올 때까지 엎드려 뻗쳐를 해야만 합니다. 어느 날은 한 친구가 1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 팔과 다리가 달달달 떨릴 때까지 기합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무릎을 땅에라도 대는 순간이면 “거기 너 뭐야!”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지요. 

응원동작을 배우면 신이라도 날 줄 알았건만 그것 역시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4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응원만 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즐거울 것 같죠? 국민체조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월한 동작도 뙤약볕 아래서 4시간 동안 반복해서 한다면, 제대로 버틸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듯 합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합은 선착순 달리기입니다. 그 벌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400m운동장을 전력으로 달린 다음 먼저 도착한 5명만이 엎드려 뻗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5명에 들어가지 못한 나머지 사람들은 다시 전력 달리기를 합니다. 다시 다섯 순위에 안에 든 사람들은 엎드려 뻗쳐를 합니다. 나머지는 계속 달립니다. 어떤 기합인지 아시겠죠? 그런데 혹시 전력을 다해 400m를 반복해서 뛰다보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결국엔 수돗가로 달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절로 구토가 나오기 때문이죠. 그것은 운동량이 부족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빡세기 때문에’ 감수해야만 하는 고통이기도 합니다.

그날, 그 기합을 받던 도중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그만하자. 집에 돌아갈래. 그 생각에 점점 속도를 늦췄고 곧 대열에서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운동장 한 켠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럭비부 선수들이 제게 달려와 “조금만 더 힘내요. 아셨죠? 파이팅!”라며 박수를 쳐주더군요. “할 수 있어요. 나중에 저희 시합할 때 열심히 응원해주셔야죠. 저희도 힘들게 운동하면서 이겨내고 있잖아요. 그러니 포기하지 말아요”라면서요.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모래 바람이 털썩이던 운동장 위로 눈물을 쏟으며 다시 달렸습니다. 힘든 기합을 모두 이겨내며 버틴 오기 때문이라도, 지금까지 쏟은 노력을 알아주는 럭비부 선수들 때문이라도, 무엇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저는 끝까지 버티기로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물론 극한의 고통과 싸울 때마다, 제 마음 속에서는 ‘참자’와 ‘그만하자’. 이 두 마음 사이의 장렬한 전투가 벌이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 뒤에 남은 것은 피로와 굳은 살, 그리고 뭉친 근육들 뿐이었습니다. 그 해 8월과 9월은 그 기억들만 가득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흘러 기다리던 행사날이 돌아왔습니다. 그날, 저희에게 주어진 공간은 아주 작은 하얀 단상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응원단 현단원들에게는 저희와 달리 크고 멋진 중앙 무대가 주어졌지요. 그 뿐만 아닙니다. 응원복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현단원들은 화려한 디자인의 개량한복을 입을 수 있었지만 저희에게 주어진 옷은 빨간색 후드 티셔츠와 검은색 반바지 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학생들의 시선은 당연히 중앙 단상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밑 작은 단상에서 응원하던 저희 모습을 보던 학생들은 거의 없었죠. 그래도 뭐가 좋았는지 참 즐겁게, 시종일관 웃으면서 응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간 최선을 다해 노력한 제 자신에게 주어진 성과의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러니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었죠.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승리한 선수들이 운동장을 지나 단상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야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깃발을 든 채 서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지요. 바로 깃발 무게였습니다. 깃발을 든지 10분 쯤 지났을까요. 팔 근육은 어느새 경련을 일으키며 떨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이곳 저곳에서는 신음소리가 조금씩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만큼 힘들다, 라는 사실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또 힘들었으니 이젠 칭찬해달라며 제 자신을 내세우고 싶다는 마음 역시 없습니다. 저는 그저 아무 탈 없이 행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그러기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입니다.

행사가 끝난 후 제 얼굴을 덮은 것은 땀과 눈물이었습니다. 그간 흘렸던 땀방울에게 고마워, 마지막까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스스로에게 감사해, 저는 아무 말도 못한 채 펑펑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이 그리워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된 것 같습니다. 주목받는 것보다 뒤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과 그 순간을 참고 이겨냈을 때 비로소 빛이 난다는 진리, 그리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다는 교훈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스무살의 내가 깨달았던 그 모든 것들을 스무살의 후배들이 배운 듯 합니다. 그들은 그 옛날 제가 그랬듯 같은 순간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으니까요. 물론 언젠가는 그 후배들 역시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들의 후배들을 바라볼테지만요. 나도 너처럼 울었단다, 라면서요.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인생은 아름답다'는 말을 하나 봅니다. 그런가봅니다.

잊지 말아요.
오늘 당신이 흘린 눈물을.
눈물은 최선을 다한 자만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이니까요.
모두가 당신의 노고를 모른다 하여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이 빛나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우리, 잊지 말아요.
당신의 얼굴을 덮은 눈물 방울 방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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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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