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온은 영하 10.1도. 추운 날씨 때문에 아침부터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가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게다가 800차를 맞는 날이기도 했고요.


시위에 참가하는 할머니들께서 고생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시위가 시작되자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영하 5.1도더군요.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수요시위에 참가했습니다. 800회를 맞이한다는 소식 때문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시위가 800회를 맞이하는 동안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16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목소리를 높이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설 연휴기간 중에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시던 지돌이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할머니는 쓸쓸히, 그리고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나셨죠. 그래서 더 마음이 무겁고 아팠습니다.


요즘 화두는 아무래도 숭례문인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숭례문 앞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연길 끊이지 않고 있네요. 수요시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도 저는 그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을 봤습니다. 조화를 놓고 가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저는 사람들이 놓고 간 국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 수많은 꽃들 중 지돌이 할머니의 넋을 위로하는 꽃은 왜 없을까, 라고요.



일본대사관 앞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정기수요시위가 800회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또 속상하게도 정기수요시위는 당분간은 계속 되겠죠. 일본정부는 여전히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은폐시키며 공식사과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어느새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는 800회를 맞이하지만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여러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할머니들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이기도 하니까요.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묻혀버리지 않도록, 그들만의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가슴 아픈 과거사가 더 이상 재현되지 않도록 말이죠.


800회를 맞은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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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대학시절 저는 사진기자로 현장을 누볐습니다. 가장 바쁘게 지냈던 때는 아마도 2005년 여름인 것 같습니다. 매일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살았으니까요. 그해 8월 15일 광복절 당일에도 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취재 중이었죠. 마침 그날 저녁에는 숭례문 앞에서 광복 6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렸고 저는 그 현장을 취재해야만 했습니다.

어렵사리 숭례문 근처에 있던 건물을 섭외했고 옥상에 올라가 광복 60주년 기념 음악회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키가 작았던 지라 화각을 위해선 몸 절반을 옥상 밖으로 뻗은 채 사진을 찍어야했답니다. 그때 건너편에서 제 모습을 보고 있던 선배는 걱정이 됐던지 전화로 "그러다 떨어지겠다! 좀 조심하면서 찍어!"라며 야단을 쳤죠.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날 저녁은 낭만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명이 바뀔 때마다 아름답게 바뀌던 숭례문, 음악회 내내 제 귓가로 조용히 울려퍼지던 선율들, 마지막으로 선선히 불던 바람 덕분에 말이죠. 아직도 그 순간을 저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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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파트파임으로 6개월 가량 일하게 됐을 때 저는 아침, 점심, 저녁마다 숭례문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공회의소는 숭례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숭례문과 마주칠 때마다 기분 좋은 웃음이 절로 나왔죠. 다른 이들은 몰라도 숭례문만은 치열했던 20대 초반, 제가 보냈던 그 나날들의 기억을 모두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 뒤 상공회의소 파트타임직을 끝내면서 안타깝게도 숭례문 근처로 갈 일이 없게 돼버렸습니다. 결국 그게 제가 숭례문과 만난 마지막 순간이 돼버렸군요. 그게 2006년 10월의 일이니 벌써 2년 전이네요.

숭례문이 불에 타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치열했던 제 삶의 한 순간이 타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결국 전소돼 버리고 말았다는 보도에선 제 마음도 함께 다 타버린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어느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새벽,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2005년 여름 제가 찍었던 숭례문 사진을 찾아봅니다. 조명빛에 따라 반짝반짝거리던, 이제는 과거 속에만 남아있는 숭례문의 모습입니다.


music by 콩자반님의 Free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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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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